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2화 〉성유물
수도원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돌산, 듬성듬성 자라있는 나무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로 자리한 그 돌과 나무의 합석 위로 바람 한 줄기가 불어왔다.
불어온 바람에 침엽수가 제 가느다란 침 같은 나뭇잎을 떨고, 제 몸조차 지지하지 못할 조막만한 돌덩이들은 떨어져나가 바닥을 나뒹군다.
그 광경 한 가운데, 누군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철퍽!
큼직한 사체를 지면에 떨어트린 것처럼, 기분 나쁘고 습도 높은 소리를 내며 봄의 순례자가 내려앉았다. 내려앉은 그 신은 제 몸을 뒤덮은 촉수를 꿈틀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동틀녘, 지평선 너머로 떠오는 태양은 그의 각막을 간질이며 아주 먼 예전에 보았던 광경을 되새기고 있었다.
처음 신을 죽이고자 마음먹었을 때 품었던 것과 유사한 감정을. 그런 그의 옆으로, 누군가 공간을 찢어내며 당도했다.
"…마법은 익숙해지기 힘들군."
"익숙해져야 한다. 너의 권능이 그런 방향으로 자라났다면."
한 때 대륙에서 가장 거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젊은 황제, 야망은 거대하여 주변국을 끝 없이 깎아내며 자신의 사후 거대해질 제국을 꿈꾸던 권력자는 제 옷매무새를 털어내며 돌산 위에 발을 딛었다.
"그래서, 있나?"
"그래, 저기에 있군."
봄의 순례자의 짧은 대답에 황제는 뒤늦게 눈을 돌렸다.
그의 붉게 퇴색된 눈동자에 그 형상이 닿았다. 이리저리 찢어지고 뒹군 탓에 뼈가 부러진 흔적이 역력한, 은은한 소사체.
사인을 알아내기란 힘들어보였다. 황제는 그저 눈쌀을 찌푸리며 그 시체에서 눈을 떼내 제 동료를 노려보았다.
"처음부터 계획한 건가?"
"그래."
즉답. 질문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는지 돌아보지도 않는다.
봄의 순례자는 제 뿌리를 꿈틀거리며 시체로 다가갔다.
"그 반신이 여기로 올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나?"
"아니, 하지만 반드시 오리라고 생각했지. 자작이라면 반드시 털어놓을 거라고 생각했으니."
황제는 인상을 찌푸렸다. 많은 걸 시사하는 말이었다.
단순히 반신에게 자작이 정보를 털어놨다는 것 외에도, 암살자와 자작이 진정으로 협력하진 않았을 수도 있음을 넌저시 알리는 말이었다.
물론 그다지 소중한 부하는 아니었다.
군주들의 아버지이자 황제인 남자는 체념하고 뿌리가 뒤덮고 있는 수녀 레일라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왜 하필 수녀지? 그 시체를 되살려봤자 의미가 없지 않나? 그 반신은 이미 그 천재라는 이를 죽였다. 다음에도 그러지 못하리란 법은 없고."
봄의 순례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 대신, 그는 자신의 신체를 이루던 뿌리들을 조금씩 풀어나갔다.
풀려지는 뿌리들은 뱀처럼 수녀의 시체를 파고들었다. 시체가 삽시간에 구멍투성이가 되었다가 빠르게 아물었다.
마치 산채로 기생충이나 벌레 따위의 먹이가 되는 것만 같은 광경에 황제의 표정이 안 좋아졌으나, 봄의 순례자는 대답을 위해서는 직접 보여주는 것이 가장 빠르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게 뿌리가 전신으로 뻗어져나가고, 그렇게 전신을 메운 뿌리 위로 수녀의 단단한 육신이 자리했다.
거죽과 살, 뼈와 피로 메워져 그 뿌리를 감쌌다.
감싸진 뿌리가 뒤틀리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된 후에야, 황제는 그 안에서 꿈틀대는 신성의 형상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건 단순히 시체를 장기말로 만드는 행위가 아니었다.
"…화신?"
자신의 신성을 일부 부어야 만들 수 있는 그야말로 신의 상징적인 능력.
지금껏 단 한 번도 화신을 만들어본 적 없다던 봄의 순례자가 수녀의 시체를 화신으로 삼아 되살리고 있었다.
스멀스멀 몸을 일으키는 수녀의 몸에서는 복합적인 신성이 풍겨왔다. 마치 그 반신처럼.
