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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숨긴 귀환자-48화 (48/177)

〈 48화 〉 06. 그냥은 못 넘어가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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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데······. 안일국 비서실장이 본 것 같은데 말입니다.”

“제기랄······. 저쪽에 차 대.”

“네.”

이준식 대령이 차에서 내렸다. 김승철 소장이 무심한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

“뭐야. 자네는 여기 왜 왔어?”

“이진우 소령 복귀한다고 해서 나와 봤습니다.”

김승철 소장이 헛웃음을 흘렸다.

“허허허······. 웃기는군. 자네가 언제부터 그렇게 각성부대 일에 관심이 많았다고.”

“크흠······.”

“자네는 들어가. 사단장인 내가 직접 있을 테니.”

“저어,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얼굴이라도 보고 가겠습니다.”

“흥! 맘대로 하게.”

김승철 소장이 고개를 돌렸다. 잠시 후 위병소를 향해 군용트럭이 들어왔다.

게이트 특수 군용트럭답게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안일국 비서실장이 바로 김승철 소장에게 보고했다.

“사단장님. 옵니다.”

“어어. 그래.”

군용트럭에 도착하고 제일 먼저 김치석 대위가 내렸다.

오는 내내 툴툴거리던 김치석 대위는 바짝 날이 서 있었다. 바로 자신 앞에 왼쪽은 사단장 오른쪽은 작전참모가 서 있던 것이다.

부대의 넘버 원, 투가 함께 말이다.

‘와, 시발······.’

그야말로 숨이 턱턱 막히는 상황이었다. 그때 뒤에서 진우의 능청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자, 너희들도 내려라.”

진우를 따라 병사들이 하나둘 내렸다. 그사이 김치석 대위가 후다닥 달려와 진우에게 말했다.

“저기, 이 소령님.”

“왜?”

“사단장님께서 오셨습니다.”

“그래? 어디?”

“저쪽에 말입니다.”

김치석 대위가 가리킨 방향으로 고개를 쭉 내밀어 확인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김 대위.”

김슬기 대위가 바로 대답했다.

“네.”

“나 사단장님하고 얘기하고 올 테니까. 애들 체크하고 대기하고 있어.”

“알겠습니다.”

진우가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런데 저쪽에서 김태식 소령이 먼저 불렀다.

“이 소령.”

진우의 고개가 한쪽으로 돌아갔다. 이준식 대령하고 김태석 소령이 서 있었다.

하지만 진우는 그 둘을 가볍게 무시하고는 자연스럽게 김승철 소장에게 다가갔다.

“사단장님. 저 보러 오신 겁니까?”

“그럼. 내가 자네 말고 기다릴 사람이 누가 있겠어?”

“에이, 뭐 하러 귀찮게 나오셨습니까.”

진우의 너스레에 김승철 소장은 정말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이 소령. 고생했네. 내가 자네에게 면목이 없어. 내가 사단을 비우지 말았어야 하는데······.”

“아닙니다. 부족한 제 잘못이죠.”

“어이구 무슨 그런 소리를 하나. 자네가 뭐가 부족해.”

“육본에서 다 끝난 얘기인 줄 아는데 아직도 저 의심하고 그러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진우는 한편에 잔뜩 인상을 쓴 채 바라보고 있는 이준식 대령이 들으라는 듯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슬쩍 이준식 대령을 바라봤다.

이준식 대령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니, 감히 어떤 새끼가 그딴 소리를 해. 육본에서 이미 끝난 얘기를 말이야. 어떤 새끼가 육본에서 내린 결정을 무시하고 그래! 도대체 어떤 새끼야!”

김승철 소장 역시 이준식 대령이 들으라는 듯 고함을 내질렀다. 그러면서 그 역시 이준식 대령을 바라봤다.

‘빌어먹을.’

진우로도 모자라 김승철 소장까지 쪼아대니 이준식 대령도 더는 외면하지 못하고 슬그머니 다가와 말했다.

“어어, 이 소령 수고 많았어.”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작전참모님께서는 여기 어쩐 일이십니까?”

“혹시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서 왔어.”

“오해 말입니까?”

“그래. 그 게이트 말이야. 이면지를 잘못 활용해서 약간 글씨가 이상하게 나왔던 것 같아.”

“네에? 그거 참 이상합니다. 이면지를 어떻게 활용하면 C가 B로 바뀝니까?”

