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23화 〉가을의 마녀 (223/274)



〈 223화 〉가을의 마녀

가을의 마녀가 천천히 창을 돌렸다. 돌아가는 창은 그녀의 손 안에서 제 의지를 가진양 움직였고, 그 움직임은 미약한 전류를 동반했다.

파직, 파지직


날 듯이 지면을 훑을 때마다 깨져나가는 유리 같은 소리와 함께 푸른 줄기가 새겨졌다가 지워졌다. 눈으로 인식하기도 힘들 속도였다. 창 자체는 평범한 속도였으나, 저게 전부가 아님을 나도 그녀도 알고 있었다.

나는 거검을 어깨에 짊어진  걸었고, 내가 시계방향으로 도니 가을의 마녀는 내 모습을 바라보다가 마찬가지로 시계방향으로 걸었다.

평행선을 그리며 걷는다. 저벅거리는 걸음에 그녀의 모습이 나무 뒤에 가려졌다가 다시 나타나고,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수목선이 길게 이어져 가을의 마녀의 모습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눈이 마주치니, 가을의 마녀는 눈웃음을 지었다.

"하."

무슨 연인도 아니고, 꼬리치기는. 진짜로 흔들리는 꼬리를 보고서, 나는 가을의 마녀에게 전투가 조금 다른 의미로 통용되는 모양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어쩌면 저 녀석한텐 이게 데이트이며, 애정 표현이겠지. 처음 만났을 때 날아와 창을 찔러왔던 걸 떠올리면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거검을 고쳐들고, 칼자루를 손가락을 폈다 접었다하며 말아쥐니 잔잔한 피로감이 손목을 타고 떠돌았다. 정말 피로하진 않았으나, 무게에서 오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나보다 큼직한 검을 한손으로 들고 있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으나, 내 근력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아마 그것처럼, 가을의 마녀도 만만찮은 신체 능력을 갖고 있을 터였다.


우리는 그렇게 거닐면서 서로를 탐색했다.

가을의 마녀의 말은 아마 '맞딜을 하지 말라.' 라는 것에 가까울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말은 혼동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심일 가능성이 높았다.

확실히 맞딜은 좋지 않은 선택지로 보였다.

파워아머로 갑주를 바꾸면서, 총체적인 내구력과 유지 보수 능력 자체는 상승되었지만, 방어력은 크게 올랐다고 자신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화염 완전 면역 같은 것이 사라지면서 방어력 자체는 이전 갑주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좋다고 말할 수는 없게 되었다.

만약 방금 합이 그대로 꽂혔다면, 가을의 마녀에게도 치명상이었겠지만 내게도 치명적이었을 것이다.

내가 휘두른 강격은 기껏해야 가을의 마녀의 어깨에 쳐박혔을테고, 가을의 마녀는 내 목을 정확히 찔렀을테니.


속도는 저쪽이 압도적이다.


공격력도 만만치 않았다. 예전에 한  막아냈던 공격을 떠올리자면, 번개를 타고 찔러오는 창은 상상 이상의 충격력을 갖고 있었다.

최대한 맞지 않아야 했다. 한동안 맞아가며 싸우는데 익숙해져, 한 번이라도 실수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순 없었으나, 해야만 했다.

나는 고인물이니까.

주인공이니까.


내가 하지 않으면 세계는 이대로 영락해갈테니까.


마음을 다잡는다. 다잡고, 검을 고쳐쥐면서 멈췄다.


나무와 나무 사이로 꼬리를 흔들며 모습을 감추었던 가을의 마녀가, 나무에 머리를 기대며 멈추더니 고혹적인 미소를 지어올렸다.


"아가,  벼락을 경계해 여기에 선 것이냐?"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을의 마녀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는지, 만족스럽게 웃더니 창을 들어올렸다. 높이 들어올린 창이 자잘한 뇌전으로 드글거렸다.


"무기를 빼앗는다는 건 좋으나, 아가의 공격이 뒤따라 숲이 무너진다면 무용해지지 않겠느냐? 환경을 이용하고자 하는 것도 좋고, 어떻게든 한 합마다 이득을 보려는  좋지만… 너무 무용하구나."

충고인가. 들어올려진 창 끄트머리가 하얗게 타오르는 듯이 보였다.

아니, 저건 전격이다.


그리고 그 전격의 목적은 뻔했다.

높이 위치해, 전기를 흘려대며 '유도'하고 있었다.


"나를 최대한 빨리 끝내고 돌아갈 셈이었구나. 갸륵한 것."


그녀는 나를 칭찬하더니, 후, 하고 숨을 내뱉었다.


