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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숨긴 귀환자-159화 (159/177)

힘을 숨긴 귀환자 159화

16. 너, 내 동료가 되어라!(9)

B등급 게이트 해골 무덤. 해골이면 언데드 계열이고, 뼈를 상대하는 만큼 그들은 쉽게 죽지 않는다. 하지만 공략 방법 역시 존재했다.

해골이고 언데드이다 보니 일단 속도가 느리다. 게다가 모든 관절 부위가 약점이다 보니 디테일한 공격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쓰러뜨릴 수 있다. 치명적인 공격을 가할 때는 해골이 다시 되살아는 시간이 늦어진다.

모든 해골을 다 쓰러뜨리고 나면 게이트 공략 판정이 나기 때문에 오히려 마나 밀도에 비해서 공략하기는 쉬운 편이었다.

“알겠어요. 수고했어요.”

“수고는 무슨……. 다 돈 받고 하는 일인데.”

“그래요.”

진우가 피식 웃으며 돌아섰다. 그리고 공략대에게 말했다.

“다들 차량에 탑승하자.”

“넵!”

지시가 떨어지고 곧바로 병사들이 차량에 올라탔다. 진우는 모든 인원이 다 탄 것을 확인하고는 차량 조수석에 탔다.

“출발하자.”

“네.”

운전병이 대답을 한 후 차량을 출발시켰다. 그렇게 대략 40여 분을 달려 생성된 게이트에 도착을 했다. 언제나 그랬듯 그곳에는 게이트 헌병대가 지키고 있었고, 진우가 도착하자마자 대략적인 설명을 했다.

“오셨습니까?”

“그래. 수고가 많다.”

“아닙니다. 일단 설명드리겠습니다.”

김치석 대위가 마나 밀도부터 시작해 설명을 하고 있는 사이 박진철은 공략대 병사들에게 추가적인 설명과 공략 방법 등을 설명했다.

“……이렇게 공략하면 됩니다. 알겠죠?”

“네.”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으니까. 그냥 보이는 족족 때려 부수면 되는 거예요.”

“알겠습니다.”

그때 진우가 다가왔다.

“설명 다 끝냈어?”

“어.”

“그럼 들어갑시다.”

진우가 몸을 돌려 게이트로 향했다. 유지태 중위가 병사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언제나 그랬듯 부상 당하지 말고, 죽지 말고, 기합 넣고 들어가자!”

“넵!”

“우오오오오!”

그렇게 하나둘 게이트 안으로 사라졌다.

띠링!

-해골 무덤(B)에 들어왔습니다.

-해골 병사를 처치하시오.

-해골 병사 0/3,000

-게이트에 입장해서 플레이어 등급 제한이 해지됩니다.

-플레이어 등급이 B등급에서 S등급으로 변경됩니다.

언제나 그렇듯 진우에게만 보이는 알람이었다. 그 알람을 확인하고 있을 때 박진철이 다가왔다.

“준비됐어?”

“네.”

“그런데 이번에는 어떻게 공략할까?”

“지난번처럼 하면 안 돼요?”

박진철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난번은 우리가 그냥 섞어서 한 것이고, 이번에 우리 애들은 병사들과 함께 해본 적이 없잖아. 그러니까, 아무래도 교대나 아니면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 합을 맞춰보고 경험을 쌓아야 하지 않을까?”

박진철의 말에 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손으로 자신의 턱을 슬쩍 만지며 병사들과 홍찬수, 김윤석, 안보라, 최미진을 바라봤다.

‘으음……. 확실히 형의 말이 맞긴 한데…….’

박진철의 말처럼 기존의 병력은 서로 손발을 맞춰왔다. 하지만 네 명은 길드식 플레이어에 익숙해져 있다. 한마디로 군대식 합에 맞춰져 있지 않다는 뜻이다.

“그럼 형. 이렇게 된 거 동시 공략할까요?”

“동시 공략? 너희들 괜찮겠어?”

박진철은 걱정스레 물었지만 진우가 피식 웃었다.

“형, 저희 쪽에는 제가 있잖아요.”

그 모습에 박진철이 바로 발끈했다.

“우리는 미숙이가 있거든!”

“알았어요. 알았어. 아무튼 각자 하나씩 맡아서 처리하자고요.”

“오케이!”

