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24화 (2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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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의 사회봉사활동 3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시내의 시계탑 집합 15분전은 ‘남자의 센스’라고 말한다고 한다. 처음 인간 친구들이랑 약속으로 들떠서 빨리나온 건 절대로 아니니까! 역시 평일 금요일 오전 7시 45분이니까 회사원이나 일이 있는 사람들 정도가 드문드문 눈에 띈다.

사람구경을 하던 중 낯익어 보이는 얼굴이 이쪽으로 걸어온다. 송민정 슬립한 몸에 맞는 조금 캐주얼하지만 무난한 코트 스커트에 스타킹 정돈가? 그녀 나름 신경을 쓴 듯하다. 역시 그녀의 소심한 성격답게 절대 지각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여유 있게 온다.

“안녕”

“응... 안녕”

낯간지러운 인사를 받는다 그리고 곧 거북한 침묵이 흐른다. 그런 침묵을 깨고 싶어서라도 말을 걸어야했다.

“너 봉사활동 많이 해봤어?”

“아니... 많이 해보지는 않았지만 어머니가 하고 계셔서 따라가서 돕거나 하거든”

“나는 처음이라 확실히 보육원이라고 했나? 아이들 있는 곳이지?”

“응 부모에게 버려져 상처받은 아이들이 많아. 그런 아이들이 상처를 이겨내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는 걸.”

송민정은 약간 슬픈 미소를 지었다. 마음속도 천사란 말인가. 조금 분위기가 살았으니 재빠르게 다른 화제로 옮긴다.

“너 꼬맹이들 좋아하지?”

“어떻게 알았어?"

한우울은 송민정이 만지작거리던 휴대폰고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휴대폰 고리에 있던 건 10살도 안되어보이는 어린아이들과 송민정이 웃고 있는 조그만 스티커사진이다.

"아... 응. 언니 누나 하면서 병아리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게 너무 귀엽다고 생각해!”

송민정은 무언가 생각하듯 행복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있었다. 송민정이라는 캐릭터의 성격을 알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송민정은 재차 나에게 물어왔다.

“너는 좋아해?”

“어. 뭐 좋아해 귀엽잖아...”

사실 정말 싫어한다. 지적 수준 아니 거의 본능 밖에 존재하지 않는 유년기의 생물체가 사리분별 하지 않고 울음소리만 내면 다 해결된다는 듯이 울고 있으면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말해도 듣지 않고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울어버린다. 계속 상대방이 짜증이 MAX를 찍고 위협을 해봐도 때려 봐도 더 크게 운다. 그럼으로 지적능력 따윈 없는 유년기의 동물을 상대하기 정말 싫다.이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기에 맞장구를 쳤다. 송민정은 기쁜 표정으로 스마트폰에 여러 가지 꼬맹이들과 관련된 자신의 콜랙션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 애 엄청 귀엽지~ 6살이래 어머니랑 교회 갔을 때 찍은 사진이야”

“응...이 무렵 여자애들은 다 귀엽잖아”

“맞아”

송민정은 거리낌 없이 나에게 다가온다. 경계를 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뒤로 넘긴 머리카락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 그건 아무래도 좋다. 아주 가까운 거리, 마치 애인처럼 붙어있다. 이미 이야기의 반은 듣고 있지 않다.

“한우울?”

송민정도 나의 언동에 눈치 챘는지 나를 올려다본다. 하악...하악... 이 각도 뭔가 묘하게 나를 흥분하게 만든다. 분명 ‘허그’를 하면 나의 품속에 쏙 들어온다. 이 안아주고 싶은 충동!!! 참아야한다!! 으아아아 참을 수없어!!!

“애들아!!”

방해꾼의 등장으로 분위기는 깨져버렸다. 기여움은 활기차게 손을 방방 흔들며 이쪽으로 걸어온다. 민정이와 그리 가까웠던 거리도 순간 멀어졌다. 아쉽다고 할까. 쩝 그리고 기여움 뒤에 진마한, 성현아, 엑스트라 1, 엑스트라 2, 엑스트라 3이 연이어 등장했다. 저 엑스트라도 나를 모를뿐더러 나또한 저들을 인식하고 있지 않다. 같은 반임에도 불구하고 참 비극적인 현실임을 실감할 수 있다.

“후훗 너희 둘 가까이 붙어 있던데 냄새가 나~”

“여움아 그런 거 아니야...”

송민정은 당황하듯 부정했다. 즉각 부정당하니까. 마음이 조금 아프다...