"그럼 내가  한  아끼고자 할 순 없겠지."


콰르르르르릉!!!!


갑자기 마른 하늘에 벼락이 내리꽂혔다.


그것은 너무도 갑작스럽고 전조도 없어, 나는 그 강대한 공격이 창을 높이 들어올린 것으로 인해 떨어졌다는  쉬이 파악하지 못했다.

무심결에 들어올려 세운 거검이 묵직하게 느껴지니, 내 눈을 밝게 태우는 듯 했던 백열이 사라졌다.

설마.


그 날벼락이 거둬지자,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창이었다.


벼락은 사라지거나 거둬진  아니었다. 끌어모아진 것이었다. 높이 들어올렸던 창날이 거대하게 부풀어 올라있는 것처럼 보였다.

파직, 파지직


인간이 버틸 수 없을 전압을 두른 창날은,  전류를 그대로 크기로 치환하여 큼직한 창날로 바꾸어냈다.


 창날이 드글거리며 주변을 훑자, 비슷한 높이에 있던 나뭇잎이 새까맣게 타들어가 바닥에 몸을 뉘였다.

가을의 마녀는 그 창을 단단히 쥐더니, 자세를 삽시간에 낮추었다. 내려가는 자세를 따라 따끔한 감촉이 주변을 맴돌았다. 압도적인 열량과 전류에 벌써부터 전류가 훅 끼쳐왔다.


나는 거검을 들어올렸다.

쿠우우우우우우!!!

휘둘러지는 번개의 창은, 닿는 모든 것을 불태우고 밀어냈다.


그 대상에는 나무는 물론이고, 공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난데 없이 두들겨 맞은 공기가 크게 밀려나며 폭풍을 만들어냈다. 앞을 가려먹던 나무들이 일제히 불타며 동강나고, 내 바로 뒤까지 뻗어있는 수목선이 절단되는  보였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으, 으그윽…!"


충격파였다. 내 거검에 닿자마자 산산히 분해되는 그것은, 창의 작용이나 창날이 아니었다.


어마어마한 양의 섬전이 시야를 메웠다가 거둬진다.

파지지지직!!!!!

하지만 파괴불가의 폭군의 검은 버텨냈다. 손목이 아릿하고숨이 턱 막히나, 버텨냈다. 찰나도 안될 시간, 겨우 숨을 돌리며 거검을 치우려는데, 불현듯 내 눈 앞에서 전류가 지렁이처럼 꿈틀댔다.


파직

 모습, 기억에 있었다.

반사적으로 거검을 앞으로 내밀었다.

투콰아아아아앙!!!!

카가가가가각

내밀어지는 금속의 위로, 연쇄적으로 무언가 부딪힌다. 파괴불가이니 내 손목을 대신 부수려는 셈인지 손목이 미친 듯이 떨리면서 충격을 견뎌냈다.

벼락의 속도로 꽂힌 그것은, 가을의 마녀와 그녀의 창이었다. 뇌전을 한층 덜어낸 그 창은 강대한 충격량으로  몸을 밀쳐냈다.

다리가 붕뜬다. 밀려나면서 숨이 덜컥 막힌다. 날아간다.

쾅, 콰가가가가가가가!!!

미처 대비하지 못한 충격에 날려가면서도, 가을의 마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벼락을 휘감은 그녀의 머리칼이 자유롭게 떠오르고 있었다.


투화악!

그 충돌로 쌓인 가속을 활용해, 지면으로 내리꽂혔다. 퉁, 하는 소리와 함께 지면이 솟구쳐 흙먼지를 피어올린다.

어지러이 튀어오르는 먼지와 자갈이 불똥 같이보이는 와중에, 거검을 들어올려 자세를 바로 잡으려 하니 바로 지면 위로 균열처럼 전격이 내달렸다. 명백한 전조였다.


"이런 씨발…!"

다시 방어. 막지 않고서는 무엇 하나 할 수 없다. 다시 거검을 들어올리자, 그 위로 재차 가을의 마녀가 육박했다.

그러더니 추돌. 내가 낼 수 없는 속력으로 쏘아진 창격이 거검에 부딪힌다.


이번엔 약간 위, 곧장 빗겨나 내 머리 위로 지나가는 창격에서는 소음 하나 울리지 않았다.

콰르르르릉!!!!

스치는 궤적에 뒤늦게 소리가 울리고, 충격이 나를 밀어낸다. 위에서 아래로 내리찍혔기 때문에 크게 밀려난다. 길게 도랑을 파면서 밀려나는 내 몸뚱이에, 가을의 마녀가 나를 뒤따르며 창으로 나를 꾸준히 밀었다.

