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9화 〉용의 도시 발데가리아 (99/274)



〈 99화 〉용의 도시 발데가리아

"흐으…."


내 위에 올라탄 메이가 요분질을 치다가, 결국에는 지쳤는지 내 가슴팍을 짚은 채 신음했다.


침대보는 애액이나 정액으로엉망진창으로 젖어 있었고, 메이의 전신은 땀이 줄줄 흘러서 그런지 끈적거렸다.

게다가  몸도 그랬다. 허리가 아릿한 정도로 시큰거리는 게, 우리가 얼마나 해댔는지 얼추 알게 하는 지표가 되었다.


나는 메이의 허리를 붙잡았고, 메이는 몸을 숙여 내 목을 제 입술로 지분댔다. 그 틈에 허리를 올려 쳐박았다. 정액이 가득 들어찬 질내는 끈적하게 자지를 물고 빨았다.


"읏… 흐… 아윽."


신음을 할 기운도 없는지 얕게 숨을 뱉어낸 메이는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안에 쳐박히고 있던 내 자지가 뽑히자 정액이 메이의 몸을 더럽혔다. 방금 사정한 정액이 요도구에서 흘러나와  배, 메이의 허벅다리를 적셨다.

존나 피곤하네. 내가 이마를 쓸며 말하자 메이가 흐리게 풀린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후…  쉬자."


메이 역시 그 말에 동의하는지, 내게 안긴 상태로 헐떡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곱슬머리가 가슴팍을 간질였다.

분명 처음에는  생각  하고 아침 발기 해결할 생각으로 했었던 거였는데….

나는 열린 나무창 밖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태양빛과 바다내음을 느끼면서 메이의 몸을 당겨 품에 안았다. 메이의 가슴골에는 방금 내가 싸지른 정액이 묻어있었다.


얼추 정오 근처 쯤은 되는지 나무창에서 이어지는 그림자는 짧았다. 메이는 내게 안긴 채로 칭얼댔다.


"나 씻고 싶어…."


"나도."

메이의 몸에는 정액이 잔뜩 묻어 얼룩덜룩했다. 희고 깨끗한 피부 위로 정액이 잔뜩 묻어있으니 시각적 자극은 상당했지만, 내 자지는  이상 서지 않았다. 너무 해댄 탓이었다.


심지어 그 큼직하고 탄력 있는 가슴이 내게 눌려댔음에도 내 자지는 정액 몇 방울을 토해내고는 드러누웠다.

그걸 내려다본 나는 몸을 일으켰다. 진짜 씻어야지. 이대로 가다가는 정액 범벅인 채로 지하 연구실에 들어가게 생겼다.


침대에서 다리를 내리는데, 메이가 내 손목을 붙들고는 신음했다.

"…업어줘. 허리가 안 움직여."


메이가 몸을 일으키려고 아기 사슴 밤비마냥 몸을 떨어대는 걸 보자니 여왕이 떠올랐다.

그렇게 많이 했나, 싶어서 눈을 돌리니, 메이의 순산형 엉덩이 사이로 정액이 울컥울컥 솟아나고 있었다.


흠, 많이 했네.

나는 결국 메이의 몸에 가운 한 장을 둘러주고, 내 몸에도 가운을 두른 후에 저택 한 켠에 있는 욕실까지 걸었다.

"다행히 아무도 없네."


욕실 바로 엎에서 만난 하녀를 제외하자면 저택 안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 비어있었다.

다들 지하 연구실 레이드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녀에게 물을 데워달라고 부탁한 뒤에야 메이를 데리고 욕실 안으로 들어섰고,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욕조에 물이 채워지기 무섭게 메이를 데리고 물 안으로 몸을 담궜다.

"으… 허리 아파…."


메이는 물에 몸을 담그자마자 그렇게 칭얼댔다.

그 풍만한 가슴을 전면에 드러내고는, 젖어버린 가운을 벗어 욕조 틀에 내버려뒀다.

이미 몸을 밤낮으로 섞어댄 탓일까, 메이는 더 이상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게 몸을 보여주는 게 자연스러운 것처럼 몸을 담근 채로 제 허벅다리를 문질렀다.

"으, 나 멍 들었어. 현성아, 봐줘."