황제가 인상을 확 찡그리자, 수녀가 웃었다. 웃으며그 가녀린 목소리로 말했다.
"죽지 않았으면, 화신으로 만들 때 반발이 있을테니까. 그래서 죽여야만 했다. 내 손이 아닌, 해방자의 손으로."
수녀의 육신을 차지한 봄의 순례자는 그 아름다운 얼굴로 웃었다.
흰자위는 완전히 검게 물들고, 금빛을 띄던 머리칼은 이미 검게 물들어 있었다.
눈동자는 여전히 금색이었으나,생명의 생기는 그다지 띄지 않았다.
그 역겨운 부활 의식을 바라보던 황제가물었다.
"…그렇게까지 수녀의 육신을 차지할 필요가 있었나? 단순히 위력으로만 친다면 수녀의 육신은 괴물의 육신만도 못하다. 준신의 육신을 찾는다면 더 좋은 육신도 많았고."
확실히, 수녀의 육신은 대놓고 전투용 권능을 손에 넣어 완전히 인간의 궤를 벗어난 전투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준신들에 비해서는부족해보였다.
다소 단련되어 있으나 마른 편인 팔과 다리 그리고 체격은 수녀의 우월한 감각과 재능에 의거하여 흉기로 작용했던 것이지, 단독으로는 그리 치명적이지 않았다.
애시당초 반신 주현성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았고.
황제는 이게 무슨 짓거리인지 알 수 없어 인상을 찌푸리기만 했고, 봄의 순례자는 새 육신으로 웃었다.
"단순히 평범한 육신에 기생하여 맞서봤자 화염을 다루는 그 신살자에게는 먹히지 않는다. 오히려 화염에 잡아먹혀 한 줌 잿물이 될 뿐이니. 신성을 가진 존재로 화신을 삼아 내 신성을 어느 정도는 밀어낼 필요가 있었다. 내가 화신으로 삼아도 일격에 불타지 않도록 말이지."
확실히, 풍겨오는 신성이 복합적인 것을 보자면 화염이 치명적인 약점까지는 아닌 듯 싶었다.
봄의 순례자는 그 뿐만이 아니었는지 웃는 낯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게다가 어린 황제야, 너는 한 가지를 착각하고 있구나. 구태여 이 육신을 화신으로 삼은 것에는, 내 나름의 합리가 있으니. 내 권능과 내 화신의 권능이 조화가 무척 훌륭하기 때문이다."
거짓말은 아닌 듯 했다. 봄의 순례자는 자신만만히 웃고 있었다.
허나 황제의 관심사는 아니었다. 이제 저 육신으로 무엇을 하느냐 정도만이 궁금했을 뿐이었다.
"이제 어쩔 거지? 네 생각대로 그 신살자는 교단과 합류했다. 치려면 지금이 적기라고 본다."
황제의 물음에, 봄의 순례자는 제 손을 들여다보면서 쥐었다가 펴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아직은 때가 아니다."
울리는 여성의 목소리에, 황제의 눈썹이 올라갔다.
"네 생각대로 되었는데, 왜지?"
"성녀와 신살자가 합류한 건 꽤 거슬리긴 하나, 아직은 감수할만한 수준이니까."
그 말은 납득이 갔으나, 황제는 여전히 의문이 드는 점이 많았다.
예를 들자면, 대륙 전체에서 정보를 거의 찾을 수 없는 성녀가 거슬리는 이유를 알고 있는 거라던가.
황제의 그런 표정을 읽었는지, 봄의 순례자는 반 쯤 타들어간 수녀의 얼굴을 회복시키며 말했다.
"아주 예전, 내가 신이기 이전엔 나 역시 성자였다. 아, 그런 표정은 짓지 말라. 안 그래도 설명할 참이었으니. 성자는 교단의 머리다. 교단을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 유년기 때부터 혹독한 교육을 거쳐 만들어내는 진짜 후계자라고 할 수 있지."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건가 싶어 황제가 말을 끊으려는 찰나, 봄의 순례자가 손을 뻗어 황제를 제지했다.
"그리고 모든 성자는 신성을 갖지. 준신도 아니면서 말이지. 신이 내린 권능이 아닌, 신성을."
그제서야 황제는 의아한 눈으로 봄의 순례자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인간이 신성을 가진다는 거지?"
"그 비결은 성유물에 있다."
황제의 눈썹이 들썩였다. 성유물이라면 지금 황제의 손에도 있었고, 황궁에만 하더라도 각지에서 훔쳐온 성유물들이 쌓여 있었다.
