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23화 (23/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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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의 사회봉사활동 2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또 그 꿈인가."

한우울은 책상에 앉아 중얼거린다.

센타티아, 신유림 아니 사야라고 해야 하나? 지금 현존하고 있는 최악의 액운, 6개월 전 원인 모를 두통에 이어, 이젠 저녀석에게 동정을 빼앗겼다. 그리고 그 이후엔 이런 이상한 꿈까지 꾸고 있다.

"도대체 정체가 뭐냐. 신유림 아니 나한테 왜 집착하는 건데."

녀석에게 물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찜찜하지만 그건 사실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녀석이 나의 주위를 맴돌고 있다는 사실, 그게 중요한 문제다. 언제 이단심문관이 들어닥칠지 모르는 상태. 더 이상 시간은 없다. 빨리 녀석의 문제를 처리해야한다.

"어떻게 말이야..."

정작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게 책상에 소리가 날정도로 머리를 박았다. 옆으로 본 교실은 여전히 생기 넘치는 세계, 반 애들의 조잘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내일부터 봉사활동 시작이지?"

"어디서 만날래?"

그러고 보니 내일부터 사회봉사활동 기간이다. 송민정은 언제 내게 말을 걸어줄까? 언제가는지 날짜도 듣지 못했는데,

"다들 주목"

담임이 들어오고 HR은 시작됐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특별한 모양이다. 담임선생을 따라 들어오는 처음 보는 학생이 맨 처음 눈에 띠었다. 반 애들은 전학생을 보며 웅성거린다.

“자 다들 조용!! 또 우리 반에 전학생이 왔다. 요즘 따라 전학생 많지. 먼저 자기소개”

“안녕 정수빈이라고 해. 잘 부탁해.”

아주 짧고 어색한 인사가 끝났다.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 앞에 놓이게 되면 어색하다. 지극히 정상적이고 당연한 결과.

담임의 눈동자는 빠르게 굴러가고 있다. 분명 자리를 탐색하고 있는 거겠지.

“자리는... 저기 우울우울하게 생긴 놈 옆자리에 앉는 게 좋겠어. 한우울, 전학생 잘 도와줘라.”

반 애들들의 시선이 나에게 향한다. 그 시선은 뭔가 모르게 상당히 기분 나쁜 것이었다. 어떤 놈은 킥킥거리기까지 한다. 기분 최악이다.

"마음에 안든다. 죽일까. 죽여 버리겠어! 흐흐흐흐 죽일거야."

그렇게 이를 갈고 있을 때, 전학생이 내게 말을 걸었다.

"안녕 잘부탁해."

"어. 어"

무뚝뚝하게 대답하고 공부하는 척, 책을 핀다. 그건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바디랭기지이다. 주목 받는 건 내취향이 아니야. 정수빈이라는 얘는 지극히 평번하게 생겼고 어디에나 있을 법한 외모다. 뭐 앞으로 엮길 일도 없고 아마 오늘 중으로 반친구 40번째가 되겠지.  그렇게 HR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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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불안하다. 송민정은 나에게 한마디도 걸어오지 않는다. 설마 나빼고 가는 건... 그럼 정말 좌절이다. 더이상 학교를 다닐 수 없다. 조금식 식은 땀이 흘러나오기 시작하고 온갖 안좋은 생각이 떠오를 때 쯤, 등에 둔탁한 충격에 현실로 돌아왔다.

나의 등짝을 떄린건 기여움이었다.

“한우울 우리 봉사활동 같이 가지. 우리 잘 해보자구~!”

그렇게 호탕하게 2~3번 더 때렸다. 아프고도 따스한 손, 맞고 있지만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고 할까.

“어 그래. 잘해보자...”

“아! 그리고 전학생도 우리 조에 같이 들어가게 됐어.”

전학생? 수수녀를 말하는 건가. 바로 한통로 옆자리에 있는 전학생과 눈이 맞았다. 전학생은 조금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분명 처음 듣는 소리겠지.'

