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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숨긴 귀환자-176화 (176/177)

힘을 숨긴 귀환자 176화

16. 너, 내 동료가 되어라!(26)

“이진우에게 뭔가가 있는 것이 맞는 걸까?”

“이진우가 현재 하는 행동을 봐봐, 그 녀석 분명 흑룡의 유물을 가지고 나왔다니까.”

“만약 그것을 가져갈 수만 있다면 우리도 길드를 제대로 키울 수 있어.”

박태윤과 이승리의 목표는 자신의 길드를 최고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신화그룹 밑에서 어지간한 일을 도맡아 가며 해왔다. 물론 황상옥 회장은 자신의 손자인 황준수를 신화단의 리더이자 신화길드장의 마스터로 만들 생각이다. 물론 이러한 일은 본인의 생각이었다. 박태윤은 자신이 먼저 S등급 올라가기만 한다면 신화그룹와 선을 그을 생각이었다. 더 이상 하청업체와 같은 상하 관계가 아니라 제대로 된 길드로 말이다.

그리되려면 흑룡의 유물이 꼭 필요했다.

“아무튼 교대 시간 다 되었으니까. 슬슬 움직이자.”

“그래.”

신화길드는 그 길로 그레이 게이트 근처에 왔다. 몸을 숨기고 먼 곳을 바라봤다. 때마침 그곳을 지키던 대원 한 명이 시계를 확인하고는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대원이 멀찍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후 신화길드들이 후다닥 움직였다. 그러고 10여 분이 흐를 때까지 앞으로 달려갔다. 잠시 후 게이트가 보였다.

“어? 정말 게이트가 활성화되었는데.”

“그러네. 진짜 들어갔나 보네.”

“어서 서두르자.”

“서둘러 게이트 안으로 들어간다.”

“네.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들 역시 진우를 따라 활성화된 그레이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진우가 그레이 게이트에 들어간 순간 알람이 떴다.

띠링!

-흑룡의 숨겨진 둥지 입구에 입장하였습니다.

“흑룡의 숨겨진 둥지 입구? 여기가 흑룡의 둥지 일부라는 건가?”

진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면서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그레이 게이트여서인지는 몰라도 딱히 몬스터들이 보이지는 않았다.

“몬스터는 다 정리가 된 건가?”

진우가 저벅저벅 걸어 들어갔다. 가다 보니 여기저기 해골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외 여러 가지 흔적들이 보였다.

“이것 참……. 탐지꾼이 아니라면 어디가 중심부인지 알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진우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계속해서 걸어갔다. 그런데 저쪽에서 스산한 기운이 느껴졌다.

“응? 저쪽인가?”

기운이 느껴진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터벅터벅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좀 더 걸음을 옮기다 보니 일렁이는 어둠 사이로 몬스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순간 진우는 경계를 하며 기운을 끌어올렸다.

그 기운을 느낀 몬스터들이 기겁을 하고, 비명을 지르며 허겁지겁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끼아아아오.

“뭐야. 이놈들……. 싸울 생각이 없나?”

진우는 잔뜩 경계했던 것을 풀었다. 그때 왼쪽에서 알람들이 계속해서 깜빡깜빡거렸다.

“아, 참…….”

곧장 흑룡인들을 소환했다. 검은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더니 김철수 중사, 최대근 중사, 임백호 상사가 나타났다. 최대근 중사는 언제나 그랬듯 잔뜩 불만 어린 얼굴로 입을 열었다.

“대장! 혼자 다 하려고 그랬습니까? 왜 저희를 안 부릅니까?”

“미안, 내가 잠깐 깜빡했었다.”

진우가 바로 사과하자 최대근 중사는 더 이상 따질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주위를 살폈다.

“그런데 여기 엄청 조용합니다.”

“그러게. 별것 없을 것 같은데…….”

“대장 알람 보셨지 않습니까. 만약 이곳이 흑룡의 일부라면 아마 흑룡의 힘을 알 겁니다. 그러면 대장에게 함부로 굴지 못할 겁니다.”

최대근 중사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그럼 우리에게도 함부로 못 할까?”

“한번 시험해 보자.”

