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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숨긴 귀환자-42화 (42/177)

〈 42화 〉 05. 이건 또 뭐야? (4)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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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태창을 확인한 세 사람은 모두 얼어붙었다.

“와, 제기랄······. 이거 너무한 거 아니야. 무슨 B등급 게이트에서 바로 S등급으로 뛰어올라! 이런 미친······.”

최대근 중사가 소리쳤다.

잘 해야 A등급일 거라 여겼는데 S등급이라니.

꼭 사기를 당한 기분이었다.

그 때 임백호 상사가 말했다.

“다들 진정하고 상태창 봐라. 너희들 뭐 안 떴어?”

“네?”

임백호 상사의 말에 최대근 중사와 김철수 중사가 바로 상태창을 확인했다.

-어둠의 게이트 속성에 따라 게이트 난이도가 조정됩니다. 게이트 S등급에서 A등급으로 하향 조정됩니다.

“A등급? 이러면 할 만하지 않나?”

세 사람은 다시 어둠의 여왕개미를 바라봤다.

다른 때 같았다면 침입자의 등장에 괴성을 지르며 울부짖고 난리를 쳐야 했다. 그런데 오히려 살짝 당황한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 여왕개미의 반응을 유심히 살피던 최대근 중사가 씩 웃으며 말했다.

“어? 저 녀석 겁먹은 거 아냐?”

“몬스터가 겁을 먹었다고?”

“등급 너프 당했잖아. 게다가 대장은 S등급이고.”

“그럼 해볼 만하다는 거네.”

처음과 달리 최대근 중사와 김철수 중사의 얼굴에 자신감이 차올랐다.

임백호 상사가 슬쩍 말했다.

“그래도 자만하지 말고.”

“네네. 알겠습니다.”

김철수 중사가 진우에게 물었다.

“대장. 이제 어떻게 합니까? 작전을 말해주시죠.”

진우가 인벤토리에서 단검 두 자루를 꺼냈다.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우리 방식대로 해야지.”

진우가 단검을 역수로 잡고 눈을 빛냈다.

3

“왜 이렇게 안 나와!”

김치석 대위는 게이트를 바라보며 짜증을 냈다.

나성욱 소위로부터 부분 퀘스트가 클리어됐다는 소리를 듣고 계속해서 게이트 앞을 지키고 있었다.

그 보고를 받은 게 10시간 전이었다.

그런데 추가로 10시간이 더 지났는데도 누구 하나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야, 나 소위! 왜 안 나오는 거야? 무슨 일이 있는 거야?”

김치석 대위가 옆에 앉아 있던 나성욱 소위에게 말했다. 그러자 나성욱 소위가 떨떠름한 얼굴로 말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의 역할은 게이트 감지장치를 통해 게이트 상태를 체크하는 거지 게이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예측하는 게 아니었다.

“넌 X발. 모르면 군생활 끝나냐?”

“아닙니다.”

“팔자 좋게 앉아서 그거나 보고 있으면서. 군생활 참 편하다. 그렇지?”

“아닙니다.”

김치석 대위의 잔소리를 피해 나성욱 소위의 시선이 다시 게이트 감지장치로 향했다.

“지금 계속 밀도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게 뭐야?”

“한마디로 공략을 계속하고 있다는 소리입니다.”

“공략을 한다고?”

“네. 아무래도 이대로 게이트를 완전 클리어할 생각인 모양인가?”

나성욱 소위가 혼잣말을 했다.

나성욱 소위도 게이트 관련 교육을 받았지만 플레이어는 아니었다. 그래서 게이트 내부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은 잘 몰랐다.

다만, 탈출 조건을 빨리 클리어했던 만큼 게이트의 완전 클리어를 목표로 움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게이트 감지장치가 요동쳤다.

“어어어어······.”

“왜 그래?”

김치석 대위가 물었다. 나성욱 소위가 당황하며 게이트 감지장치를 가리켰다.

“감지장치가 요동칩니다.”

“요동쳐?”

김치석 대위가 게이트 감지장치를 확인했다. 흔들리던 수치가 갑자기 뚝 떨어졌다.

“이거 뭐야? 수치가 왜 갑자기 이래.”

“이런 수치는 게이트가 클리어되었다는 뜻입니다.”

“뭐? 확실해?”