파직, 파직

창첨에 매달린 푸른 기운은 옅어지고 있었다.


벼락을 마음대로 부르고 쓸 수 있지만,  몸에서 전기를 뿜어낼 수 있는 것 같진 않았다.

재앙을 불러일으켜야 쓸 수 있었다. 그걸 눈치챈 나는 뻐근해지는 손목을 억지로 움직여 거검을 밀었다.

"크아아압!"


콰아아앙!

가을의 마녀는 내가 밀려는 것을 알았는지 망설임 하나 없이 물러났다. 물러나 거리를 두는 가을의 마녀를 눈에 담으며, 나는 속으로 외쳤다.


[영혼 발화가 발동됩니다.]

동시에 내 몸을 타고 불길이 타오른다. 내 영혼을 살라먹기 위해, 내 몸을 타고서 후광이 뿜어진다.

후광은 많은 것을 동반했다. 근력, 압도적인 신성, 투쟁심.

나는 그 투쟁심으로 지면을 걷어찼다. 가을의 마녀는 창을 들어올렸다.

콰아아아앙!

콰르르릉!


번개가 창첨에 꽂히고, 내 발이 지면에 꽂힌다. 내가 나를 쏘아낸다. 쏜살보다 빠르게 나아가며 검을 들어올렸다. 가을의 마녀는 창을 들어올렸다가 대충 아래로 휘적였다.


창으로 하는 공격이 아니다. 인지하자마자 거검을 위로 던졌다.

콰르르릉!

내 머리 위에서 들리는 섬뜩한 소리. 나는 그대로 쏘아져 주먹을 단단히 쥐었다.

"아."

그리고 가속한다. 검은 연기는 방금 전 창과의 격돌로 충분히 쌓였다.


투화아아아악!


쩌어어억!

검은 연기를 뱉어내며 앞으로 쏘아진 내 몸뚱이를 틀고, 다리를 앞으로 딛으며 주먹을 내뻗는다.

그 주먹이 가을의 마녀의 복부에 닿는다. 살점을 으깨는 촉감과 함께, 가을의 마녀의 동체가 활처럼 휘어 뒤로 쏘아진다.


예상보다 훨씬 빨라 대처조차 못했는지, 가을의 마녀는 저항조차 없이 뒤로 튕겨져 나갔다.

투, 투두두두, 콰아아아앙!

지면을 구르다 나무에 부딪히고, 나무가 서너 그루가 거의 동시에 꺾여 끼익 소리를 내며 쓰러진다.

일반적인 인간은 죽었을 충격량. 주먹 위에 내달리는 타격감. 하지만 나는 방심하지 않고 전격을 방어하고 바닥에 떨어진 거검을 주워들었다. 주워들어 어깨에 걸쳤다.


파직

다시금 지면을 내달리는 섬뜩한 전조. 거검을 들어올려 방어 자세를 잡으면서, 지면에 다리를 쳐박았다.

투우우웅

카가가가가가각!!!

바로 거검 위로 딱따구리가 나무에 부리를 쳐박듯, 연달아 창첨이 쳐박히는 것이 보인다.

수십번에 달하는 충격과 속도는 내 몸을 밀어내고도 남을 것이나, 나는 지면과 내 다릿심으로 그걸 버티면서 이를 악물었다. 밀려난다 싶으면 가속을 사용해 상쇄했다.

기기기긱


창에 맞닿은 거검과 검면을 짓누르는 창이 울고, 그 창을  이가 환하게 웃었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처럼 피로해하더니, 싸울 때는 귀신과도 같구나, 아가야!"

가을의 마녀는 그렇게 외치며 황홀해했다. 귀에 닿을 뜻 올라간 입가에, 내가 비틀린 미소를 지으면서 쏘아붙였다.


"징그러우니까 웃지마, 씨발년아."

쾅!

다시 한  거검을 밀어내튕겨내니, 가을의 마녀는 물러나면서 창을 휘둘렀다. 길게 잡은 자루가 나를 향해 날아들었다.


갑자기 늘어난 간격. 원래 창보다 더 길어보이는 공격. 속임수는 뻔했다. 허나 막을 재간이 없었다. 왼팔을 들어올려 방패를 휘둘렀다.

깡!

튕겨나는 창날. 나는 곧장 몸을 숙이며 달려들려고 했다.

하지만 창이 번개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뿜어내며, 그대로 가속했다. 가을의 마녀가 회전했다.


후우우우웅!


공기가 우짖는 소리, 피하기엔 너무 가깝고 빠르다. 충격을 완화하는 게 고작이다. 고개를 젖히니, 머리에 창날이 부딪힌다.