“어, 그게······. 지금 조사 중이네. 아무튼 이번 일은 내가 관리를 잘 못 한 내 책임이야. 미안하게 되었네.”

이준식 대령이 먼저 선수를 쳤다. 원래 계획은 진우를 끌고 가서 조사부터 할 생각이었다. 진우가 게이트 등급에 대해 따지면 똑같이 블랙 게이트에서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게 아니냐고 추궁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김승철 소장이 먼저 나와서 난리를 치고 대놓고 육군 본부의 결정을 누가 무시했냐고 떠드니 이 일을 가지고 더 이상 왈가왈부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이준식 대령 역시 군인이었다. 육군 본부의 판단을 무시하고 일을 진행했다가 만약이라도 잘못된다면 부국회에서도 케어해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일단 한발 물러선다.’

이준식 대령이 멋쩍게 웃었다. 그런 그를 보며 진우가 말했다.

“일단 알겠습니다. 알겠는데······. 후우, 앞으로도 이런 식이면 저 군 생활 못 합니다.”

그 말에 김승철 소장이 깜짝 놀랐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

“저는 나라를 위해서 이 한 몸 바쳐 일을 한 것뿐인데 말입니다. 정말 이면지 활용을 잘못했는지 서류를 조작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식으로 사지로 몰아넣으면 참······. 저 지금 군인이 된 것이 막 후회스럽습니다.”

진우의 앓는 소리에 두 사람이 동시에 놀랐다. 김승철 소장이 먼저 말했다.

“아니, 그런 소리는 하지 말게.”

그러나 이준식 대령은 생각이 달랐다.

‘그러니까 계속 이런 식이면 군을 떠날 수도 있다는 거지?’

이준식 대령이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솔직히 진우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군에서 내쫓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이준식 대령을 보며 진우 역시 씨익 웃었다.

‘그래! 괜히 미안한 척 연기하지 마시고요.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잘 부탁합니다. 이준식 대령님!’

3

김승철 사단장과 이준식 작전참모를 돌려보내고 진우는 연병장으로 향했다.

연병장에는 장교들과 병사들이 다소 어수선하게 모여 있었다.

“다들 모였나!”

“네. 그렇습니다.”

“환자 거수!”

거수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병사들의 눈은 오직 진우에게 향해 있었다.

“좋아. C등급 게이트인 줄 알고 갔는데 B등급 게이트여서 많이 놀랐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B등급 게이트를 무사히 클리어해냈다. 이것은 누구 하나의 성과가 아니다. 다 같이 했고, 다 같이 고생했다.”

진우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병사들의 뿌듯함을 점점 더 커졌다.

“더 이상 말은 하지 않겠다. 다들 외박 준비 됐지?”

“네! 그렇습니다!”

“준비 시간 얼마면 될 것 같아?”

진우가 시계를 확인하며 물었다. 유지태 중위가 슬쩍 말했다.

“샤워하고 다시 모이는 데 대략 20분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사회에서는 빠듯한 시간이었지만 여긴 군대였다.

플레이어라 해도 군대에 들어 온 이상 군인처럼 행동해야 했다. 그리고 군인은 본래 1분 1초라도 군대에 남아 있고 싶어하지 않았다.

“좋아. 지금 현 시간부로 해산하고 20분 후 다시 연병장에 집합한다. 이상.”

“네. 알겠습니다.”

유지태 중위가 앞으로 나왔다.

“부대 차렷!”

병사들이 차렷 자세를 취했다. 바로 몸을 돌려 진우에게 경례했다.

“충성.”

“충성.”

진우가 경례를 한 후 몸을 돌렸다. 유지태 중위가 몸을 돌린 후 말했다.

“부부대장님 얘기 들었지? 다들 장비 반납하고 샤워하고 복장 갖춰서 연병장에 집합하는 데 20분!”

“예, 알겠습니다.”

“뭐하나, 어서 뛰어가!”

그 말과 동시에 병사들이 재빨리 장비를 반납하러 뛰어갔다. 장비 반납을 한 뒤에 샤워를 마치고 복귀하기까지 20분은 빠듯한 시간이었기에 빠르게 움직여야만 했다.

“야, 뛰어!”

“네. 알겠습니다.”

