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숨긴 귀환자 163화
16. 너, 내 동료가 되어라!(13)
“그러라고 돈 버는 건데. 맞춰줘요.”
“오호. 그럼 나도?”
“네네. 그렇게 해요.”
“고맙다.”
박진철은 신나 하며 멤버들에게 갔다. 그들을 이끌고 앞장서며 큰소리쳤다.
“자! 나를 따르라!”
진우는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손미연을 봤다.
“저는 따로 조 팀장님께 할 말이 있는데 따로 자리를 잡아 주시겠습니까?”
“네. 연락해 놓겠습니다.”
진우는 고개를 끄덕였고, 잠시 후 조세호 팀장을 만나게 되었다. 조세호 팀장은 역시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진우를 맞이했다.
“진우님 오셨습니까.”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다른 분들은…….”
“아. 아이템을 먼저 구입하러 갔습니다.”
“그렇군요.”
조세호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사이 진우는 아공간에서 몬스터 핵 2개를 꺼냈다.
“우선 이것부터 처리해 주세요.”
두 개 다 S등급 몬스터 핵이었다. 그것을 본 조세호 팀장은 피식 웃었다. 이제는 놀랍지도 않았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S등급 게이트를 알고 있기에 이렇게 가져오나 싶었다.
막말로 S등급 게이트는 전 세계에도 몇 개 찾아보기 힘든 곳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궁금증은 지금 이곳에서는 해결할 수 없었다.
“일단 감정부터 하겠습니다.”
“그러세요.”
조세호 팀장이 곧바로 감정을 시작했다. 기기를 통해 확인해 보니 이번 것은 정말 상태가 좋았다.
아니, 점점 괜찮은 것을 가져왔다. 이에 조세호는 감탄을 했다.
“와, 정말 좋습니다. 지난번 것보다도 더 좋네요.”
“네. 신경 좀 썼습니다.”
“이것은 지난번 것보다 상태가 더 좋아서……. 아무래도 이 물건은 경매를 통해 내놓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경매요? 그러지 말고 매입해 주세요.”
조세호 팀장이 바로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으음……. 그렇게 되면 개당 1조 5천억에 구매가 가능한데요.”
그 가격을 듣고 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1조 5천억에서 30%를 세금으로 납부를 하고 나머지는 아무래도 1조 5백억 정도 되었다. 여기서 다시 3%의 수수료를 내야 했다.
하지만 조세호 팀장이 지난번에 말했다. 수수료는 받지 않겠다고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경매를 통해 더 많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알겠어요. 그렇게 해주세요.”
“네. 진우 님. 언제나 저희 디카페인을 애용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조세호 팀장은 진심으로 말했다. 이에 진우가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뭔가 생각이 난 진우가 아공간에서 서류를 꺼냈다.
“아. 그리고 이것 말입니다. 별것은 아닌데…….”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그것을 본 조세호 팀장이 물었다.
“이것이 뭡니까?”
“아, 지난번에 블랙 게이트와 관련된 자료를 구해달라고 하셔서…….”
“아, 예에…….”
조세호 팀장은 또 한 번 놀랐다. 블랙 게이트에 관한 자료는 완전 희귀자료다. 그 어디에서도 쉽게 구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앞에 있는 진우라는 청년은 마치 마실 나갔다가 주워온 것처럼 자료를 툭 하고 꺼냈다.
“……이 자료가…….”
그러면서 조세호 팀장이 흠칫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진우는 블랙 게이트 생존자였다. 블랙 게이트에 관련된 자료를 구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보다는 좀 쉬울 것 같았다.
“제가 가지고 온 자료가 쓸 만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가져오면 천억이라고 해서요.”
“네. 맞습니다. 일단 저희가 검토를 한 후에 저쪽에서 사겠다고 하면 거래가 되는 것입니다. 일단 천억이라고 했지만 전체적인 금액은 사가는 사람이 결정할 것입니다.”
“알겠어요.”
“그런데요. 진우 님. 저쪽에서 만약에 정보 출처라도 원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까요?”
진우가 곰곰이 생각을 했다. 조세호 팀장은 얘기를 해줄 때까지 기다렸다.
“으음……. 어차피 제가 블랙 게이트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니까요. 만약에 저쪽에서 원한다면 연결해 주세요.”
조세호 팀장의 표정이 밝아졌다.
“네. 알겠습니다.”
한대광 회장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있었다.
“뭐? 정보?”
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전혀 뜻하지 않고 있었다. 혹여 그때 그 사건으로 정보를 제공해 줄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반신반의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확실한 거지?”
-네. 그렇습니다. 회장님. 저희 쪽에서 검토를 해봤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한번 보셔야 할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래. 디카페인에서 검토를 해봤다면 정보야 확실하겠지. 알았어. 일단 나에게 보내봐.”
-네. 지금 보냈습니다.
디카페인 측에서는 요약본을 보냈다. 한대광 회장이 곧바로 컴퓨터를 통해 요약된 정보를 열었다.
“으음…….”
요약된 정보를 쭉 읽어 내려가는 한대광 회장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그 속에 자신이 원하는 정보도 들어 있었다.
“이 정도면 아마도 마그마 길드에서 나온 정보도 맞는 것 같은데.”
한대광 회장의 중얼거림을 듣고 바로 옆에 있던 다크 스피어 길드장이 입을 열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저쪽에서 확실히 넘어온 것이 맞습니다.”
“그럼 구매하는 것이 맞는다는 거지?”
“네. 회장님.”
한대광 회장이 바로 디카페인 측과 통화를 했다.
“그 자료 구매하겠네.”
-그럼 얼마에 구매하실 것입니까?