“아 수빈이는 모르는 구나. 내일 이틀간 사회 봉사활동을 가거든 너도 우리 조니까 같이 점심 먹으면서 일정을 정하자”

“정수빈, 민정아 일로와!!”

"응?"

교실로 들어오는 송민정을 부르는 기여움 얼떨결에 3인 팟은 점심을 같이 하게 되었다.

//학생식당

혼자가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하는 첫 점심. 설램 반 이제 진정한 이 학생이 된 것 같은 느낌 마저 든다. 우리반 애들이 있지는 않는지 일일히 확인하지 않으며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다. 이런 사소한 행복에도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차례가 되자. 식권 판매기에서 매뉴를 고른다. 현재 정식 3까지 먹어봤고 오늘은 돈까스를 먹어볼 차례다.기 돈가스 정식으로 결정하고 식권을 뽑았다.

이젠 메뉴가 나오기를 기다리면 된다. 먼저 좌석을 잡고 있는 기여움을 찾는다. 구석진 4인용 테이블 그곳에 앉아있는 기여움과 그의 친구들이 보인다. 사실 조금 민망하다. 남자 한명에 여자 다수, 만화에서 나올 법한 하램조합 아님 남자 한명을 두고 싸우는 세명의 여자라든지. 남들이 바라보면 정말 궁금증을 유발할 수도, 여튼 일단 좌석으로 이동했다. 내가 앉을 곳은 송민정 옆자리, 송민정도 조금 의식했는지 이쪽을 힐끔보다 눈을 돌렸다.

"한우울 왔다!"

기여움은 여전히 밝게 웃는다. 멋적게 머리를 긁적이며 송민정의 옆자리에 자연스럽게 앉았다. 기여움은 재미없다는 듯 화제를 바꿨다.

“수빈이는 어디서 왔어?”

“나... 이탈리아에서 살다가 왔어.”

“와~ 이탈리아어 할 수 있어?”

“응”

기여움은 메뉴가 나오는 동안 쉴틈없이 조잘됐다. 뭐 어색한 거보다 훨씬 났다고 생각한다. 사실 말하는 것 보다 듣는 걸 좋아하는 주위고 메뉴가 나오고 어느덧 식사가 다 끝나갈 때쯤 기여움은 본론으로 들어갔다.

“우리 조장 정해야 되는데, 누가 하지? 할 사람 손!”

“....”

“역시 이 조에서 나서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가. 그럼 내가 조장 할께 이의있는 사람 손!”

하지만 손을 드는 인간은 없다.

"아 정말 재미없다. 이 조!"

울상을 짓는 기여움, 그런 기여움에게 송민정은 어색하게 말했다.

“여움이가 분위기 메이커니까. 조장을 맞아줬으면 했어. 재미없는 조인건 사실이고.”

“아~ 어쩔수없네. 내가 끌고 갈수밖에! 그럼 조장 권한으로 목적지에도 이의 없는거지!"

송민정이 말했다.

"가고 싶은데라도 있는거야?"

"보육원으로 갈까 하는데, 무슨 보육원인지 이름은 기억이 잘 안나. 진마한 조가 거기 간다고 하니까. 따라가면 될거야.”

봉사활동하러 가는게 아니라 완전 놀러가는 거구만.

기여움의 생각은 뻔했다. 봉사는 커녕 진마한 일행과 놀생각을 먼저하고 있다.

“다들 찬성이지? 분명 규모가 있는 편이 재밌을거야~! 그럼 결정이다. 내일 8시 시내 시계탑에서 모이는 걸로"

그렇게 점심겸 회의는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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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나의 공방에 들려 ‘영혼 추출’에 비약에 관해 조사해보기로 했다. 시간나는 틈틈히 아르보르나의 수장녀석의 제안이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는지 검증해보기 위해서다. 공방 연구실 의자에 편안히 앉아 정신을 집중한다.