박진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우가 고개를 돌렸다. 대화를 나누고 있던 사이 병사들의 준비가 다 끝이 나 있었다.

“유 중위.”

“네. 부 부대장님.”

“준비는?”

“다 끝났습니다.”

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시작하지.”

“네. 알겠습니다.”

해골 무덤 역시 총 9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1번 방으로 진우를 포함한 병사들과 지휘장교들이 들어갔다. 2번 방은 강힘길드가 나섰다.

동시에 공략을 하게 되면 하나를 공략하는 것보다 난이도가 전체적으로 떨어진다. 게이트는 어찌 보면 살아 있는 생물이나 마찬가지다. 총 9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곳으로 에너지를 나눠서 운영한다.

그런데 동시다발적으로 공략이 이루어지면 게이트의 마나 밀도가 분산되면서 기존의 난이도보다 쉽게 공략이 가능하다.

강힘길드가 2번 방으로 이동하기 전 박진철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아, 그리고 진우야.”

“네?”

“두 팀으로 나눠서 공략하면 8개 방을 맡게 되잖아. 마지막 하나는 먼저 끝내는 쪽이 공략하자.”

“그래요.”

“야, 대신에 너 혼자 막 쓸어버리고 그러면 반칙이다.”

“형은……. 미숙이 누나가 그러는 거랑 똑같죠.”

“걱정하지 마. 미숙이는 뒤에서 보조만 할 테니까.”

박진철이 실실 웃으며 말을 했다. 하지만 진우는 속지 않았다.

‘딱 보나 마나 저렇게 말은 해놓고. 미숙이 누나가 활개 치도록 그냥 둘 것이 뻔하지. 진철이 형도 어지간하다.’

진우는 그냥 웃음이 나왔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입을 열었다.

“아, 그리고 형!”

“응?”

“몬스터 핵 같은 것은 빼 먹지 말고 수거해야 해.”

“야, 걱정 마. 그거 얼마나 된다고……. 우리가 뭐 그걸 빼 먹겠냐.”

“아니. 빼돌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몬스터 핵 개수가 안 맞으면 우리가 고생이라고. 옛날 군대에서 이런 말도 들어봤잖아. 사격 훈련하다가 탄피 하나 잊어버리면 전 병력이 나서서 찾아야 하는 거 말이야. 그 얘기 못 들어봤어?”

“뭐? 아직도 그래?”

“아직도라니요. 군대는 절대 달라지지 않습니다. 게이트 몬스터 숫자는 고정이잖아요. 그리고 내가 보고서를 올릴 때 숫자를 하나도 빼먹지 말고 올립니다.”

“어. 그래? 이것 참 변수네…….”

“왜요?”

“우린 몬스터 처리하고 바로바로 다음 방으로 옮기려고 했지. 그러면 우리가 불리한데…….”

박진철이 불리하다고 하는 것은 바로 병력 차이였다. 강힘길드는 총 6명이고 진우 쪽 병력은 29명이었다. 진우 입장에서도 몬스터 300마리를 상대해야 했다. 그럼 몬스터 핵만 따로 수거할 수 있는 병력을 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강힘길드는 6명이서 몬스터를 처리하고 몬스터 핵까지 수거하려면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는 뜻이었다.

진우가 웃으며 말했다.

“그거 감안하고 따로 하자는 거 아니었어요?”

“이야, 이진우. 너 진짜…… 나중에 후회하지 마라. 미숙이 안 말린다.”

“형. 저어…… 알죠? 미숙이 누나 폭주하면 저도 가만 안 있습니다.”

“와, 치사한 놈! 어떻게든 형을 이겨보겠다고 하는 거네.”

“형이 먼저 도발했거든요.”

“알았다. 알았어. 나도 양보 없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두 팀이 나뉘어서 이동했다. 진우는 평상시대로 1번 방 앞에 섰다.

“자, 우리는 오늘 따로 사냥을 할 거다.”

진우의 말에 병사들이 긴장한 얼굴이 되었다. 그 모습을 보며 진우가 말했다.

“그렇다고 너무 긴장하지 마. 우리는 평소대로, 훈련한 대로 하면 되는 거야. 그리고 동시에 방을 타격하면 게이트 난이도가 좀 떨어진다. 그렇다면 지난번 게이트보다 좀 떨어질 수도 있다. 긴장하지 말고, 아까 박진철 길드장님께서 말했던 것처럼 해골은 반응속도가 느리고 동작이 크다. 그러니 언제든지 공략이 가능하다. 그러니 플총 쏘기 힘든 사람들은 단검술을 사용해도 된다.”

