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숨긴 귀환자 158화
16. 너, 내 동료가 되어라!(8)
“야야야. 너희들! 그 눈빛 관리해.”
“네?”
“왜요, 언니?”
안보라랑 최미진이 고개를 갸웃했다. 안미숙이 진우 옆으로 다가와 말했다.
“진우 말이야. 현재 만나는 여자 있어. 그러니 눈독 들이지 마.”
“진짜요?”
“헐, 대박! 왜요?”
“그러니까. 너희들이 그때 대시를 했어야지. 미영이 무섭다고 찍소리도 못하더니. 무슨 이제 와서 그래.”
“미영이 얘기를 왜 해요.”
“맞아요.”
그러거나 말거나 안미숙은 자기 할 말만 했다.
“어쨌든 너희들 잘 왔다. 이참에 우리 길드로 복귀해라.”
“진짜요?”
홍찬수는 김윤석과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하고 윤석이 많이 줘야 하는데?”
박진철이 자신감 있게 말했다.
“그건 걱정 말고!”
그런데 안보라와 최미진이 살짝 걱정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그것을 본 박진철이 물었다.
“왜 그래?”
“저희 위약금…….”
“그거 걱정하지 마. 내가 다 내줄 수 있어.”
말을 하고는 바로 진우를 바라봤다. 진우도 슬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박진철의 협상 능력이라면 위약금을 줄일 수 있지만 또 그걸 가지고 이런저런 얘기가 나올 수 있다. 그러니 위약금은 달라는 대로 다 주는 것이 맞았다.
그다음 안보라랑 최미진을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하는 것이 나았다.
“진짜요?”
“정말요? 오빠 정말이죠?”
“그래!”
두 사람이 기쁜 듯 폴짝폴짝 뛰었다. 안보라는 곧바로 휴대폰를 꺼냈다.
“아싸!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안 되겠네. 지금 당장 그만둔다고 해야겠다.”
휴대폰를 꺼내 어딘가로 문자를 보냈다. 잠시 후 문자가 날아왔다. 그 문자를 확인한 안보라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
“오빠……. 위약금이 50억이라는데?”
“50억? 계좌 부르라고 해.”
“진짜요?”
안보라의 눈이 커졌다. 박진철이 휴대폰를 꺼내 들었다.
“어! 지금 당장 보내라고 해. 바로 쏴주겠다고.”
“아, 알겠어요.”
안보라가 바로 문자를 보내고 답신이 왔다.
“오빠, 여기 계좌번호…….”
박진철이 확인을 한 후 그 자리에서 50억을 쏴줬다. 최미진 역시 울상이 되며 말했다.
“오빠, 저도 50억이래요.”
“알았어. 너도 계좌번호 보내라고 해.”
그렇게 박진철은 그 자리에서 두 사람에게 바로 위약금 50억 원씩 보내고는 해결해 줬다. 어쨌든 두 사람을 다시 영입하는 데 100억 원이 들었지만 진우는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안보라는 희귀한 버프였고, 최미진은 또 힐러였다. 언제고 김슬기 대위가 강힘길드에 들어온다면 안보라와 살짝 포지션이 겹친다. 그렇지만 이런 보조 버프 플레이어들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언제 게이트 안에서 다칠지도 모르고 서로 보완해 주는 것이 가장 베스트였다.
홍찬수가 깜짝 놀라며 박진철에게 물었다.
“와, 형 돈 많은가 봐요. 돈 벌었어요?”
박진철이 어깨를 으쓱하며 진우를 봤다.
“나 말고 진우가.”
“네? 진우가요?”
“그건 나중에 천천히 설명해 줄 테니까. 한 명씩 사무실로 들어와.”
그 말을 하며 박진철이 길드장 사무실로 들어갔다. 홍찬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 내가 먼저…….”
홍찬수가 움직이자 나머지는 중앙 소파에 자리했다.
홍찬수가 들어가고 약 10분이 흐른 후 길드장 문이 열리며 나타났다. 그의 손에는 계약서가 들려 있었다.
“뭐, 뭐야. 오빠. 벌써 계약 끝냈어?”
“어!”
“그래서? 얼마에 계약했는데?”
“야! 진철이 형이 미쳤어.”
“왜?”
“10억에 계약했어. 10억!”
“진짜 10억? 와, 대박!”