‘지혜의 우물(Gorea;otori) 개방’

나의 영혼에 새겨진  접속통로를 개방시킨다.

‘사용자인식 암호모듈 [승인]’

룬어들이 재배치되며 의식이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눈을 뜨자 수 많은 책으로 둘러싸인 세상이다 펼쳐졌다.

[지혜의 우물]

‘지혜의 우물’은 선대부터 축적해온 지혜(마법적 지식)을 계승받아 자신의 대에서 축적시키고 다시 다음 세대에 계승시킨다. 그건 시간이라는 제약에서 벋어나 마법사가 ‘진리’ 즉 ‘신의 영역’에 도달하고 자하는 마법사의 염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혜의 우물]에 저장되는 정보는 두 가지 분류 된다. 첫 번째 룬어로 구성된 진리어를 마법적 수식으로 묶여진 지혜를 ‘마도서’라고 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비유하자면 이해하기 쉽다. 어떤 마법을 실행하기 위한 수 많은 룬어와 진리어들로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완성된 ‘영창’을 뽑아 마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정보를 저장한 책을 ‘지식의 서’로 나뉜다. ‘비약’ 같은 레시피나 과학, 인문, 사회 등 이러한 것들의 정보를 모아 책으로 엮은 거라고 보면 된다.

기본적으로 마법사들은 암기에 뛰어난 재능이 있다. 거의 모든 마법사들은 선택적으로 완전기억을 할 수 있다. 나도 물론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과목에서 뛰어나지 않다. 암기를 했어도 이해를 하는 건 별개라는 말이니까.

지혜의 우물에서 ‘암흑 묘약의 서(Hotail;para)’를 호출한다.

흑마법사 묘약에 관해서는 대부분이 이 책안에 들어있다. 그리고 목차를 검색하여 ‘복종의 묘약을 찾는다. 수 십장의 페이지가 빠르게 넘어가면서 한페이지에서 멈췄다. 오래된 고대 룬어로 적혀있는 ’복종의 묘약‘이라는 타이틀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빠르게 재료 부분을 찾아본다.

‘코르디아스의 눈, 라파리아드에 침액, 트라켄에 눈...’

대부분 암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품이다. 재료를 따라 읽는 중 빨간색으로 별표가 되어있는 룬어를 찾았다. 상당히 구하기 어려운 재료일 거다.

센타티아의 눈물? 센타티아는 멸종위기종이라 구하기 어려움으로 표시됐으나 내겐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녀석이 있으니까. 재료를 머릿속에 각인하고 의식을 되돌린다. 만약 수연아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은 하지 않았지만 준비는 해놓으려고 한다.

이제야 좀 네크로맨서다운 행동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네크로맨서에도 부류가 여러 가지 있다.

-언데드를 만들고 소환하는 소환류파 카타로디스(Katarodisu)학파,

-저주나 흑마법에 특화된 커트류(Cureture)학파

-혼령에 중점을 둔 강령술 류트리바르스(Rutribarus) 학파

-‘흑의 비약’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라프라크리아(Raparacaria)

크게 4개의 학파로 나누어져 있다.

나는 그중에 류트리바르스(Rutribarus) 학파 강령술사다. 그렇다고 다른 학파의 학문을 전혀 모르는 건 아니다. 강령술이 주전공이고 기초지식에 조금 더 아는 정도의 부전공이라 생각한다. 강령술 분야에 살아있는 신체를 조종하는 카트로라이트(Catororytu)는 해본 경험이 있지만 어려운 마법 기술이다.

마법사를 꼭두각시로 만들려면 ‘영혼추출의 비약’을 사용해서 영혼을 제거하고 강령술을 이용해서 다른 악령을 집어넣는다. 육체는 영혼이 없는 상태로 일정시간 경과하면 죽어버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때 육체는 다른 영혼에 대한 거부반응을 가지고 있음으로 ‘복종의 묘약’을 사용하여 거부반응을 없애는 것이 꼭두각시 즉 카트로라이트(Catororytu)핵심이다. 영혼의 정착 부분만 잘된다면 나머지는 구울이나 좀비 조종하듯 쉽게 이루어진다.