“안녕 민정아 우울아”

진마한은 스마일한 표정으로 우리들에게 인사했다. 순수하고도 깨끗한 웃음 남자라도 반해버릴 듯한 그런 미소다.

“어... 안녕”

“오늘 같이 잘해보자”

“그래...”

성현아는 여전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역시 나 따윈 관심도 없다는 얘긴가?

“한명 덜 왔네. 수빈이”

수빈이? 혹시 전학생의 이름인가?

몇 분후 헐래벌떡 달려오는 정수빈

“미안... 늦어서”

“아니 우리들도 막 왔는 걸”

“자 그럼 가볼까?”

진마한이 선두에 서며 걸어가자 우리 대규모 파티는 그렇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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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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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 보육원? 여긴...'

문패는 틀림없는 성산보육원이다. 그말은 즉, 성산 교회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이다. 하필이면 왜 여기 온 거야!! 여기 간다고 했더라면 어떻게든 빠졌을 거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빠질 수도 없다. 오히려 눈에 띄는 행동을 했다간 수녀들에게 필요없는 관심을 집중 시킬 테지.

한우울은 스물스물 엑스트라에 등 뒤로 숨으며 상황을 지켜본다.

수녀들 중 대표자로 보이는 수녀가 우리 앞에 나와 인사를 했다.

“오늘 여기 봉사활동으로 오신 성산 고등학교에서 온 학생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제 이름은 프라일라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서로 인사를 끝으로 시설소개로 빠르게 넘어갔다. 지은지 얼마 되지 않는 건물들 운동장, 꽤 큰 규모의 교회 보육원이라고 생각했다. 설명으론 성산 초등학교도 딸려있다고 하니, 고작 보육원 주제에 이정도 규모로 만든 것에는이유가 있을 것이다.

"수상하군."

한우울은 이곳저곳 훑어보며 감상평을 했다. 이윽고 도착한 곳은 보육원 직원실이었다.

“성산 보육원은 항상 일손이 부족해서 큰일이랍니다. 정말 여러분과 같이 마음 따뜻한 분들이 없었다면 성산 보육원은 운용되지 못했을 겁니다.”

수녀는 한명한명 직원들을 소개시켜줬다. 간단히 인사를 하고 수녀는 다시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시설소개를 시작한다. 초등학교라고 소개한 곳을 들어서자 아이들이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이 창문을 통해 보이고 있다.

신학수업이라도 하는지 수녀들이 뭔가를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저학년의 반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아이들은 말을 잘듣는지 진진하게 수업에 임하고 있다.

‘설마 아인종을 급소나 마법사의 약점 가르치고 대인 전투이론교육 같은 걸 교육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한기가 몸에 스며든다. 만약 나의 예상이 맞다면 미래에 나의 머리에 칼 박을 지도 모르는 애새끼들이 도와야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시시한 안내가 끝나고 점심시간 안내역의 수녀는 말했다.

“여러분들이 맞게 될 업무는 유아반과 초등반을 맡아 주셨으면 합니다. 일과 시간표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보조사들이 있으니 그쪽에서 필요한 일들을 도와주시면 됩니다.”

그리 말하고는 보조사를 따라 단체 식당으로 따라갔다. 고등학교 식당과 달리 긴 테이블에 수많은 의자가 일렬로 늘어서있는 식당이다. 초등학교와 보육원 아이들이 함께 식사를 하는 공간이라서 그런지 큰 건물이다.

“곧 아이들 점심식사 시간이라서 학생여러분들이 인솔과 배식을 도와줬으면 합니다.”

성산보육원은 큰 규모의 시설이기에 다른 곳에서 유입되는 아이들이 상당하고 한다. 그래서 인지 보육원에 아이들만 해도 4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거기다 초등학교에서 급식까지 같은 식당에서 하기 때문에 천방지축인 아이들에게 인솔자 역할이 없다면 카오스 상태 일거다.

각자 보조사를 따라 일을 분담했다. 일단 진마한 조는 식당에 아이들을 인솔하는 역할을 맡았고 나와 송민정, 정수빈이 포함된 기여운 조는 배식을 맡았다. 미래의 칼잡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반짝이는 눈으로 배식 판을 들고 있다. 처음으로 그모습이 한기를 느끼는 한우울이었다.

"애들아 많이 먹어라."

