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5화 (12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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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도를 완전하게 포위하는 형태로, 큰 벽을 만들 수 있었다.

이것으로 당분간은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그 사이에 대책을 짤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최종적인 목표는 마물의 근절이지만, 그 방법 같은 것도 논의하지 않으면 안 되고, 마침내 슈트롬측의 마인도 나왔다.

솔직히 발을 묶는 것이 이 정도라는 것도 불안감이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오구들에게 돌아왔다.

비행 마법을 해제하고 바닥에 내린 나를 맞이한 것은 각국의 병사들의 환호였다.

「굉장했어! 마왕!」

「아니! 이건 이제 마왕님이라고 불러야겠지!」

뭐라고?! 마왕만으로도 쪽팔린데 거기에 님이라고?!

「마왕님! 뭐야?! 묘하게 어울리잖냐!」

「마왕님! 마왕님!」

갑자기 일어난 마왕님 콜에 나는 망연자실했다.

…우리들은, 도대체 언제부터 마왕군이 되었던 걸까…?

그런 망연자실한 나에게 시실리와 김에 오구가 다가왔다.

「신군! 굉장했어요!」

「정말…뭐냐 저건? 솔직히 괴기 현상으로 밖에 안 보였다고?」

「괴기 현상이라니…마물의 무리가 도착하기 전에 포위하지 않으면 안 됬으니까, 급하게 하니 저런 형태가 됐어」

「정말, 역시 자중을 몰랐나」

「어라? 저건 글렀나?」

화려한 공격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고, 병사씨들에게도 받아들여지고 있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다.

「저건 지나친 초상 현상에 이해가 뒤따르지 않았을 뿐인 일종의 현실 도피다.」

현실 도피라니…라고 오구와 그런 대화를 하고 있으니 지휘관씨들도 모여들었다.

「거참, 역시 마법사의 왕, 마왕이라고 불릴 만합니다.」

「정말, 아우구스트 전하들의 마법도 굉장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이건 좀…」

「자릿수가 다르지?」

말끝을 흐린 지휘관씨의 대사의 뒤를 오구가 이어받았다.

말하기 어려운 것을 시원스럽게 말한 오구에 지휘관씨들은 눈을 부릅뜨고 있다.

「뭘 그렇게 놀라고 있나? 신과 우리 사이에 엄청나게 큰 실력의 차이가 있는 건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오구에 또 다시 지휘관씨들은 놀랍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것은 그럴지도. 오구는 잊어버리기 쉽지만 왕족이다.

왕족의 인간이 다른 인간보다 열등하다는 등, 면전에서 입에 담기 어렵다.

그것을 자신의 입으로 말하는 것 따위, 사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실력 차가 너무 크면 반대로 분하지도,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신경 쓰지 마라」

「그건 그렇고 오구, 지금부터…」

그런 오구에게 앞으로의 일을 물어보려고 할 때였다.

『훗후후, 아하하하! 아하하하하하!!』

확성 마법일 것이다.

돌관공사로 만들어 낸 벽 앞에 있는 우리들 전원에게 들리도록 갑자기 유쾌한 웃음 소리가 메아리 쳤다.

『거참, 여전히 터무니없는 일을 저지르시는군요.』

그리고 그 목소리는 익숙한 목소리였다.

「오구! 이건!」

「알고 있어!」

『후후, 오랜만이군요. 아우구스트 전하, 신 월포드군』

「네놈! 슈트롬!」

그래, 마인들의 수괴. 올리버 슈트롬의 목소리였다.

갑자기 울려퍼지는 슈트롬의 홍소.

그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 우리는 바로 슈트롬이라고 알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이 처음 그 목소리를 들은 것 같다.

「어, 어이, 신. 슈트롬이라니…」

「가란씨는 처음이었나요? 이 목소리의 주인이 마인들의 수괴, 올리버 슈트롬입니다.」

「지, 진짜냐…!」

가란씨의 질문에 답한 것에 각국의 지휘관 사이에서 비상이 걸렸다.

그것도 그럴 것이다.

어쨌든 마인의 수괴라는 것은 자신들이 적대하는 세력의 TOP.

이른바 라스트 보스이다.

강제적으로 마물을 만들며, 인간조차 마인으로 바꾸어 버린다.

그런 존재가 갑자기 이 자리에 소리만이지만 나타난 것이다. 공포를 느끼지 않을 리가 없다.

공포와 당황이 퍼지는 가운데, 확성 마법에 의해 슈트롬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거참, 마물을 부추기면 어떤 반응을 할까 생각했더니…터무니없는 짓을 하시네요, 신 월포드군?』

마물을 부추기면이라니…재미삼아 이런 일을 저지른 거냐?!

「여전히 웃기는 놈이네!」

「진정해 신. 놈이 일부러 나온 거니, 뭔가 속셈이라든지 있을지도 모른다.」

슈트롬의 장난삼아 한 행동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무심코 목소리를 높였지만, 오구에게 막혔다.

오구도 내심으로는 상당히 화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지금까지 행동을 잘 파악할 수 없었던 마인들의 향후 동향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판단했는지, 슈트롬이 다음 말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분노를 억누르고 냉정하게 적의 동향을 찾고자하는 오구의 모습에 나도 조금은 안정되어, 슈트롬의 말을 듣기로 했다.