[카트로라이트]와 다른 소환물의 차이점은 살아있는 신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생물체의 능력을 고스란히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네크로맨서에 좀비와 구울 스펙자체를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술법은 치명적 단점이 존재한다.

성공율이 낮다. 기껏 우수한 실험체를 잡아놨는데 죽어버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육체가 영혼 없이 생존하는 시간이 한정되어있고 육체는 다른 영혼에 대한 거부반응이 심한 이유가 실패에 가장 큰 원인이다.

고도의 집중력과 테크닉은 필수고 네크로맨서에 세계에선 이 분야에 특출난 흑마법사를 영혼의 서전(surgeon)이라고 말할 정도다. 인간계에 의학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관상동맥우회술 성공시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일단 이분야에선 경험이 가장 중요하게 때문에 인간, 아인종 수십 명은 실험해봐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는 동안 ‘복종의 묘약’ 재료목록 작성을 완성했다. 묘약을 만들기 위한 시약 몇 가지를 제조하고 집에 돌아갈 준비를 한다.

문득 포름 용액 실험관에 들어있는 ‘실험체’와 눈이 맞는다.

역시 내가 개발한 ‘사지절단보존술’!! 40000시간 동안 생존하고 있음으로 성공적이라고 봐도 좋다. 하드한 네크로맨서에겐 관상용으로도 팔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영혼추출비약’은 이 녀석을 만드느라 상당 양 남았기에 문제될 건 없고 복종의 비약을 미리 만들어 놓자

“공방 잘 지키고 있어라 실험체”

실험관을 톡톡 두드리며 이내 연구실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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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오랜 시간 공방에 있었다. 11시가 다 되서 집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마법사적인 일을 해서인지 피로감이 있다. 오늘은 쓸데없는 짓하지 말고 바로 자야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열쇠로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손잡이에서 뭔가를 발견했다. 아기자기한 종이 가방 안에 물방울모양의 비닐 포장이 있었다.

“쿠키?”

비닐포장의 쿠키에 부착되어있는 메모를 떼서 본다.

“많이 화났어? 3시간동안 추위에 떨면서 기다렸는데도 안와서 쿠키만 놓고 갈께~ 내가

만든 쿠키 먹고 용서해주면 안될까? ㅠ.ㅠ”

아기자기하게 쓴 글씨체 분명 그 여우가 쓴 글이 틀림없다.

3시간 동안 기다렸다는 말을 쓸데없이 강조하고 있다 나보고 자책감을 느껴라는 뜻인가? 그것보다 아마 내가 늦게 돌아오지 않았다면 아직 [복종의 묘약]의 효과가 있는 나는 저항하지 못하고 녀석을 나의 ‘뷰티 하우스’에 들어왔을 거다.

그리고 여우는 내 집에서 빈둥되고 있겠지... 최악의 상상이다.

현관문을 열고 불을 킨다. 익숙한 어둠이 나를 반겨주고 있다. 일단 부엌으로가 정수기에서 물 한잔을 마시다.

오른손에 들린 쿠키봉지를 보았다.

그리고 눈앞에 쓰레기 통, 그렇다면 선택은 당연히 던져 넣는...........

슛 동작을 했지만 정작 던져 넣지 못한다.

“하...일단 쿠키!! 너에게 기회를 주겠다. 맛없으면 저 쓰레기통과 친구가 되는 거라구!!”

정말 나 같은 행동이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인간 관찰]이 취미로서 인간과 섞여 생활해야하는 이상 어느 정도의 인간들과 일반적으로 행동하는 연습할 필요하니까.

일단 던지지 않았다. 만약 쓰레기 통에 던져 넣었다면 하등생물에서부터 무생물까지 나왔을 걸? 그래도 나는 아무리 하찮은 생명체라도 성의 무시하는 마법사는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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