전혀 웃는데 써본적 없는 얼굴 근육을 움직이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배식을 한다. 하지만 그 얼굴을 보고 울어버리는 아이들은 뭘까. 마치 놀이공원에 광대라도 본 듯 놀라서 우는 아이, 오줌까지 지리는 아이까지 나오고 있다. 보조사는 그렇게 긴장하지 말고 편안히 대하면 된다고 조언까지 해주지만 여전히 그 충고는 소용 없다. 이래서 아기는 싫다. 유아기만의 예리한 감이 나의 가식을 눈치채고 있는 건 아닐까. 은연 중에 말이다. 그에 비해 내 옆에 송민정은 아이들에게 친화력이 상당히 높다. 버림받은 아이들은 모성애를 그리워해서 그런가? 머리를 쓰다듬거나 허그해주는 데에 아이들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듯하다.

뭐 나름대로 이득은 있다. 이렇게 송민정의 옆에서 사랑스러운 표정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많이 먹어^^(어머니의 미소로)], [아 >-< 귀여워!!] 소리 지르며 머리를 쓰다듬는다던지... 상당히 정신이 없다.

송민정의 소심했던 인상과는 괴리감이 있지만 소극적인 모습보단 활동적인 모습이 낫다. 그렇게 송민정을 감상하던 도중, 한 이질적인 기운의 소녀를 포착했다. 긴 붉은 머리카락의 고집 있어 보이는 눈매 원피스의 소녀, 초등학교 5~6학년 정도 되어보인다. 마법사에겐 [혜안(慧眼)]이란 능력이 있기에 모든 사물에 관한 지식이 있으면 분석 할 수 있다.

한 대상에 의식을 집중하면 시야에서 룬어로 된 그에 관한 정보가 표시된다. 단 지혜의 우물이 가지고 있는 지식에 따라 스테이터스가 표시되는 양이 다르다. 예를 들어 마력에 대한 지식이 없을 경우 [혜안]에는 그에 관한 정보가 뜨지 않는다.

지금 나에 시야에는 체중, 무게, 마법저항력, 마법적 취약점 등이 구체적으로 떠올랐다. [탐구의 서(Unaltal;eeel)]라는 마도서를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마법저항력이 B등급이하에 대상에 대해서는 마력에 관련된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이 마도서의 능력이다. 일반인간의 배에 달하는 마력을 소지하고 있음으로 저 소녀는 아인종일 확률이 높다. 교회에서도 아이들을 받아들일 때 분명 아인종을 걸러내고 받았으리라 생각되지만 모든 일에는 오류 즉 실수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 아이는 무표정한 얼굴로 내게 식판을 내밀었다. 나의 부식을 받고 옆으로 지나갔다.

‘뭐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닌가?’

저 아이의 말로가 어떻게 되던 남 일이다. 내일도 꼬이는 데 남일 참견하는 건 웃기는 일이다. 그렇지만 왠지 모르게 눈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 소녀는 얌전하게 남들과는 떨어진 자리에 앉아서 혼자 식사를 한다. 외톨이는 외톨이를 알아본다는 것인가? 뭔가 엄청 비참하군...

“학생 여러분도 식사하세요.”

이 줄이 마지막 줄인지 보조사가 말했다.

“저기 저 아이 왜 혼자 먹을까?”

송민정의 눈에도 띄었는지 걱정하듯 나에게 말을 걸었다.

“어 그러게 말이야.”

“나 저 얘하고 같이 먹을게”

송민정은 자신의 배식을 받아 그 소녀 쪽으로 간다. 다른 진마한 조는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상태. 송민정이 없는 곳엔 미련없다. 식판을 가지고 그녀의 옆으로 들고 온다.

“나도 같이 먹으면 안될까.”

“응. 괜찮아.”

얌전히 식사를 하고 있는 소녀에 정면에 송민정은 앉았다. 그리고 인사를 했다.

“안녕”

“....”

경계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소녀 그 표정에도 송민정은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언니는 송민정이라고 해 그리고 옆에 오빠는 한우울이야

3일 동안 봉사활동으로 왔거든 친하게 지내자. 네 이름 가르쳐 줄래?”

“흥미 없으니까...”

그 한마디를 끝으로 식사를 마쳤는지 식판을 들고 일어나버렸다.

“상당히 미움 받아버렸나...”

송민정은 상당히 충격을 받았는지 눈물을 글성거린다. 애들과 친화력이 높은 그녀로서는 그 소녀의 차가운 태도에 상처를 받았은 느낌이다. 나의 18년 외톨이 속성으로 볼 때 송민정이 실패한 원인이라고 한다면 접근 방법의 실패라고 본다. 호의를 받지 않았던 녀석이 갑작스럽게 타인이 호의적으로 접근한다면 명백하게 경계한다. 이럴 때에 접근 방법으론 상대가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네가 미움 받는 건 아니야 단순히 경계하고 있다고 생각해.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어오면 보통은 경계하잖아?”