그런 성유물들은 준신을 만드는데사용되고 있었다.
"그냥 성유물이 아니다. 그 성유물은 창조신의 권능을 가득 머금어 특별하던 성유물이었으니. 일종의… 인공 심장이다."
기술이 쇠락하여 중세 정도로 떨어진 세계에서 나고 살던 황제는 그인공 심장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다. 봄의 순례자 역시 그걸 아는지 별 거리낌도 없이 말을 이었다.
"무엇인지 알 필요는 없다. 심장을 대신하는 물건이라고만 받아들이면 충분하다. …어찌됐든, 성자와 성녀는 유년기에 후계자로 꼽히자마자 그 심장을 이식받는다. 전임 성자나 성녀가 죽은 후에 적출한 그 물건에는, 한 인간이 평생을 그러모은 신성이 담겨있지. 그걸 물려주고 받으며 신성을 그러모으는 거다. 그렇게 한다면 인간의 몸으로도 신성을 미약하게나마 다룰 수 있게 되는 거지."
사실상의 인간 성유물이라는 말에 황제가 심각한 낯빛을 띄었다.
"그렇다면 그 신살자와 떨어트려 놓아야 하는 거 아닌가? 그 반신은 크제론과 수녀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이 죽여버렸다. 암살자와 자흐렌 자작 역시 그러했고. 괜히 전력만 불려주는 건 아닌가 걱정이군."
황제는 지금 쯤 황궁에서 대기하고 있을 준신들을 떠올렸다.
"군대를 전부 끌고 와도 힘들 것 같은데, 미리 밟아두지 않는 이유가 뭐냐?"
봄의 순례자는 그 말에 바닥에 놓여있던 방패를 집어들고는 소름끼치게 웃었다.
"그 어려움 때문이다, 어린 황제여. 그 신살자는 이미 불가능해 보이는 위업을 몇 번이고 해냈다. 아주 약간의 틈이 보였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놈은 야만인에서 신살자로 거듭났지. 살짝의 빈틈조차 놈에게는 먹잇감이다. 최대한, 완전히 찍어누를 수 있는 전력을 마련한 후에 맞서야 한다."
그 어감에서 감도는 잔잔한 패배감에 황제가 언짢은 기색을 드러내자, 봄의 순례자가 웃었다.
"그런 표정은 짓지 않아도 좋다. 언짢은 것은 나 역시 매한가지이니. 하지만 기억하라, 그 신살자를 상대할 때 도전자는 우리이며, 도전을 받는 건 그 놈이란 걸."
황제는 여전히 불만스러워 하는 눈치였지만, 봄의 말에서 감도는 설득력에 별 다른 반대 의견을 내놓지도 못했다.
단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가락을 휘저어 공간을 찢어내었을 뿐이었다. 찢어진 공간 너머로 황궁이 어른거렸다.
"과대평가 하는 것만 아니었으면 좋겠군."
"걱정하지 않아도, 조만간 알게 될 거다."
찢어낸 공간으로 봄의 순례자가 된 레일라 수녀와 황제가 모습을 감추자, 동이 터오는 돌산 위로 서늘한 침묵만이 감돌았다.
*
"…그래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내 질문에 성녀는 펼쳐진 지도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적색이 감도는 눈동자에는 그다지 근심 걱정이 맴도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지만, 본인은 심각하게 숙고하고 있는지 침묵은 길게 이어졌다.
"우선, 저희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아요. 저희 대성당의 동쪽에서는 산왕국과 공국이, 서쪽에서는 제국이 암약하고 있죠. 그 뿐만이면 모르겠는데, 마도 공화국 역시 저희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어요. 그야말로 사방이 적입니다."
그건 이미 들었고. 내가 펼쳐진 지도를 바라보자, 그녀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요. 주께서 해방님의 조력을 저희에게 맡긴 이상, 저희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해방자님을 조력할 생각입니다. 문제가 있다면… 신을 죽이라는 게 너무도 모호하다는 거겠지요."
"그건 그렇네요."
내 긍정에 메이가 졸린 눈을 부비며 고개를 끄덕였다.
준신은 모르겠는데, 나머지 4신은 존나 센 놈들이다.
여름의 도살자만 하더라도 비겁한 수를 쓰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붙어볼만 했던 거지, 결코약한 놈은 아니었으니까.
겨울의 폭군은 아예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도 않았고, 가을의 마녀는 가장 고역일 새끼였다.
