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4화 (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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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법 4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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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 시 3면이 산으로 덮여 있는 분지 지형으로 날씨는 정말 뭐라 말할 수 없는 추운 날씨와 더운 날씨밖에 없다. 항상 아침에 일어나면 명탐정 콤마가 생각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지난밤이 궁금해~~ 오늘은 어떤 사건이 날 부를까~~ "

그렇게 흥얼거리며 세면대로 향한다. 어제 두 다리 뻗고 잘 잔 탓인지 세수하고 난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뽀송뽀송 미남이 되어있다. 퀭한 눈만 빼면 말이지 눈을 교체해볼까 심히 고민된다. 교복으로 갈아입고 아침 식사를 만든다.

나의 여자친구인 안드로이드 마쿠 짱, 요리를 잘 못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가 만든다.

"자 밥 다 됐어.”

마치 자기가 한 것처럼 냉장고에서 당당히 반찬과 음식을 꺼내놓는다. 간단한 한국 전통 밥상, 된장, 김치, 나물 몇 가지 전부다 사온 것들이다. 마쿠 짱을 나의 정면에 앉혀 놓고 밥을 먹는다.

“마쿠 짱도 아~~~”

마쿠짱에게 떠먹여 주는 시늉을 하고 자신의 입에 넣는다.

“오늘 하루도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나에게 한 명 정도는 말 걸어줬으면 좋겠네....블라블라블라”

그러고 보니 어제는 뜻밖에 수확물들이 많았다. 제법 말을 많이 했다. 성대 운동을 좀 해서 그런가? 목소리도 조금 좋아진 같기도 하다. 마쿠짱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들려주기로 할까?

“마쿠짱 어제... ”

다른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본다면 “피규어 밥상에 놓고 저 나이에 인형 놀이함?.,헐 xx 답 없는 시키, 정신병원 가보세요.” 이딴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나만의 맨탈 캐어 방법이다.

친구도 가족도 없는 나로서는 이렇게라도 말을 하지 않으면 하루에 한마디 할까 말까 한다고!! 말을 하지 않고 1년 정도 살면 성대 근육이 퇴화하고 말하는 방법을 까먹는다고 1년 6개월이 지나면 자살 충동까지 일어난다.

한동안 고생했던 나는 예방차원에서 이런 병x 짓을 하는 거다. 하지만 뜻밖에 해보니 효과가 좋다. 친구나 가족 없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혼자 말을 하면서 먹다 보니 어느새 아침 식사 끝나 있었다.

내가 사는 곳은 성산 고등학교 근처 해바라기 맨션이다. 공방의 위치를 노출하지 않기 위해 되도록 공방에는 가지 않는 편 선호, 주거지를 따로 분리해 여태까지 생활했다.

그 외에도 많은 이유가 있다. 혼자 외딴 곳에 살면 내가 갑자기 뒈져도 아무도 모르잖아? 이런 곳에 살면 맨션 아주머니가 집세 독촉이라도 하며 죽어있는 나를 발견해주겠지. 어쩌면 장례식도 치러 줄지도···. 솔직히 외딴곳에서 부패 되어가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뭐 아직 죽으려면 200살 넘게 남았지만 말이다.

그리고 교회 인간들이 습격하기도 어렵다는 이점도 있다. 자식들이 막가파로 나오면 할 수 없지만 여차하면 맨션 주민들을 인질로 삼고 인질극 하며 탈출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라는 이유도 있다.

가방을 메고 내 학교 성산 고등학교로 출발한다. 학교에 가는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는 활력 있다고 나는 그런 활동적인 에너지를 좋아한다. 정신적 양식이라고 할까

그리고 인간관찰 하는 것은 나의 취미다. 그리고 인간 친···. 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쑥스러워서 말을 흐리는 게 아니다!! 오늘도 운이 좋으면 친···. 친구를 사귈 수 있을 수도···.

상쾌한 아침!!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뭐가 즐거운지 얘기하면서 등교하는 학생들까지

보는 눈이 즐겁다. 지금부터가 [인간관찰]에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학교에 있는 만큼은 한 명의 마법사가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 생활한다. 그건 나만의 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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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리에 짐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책을 편다. 책은 1교시의 과목 국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위장일 뿐이다. 나는 책을 보는 척하며 주위를 둘러본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하나둘씩 속속히 들어오는 반 친구들, 서로 인사를 한다. 하지만 내게 인사하는 이는 없다. 물론이다 친하지 않으니까. 먼저 다가가 보라고? 물론 못할 것도 없지만 나 같은 경우에 하지 못하는 거다! 나는 보통사람이 들어가 있는 범주에 속해 있지 않으니까.