그렇게 말하며 메이가 제 다리를 욕조 밖으로 꺼냈는데,  탓에 보지 위로 물이 찰박거렸다.


서고있는 자지를 드러낸 채로 욕조에 몸을 담궈 메이의 무릎을 바라봤다.

은근히 붉은빛이 감도는 게, 아침에 너무 해댔나 싶긴 하다.


그 무릎을 문질러주니 메이는 입술을 달싹이면서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게, 확실히 멍들었네."


"다음부터는 다리에 베개라도 대줘."


"그거 대도 아플걸?"

"힝."


뒷치기가 여간 맘에 들었는지 메이는 아쉬워하면서도 제 무릎을 물끄러미 봤다.

"그럼 참아야지…."

뒷치기를 참는다는 건지, 아픈 걸 참는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메이는 한숨을 폭 내쉬고는 다리를 다시 욕조 안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는 옆으로 다가와 내 가슴팍에  젖은 머리를 툭 부딪혔다.

"허리도 아프구, 어깨도 결리구, 무릎도 멍들구… 근데 배는 좀 따뜻해서 좋아."


어깨가?

딱히 어깨로는 뭔가 한 기억이 없어서 돌아보니, 메이는  빨통을 지분대면서 나 보라는 듯이 원망 섞인 눈길을 보내왔다.

결릴만 하네.


간단히 납득하고서 메이의 머리에 손바닥을 얹어 엄지로 이마를 슥슥 쓸어줬다.


그러니 메이는 금방 기분이 풀렸는지 헤실헤실 웃고는  가슴팍에 머리를 기댔다.

"아."


"왜?"

메이는 내게 찰싹 달라붙어 내 옆목을 쓸었다. 스치는 손길이 뜨끈했다.

"너두 멍 들었어."

"누가 박을 때마다 겁나 쪽쪽대서 그래."

내가 메이를 지그시 바라보니 메이는 키스마크를 지분대던 손을 끌어내리고는 빵긋 웃었다.

좋댄다.

"뭐가 좋다고 그리 웃냐. 허리 아프다며."

메이는 내가 하는 질문을 예상하지 못했는지,한층 더 다가와 내 다리에 제 허벅지를 딱 붙이고는 기대 앉았다. 그러고는 뭔가 말할 듯 하더니 조용했다.

한참간 조용하던 메이는 고개를 돌려  대흉근에 입맞췄다.

"으응… 비밀!"


뭐래 진짜.

메이는  말이 웃긴지 웃으면서 옆구리를  머리칼로 간질였다.


한동안 그렇게 간질이더니, 문득 뭔가 떠올랐는지,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돌아봤다.

"…배고파!"


"어, 그러게."

평소라면 돼지라고 했을텐데, 어제 떡쳐보니까 아니더라고.


분명 뱃살이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은 있는데, 아마 다크 판타지에 길들여지면서 살이 빠졌는지 배는 군살이 드물게만 있었다.

게다가 나도 배고프긴 했다. 어제 그렇게 해대고서 아침부터 정오까지 쭉 섹스만 했으니, 안 배고프면 그건 사람새끼가 아니지.

괜히 메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곱슬거리는 머리칼에 손에 엉키길래, 천천히 손을 빼내면서 이마를 다시 문질러줬다.


메이는 기분 좋은지 히히, 하고 실 없이 웃었다.


"나가면 뭔가 먹을 거 달라고 하자. 빵이라도 있겠지."


"응. 그러자."


메이는 눈을 접어 웃었는데, 왠지 하룻밤 사이에 존나 성숙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새끼도 처녀라고 했었던가?


이제 후다니까 왠지 성숙하게 보이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괜히 고개를 끄덕이니, 메이는 그런 나를 물끄러미 보다가 꼭 껴안았다.

"왜 그래."

"…있잖아."

"어, 왜."

메이는 잠시 우물쭈물 하더니 결국 한숨을 폭 내쉬었다.

그 숨결이 내 젖꼭지를 간질이길래,괜히 메이의 코를 손가락으로 눌렀다가 뗐다.


"…으, 하지마아."


"말이나 해."

"…으응."

메이는 다시 망설이더니 나랑 눈을 마주쳤다.