차라리 대놓고 있으면 찾아가는 문제라도 없겠는데, 가을의 마녀는 위치를 짐작도 할 수 없고 봄의 순례자는 대놓고 나 엿먹으라고 흉계를 짜고 있었다.
아마 산왕국이고 자시고 이런 새끼들이 깝치는 것도 이 새끼 소행일 가능성이 높았다.
성녀는 나름의 생각이 있는지 지도를 짚고 있던 손을 떼어내며 정리했다.
"그러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해방자님의 손을 빌리지 않아도 되는 일부 성유물들의 회수와 접전은 저희가 맡겠어요. 해방자님께는… 저희가 맡을 수 없을만큼 강력한 성유물들의 회수를 맡기고자 합니다. 괜찮을까요?"
전적으로 내 판단에 맡기겠다는 말.
평소의 위급하지 않은 상황이어도 거부하지 않았을 얘기였으나, 그녀는 내게 판단을 일임하고 싶은 듯 보였다.
성녀는 내가 조용한 모습을 보고 뭐라고 생각했는지 덧붙였다.
"성유물들은 파괴하시든, 사용하시든 상관 없습니다. 다만 악신들의 손에만 넘어가지 않으면 됩니다."
그렇게 당부한 그녀는 잠시 내가 이해했는지 확인하는지 조용히 나를 바라만 보다가 뒷말을 뱉어냈다.
"의인께서 그 성유물을 되찾아온 후에는 산왕국, 공국이나 마도 공화국과도 교섭을 해볼 생각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성유물들이 다른 국가나 제국의 손에 넘어가선 안됩니다. 누가 악신의 수하일지 알 수 없으니까요."
과연 그럴 듯한 이야기였다.
저 이야기에 내가 때마침 뭔가를 떠올리지만 않았다면 순순히 동의할 수 있을만큼.
나는 성녀의 주의를 끌고서 물었다.
"혹시 지금 말하는 성유물이 그 천년도 전에 소실되었다는 유적에 있는 그 성유물입니까?"
"…네."
"그럼 안전한 거 아니예요? 천년도 전에 소실된 거면 누구도 못 찾을텐데."
그 말에 그녀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그렇지도 않아요. 악신들은 태초에 주의 선택을 받은 의인들, 분명 그 유적에 대해서도 알고 있을 거예요. 그러니… 유적의위치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겠죠."
아, 맞다.
그 4신이 창조신을 죽이고 신성을 빼앗아간 놈들인 걸 감안하면 확실히 그랬다.
그 유적이 그 이후에 지어진 게 아니라면 어지간해선 그 위치에 대해서도 꿰고 있겠지.
전문가인 성녀가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그 가능성은 더욱 높을테고.
"그럼 어떻게 알아내게요? 걔네 미행이라도 할 생각입니까?"
"그건 아니고… 그 유적의 위치와 순례길에 대한 언급이 적힌 금서가 있어요. 지금까진 아무도 그 금서에 담긴 수수께끼를 풀진 못했지만, 의인께서는 선택받은 분이시니 그 수수께끼를 풀거나 주의 인도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냥 찍어맞추라는 얘기잖아. 찝찝한 기분으로 고개를 끄덕이니, 성녀는 기다란 테이블 한 켠에 놓아두었던 책을 집어들었다.
먼지가 낮게 표지에 깔려있는, 오래된 책이었다.
그녀는 그 책의 겉면을 훅, 하고 입김을 불어 털어내고는 펼쳤다. 펼쳐진 책은 느낌부터가 존나 낡아있었다.
어차피 내 머릿 속 구글 번역기(Made In 창조신)가 있는 이상 번역에는 문제가 없어보였지만, 과연 내가 아무도 못 푼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까.
낮게 혀를 차고서 책을 받아들어 보는 순간, 나는 눈 앞에 보이는 내용에 흠칫하고 말았다.
사실 내용 자체에 문제는 없었다.
은유적으로 어디로 가라고 지시하는 듯한, 그야말로 수수께끼라고 할만한 대목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그 일부에 있었다.
[―세상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향하면, 거기에 순례의 길이 열리니―]
"…이거 지동설이잖아."
명백히 지동설을 가리키는 문구에, 내가 성녀를 올려다보니 성녀는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메이랑 같이.
아니 넌 왜 몰라. 어이없다는 눈으로 메이와 성녀를 바라보니, 성녀는 뒤늦게 말했다.
"예?"
판타지 세계엔 지동설이 없는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