“그런 걸까?”

“친근하게 다가갈 계기를 만든다면 친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지금 남일 걱정해줄 때가 아닌데...친구도 없는 녀석이 잘난 듯 얘기해봤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고마워... 위로해줘서”

“아니 딱히 위로라고 한건 아닌데...”

“그래도 네가 덕분에 용기가 얻었어. 다시 말 걸어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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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아이들이 학교를 가 있는 동안 보조사와 함께 청소 및 빨래 잡일 등을 했다. 내가 우려하던 일은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교회라고 해도 우리와 같은 이종족에 대해서 알고 있는 인간은 소수다.

이종족과 관련 있는 이단심판 기관 [죄악의 단죄(Damnatio peccati)] 라던지 교회의 특수전투부대들만 조심한다면 내 신분이 들킬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에 이단심판관이 있을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를 한시라도 빨리 나가는 게 베스트 판단이라고 생각하지만...

“한우울 여기서 뭐해?”

멍하게 초등학교의 운동장을 보며 생각하던 중 송민정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진마한 애들에게도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구나.”

잡일을 마치고 얘들과 놀아주는 시간을 가졌다.

운동장에는 아이들과 놀고 있는 진마한과 엑스트라 패밀리들이 눈에 띤다.

애들이 여자 남자 가릴 것 없이 진마한과 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줄을 서고 있다. 젠장... 잘하는 놈은 뭘 해도 잘하는 구나.

“진마한은 뭘 해도 잘하잖아.”

그녀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뭐 그렇지.”

“저...같이 가주면 안 될까?”

“어딜?”

“혼자서는 용기가 나지 않아서...”

송민정이 보고 있는 시선을 따라 눈을 돌렸다. 다른 아이들과 동떨어져 앉아있는 붉은 머리카락의 소녀가 눈에 띤다. 나로서는 그 소녀의 행동을 이해 할 수 없다. 보통은 자신이 외톨이라는 걸 숨기기 마련이다.

나도 친구가 없지만 친구가 있는 척하고 다니고 혼자 다니는 걸 숨긴다. 그러는 편이 사회적 이점이 생긴다고 할 수 있다. 저렇게 대놓고 혼자서 다니면 ‘나 외톨이에요 관심 가져주세요.’ 밖에 되지 않는다. 설마 그렇게라도 ‘동정’을 받고 싶은 건가? 저 아인종은 자존심도 없는 건가?

“그래 같이 가자.”

“고마워”

솔직히 아인종과는 엮이기 싫었지만 송민정이 부탁하는데 안 들어주는 없는 노릇.

기합을 넣으며 아이에게 접근하는 송민정을 뒤따라갔다.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

“관찰”

그 소녀는 이쪽을 보지 않고 땅바닥을 응시하고 있다.

“개미 관찰하는 중이야?”

“아니”

수많은 개미들이 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다. 그리고 개미를 따라 하나의 개미 뭉치를 발견했다. 그 소녀는 나뭇가지로 툭툭 건드린다. 송민정은 그 소녀에게 가까이 다가가 쭈그리고 앉아 그녀에게 말을 건다.

“뭘 관찰 하고 있는 거야?”

“최후를 보고 있어.”

개미 뭉치 덩어리를 들어 올려 송민정의 바로 눈앞에 보였다. 개미가 게걸스럽게 사마귀를 해체하고 있다. 뚝하며 지면으로 팔한 쪽, 이미 하반신은 분해되었는지 왼쪽 팔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달랑달랑 달려있을 뿐이다.

“끼야!!”

송민정은 비명소리를 짧게 지르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순간 이쪽으로 시선이 집중된다. 진마한과 보조사가 급히 이쪽으로 뛰어왔다.

“무슨 일이야!!”

“아니... 별일 아니야...”

“또 아연이가 문제를 일으켰죠?”

보조사는 아연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연이라는 소녀는 보조사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죽은 사마귀를 나뭇가지로 툭툭 건드린다. 한두 번 저지른 솜씨가 아닌 듯하다.

“아무일도 아니에요. 벌래 때문에 놀랬던 것 뿐이에요.”

보조사에게 보충설명하듯이 말했다. 보조사는 탐탁지 않은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넘어갔다. 그 눈초리로 보아 아연이라는 수인종은 보조사들에게 문재아로 취급받는 느낌이 들었다.

“다들 집합!!”

보조사가 놀고 있는 아이들을 불렀고 송민정의 아연이랑 친해지기 프로젝트도 별 성과없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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