“네. 게이트 밀도가 처음보다 50퍼센트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게이트 밀도가 이렇듯 확 줄어드는 경우는 하나였다.

게이트 클리어!

게이트가 클리어되면 당연히 외부로 나오는 포털이 만들어지고, 그 포털을 통해서 모든 병력이 나오고 나면 다시 그 게이트의 밀도가 서서히 차오른다.

그런 식으로 게이트가 유지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게이트를 벌써 클리어했단 말이야?”

김치석 대위의 떨떠름한 물음에 나성욱 소위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런 것 같습니다.”

“미치겠군. 이걸 어떻게 클리어한 거야.”

김치석 대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처음에 자신이 보고받기로는 탈출 조건이 걸린 부분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데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했다. 혹시라도 진우를 비롯해 공략병력이 나와서 항의를 하고 그러면 모르쇠로 잡아떼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런데 10시간 만에 부분 퀘스트를 완료한 데 이어 또 10시간이 지나자 아예 게이트를 클리어해 버렸다.

이 모든 일이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

“진짜 어이가 없네······.”

김치석 대위가 여러 게이트를 쫓아다녔지만 B등급 게이트를 20시간 만에 클리어한 것은 본 적이 없었다.

그때 병사 한 명이 소리쳤다.

“저기 게이트가 활성화되었습니다.”

“뭐?”

김치석 대위를 비롯해 모든 병력이 게이트 입구로 향했다. 병사의 말처럼 게이트 앞에 새로운 포털이 열렸는데 그 앞에는 게이트 헌병대 10명이 만약을 대비해 총을 겨눈 상태로 대기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게이트가 일렁거리며 유지태 중위가 먼저 나왔다.

김치석 대위는 유지태 중위인 것을 확인한 후 게이트 헌병대에게 지시를 내렸다.

“일시 정지! 전 병력 총 내려!”

착, 착!

게이트 헌병대는 겨눴던 총을 내렸다. 김치석 대위가 유지태 중위 근처로 갔다.

“소속과 이름 밝혀라.”

“강원11보병사단 각성부대 지휘장교 중위 유지태.”

“임무는?”

“B등급 게이트 탐사를 목적으로 들어갔다가 클리어해서 나온 상태입니다.”

옆에 대기하고 있던 게이트 헌병대가 단말기를 앞으로 내밀었다. 유지태 중위는 익숙하게 자신의 군번줄을 단말기에 가져갔다.

삐익!

단말기 화면에 유지태 중위의 얼굴과 소속이 나타났다. 게이트 헌병대가 마지막으로 확인을 한 후 말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래. 곧이어 병력들이 나올 거야.”

“알겠습니다.”

잠시 후 게이트가 또다시 일렁거리며 병력들이 하나둘 나왔다. 그들 모두 게이트 헌병대에 조사를 받으며 확인 작업을 거쳤다.

사실 게이트 헌병대가 이러는 이유는 예전에 한 번 도플갱어가 지휘관들을 죽인 후 게이트를 통해 빠져나왔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듯 신분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가 되었다. 게이트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전부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말이다.

김치석 대위가 다가왔다.

“유 중위. 지금 남은 병력은 몇 명이야? 부상자와 사망자를 보고해 보도록.”

“총 공략 인원 중 29명 중 28명 모두 귀환했습니다. 부상자, 사망자 없습니다.”

“부상자와 사망자가 없어? 그리고 왜 28명이야. 한 명은?”

“부부대장님은 마지막으로 게이트 확인해 보고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래?”

김치석 대위의 시선이 게이트로 향했다.

‘뭔데. 왜 안 나와.’

우우웅 파앙!

갑작스러운 소리에 주변이 우왕좌왕했다. 나성욱 소위는 화들짝 놀라며 뒤로 넘어진 상태였다.

“뭐야! 뭔 소리야?”

“게이트 감지장치가 터져 버렸습니다.”

“그게 왜 터져? 도대체 왜?”

“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김치석 대위는 인상을 찡그렸다.

“그래서 내가 게이트 감지장치 제대로 관리하라고 했지!”

“관리 제대로 했습니다. 어제 체크까지 완료했습니다. 아무런 이상이 없었는데······.”

나성욱 소위가 다급히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슬쩍 화면을 봤다.

그곳에는 게이트 밀도가 미친 듯이 치솟다가 어느 순간 멈춰 있었다.