김철수 중사의 말에 두 사람이 직접 움직였다. 두 사람이 몬스터들에게 다가갔다. 몬스터들은 두 사람을 향해 날카로운 경계를 하다가 그들 몸에서 흑룡의 기운이 일렁거리자 후다닥 도망을 쳤다.

최대근 중사가 몸을 돌리며 말했다.

“대장! 이 녀석들 우리들 보고도 쪼는데요.”

“우리가 일부러 약한 애들에게만 가서 그런 거 아닐까?”

“아니야. 그래서 좀 세 보이는 녀석과 무리 지은 곳을 왔잖아.”

“하긴 그랬지.”

김철수 중사도 동의를 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임백호 상사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공략이 제대로 끝나지 않은 상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났고, 그걸 끝내지 않아 몬스터들이 흩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으음…….”

일리 있는 말이었다. 아마도 몬스터들은 중심부에 모여 있을 것이다.

“그럼 몬스터들의 흔적을 따라가면 되는 거겠죠?”

“네. 대장.”

“좋아요, 갑시다.”

그렇게 이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최대근 중사가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 힐끔 뒤를 보고는 진우에게 말했다.

“대장, 뒤에서 누가 따라오는데요.”

“누가?”

“제가 확인을 한번 해옵니까?”

“아니, 너 말고 김 중사.”

“네.”

“김 중사가 가서 알아봐.”

“알겠습니다.”

김철수 중사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사이 진우는 천천히 앞으로 이동했다. 그로부터 10여 분이 흐른 후 검은 기운이 일렁이며 진우 곁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장.”

“누구야?”

“신화길드인 것 같습니다.”

“확실해?”

“네. 아예 신화길드라고 표식을 드러내놨던데 말입니다.”

“신화길드? 그들이 왜…….”

“아무래도 꼬리를 밟힌 것이 아니겠습니까?”

“재미있는 놈들이네. 그런데 뭐 어쩌면 잘된 일인지도 몰라. 사실 저놈들 때문에 1,000명의 희생자가 나온 거 아니야.”

“맞습니다. 저희도 죽었구요.”

김철수 중사가 스산한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기회에 복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철수 중사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떻게……. 지금 쓸어버립니까?”

임백호 상사가 바로 말렸다.

“아니. 아직은…… 일러. 일단 우리 지도부터 찾고 시작하자. 어차피 저놈들 미끼가 되어서 몬스터를 끌어주면 좋은 것이고.”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김철수 중사와 최대근 중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진우 역시도 공감이 되었다.

“자. 그럼 저놈들 신경 쓰지 말고 이동하자고.”

“네.”

그렇게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다시 한참을 걸어가던 그때 김철수 중사가 한곳을 가리켰다.

“저기 보십시오.”

김철수 중사가 가리킨 곳에 사람 석상 같은 것이 세워져 있었다. 그 주위로 어둠이 용솟음 치고 있었다.

“혹시 저 사람이 조유진 씨 오빠 아닙니까?”

“조유진?”

“왠지 그런 것 같습니다.”

진우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다가갔다. 그런데 정말 석상이었다. 진우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천천히 손을 뻗었다. 석상에 손이 닿는 순간 팟 하고는 스파크가 튀며 균열이 생겨났다.

균열은 석상 전체로 퍼지더니 이내 파파팟 하며 깨졌다. 그 안에서 조유진과 닮은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

진우는 심각한 얼굴로 그를 봤다. 딱 봐도 조유진의 오빠인 조영진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혹시 조영진 씨 됩니까?”

“…….”

하지만 눈을 감고 있는 사내에게서는 그 어떤 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진우가 재차 물으려고 할 때 낮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르르릉…….”

진우가 깜짝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손을 휘둘렀다. 그런데 정확하게 조영진의 뺨을 후려친 것이다.

쫘악!

뺨을 맞은 조영진의 몸이 부웅 날아가 한쪽 벽에 처박혔다.

“아이씨, 깜짝이야!”

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철수 중사가 바로 진우를 불렀다.

“대장…….”

“아…….”

진우도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당황했다. 최대근 중사가 즉시 조영진에게 다가갔다. 그러곤 놀란 눈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대장……, 죽은 것 같습니다.”

“죽어? 이거 한 대 맞고?”