[인사란 상대와 상대방이 마주할 때 예를 다하는 행위]지만

실제 우리는

[친분이 있는 친구]

[나보다 연장자 우연한 대면]

[관심이 있어서 상대방에게 호의적으로 보이기 위해]

[우연히 눈이 맞아 대면하는 경우]

제일 가능성 있는 우연히 눈이 맞는 경우는 인사하는 상대의 위치에 따라 위험이 크므로 인사하지 않는다. 왜냐면 단순히 생각해보면 안다. 인사하는 상대가 멀수록 착각할 수 있는 확률이 비학적으로 늘어난다. 그러므로 자신이 자칫 뻘쭘한 상황에 몰려 정신적 자괴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누군가 나의 생각을 읽는다면 정말 어이없다고 말할 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네가 먼저 인사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때까지 한번도 인사를 하지 않는 녀석이 돌연히 인사를 한다면 상대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뭐지? 평소에 아는 척도 인사도 안하는 사이인데, 뭔가 꿍꿍이라도 있는 건가.]

이런 생각과 함께 서로 어색해지고 어쩌다 상대방이 말을 건다면 대화스킬이 F랭크인 내가 제대로 대답할리 만무하고 [쟤 뭐야? 말도 제대로 못하는 장애인이네.] 이런 고정관념이 박힐 수도 있다. 상대에 성격에 따라서 많이 갈리지만 말이다. 그런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솔선수범하여 인사할 수 없다.

아주 쓸데없는 고뇌라고 말들 하겠지만 나같이 소심한 성격엔 중요하다고!!

그때 활기찬 인사와 함께 아침을 시작하는 또 한명의 여학생이 있었다. 상큼하게 교실을 들어오는 그녀, 단정한 단발머리에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외모.

“안녕~~! 애들아!”

기여움!! 역시 너는 항상 플라스마 급 에너지를 발산 하는구나 너를 보고 있으면 내가 탈 것 같아! 나의 마음에 태양이시여!! 한동안 멍하게 바라보고 있을 때 무심결 기여움과 눈이 맞았다. 황급히 눈을 돌리는 한우울.

똑각 또각 또각

내 책상으로 다가오는 기여움의 기척, 나는 한껏 긴장했다. 다시 한 번 어제처럼 말을... 말을... 걸어 주려고 하는 건가!!

‘어떻게 말을 하면 좋아! 역시 첫인사는 안녕 좋은 아침이 좋겠지!!’

인사말을 준비하고 몇 100번의 걸친 시뮬레이터를 통해 최적의 인사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타이밍은 빨리 찾아왔다. 일단 손을 들어 올렸고 자연스럽게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홀연히 나의 책상을 지나 앞쪽 열 책상으로 가서 인사를 한다.

올린 손은 자연스럽게 머리를 긁적이는 척, 연기한다.

'젠장... 누가 본 사람 없겠지...'

나는 인사하려고 한 게 아니라 단지 손이 저려서 손을 올렸을 뿐이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그렇게 자기변호를 하지만 이미 맨탈은 반쯤 찢긴 상태였다.

인사 따위 절대 하지 않겠어!!

"젠장... 젠장..."

다크 포스가 활성화 되고 우울한 표정은 더욱 우울해졌다. 보기만해도 우울해서 당장 창문 밖으로 뛰어내릴 정도의 강력한 다크 포스가 방출된다. 그런 한우울의 마음도 모른 채 기여움이 향한 곳은 반장의 책상 앞.

“안녕”

굳이 먼 곳까지 와서 인사할 정도라면 분명 호감이 있다는 얘기겠지···.

"안녕  오늘따라 일찍 왔네.”

“아하하···. 그랬었나”

수줍은 듯이 얼굴을 붉힌다.

'일찍 다니니까 좋잖아. 뛸 일도 없고 말이야.”

반장은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 반 반장 진마한 얼굴 잘생겼지 학업 우수 운동 실력 발군 조용한 성격에 남 잘 챙기고 당연히 여자애들에게 인기 만땅. 사실 남자가 봐도 멋있다. 특별 상류층에서 노는 인물인 그만큼 당연히 인기가 있겠지만 진마한처럼 대놓고 썸 좀 타보겠다고 여자애들이 달려드는 경우는 드문 케이스다. 정작 본인은 누구하고도 사귈 마음이 없는 모양이지만...