띠띠띠띠띠띠······.

모니터 화면에서는 계속해서 소리가 들려왔다.

“진짜 왜 이러지? 갑자기 왜 이래······.”

나성욱 소위는 게이트 감지장치를 이리저리 만져봤다. 하지만 작동이 되지 않았다.

그저 모니터에 치솟은 수치만 소리를 내며 깜빡이고 있었다.

“그런데 왜 터진 거야?”

김치석 대위가 물었다. 나성욱 소위가 입을 열었다.

“과부하에 걸린 것 같은데 말입니다.”

“과부하? 그거 A등급 게이트까지 측정되는 거 아니야?”

“맞습니다.”

“그런데 무슨 과부하가 걸려!”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아, 아무튼 저런 민감한 장치는 민간제품을 쓰자니까. 꼭 군용 것을 사용해요. 그러니 얼마 사용하지도 못하고 망가지지.”

김치석 대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김치석 대위는 설마하니 게이트 밀도가 S등급까지 치솟아 과부하에 걸려 터졌다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4

그 시각 불청객을 맞이한 진정한 어둠의 여왕개미는 몸을 바짝 엎드렸다.

진정한 어둠의 여왕개미가 깨어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원래 주인을 따라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주인이 눈을 뜨면서 진정한 어둠의 여왕개미도 함께 눈을 뜬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잠자고 있던 게이트가 시끄러워졌다.

던전에 침입자가 나타났다는 거지만 진정한 어둠의 여왕개미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자신이 머물고 있는 이 공간은 별도의 공간이었다. 평범한 사람이 침입할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머무는 이 공간이 시끄러워질지는 모른다고 생각에 살짝 짜증이 났다.

그런데 갑자기 문이 열려 버리고 불청객 4명이 나타났다.

자신이 머무는 곳에 나타난 불청객을 본 진정한 어둠의 여왕개미는 더듬이를 날카롭게 세웠다. 발까지 날카롭게 세우며 들어오면 당장에라도 꿰뚫어 버리겠다는 듯 바닥을 콕콕 찍었다.

그런데 진우를 비롯해 세 명의 흑룡인들을 직접 마주하자 숨이 꽉 막혔다.

이 정도 압박감과 위압감은 사실 과거 먼발치에서 주인을 봤을 때 빼고는 느껴본 적이 없었다.

‘끼이이이이······.’

진정한 어둠의 여왕개미의 더듬이가 파르르 떨렸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만약 100% 힘을 회복한 상태였다면 권속들을 불러 막으라고 했을 텐데 지금은 제 한 몸 간수하기도 힘든 상태였다.

사실 어지간한 인간들은 자신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을 하고 여유를 부렸던 것인데 직접 마주한 인간들은 엄청난 실력자들이었다.

맨 앞에 있는 인간은 자신보다 확실히 강하고 그 뒤에 있는 세 명의 인간들은 자신과 비슷하거나 강한 것 같았다.

진정한 어둠의 여왕개미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이대로 싸웠다가는 자신이 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진정한 어둠의 여왕개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몸을 낮춘 채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먼저 적극적으로 덤벼들지 않고, 저들이 조용히 이 방을 빠져나가도록 기회를 주는 듯 말이다.

하지만 진우를 비롯해 세 사람은 블랙 게이트에서 살아 돌아온 자들이었다.

몬스터를 앞에 두고 그냥 지나치는 법은 없었다.

“대장 저 녀석. 계속 저러고 있는데요?”

“그런 것 같네. 왜 저래?”

“살아 있는 거 맞아?”

“아까 알림 떴잖아. 당연히 살아 있겠지.”

“그런데 왜 저래?”

그러자 임백호 상사가 조용히 말했다.

“아무래도 대장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저 때문에요?”

“현재 대장 등급이 S등급 아닙니까. 같은 S등급이라고 해도 위아래로 나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저 녀석은 대장보다 아래라는 것이죠. 게다가 대장은 어둠의 속성으로 인해 한 등급 위의 힘을 발휘하지 않습니까. 그것 때문에 저 녀석 완전 지린 것 같습니다.”

“그래요? 그럼 제가 끝내겠습니다.”

진우가 나서려고 하자 최대근 중사가 바로 막아섰다.

“에헤이 대장! 이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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