『그럼, 이걸로 우리 주변이 전부 벽으로 덮여, 격리되어 버렸네요.』

일단 현상을 확인하는 슈트롬,

확실히 대량의 재해급의 마물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기 위해서 급하게 벽을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슈트롬들 마인을 격리한 형태가 된 것이다.

『이 땅을 둘러싼 벽 속에는 재해급의 마물들이 뒤섞여 상당히 재미있는 상황이 되어 있네요~』

그러고 보니, 아직 벽 위에 올라가 울타리 안을 확인하지 않았는데, 도대체 안은 어떻게 되어 있는 걸까?

벽의 재료로 했기 때문에 벽 안에는 깊은 해자가 있어, 벽에는 접근하지 못할 것 같지만.

『후후, 이 벽이 무너지면…어떻게 될까요?』

「뭣?! 벽을 부술 생각이냐?!」

불길한 말을 지껄이는 슈트롬에게 과잉 반응을 보이는 지휘관 중 한 명.

하지만 나에게 그것은 예상 범위 내이다.

슈트롬은 당연히 벽을 무너뜨릴 생각을 할 것이고, 그것을 쉽게 할 수 있는 힘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예상 밖의 일이었던 듯, 이 자리에 모인 각 군에 동요가 퍼져나간다.

『어라? 월포드군은 의외라는 표정을 짓지 않으시네요? 예상하셨나요?』

「아아.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하잖아?」

우리들…라고 할까, 직접 싸워본 적이 있는 나는 슈트롬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이런 벽 따윈 쉽게 파괴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

새삼스럽게 놀랄 것이 아니다.

그래도 벽을 만든 것은 이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서 협의를 할 시간이 조금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는 팔짱을 끼고 슈트롬의 생각 따윈 전부 환하게 알고 있다는 듯이 대답했다.

『자, 오늘 여러분에게 말을 걸었던 건 한 가지 제안이 있기 때문입니다.』

「…」

위험해. 내 목소리가 슈트롬에게 닿지 않아.

아마 원견 마법으로 이쪽을 보고, 확성 마법으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고 생각되는데, 확성 마법을 쓰지 않고 평범하게 대답했다.

멋있는 얼굴로 대답했더니 실은 상대방에게 들리지 않은 것에 매우 부끄러워져버린 나는 팔짱을 낀 채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옆에서는 오구가 필사적으로 어금니를 악물어,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웃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다른 모두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거나 입을 손으로 가리고 있다.

내 목소리는 주위에 있던 사람들에게 밖에 들리지 않아, 지휘관들의 눈에는 다른 의미로 보인 것 같다.

「아우구스트 전하께서 저렇게 분노하시다니…」

「얼티메이트·매지션즈의 분들이 저런 반응을 보이다니…도대체 무엇을 건다는 거지?」

적의 보스가 나타나 이제 막 선전포고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절대 웃으면 안 된다.

그 때문에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슈트롬의 요구에 분노하거나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위험한데. 이거 모두의 사기가 저하되는 거 아닐까?

그런 위기감을 느끼고 있자 슈트롬이 그 제안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실은 말이죠, 저는 이번에 결의한 겁니다.』

결의?

「결의인가…이 상황을 봤을 때, 드디어 세계 정복이라도 결심했나?」

슈트롬의 말에 의식이 향해, 겨우 안정을 되찾은 오구가 그렇게 중얼거린다.

이 상황에서의 결의 표명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마땅하다.

주위의 사람들도 그것을 예상했는지 험상궂은 표정을 짓고 있다.

하지만 다음에 뱉은 슈트롬의 말은 우리의 예상을 웃돌았다.

『세계를 멸할 … 결의를 말이죠』

그 말을 듣는 순간, 우리들의 시간이 멈췄다.

지금…슈트롬이 뭐라고 했지?

세계를…멸한다!?

『뭐?! 바보 같은! 그런 짓을 해서 뭐가 된다는 거냐?!』

오구가 무심코 확성 마법을 켜고 슈트롬에게 닿도록 큰소리로 외쳤다.

『이런, 이거이거 아우구스트 전하가 아닙니까? 평안하신지요.』

『그렇게 실없는 인사에 어울릴 시간 따윈 없다! 네놈, 지금 뭐라고 했지?! 세계를『정복』하는 것이 아니라『멸한다』라고?! 그런 짓을 해서 뭐가 되지?!』

슈트롬의 공기를 읽지 않는 인사에 오구가 자극받아 아까의 발언의 진의를 알아내려고 한다.

애초에 마물이나 마인을 양산하는 것은 슈트롬의 동료를 늘리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나?

그렇게 늘린 동료들과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세계를『정복』하려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그런데 슈트롬은 하필이면 이 세계를『멸한다』라고 말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우리 인간들에게 상당한 원한이라도 가지고 있는가?

슈트롬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자, 슈트롬은 참으로 깨끗이 그 심정을 토로했다.

『아무것도 되지 않아요?』

『…뭐?』

너무 시원스럽게 단언했기 때문에 순간 멍해진 오구.