진우의 말에 병사들의 눈빛이 바로 달라졌다. 그러자 한 명의 병사가 손을 들었다.

“그럼 검을 들고 싸워도 되는 겁니까?”

진우의 시선이 말을 한쪽으로 갔다. 최민철 병장이었다. 그는 검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에 눈빛이 그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나고 있었다.

“너 무기는 챙겨왔냐?”

“네. 이번에 돈을 좀 들여서 사 왔습니다.”

“그래? 어디 한번 보자.”

진우가 손을 내밀었고, 최민철 병장이 무기를 꺼내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 든 진우가 확인했다. B등급 검이었다.

“이야. 너 돈 좀 썼다.”

그 말에 최민철 병장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제 목숨입니다. 제가 알아서 투자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맞다. 좋은 생각이다.”

“감사합니다.”

진우는 검을 다시 최민철 병장에게 건넸다. 그리고 나머지 병사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단검을 들어서 싸워도 된다고 했지만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위험하다 싶으면 즉시 자리를 이탈하고 지휘장교나 나에게 도움을 청해라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진우는 안유정 중위를 바라봤다.

“안 중위.”

“네.”

“이번에는 내가 뒤에서 서포트할 테니까. 안 중위는 병사들 신경 써서 도와줘.”

“네, 알겠습니다.”

“김 대위도 마찬가지고.”

“네.”

김슬기 대위도 고개를 끄덕였다.

“병사들 체력이 빨리 떨어질지도 몰라. 김 대위가 최대한 버프를 넣어 줘. 마나포션 아끼지 말고.”

“네. 부부대장님.”

“유 중위.”

“네.”

“이번에는 혼자 해야 할 것 같은데……. 할 수 있겠어?”

“네. 충분히 혼자 가능합니다.”

“그래! 그런 자세로 공략을 해야지. 그래야 유 중위도 빨리 등급을 올리지.”

“네. 알겠습니다.”

유지태 중위의 얼굴에도 강한 자신감이 붙었다. 그러곤 진우에게 나직이 속삭였다.

“감사합니다, 부부대장님.”

“뭐가?”

“사실 다른 헬퍼분들이 오고 나서 쫄았습니다.”

“그랬어?”

“네. 헬퍼분들이야 워낙에 경험이 많고, 이번에 솔직히 얼마나 활약할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부부대장님께서 나셔주셔서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뭔 그런 생각을 해. 유 중위는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만 잘하면 되는 거야. 그럼 빨리 성장할 수 있어.”

“네.”

“이제 준비는 다 된 거지?”

“네. 그리고 오늘 잘하면 B등급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아. 오늘 한번 뚫어보자고.”

유지태 중위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유지태 중위를 선두로 1번 방을 공략하기 위해 병사들과 함께 들어갔다.

“1조 앞으로!”

“앞으로!”

“사격 개시!”

슝슝슝슝슝슈슈슝.

플총에서 불이 품어져 나왔다. 다가오던 해골들이 플총에 맞아 바스러졌다.

“좀 더 집중해서 쏴.”

“네. 알겠습니다.”

부서진 해골들을 밟고 나머지 해골들이 끊임없이 전진을 했다. 그런데 해골들은 육신이 없어서인지 빈 공간이 너무 많았다. 그렇다 보니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으음…….”

진우도 그것을 지켜봤다.

“플총은 별로 효과적이지 않은데…….”

그때 김슬기 대위의 음성이 들려왔다.

“몸통을 노리지 말고, 조준점을 올려서 머리를 노려!”

“네, 알겠습니다.”

적절한 지시에 병사들의 플총이 해골의 머리 부위로 향했다. 몸통보다는 확실하게 잘 맞았지만 그럼에도 정 조준이 아니면 맞히기 힘들었다. 하지만 전보다 미스 샷은 좀 줄어들었다.

팟! 파파파파팟!

플총에 머리를 맞은 해골들이 무너졌다. 유지태 중위가 진우에게 다가갔다.

“부부대장님. 아무래도 제가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 병사들 뒤로 물리고 자네가 나서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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