병사들이 뛰어가는 모습을 보며 진우가 몸을 돌렸다. 그 뒤로 유지태 중위를 비롯해 김슬기 대위 안유정 중위가 따랐다.

앞서 걸어가던 진우가 걸음을 멈추며 몸을 돌렸다.

“유 중위.”

“네.”

“자네는 애들 무기 반납하는 데 가서 게이트 보조 장치 그 얘기 꼭 하고.”

“네. 알겠습니다.”

유지태 중위가 대답을 한 후 재빨리 뛰어갔다. 안유정 중위를 봤다.

“안 중위는 우리가 수거한 몬스터 핵. 그거 행보관님께 넘겨주고.”

“알겠습니다.”

안유정 중위도 바로 움직였다. 김슬기 대위가 입을 열었다.

“부부대장님 저는 뭘 하면 됩니까?”

“김 대위는 당연히 보고서 작성해야지.”

“네?”

“그럼 내가 보고서를 작성해?”

“아, 아닙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하라는 것은 아니고. 내일 해. 내일!”

“네, 부부대장님.”

김슬기 대위가 멋쩍게 웃었다.

사실 유지태 중위와 안유정 중위가 게이트 안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데 또 뒷정리를 시키는 것이 미안해서 뭐라도 힘을 보태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그보다 더 중요한 보고서 작성이 남아 있었다.

진우가 몸을 돌리며 슬쩍 말했다.

“김 대위.”

“네.”

“그렇다고 내가 막 보고서 쓰기 싫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야.”

“네. 알고 있습니다.”

김슬기 대위가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을 본 진우가 헛기침을 했다.

“어험. 자네도 알다시피 내가 지난번에 그레이 게이트를 나오고 난 후에 보고서를 얼마나 많이 작성했는지 알고 있지?”

“네. 알고 있습니다.”

“그때 완전 노이로제에 걸리는 것 같았다니까. 아니, 보고서를 보면 팔부터 떨려와.”

진우가 팔까지 흔드는 능청스러운 모습을 김슬기 대위에게 보여줬다. 그런 진우의 엄살에 김슬기 대위는 피식피식 웃었다.

물론 진우는 정말로 보고서를 작성하기 싫어서 김슬기 대위에게 넘긴 것이다.

그런데 김슬기 대위는 자신이 대위이고 또 비전투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서 보고서 작성을 시킨 거라고 오해를 했다.

“그럼 전 이만 보고서 작성하러 가보겠습니다.”

“어허. 아니라니까. 내일 하라니까.”

“그럼 저도 옷 좀 갈아 입겠습니다.”

김슬기 대위가 뛰어갔다. 그녀를 보며 진우가 소리쳤다.

“그래. 너무 늦지 않게 나와야 해.”

“네.”

뻘쭘하게 혼자 남은 진우가 고개를 슬쩍 돌렸다. 저 멀리 안유정 중위가 몬스터 핵을 운반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내가 좀 도와줘야 하나.”

진우가 혼잣말을 하며 슬쩍 그쪽으로 이동했다.

군용 트럭 한가득 몬스터 핵이 실려 있었다.

이번 어둠의 개미굴 게이트에서 수확한 몬스터 핵은 무려 3천 개가 나왔다.

3천 개의 몬스터 핵 중 대부분의 핵들은 엄지손가락만 했다. 그렇지만 보기보다 무거웠다.

그걸 마대 자루 두 포대에 나눠 놨는데 80kg짜리 쌀 한가마니보다 부피가 커 보였다.

물론 안유정 중위는 전투용 플레이어고 다른 여성들보다는 근력도 있어 이 정도는 충분히 들 수 있었다. 하지만 여자 장교에게 이 두 개를 낑낑거리며 들고 가라 하기에는 약간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안 중위. 하나 줘.”

어느새 다가온 진우의 말에 안유정 중위가 눈을 번쩍 떴다.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됐어. 하나 내놔.”

진우가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눈치를 보던 안유정 중위가 하나를 내밀었다.

“그럼 이거 드십시오.”

“에헤이. 가벼운 거 말고 무거운 거 줘.”

진우가 조금 더 커 보이는 마대 자루를 빼앗듯 들었다.

“자, 가자고.”

진우가 먼저 앞서서 걸어갔고, 그 뒤를 안유정 중위가 따랐다. 그런 진우를 안유정 중위가 새삼스럽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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