마치 10m 짜리 성벽이라도 쌓은 듯 가드는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진마한 ”

성현아는 손으로 가볍게 인사를 한다. 퍼팩트 스펙이라면 그녀도 지지 않는다. 통상적으로라면 이 둘이 짝짝 꿍해도 이상하지 않지만 둘 사이에는 전혀 그런 분위기는 감돌지 않는다. 이목을 피해 몰래 연애하다면 모를까... 별로 이 둘에게 별로 관심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 관찰 측면에서 진마한이라는 인간은 관찰의미가 전혀 없다.

인간관찰의 의미는 불완전한 표본 속에서 보편적인 변수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

진마한은 이미 보편적인 변수들에서 벗어나있다.

그럼으로 관찰 대상에선 제외된 상태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를 보충하며 그 속에서 서로가 발전한다. 완벽 자체는 이미 완성되어 버린 상태, 그 속에선 아무것도 낳을 수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진마한은 완벽에 가까운 사람이다. 사실 이 세상에 완벽이라는 단어는 없다. 모두 오차를 가지고 있다. 그럼으로 완전은 수학 공식 속에서 존재할 법한 얘기다.

하지만 완벽의 가까운 인간들은 대게 나르시즘에 빠져있다. 성현아를 봐도 알 수 있다. 너 따위가 나에게 말을 섞어? 표정으로 전해지고 있다. 요컨데 진마한 또한 가면을 쓰고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

불쾌하다.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빌어볼때 드는 생각이다. 마법사로서도 인간을 연기하는 연기자로서도 완벽에 가까운 인간들을 보는 건 재미없고 불쾌하다. 그보다 불안전한 변수들 속에서 태어난 불완벽한 존재들이 더욱 재밌다.

"그래도 진마한이라는 인간..."

진마한에 대해 말 나온 김에 이 인간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되새겨본다. 아웃사이더가 나라면 정반대에 인사이더가 진마한이다. 불완벽과 대조되는 완벽한 존재. 웬만한 접점 없이 절대로 이 둘은 친해질 수 없겠지.

동전에 양면과 같다.

만날 수 없는 흑과 백

이 둘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고독이다.

흑과 백, 그들은 다른 굴래와 섞일 수 없다. 항상 고독하다.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기위해 멀리서 관찰행위를 계속하는 외톨이 마법사, 모두에게 동경하지만 완벽에 가까운 인간이기에 범인(凡人)의 마음을 이해 할 수 없고 자신 또한 이해 받을 수 없다. 서로가 사는 같지만 다른 곳을 보고 있다. 너무나도 괴리되어있는 것이다.

그것이 동전의 양면, 흑과 백의 유일한 공통점이다.

“송민정 일루 일루”

기여운은 손을 방방 흔들며 조용히 앉아 있는 그녀를 부른다. 영화관 근처에서 본 분홍색 머리카락에 올림머리 여자애, 이름일 송민정인가 모양이다. 그녀는 화들짝 놀라면서 조심스럽게 일어나 종종걸음으로 다가간다.

“어제 영화 재밌었지~”

기여운은 어제 3명이 본 영화를 즐거운 듯 얘기한다. 내가 본 좀비Zx*3을 본 모양이다.

개념이 이탈한 영화가 재밌다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까···.

그렇게 오전 수업 끝났다.

//점심시간

점심시간은 내가 제일 고충을 겪는 시간이다. 성산고는 외식 업체에 식당을 임대했기 때문에 식권으로 사 먹어야 한다. 뭐 사 먹는 거야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다들 친한 애들끼리 먹는다는 것. 그래서 식당에서 밥을 먹어 본 적이 없다. 매점에서 빵이나 사서 자기 자리에서 까먹는다.

'왜 그렇게 사느냐고 묻는다면 이게 바로 고독한 마법사의 인생이라고 말해주지!!!'

죄송합니다. 솔직히 나도 내가 왜!! 친구가 없는지 알고 싶다!! 얼굴도 평균으로 생겼고 공부도 평균으로 하고 성격도 평균인데 왜 친구는 없느냐고!! 친구도 평균 정도는 있어야 정상아닌가? 그렇게 혼자서 자학하고 있을 때 방송 스피커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띵동

“2학년 A반 한우울 2학년 A반 한우울 보건실로 오세요. ”

갑자기 보건실에서 나를 왜 찾는지 의문이지만 뭔가 모르게 긴장됐다. 그러고 보니 새로운 보건실 선생님이 오셨다던데

엄청 예쁘다던데!!

의외의 플래그가 설지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보건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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