안보라가 깜짝 놀라며 박수를 쳤다. 진우가 박진철은 서울을 떠나 강원도로 오면서 이들에 대한 계약금을 얘기했다.
대형길드 기준으로 A등급 플레이어 계약금은 10억이었다. 강힘길드는 중견 길드이기 때문에 70%의 기준으로 계약을 한다. 그런데 워낙에 돈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진우가 대형길드 기준으로 지급을 하라고 한 것이다.
그래야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박진철은 그렇게 홍찬수, 김윤석에게 10억으로 계약을 맺었고, 안보라와 최미진에게도 10억씩 지급을 했다. 그러고 난 다음 박진철과 안미숙도 계약을 했다.
일단 박진철은 A등급으로 올라서고 길드장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50억. 안미숙 역시 곧 S등급으로 올라서기에 140억에 계약을 했다.
“그런데 미숙이는 S등급으로 올라서면 추가로 좀 더 해줘야 한다.”
“네네. 걱정 말아요. 당연한 겁니다. S등급이면 조정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렇게 해서 강힘길드에 세 식구가 들어왔다. 그날 강힘길드 식구들은 곧바로 회식 자리를 가졌다.
그다음 날 진우는 휴가를 마치고 부대에 복귀를 했다. 그리고 일상적인 생활을 시작했다.
“부부대장님 이거 결재를 해주셔야 합니다.”
작전과장 김세령 소령이 결재할 것은 가지고 들어왔다. 각성부대장이 없는 지금 각성부대 책임자는 진우였다.
“어, 그래요.”
진우는 확인을 한 후 사인을 했다. 그렇게 평화로운 일상이 지속되었다. 그로부터 얼마의 시간이 흘러갔다. 게이트 관리과로부터 새로운 게이트가 생성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뭐? 마나 밀도가 얼마라고?”
“250이라고 합니다.”
그 말에 다들 당황했다.
B등급 게이트는 마나 밀도 101부터 300 사이로 B등급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여기서 또 분류를 하면 200 이하는 일반등급이라고 하고 201에서 250까지는 상위등급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250 이상은 위험등급으로 분류가 되었다. 그래서 250은 상위등급과 위험등급에 걸쳐 있다고 보면 된다.
“으음…….”
진우의 표정이 조금 심각해졌다.
“부부대장님 아무래도 이 게이트는 인원보충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세령 소령의 보고에 진우는 잠깐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뇨. 우리는 기존 공략대로 갑니다.”
“네?”
“걱정 마세요. 작전과장. 안 그래도 강힘길드에 새로운 길드원이 들어왔거든요. 그 사람들 헬퍼로 쓰면 될 것 같습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김세령 소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나갔다. 그리고 곧바로 공략대 준비에 들어갔다.
진우는 곧장 휴대폰를 들어 박진철에게 연락을 취했다.
“어, 형.”
-어, 진우야.
“지금 뭐 해요?”
-우리? 지금 길드 대청소 중인데.
“무슨 대청소를 또 해요.”
-왜? 무슨 일 있어?
“별일 없으면 알바라도 뛰세요.”
-오? 게이트 생성됐어?
“네.”
-그럼 어떻게 해? 다 가?
“네. 다 오세요.”
-오케이 알았어.
잠시 후 박진철과 강힘길드 멤버들을 태운 차량이 각성부대 연병장에 나타났다.
연병장에 각성 병사들이 모이고, 잠시 후 그곳으로 강힘길드원들을 태운 차량이 들어왔다. 이번에 길드원을 충원하면서 새로운 게이트 차량을 뽑았다.
인원을 많이 태울 차량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 차량이 도착하고 차 문이 열렸다. 그곳을 통해 강힘길드원들이 하나둘 내렸다.
제일 먼저 홍찬수, 그 뒤를 따라 김윤석, 안보라, 최미진이 내렸다. 조수석에서는 안미숙이 내렸고, 운전석에서 강힘길드장인 박진철이 내리며 손을 흔들었다.
“저희들 왔습니다.”
그때 연병장에 줄지어서 대기하고 있던 각성병사들은 박진철, 안미숙 외 4명이 더 나타나자 놀란 얼굴이 되었다.
“어? 뭐지?”
“추가로 헬퍼들이 왔나 봅니다.”
“와. 여자다.”
“귀엽고 예쁘네요.”
“인마. 침 닦아라.”
