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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숨긴 귀환자-98화 (98/177)

힘을 숨긴 귀환자 98화

11. 쥐를 잡자(12)

김철수 중사가 빠르게 스캔하며 공격할 루트를 확인했다.

저 상태에서 왼쪽과 오른쪽 팔 아랫부분이 울퉁불퉁해졌다. 또 하나의 팔이 더 생길 수도 있는 것이었다.

“저, 저어 괴물 자식이…….”

김철수 중사가 이를 까득 깨물었다. 하지만 큰소리를 쳤고, 공격을 멈출 수는 없었다.

김철수 중사는 그대로 몸을 날렸다. 날아드는 팔 하나를 막아냈다.

그런데 곧이어 옆에서 다른 팔 하나가 슉 하고 날아들었다.

“이익…….”

김철수 중사가 뒤로 제비를 돌며 물러났다. 그렇게 몇 번의 공방이 이어졌다.

“야, 김 중사 어떻게 됐어?”

“기, 기다려 봐!”

김철수 중사가 인상을 썼다. 밑에서는 최대근 중사가 나태한 대왕 쥐의 두 다리를 막으며 고전하고 있었다.

“버, 버티기 힘들단 말이야.”

“알아, 알고 있다고……. 젠장!”

김철수 중사가 인상을 썼다. 그러다가 김철수 중사는 좀 무리한 공격을 시도했고, 결국 나머지 팔 하나에 붙잡히고 말았다.

“크아아악!”

온몸 가득 죄어오는 압력에 몸이 부서질 것처럼 고통이 밀려왔다. 절로 비명이 질러졌다.

“김 중사!”

최대근 중사는 김철수 중사가 붙잡히자 그곳을 향해 달려들었다. 나태한 대왕 쥐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런 최대근 중사를 향해 꼬리를 휘둘렀다.

“응?”

최대근 중사는 재빨리 도끼를 가슴 쪽으로 들어 올렸다.

콰앙!

“욱!”

엄청난 힘! 괴력!

그리고 도끼를 통해 전해지는 엄청난 충격!

최대근 중사의 몸이 나태한 대왕 쥐 꼬리 공격에 그대로 뒤로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쿵!

쩌어억!

벽에 금이 갈 정도로 충격을 받은 최대근 중사.

임백호 상사가 소리쳤다.

“최 중사!”

임백호 상사가 고개를 돌렸다. 그때 팔짱을 끼고 지켜보던 진우가 허공을 박차며 나갔다.

그의 손에는 이미 두 자루의 단검이 쥐어져 있었다.

김철수 중사가 힘겹게 소리쳤다.

“대, 대장……. 이 녀석의 팔 공격을 뚫기가 쉽지 않습니다.”

붙잡힌 상태로 힘겹게 말했다. 하지만 진우는 그 공격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파고들며 두 팔을 그대로 잘라버렸다.

스팟! 사삭!

쿵!

김철수가 바닥에 잘린 팔과 함께 떨어졌다. 진우가 그 옆으로 내려앉았다.

“뚫지 못하면 잘라버리면 그만이야.”

“……대장…….”

“최 중사를 봐줘.”

그 말을 남기고 다시 튀어나갔다. 진우는 괴성을 질러대는 나태한 대왕 쥐를 단검으로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삭! 사사사사삭!

눈으로 좇을 수 없는 스피드였다. 나태한 대왕 쥐의 몸에 자잘한 상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나태한 대왕 쥐는 발광하듯 발을 굴렀다.

쾅! 콰콰콰쾅!

“쿠에에에에엑!”

“시끄러워!”

어느새 나태한 대왕 쥐 머리 위에 나타난 진우가 외쳤다. 그리고 단검을 역수로 쥐며 몸을 빠르게 회전시켰다.

‘스킬 절단!’

그 상태로 나태한 대왕 쥐의 목을 스치며 지나갔다.

진우의 신형이 땅에 착지했고, 곧바로 단검에 묻은 피를 쫙 털어냈다. 나태한 대왕 쥐는 그 상태로 멈췄고, 잠시 후 무거운 머리가 쿵 하며 바닥에 떨어졌다.

띠링!

-나태한 대왕 쥐(S)를 쓰러뜨렸습니다.

그 알림 창을 본 세 사람은 할 말을 잃은 듯 멍한 표정이 되었다.

“와, 미친……. 이렇듯 쉽게 잡는다고?”