그런 오구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잇는 슈트롬.

『딱히 세계를 망치고 싶어서 멸한다는 게 아니에요.』

『의…의미를 모르겠다.…』

『의미가 없으니까요.…이 세계가 존속하는 의미도』

『무, 무슨말을 하는 거냐?!』

더욱 더 의미를 모르게 된다.

멸하는 것에 의미는 없지만, 멸한다?

뭐야? 그 선문답 같은 대답은!?

게다가 세계가 존속할 의미가 없다니, 무슨 소리야?

『글쎄요. 제 말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여러분의 마음대로겠죠. 제가 세계를 멸망시킬 결심을 굳혔다, 그것만 이해하면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너무 제멋대로인 말.

자신이 멸하고 싶으니까 멸한다.

이유는 의미 불명.

그것을 듣고 있는 모두도 공포보다 당황이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슈트롬은 무척이나 당황하고 있는 우리들 따윈 전혀 개의치 않고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그런데, 세계를 멸망시키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좋지만, 이대로 제가 각국에 쳐들어가도 재미가 없죠.』

『재, 재미가 없다…고!』

세계를 멸하기 위한 행동을 재미라든지, 재미없다라든지로 결정하는 거냐!?

역시 마인이라는 것은 미쳤다!

『앞으로 한 달』

『뭐?』

『한 달의 유예를 드리겠습니다. 그 사이에 전력을 증강시켜 한 달 후에 이 월포드군이 만든 울타리 안에서 자웅을 정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마인의, 슈트롬의 비정상함에 분노하고 있자, 슈트롬이 그런 제안을 해왔다.

가벼운 기분으로, 그것은 마치…

『…마치 게임이라도 하자는 모습이군?』

오구가 말한 것이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

슈트롬의 말은 마치 모두 게임이라도 하자는 것이다.

『그렇군요. 이건 게임입니다.』

『뭣!』

『후후후, 최대한 즐겁게 해주십시오. 슬슬 저도 지금의 상황이 지루해졌습니다. 그럼 한 달 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어, 어이! 그런 것, 우리가 승낙하는 걸로 보이는 건가?!』

『승낙하지 않는 경우에는…그렇네요, 각국을 차례로 섬멸 해 나가게 되겠지요.』

『네, 네놈!!』

게임에 참가하지 않는 경우 슈트롬은 각국을 침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우리에게 선택지가 없어졌다.

한 달 후, 이 재해급의 마물이 즐비한 울타리 안에 들어가, 자웅을 결정한다는 게임에 강제 참여가 결정되었다.

『그럼 어려분, 평안하십시오.』

『기다려! 슈트롬!!!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어이!!』

작별 인사를 마친 슈트롬이 이후 오구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솔직히 최악의 전개구나 이거.

가능하다면 마인들과 서로 상관하지 않고, 공존은 아니더라도 불간섭의 관계를 맺고 싶었다.

그것이 마인 측으로부터의 일방적인 선전포고와 함께 전면전으로 이행하게 되었다.

그것을 회피하지 못하게 된 것이 천추의 한이었는지 오구가 험상궂은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오구…일단 왕도로 돌아가자. 이 일을 보고해야…」

「…그렇군…게다가 각국에도 보고가 필요하구나…」

이 사태를 피하고 싶었던 오구는 의도가 빗나간 것에 낙담을 감추지 않았다.

또한 이 자리에는 각국의 지휘관들이 모여, 방금의 추이를 모두 봐버렸다.

은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급히 정상 회담이 필요하다. 게다가 한 달 후에 대한 대비도 말이야」

아까까지 낙담하고 있던 오구였지만, 곧 마음을 다잡았는지 각국의 지휘관드렝게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전달했다.

지휘관들뿐만 아니라 각국의 병사들도 경악과 절망으로 모두 푸른 얼굴을 하고 있다.

눈앞에서 세계의 평온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일전하여 멸망의 위기이다.

이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대가 재해급의 마물과, 지금까지보다 강한 마인.

아무리 얼티메이트·매지션즈가 인류의 테두리를 벗어나려 하고 있다고 해도 총 열두 명이다.

수백, 수천의 재해급 마물과, 그 얼티메이트·매지션즈조차 고전한 마인이 상대가 되면…인류의 미래에 절망밖에 느껴지지 않는 걸까.

정말…어떻게 하지…?

「그런데…왜 갑자기 이런 제안을 해왔을까요?」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으니 근본적인 부분이 신경이 쓰였는지 시실리가 그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우리와 그들에게서 분열된 마인들이 싸우고 있었을 때에도 전혀 손을 대지 않았는데…왜 갑자기 이런…」

시실리가 그렇게 무심코 내뱉어 버릴 정도로 빠른 전개이다.

만약 처음부터 세계를 멸할 생각이었다면 세계를 정복하고 싶어 했던 그 마인들과 분열되지 않았을 것이고, 방치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게 왜 갑자기?

「…인간을 그만 둔 사람의 생각 따윈 모르겠지만…」

잠시 생각하더니 오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의외로 뭔가 세계에 절망하는 일이라도 있었을지도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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