“얼마면 될 것 같아?”
-저희가 추정하시기에는 5천억 정도 예상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것 같은 경우에는 5천억 정도면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한대광 회장은 남아도는 것이 돈이었다. 5천억 정도는 충분히 내고도 남았다.
“5천억? 그 정도는 충분히 지불하지. 그만한 가치가 충분해.”
-네. 알겠습니다. 그럼 상대방에게도 그리 전하겠습니다.
“그러지. 그리고 말이야.”
-네.
“혹시 이 자료를 가지고 온 인물을 알 수 있을까?”
한대광 회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당연히 안 되는 줄 알지만 혹시 가능한지 물어본 것이다.
-아…… 회장님 신분을 알려면…….
“내가 천억 더 얹어 주지.”
-그리 말씀을 하신다면……. 요즘 회장님께서 S등급 몬스터 핵을 구매하시지 않습니까.
“그렇지. 설마……. 같은 사람인가?”
-네, 맞습니다.
“그럼 그 사람과 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나?”
-가능합니다.
“그래? 알겠어. 자네가 자리를 좀 만들어주게.”
-네, 회장님.
전화를 끊은 회장은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도대체 이 자료를 가지고 온 인물이 누군지, 또한 S등급의 몬스터 핵을 판 인물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것이었다.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S등급일 텐데……. 그를 우리 쪽으로 섭외할 수 있다면…….’
이 순간 한대광 회장의 머릿속이 빠르게 움직였다.
진우와 한대광 회장의 만남은 그다음 날 바로 이루어졌다. 만남의 장소는 대광호텔이었다. 그곳에 내린 진우가 대광호텔을 올려다봤다.
“여기 자주 오네.”
진우가 대광호텔로 들어가자 정장 입은 비서가 다가왔다.
“혹시 이진우 씨?”
“네.”
“회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안내해 주세요.”
비서는 이진우를 데리고 한대광 회장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를 만나러 가는 길 진우는 한대광 회장에 대해서 생각했다.
‘일단 한대광 회장은 괴짜에 S등급 몬스터 핵을 전부 사 갔다는 말이지.’
이 정보는 디카페인의 조세호 팀장이 제공해 줬다. 자신 역시 한대광 회장에게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알려준 것이다.
그 외 한대광 회장은 S등급 아이템을 광적으로 수집하는 수집광이었다.
‘일단 이 정도인데…….’
비서를 따라 어느 방으로 안내가 되었다. 문을 열자 한대광 회장이 고집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진우가 맞은편에 앉았다.
맞은편에 앉아 바라본 한대광 회장의 첫 느낌은 괴짜라기보다는 냉철한 인물처럼 보였다.
“만나서 반갑소. 나 한대광이오.”
“네.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이진우 씨입니까?”
“네. 맞습니다.”
“후후후,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네.”
한대광 회장의 말에 진우가 쓴웃음을 지었다. 아마도 블랙 게이트와 관련되어 TV나 신문에 나왔을 때 보고 저런 말을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대광 회장은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다.
사실 한대광 회장의 외손녀 조유진과 만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 자료를 가지고 온 사람이 이진우라는 사실에 놀랐다. 그래서 언젠가는 만날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다만 이런 식으로 만날 줄은 몰랐던 것이다.
“판매한 자료는 잘 받았소. 사실 블랙마켓을 통해 거래되어 자료만 받으면 끝인데 늙은이의 욕심으로 이진우 씨를 만나고 싶었소.”
“네.”
“사실 부탁할 것이 있소.”
“…….”
부탁이라는 말에 한대광 회장을 바라봤다. 그제야 고집스러운 모습이 살짝 나타났다.
“혹시 블랙 게이트에 들어가기 전 또 다른 블랙 게이트에 관해 알고 있소?”
“네. 알고 있습니다. 그 자료를 통해 파악을 했습니다.”
“알고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 블랙 게이트에 우리 외손자가 들어갔네. 그러다가 그레이 게이트로 바뀌었고, 끝내 우리 외손자는 나오지 못했다네. 내가 알기론 말이야. 그레이 게이트에서 살아 돌아온 생존자는 다시 블랙 게이트나 그레이 게이트에 들어가는 것이 제한이 없다고 들었네.”
“…….”
그레이 게이트는 살아 있는 게이트가 맞다. 다만 그레이 게이트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특별한 조건이 필요하다. 바로 그곳에서 살아 돌아온 생존자. 그들이 아니면 다시 들어가지 못한다. 그래서 그레이 게이트는 폐쇄를 시킨다. 여태까지 살아 돌아온 생존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외국에는 한두 명 정도 있다고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진우가 살아 돌아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진우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런 얘기는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이 늙은이가 부탁을 좀 하겠네. 들어가서 내 외손자의 생사라도 알아봐 줄 수 없겠는가? 죽었다면 유품이라도…….”
그 말에 한대광 회장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슬픔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진우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그레이 게이트에서 살아 돌아온 플레이어는 다시 들어갈 수 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진우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자신이 생각했던 그 불길한 예감이 맞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우는 그 일을 별로 하고 싶지 않았다.
“회장님. 그 일은 좀……. 사실 전 군인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돈이라면 얼마가 되었든 주겠네.”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저도 블랙 게이트에서 겨우 살아 돌아왔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때의 악몽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합니다. 지금도 무척이나 힘든 상태입니다. 그런데 외손자분이 들어간 블랙 게이트가 어떤 게이트인지도 잘 모릅니다. 게다가 저 혼자 들어가야 할 것 아닙니까. 내가 들어갔던 블랙 게이트는 천 명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겨우 살아 돌아온 사람은 저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