진우 역시 놀랐다. 임백호 상사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말했다.

“아마도 뭔가 구속이 된 것 같습니다.”

“구속?”

“네. 이곳에 접근하려는 침입자를 막으라는 암시를 받고 있었지 않은가 싶습니다.”

“그래요?”

진우는 임백호 상사의 말을 듣고도 고개를 갸웃했다. 그사이 김철수 중사도 조영진 곁으로 갔다. 그는 품을 뒤적거리다가 지도를 꺼냈다.

“대장! 이거 아닙니까?”

“이리 줘봐.”

김철수 중사가 가져왔다. 진우가 그 지도를 손에 쥐자 바로 알람이 울렸다.

띠링!

-흑룡의 지도를 획득했습니다.

“흑룡의 지도가 맞아.”

“맞습니까? 다행이다. 그럼 이제 끝난 거죠?”

“흑룡의 지도를 찾았으니까.”

“그럼 이 사람은 어떻게 하죠?”

쓰러진 조영진을 가리켰다. 최대근 중사도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그러게. 아무리 그래도 대장에게 한 대 맞고 죽는 건 아니지.”

“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그리고 나 힘도 주지 않았어.”

“그래도 대장이 때린 것은 사실이고. 죽은 것 역시 사실이지 않습니까.”

진우는 그 말을 듣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조유진의 오빠였다. 찾아주겠다고 했고, 알려주겠다고 했다. 막상 지금 상황에서는 뭐라고 얘기를 해야 할지 참 곤란했다.

임백호 상사가 그 해결 방법을 넌지시 말했다.

“대장. 이 친구도 흑룡인으로 만들 수 있지 않습니까.”

“흑룡인요?”

“네. 만약 정말 죽었다면 24시간이 되지 않았을 것이고……, 이 안도 흑룡의 둥지가 아닐까요?”

“그래요? 그럼 어디 한번 해볼까요?”

진우는 살짝 의심이 들었지만 어쨌든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이었다. 슬쩍 스킬 목록을 보며 흑룡의 은혜 스킬을 확인했다.

-흑룡의 은혜[SS]

흑룡의 둥지에서 죽은 이를 흑룡기(S)를 통해 되살릴 수 있습니다.

*단 사망한 지 24시간 이내의 대상만 가능합니다.

“해보죠.”

진우가 결심을 하고 손을 뻗었다. 그 순간 흑룡의 은혜가 떴다.

띠링!

-흑룡의 은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흑룡기(S)를 이용해서 대상을 소생시키겠습니까?

“한다.”

잠시 후 흑룡의 기운을 받은 조영진이 눈을 떴다. 그는 빠르게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진우가 그를 보며 물었다.

“깨어났습니까?”

“아, 예에……. 그런데 누구십니까?”

“설명하자면 긴데…….”

진우가 난감해하며 뭔가 설명을 하려고 하는데 김철수 중사가 끼어들었다.

“대장 그것은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김 중사가?”

“네.”

“그래…….”

김철수 중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영진을 데리고 구석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뭔가 설명을 하는 행동을 보였다. 한참 동안 얘기를 하고는 다시 진우에게 돌아왔다.

“절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뇨. 구해줬다기보다는 이게 참 뭐라고 설명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너무 개의치 마세요. 대장이 이미 절 쓰러뜨리기 전에 전 목숨을 다한 상태였습니다. 죽기 직전에 갑자기 어둠의 기운이 들어와 죽지도, 살지도 못한 상태로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기억이 없지만……. 어쨌든 그 전 기억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자책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래요? 고마워요.”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감사하죠. 모든 에너지를 쥐어짜다가 침입자에게 죽을 상태였습니다. 대장이 절 살려주신 겁니다. 아마도 대장이 한 번에 절 죽이지 않았다면 생명력이 고갈되어 온몸이 바스러졌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진짜로…….”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나가볼까요?”

진우의 말에 조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다시 들어온 입구를 향해 나가려는데 조영진이 멈춰 섰다.

“왜 그러시죠?”

“대장. 괜찮다면 나는 좀 늦게 나가도 괜찮겠습니까?”

“왜요?”

진우가 의문을 가지고 조영진이 살짝 민망한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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