세 사람은 진짜 죽을 각오로 덤벼서 겨우 2페이즈까지 갔다. 그런데 진우는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었고, 결국 목이 가르며 쓰러뜨렸다.

“……말도 안 돼.”

너무나도 압도적인 공격력 차이였다.

“이게 S등급이구나.”

“우리와 한 등급 차이지만 그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구나.”

“……젠장!”

그런 세 사람 곁으로 진우가 나타났다.

“다들 괜찮아?”

“대, 대장…….괜찮습니다.”

임백호 상사가 먼저 입을 열었다. 뒤이어 정신을 차린 최대근 중사가 말했다.

“저 완전 갈비뼈가 으스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난 더 죽는 줄 알았다. 그래도 넌 앞에서 갑옷 때문에 그 정도잖아.”

“맞아. 안 그랬으면 어디 한 군데 뚫렸을 거야.”

최대근 중사도 바로 인정했다. 진우는 세 사람이 일단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몸을 돌렸다. 이제 아이템을 회수할 차례였다.

“어디 보자…….”

진우는 제일 먼저 몬스터 핵을 확인했다. 배를 단검으로 갈라서 몬스터 핵을 꺼냈다.

역시나 S등급 핵이었다.

하지만 진정한 어둠의 여왕개미의 핵보다는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전투의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으음…….”

그 옆으로 김철수 중사가 다가왔다.

“지난번 것보다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네.”

임백호도 다가왔다.

“미안합니다. 대장. 핵 생각을 못 했습니다.”

“아닙니다. 앞으로 계속 사냥을 할 텐데요. 몬스터 핵이야 계속해서 나올 겁니다. 이것보다는 우리들의 성장이 먼저입니다.”

“네, 대장.”

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고개를 돌려 바닥을 살폈다.

“다른 아이템이 있는지 더 찾아보죠.”

그들은 나태한 대왕 쥐 주변으로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찾던 중 진우의 눈에 아이템이 보였다.

“무기네.”

진우가 든 무기는 나태한 대왕 쥐의 발톱이었다.

“이건 내가 써야겠다.”

임백호 상사에게는 나태한 대왕 쥐의 심장을 줬다. 그것은 마법 재료였다.

김철수 중사에게는 나태한 대왕 쥐의 가죽이 갔다.

방어형 아이템으로 몸에 쫙 달라붙고 스피드로 공격하는 김철수 중사에게는 딱 맞는 방어구였다. 무엇보다 이동 속도 10%가 붙어 있는 것이 마음에 쏙 들었다.

“와, 대박! 이거 완전 나를 위해 태어난 방어구입니다.”

김철수 중사는 곧바로 방어구를 걸쳤다. 그리고 가볍게 뛰며 게이트를 뛰어다녔다.

“하하하. 좋다. 완전 좋아!”

김철수 중사는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최대근 중사는 그런 김철수를 보다가 슬쩍 진우에게 다가갔다.

“대장. 내 것은 없습니까?”

“없긴……. 다 하나씩 나오니까 있겠지.”

“얼른 주십시오.”

최대근 중사의 눈이 번쩍 떠졌다.

진우는 하얗게 생긴 막대기를 던졌다. 그것을 받아 든 최대근이 바로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나태한 대왕 쥐의 정강이뼈!

“이건…….”

“그걸 다듬어서 둔기로 사용해 봐. 괜찮을 것 같은데?”

진우의 말에 최대근 중사가 몇 번 스윽 휘둘러보더니 히죽 웃었다.

“안 그래도 몽둥이질을 하고 싶었는데…….”

최대근 중사 역시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진우가 세 사람을 보며 말했다.

“이번에도 다들 고생했어요.”

“넵!”

“고생했어요. 대장.”

“그럼 저희들은 이만…….”

세 사람이 검은 연기를 두르며 사라졌다. 그리고 홀로 남은 진우의 손을 폈다.

그곳에는 하나의 파편이 쥐어져 있었다.

“어둠의 파편…….”

그러면서 시선을 왼쪽 알림창으로 향했다.

-어둠의 파편 조각(1-6)

“또 하나를 모았네. 이런 식이면 몇 개를 더 모아야 하는지…….”

아직 진우는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고작 2개였다. 그 어둠의 파편을 인벤토리에 던져 넣었다.

“어차피 계속해서 모으면 되는 거니까.”

진우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몸을 돌려 포털로 향해 걸어갔다

열린 포털을 통해 나온 진우는 기다리고 있는 게이트 헌병대와 만났다.

“저기 나옵니다.”