콰직!

몸이 휘청인다. 패인 헬멧이 신성으로 수복되는 감각과 동시에 아릿한 느낌이 몸을 휘감았다. 전격 특유의 마비였다.

이대로 멍청하게 서있는다면 다음 공격을 맞는다.거기까지 닿은 사고는 내 몸을 뒤로 밀어냈다. 밀어내며, 사슬갑주의 힘으로 가속했다.


투화아아악!


검은 연기를 줄기줄기 뿜어낸 내 몸뚱이가 뒤로 날아가고, 나는 내 등뒤로 보이는 시야에 신경 쓰면서 바닥에 다리를 쳐박았다. 죽 밀려나는 궤적을 따라 흙이 패였다.

안착하자마자 나는 몸상태를 확인했다.

몸은… 생각보다 멀쩡했다. 손이 마비되는 것처럼 저릿하긴 하지만 아직 움직일  있었고, 머리는 슬쩍 베이긴 했으나 부상이랄  없었다. 경상이었다.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가 풀면서 마비를 풀고 있으니, 멀찍이에 선 가을의 마녀가 창을 돌렸다. 화려하게 돌아간 창에는 파직 파직 하는 스파크가 감돌았다.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진지하게  하냐? 놀러 왔어?"

내가 그렇게  뱉어내며 몸을 일으키니, 가을의 마녀가 눈을 접어 웃었다.

방금 건 찬스였다. 남은 전기가 없어 가속하지 못하는 거라면, 창을 던지거나 한다면그대로 치명상을 먹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저렇게 창이나 돌리면서 노닥거리고 있었다.


헬멧 위로 머리를 더듬으면서 거검을 쥐니, 가을의 마녀가 꼬리를 잘게 떨었다.


아니, 자세히 보니 전신을 떨고 있었다.

"아아… 오랜만에 먹을만한 아가라 먹어치우는 게 아쉬워 나도 모르게 손대중을 해버리고 말았구나… 이 어미가 사죄하마…."


가을의 마녀는 그렇게, 황홀경에 젖은 음성을 뱉어내더니 짙은 숨을 흘렸다.


"이렇게까지 따라올 수 있는 이는 처음이란다. 부디  어미를 기쁘게 해줬으면 좋겠구나…."


그 음성을 끝으로, 가을의 마녀의 신성이 치솟는 게 느껴졌다.


잔잔하게 가슴 한 켠이 아릿하게 하는, 기묘한 신성의 감촉.

그걸 보면서 역시나, 하고 혀를 찼다.

신격이다. 신성은 강대하고, 권능도 여럿 사역하고 있을 것이다.  영역에 걸맞는 것들을.


하지만 권능이라고 할 것은 나와 싸우면서 보여준 것은 번개를 다룬다는 것 외에는 없었다. 섬전은 분명히 강력한 것이나, 주된 공격 수단은 창격이었다.


가을의 마녀는 즐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를 감추고 있었다.

스파크가 주변이 마구잡이로 튀어오르고, 휘감듯이 주변을 메우는 것을 보면서 나는 거검을 양손으로 단단히 쥐었다.


"그럼 그렇지."

스파크는 어지러이 튀어오르면서, 그녀를 경배하는  보였다. 마치  신을 영접하는 신도처럼, 벼락은 드글거리면서 그녀의 발치를 떠돌았다.


그렇게 떠도는 스파크가 어지러이 바닥을 뒤집어깔 무렵, 다시금 날벼락이 내리꽂혔다.


콰아아아아아아아!!!!!!!

그 날벼락은 내 눈을 멀게 하려는 듯이 섬광을 뿜어대고, 굉음을 울리며 주변의 공기를 태워 터트렸다. 폭풍이 불어오는 듯 하여 나는 밀려나면서도  앞을 똑똑히 바라보았다.


그 번개가 응집한다. 응집하는 전류는 더 이상 제 형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광선에 가까웠다.


전투의 두번째 합에서 보았던, 거대한 뇌전의 창. 그 창이 다시금 나타나고, 그 창을 든 가을의 마녀가 황홀경에 젖어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증발하고, 드리워진 것만으로 초목을 새까맣게 태운다. 창 인근의 거목들이 쪼그라들듯이 불타고, 열로 인해 폭풍이 거칠게 불어왔다.

굳이 정의할 것도 없었다.


저건 닿으면 위험하다.

자세를 고치고, 거검을 높이 들어올리며 근육에 힘을 주자, 가을의 마녀가 황홀경에 젖은 미소로 말했다.


"이제부터 진심으로 가겠노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