“스읍. 제가 침 흘렸습니까?”
“그래, 인마.”
“그래도 갑자기 추가된 헬퍼들에 여자가 두 명이나 있으니 기분은 좋습니다.”
“후후후, 그건 나도 그래.”
병사들의 수군거림에 진우가 나섰다.
“자자, 모두 주목!”
수군거리던 병사들의 목소리가 곧바로 사라졌다. 모두의 시선이 진우에게 향했다. 진우는 병사들을 한 번 훑어본 후 입을 열었다.
“자, 오늘 공략할 게이트는 지난번보다 마나 밀도가 높다. 그래서 추가로 헬퍼 분들을 요청했다.”
진우가 고개를 돌려 박진철을 바라봤다. 그 눈빛을 본 박진철이 바로 나섰다.
“부부대장님. 그럼 제가 저희 길드원들을 소개해도 되겠습니까?”
박진철은 이곳 부대에서만큼은 진우를 깍듯하게 대우해 줬다. 하지만 이번에 헬퍼로 참여한 네 사람은 뒤에서 히죽 웃었다.
“뭐야. 부부대장님?”
“맞잖아. 각성부대 부부대장.”
“그런데 진철이 오빠가 진우에게 깍듯이 대하니까, 영 적응이 안 돼.”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뒤에서 길드원이 수군거리거나 말거나 박진철이 헛기침을 한번 한 후 입을 열었다.
“크흠! 다들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오늘 함께 전투를 하게 될 우리 길드식구들을 소개시켜 주겠어요.”
박진철이 나긋나긋하게 4명의 길드원들을 차례차례 소개를 해 줬다.
“여기 이 덩치 큰 친구는 홍찬수구요. 클래스는 탱커입니다. 당연히 최전선에서 싸우게 될 친구고요. 그 옆에는 김윤석으로 원거리 딜러입니다.”
탱커라는 말에 유지태 중위가 홍찬수를 바라봤다. 경계하는 눈빛이 아닌 자신과 같은 탱커 포지션의 남자라 흥미를 가진 것이었다. 그리고 김윤석이 원거리 딜러라는 말에는 안유정 중위가 반응했다.
“그런데 다들 너무 반응이 없다. 박수 좀 보내줘 봐요.”
박진철의 능글맞은 말에 병사들이 웃으며 박수를 쳤다.
짝짝짝짝.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병사들의 환호에 홍찬수와 김윤석이 어색하게 웃었다. 특히 김윤석은 슬쩍 홍찬수 뒤쪽으로 몸을 숨겼다.
“자, 그 옆에 아리따운 여성이 있는데 먼저 안보라 씨는…….”
박진철이 소개가 끝나기도 전에 병사들의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짝짝짝짝짝짝!
“우오오오오오!”
“환영합니다.”
“와아아아아아!”
안보라는 병사들의 환영에 수줍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려요.”
그러면서 슬쩍 손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그 모습에 병사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 박진철이 바로 나서며 산통을 깼다.
“자자, 여러분, 이 모습에 속지 마십시오. 완전 내숭 떠는 겁니다. 참고로 버프 계열입니다.”
역시나 같은 계열의 김슬기 대위가 눈을 반짝였다. 그다음으로 마지막 최미진을 소개했다.
“최미진 양!”
최미진이 손을 흔들며 환한 미소를 보여줬다.
“안녕하세요. 최미진이에요. 저는 힐러입니다.”
“오오, 힐러래.”
“와, 우리 공략대에도 드디어 힐러가 들어왔다.”
“대박! 힐러는 완전 희귀 클래스인데…….”
“이야. 내 눈으로 힐러분을 직접 보다니…….”
병사들은 다들 초롱초롱한 눈으로 최미진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최미진은 뜨거운 병사들의 눈빛에 슬쩍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모든 소개가 마치고 박진철이 뒤로 물러났다. 진우가 그런 박진철에게 다가가 말했다.
“형. 탐사는 바로 끝냈어요?”
“오기 전에 탐사 끝내고 왔지.”
“이번에는 뭐예요?”
“이번 것은 쉬워. 해골이야.”
“해골요?”
“으응, 해골 무덤이더라고. 등급은 역시나 B등급. 하지만 마나 밀도가 높은 만큼 B등급 게이트 중에서도 상위에 속하는 거야.”
진우가 얘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