커다란 고동색 눈동자가 어지럽게 움직였다.


"그, 우리, 그…  할까?"


그러더니 황급히 제 말을 주워담았다.


"아, 지, 지금은말고! 나중에 그… 네가 또 꼴리면…. 그… 알지?"

왠지 달아오른 얼굴로 나를 보다가 얼굴을 내 가슴팍에 묻었다.그리고는 짧게 웃었다.

"나,  좀 이상해. 이상한  하는  같아."

그러지 않아도 된다던가, 기분 좋았다던가. 메이는 여러가지 말을 횡설수설하며 늘어놓더니 나를 껴안은 손에 힘을 줬다. 좀 답답하긴 한데, 목욕물이 따뜻한 탓에 괜찮은 기분이었다.

"그러지 뭐."


섹프, 나쁘지 않지.

속궁합도 괜찮은 편이었고.


무엇보다 이런 몸이랑 떡칠 수 있다는데 마다할 것 같진 않았다.


그래서 메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니, 메이는 복잡한 표정으로 웃었다.


"그, 그럼 우리 그… 여왕 전하랑  같은 그런 관계인 거지?"

분명 허락을 구하는 질문인 것 같은데, 표정이 오묘했다.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만 같은 그런 표정.

턱을 쓸며 고민하자, 메이는 안절부절 못하다가 내 가슴팍에 머리를  부딪혔다.


대답 안 해주면 울겠네. 나는 애매하게 대답했다.


"…그렇지?"

"그, 그렇구나."

메이는 왠지 쓰게 웃더니 다리 위로 올라와, 내 몸을 꼭 껴안았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차이는 아니지만, 나보다 머리 하나는 작은 메이가 껴안으니 생각보다 안정감이 있었다. 엉덩이의 감촉이랑 빨통의 느낌도 훌륭했고.


하지만 내 자지는 그 튼실한 엉덩이와 젖통의 감촉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헤로디아가 유혹할까봐 걱정하진 않아도 되겠네.


서기는 커녕, 한동안 한 발도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허탈하게 웃었다.

내가 웃으니 메이가 고개를 들어올리길래,  이마에 입맞춰줬다.

메이는 그 가벼운 스킨쉽이 좋은지 실없이 웃었다.



*


우리는 그대로 깔끔하게 씻고서 밖으로 나섰다. 아직도 보지에서는 좆물이 줄줄 흘러나오긴 했지만, 메이는 괜찮다며 웃고는 나를 재촉했다.

간단한 옷을 입고,  몇 덩이와 염장 고기를 받아 식사를 서두르니, 창 밖에서 병장기가 스치는 금속음이 들렸다.


준비를  저택에서 하는 건가?

이제는 익숙해진 중세식 식사를 마치고서 메이를 데리고 내려가니, 기다렸다는 듯이 대공의 부하가 나를 맞이했다.

그 부하는 소년의 티를 덜 벗은 애송이 새끼였는데, 지하실에서 헤로디아를 만났을 때 곧장 따라왔던 그 녀석이었다.


그 부하가 내게 깊이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는 씩 웃었다.

"이제 일어나셨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흘긋 밖을바라보니, 이미 해가 중천에 걸려있었다.

"…지금 시간이 얼마나 됐습니까?"


"얼추 점심은 넘었고… 조금만 더 있으면 저녁 시간이겠군요. 하지만 대공께서는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싸우느라 피곤해지신 모양이라고 하시더군요."


 표정에서는 그 말을 진짜로 믿고 있는 건지 별 감정적인 기복이 보이지 않았다. 비꼬는 건 아니니 다행인가.

결국 나는 고개를 끄덕여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은은한 존경심으로 내게 깎듯이 대하던 그 애송이는, 대공과 그 휘하의 병사들이 이 저택에 있노라며 안내를 시작했다.

"현성아, 나 허리 아파…."


그건 좀 진즉 말하지.

애송이 새끼는 여성 경험이 없는지 포션을 건네면서 고된 훈련은 몸에 좋지 않다며 충고했고, 나는 안도하면서도 메이가 들이키는 포션을 물끄러미 보았다.