나성욱 소위의 말에 김치석 대위가 피우던 담배를 던지며 중얼거렸다.

“와, 시발. 아무튼 시간 엿 같이 맞춰서 나오네.”

애써 덤덤한 표정으로 몸에 묻은 담뱃재를 털어내며 진우에게 다가갔다.

“충성. 수고하셨습니다.”

“어. 그래. 김 대위. 기다리느라 고생했다. 병력들은?”

“지금 저쪽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김치석 대위가 한쪽을 가리켰다. 진우의 시선이 향했고 그곳에는 박진철이 병력들을 향해 뭔가를 막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진우가 그곳으로 걸어갔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귀를 쫑긋 세웠다.

박진철은 오늘 있었던 게이트 공략에 대해서 다시 한번 설명을 하고 있었다.

“여러분들께서 오늘 사냥했던 거대 쥐! 아마 꿈에 나올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잘 잡았어요. 고생들 했어요. 그런데 내가 가만히 지켜보니 여러분들께서는 거대 쥐의 약점이 정확하게 어디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 부분이 좀 아쉬웠어요. 그렇다고 여러분들이 잘못한 것은 아닙니다. 막말로 이건 철저히 교육이 잘못되어서 그런 것인데……. 교육 누가 했나요?”

박진철의 물음에 한 병사가 손을 들며 대답했다.

“최근 교육은 저희 부부대장님께서 하셨습니다.”

“그래요?”

박진철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때 진우와 눈이 딱 마주쳤다.

“아……. 부부대장님이 교육을 잘하셨을 텐데……. 아마 부부대장님은 게이트 몬스터에 대해서 교육은 안 하신 것 같은데…….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그럼 그전에 교육은 누가 했습니까?”

그러자 김슬기 대위가 슬그머니 손을 들었다.

“제가 교육을…….”

그러자 박진철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역력했다.

“기, 김 대위님이 교육하셨구나. 그런데 교육을 잘하셨을 텐데……. 안 그렇습니까?”

박진철이 다시 물어보자 병사들이 바로 답했다.

“그렇습니다. 저희들이 제대로 듣지 못했습니다.”

“그렇죠! 그러니 교육 시간에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제가 교육을 다시 한번 해주도록 하겠습니다. 거대 쥐의 약점은 어디일까? 일단 거대 쥐의 가죽은 두꺼워요. 어지간한 플총으로는 상처를 입지 않아요. 물론 다행인 것은 재생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점이에요. 상처 입은 곳을 계속해서 쏘고, 또 쏘다 보면 상처를 입게 마련이에요. 그 안에 총알이 박히면 치명상을 입히겠죠? 문제는 쏜 곳에 또 정확하게 쏠 수 있느냐. 말처럼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철저히 약점을 공략해야 한다. 그럼 여기서 거대 쥐의 약점은 어디냐?”

박진철이 잠시 뜸을 들이며 모두를 집중하게 만들었다.

“첫째, 바로 눈이죠. 모든 몬스터의 공통적인 약점이죠. 눈을 맞히면 보이지 않으니 공략하기가 쉽겠죠. 그다음은 코나 입처럼 뭔가 덮여 있지 않은, 단단하지 않은 그런 곳을 쏘는 겁니다. 여기까지는 쉽죠. 그런데 난전 중에 눈이나 코, 입 그런 곳을 쏠 수 없다, 그럴 땐 가능하면 관절 부위를 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손목, 발목, 발꿈치, 무릎 등이 있겠죠. 그럼 여기서 가장 효율적인 곳은 어디일까요?”

박진철의 물음에 누군가 손을 번쩍 들었다.

“발목입니다.”

“오오, 발목 좋죠! 그곳도 좋긴 한데 무릎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모든 몬스터들에게 공통적인 곳이죠. 무릎이 망가지면 일단 이동이 불가능합니다. 그럼 나에게 다가오지 못하니 플총으로 난사하면 끝이겠죠? 그때 여러분들은 얼마나 심리적인 안정감이 들겠어요. 그러고 난 후 우리가 노리고 쏘는 것이 편안하다, 아니다? 당연히 편안하겠죠.”

“네.”

“그러니 다음번에 사냥할 때는 어떻게 해야 된다? 무조건 큰 표적을 맞히겠다고 하지 말고 영점 조정하듯이 한 곳만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시겠죠?”

“네. 알겠습니다.”

힘차게 대답을 하는 모습에 박진철은 흐뭇한 얼굴이 되었다. 그때 병사들 중 한 명이 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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