 봐도 회복약이었다. 메이는 그 약을 삼키는 게 고통스러운지 인상을 와락 찌푸렸지만, 그래도 허리가 좀 나아졌는지 더 이상 칭얼대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저택 한 켠에 마련된 뜰로 향했다.


뜰에는 몇 명의 병사들과 딱 보기에도 마법사인 놈들과 딱 보기에도 용병인 놈들이 널려있었다.

그 중심에서, 해골 마법사인 발데가리아 대공은 우리를 맞이했다.

"어서오시길, 대전사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아뇨, 대전사님이라면 충분히 기다릴 수 있지요. 대전사님께서 힘써주신 덕분에 저희 측 손해도 전무하지 않습니까?'


해골의 표정은 읽을 수 없었지만, 얼추 빈말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뭔가 정해진 거라도 있습니까? 어제그냥 가버리셔서 뭘 듣지도 못했는데요."


"아, 이런… 늙어서 그런지 자꾸 깜빡깜빡 합니다."


대공은 제 백골 이마를 두드리고는 제 부하들에게 지도를 가져오라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져온 지도에는 도시가 그려져 있었다. 이미 지도에 작전을 여러번 수정하고 추가한 덕인지 지도는 끄트머리부터 얼룩덜룩했다.


 지도의 얼룩덜룩함 사이로 나름의 계획이란 걸 찾아볼 무렵, 대공이 말했다.

"헤로디아의 지하 연구실은 상당한 규모입니다. 언제 이런 지어냈는지, 아니면 원래부터 이 도시의 지저에 존재했는지는 알  없습니다만… 그런 탓에 입구는 상당히 많습니다. 대전사님이 헤로디아 그녀와 마주쳤던 지하실도  일부입니다."


확실히, 지도에 백골 손가락이 짚어대는 방향은 어쩐히 익숙했다.

"아마 그녀를 지지하는 이들로부터 연구 물자와 실험체를 지원받아 연구를 이어나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종종 영웅들도 그 안으로 끌어들여 죽이기도 하면서요. 그래서 입구는 많지만, 그 안에 도사리고 있을 위험 역시 상당할 겁니다."


해골은 한동안 그렇게 열띈 설명을 이어나가고는, 지도를 집어넣고 품에서 양피지 하나를 꺼냈다. 그 양피지에는  그리진 못한 지하도가 그려져 있었다.

"이건 그 지하실의 규모와 모양새를 짐작해본 그림입니다. 참고만 하시고, 기억해두실 필요는 없습니다. 입구의 수와 분포로 추측한  뿐이라서요."

자세히 보니 그 글씨나 그림의 형태는 여왕의 그것이었다.


샤론이 그려낸 모양이었다.


내가 그 모양을 참조하고 있으니, 백골이 도로 양피지를 집어넣었다.

"아무튼, 그 수많은 입구에서 흩어져 진입할 필요는 없다고 봤습니다. 그녀가 도주할 위험성이 있다면 흩어져서 빠르게 찾아내는 방법을 택했겠지만…."

해골이 잠시 말을 멈추길래 나는 그 해골의 심후한 눈구멍을 꼬라봤다.


"그녀는 마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거대한 마법으로요."


그제서야 메이는 아, 하는 탄성을 자아내더니 눈쌀을 찌푸렸다.

대공이 메이의 그런 모습에 반응했다.


"재능이 있다더니 확실하군요. 아무튼, 이 마력은 그녀 고유의 마법입니다. 정확히 어떤 마법인지, 어떤 목적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저희를 불러모으고 있는  아닌가 싶더군요. 그래서 계획은 간단합니다."

해골이 손가락을 튕기자, 병사들이 도열했다. 각잡힌 움직임이었다.

"주현성님과 저, 제 부하들 전부와 병사들이 전부 붙어있는 입구 3개를 통해 진입해 집결, 바로 그녀에게 향해 일소합니다. 대전사님께서는…."

나한테  맡길까 싶어 빤히 바라보니, 이 해골은 내게 무언가를 쥐어줬다.

그건 두루마리였다.

존나 뭔지도 모르겠는 두루마리.


하지만 해골은 의기양양하게  두루마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비수가 되어주십시오. 그녀의 목을 떨어트릴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하고 강력한 비수가."

나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