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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내일을 향한 발걸음(완)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4월 후반
따뜻한 바람이 불어온다.
봄이 오는 걸 느낄 수 있다.
병실 복도에서 창문에서 잠깐의 여유를 만끽하고 오른 손에 든 비닐봉투를 확인한다.
“과연 이런 걸로 좋아하는 거냐고 사야...”
몇 번이나 와봤던 병실 하지만 전혀 적응이 되지 않는다.
302호의 문 앞에 정지한다.
조금은 망설이다가 이내 노크를 하며 문을 연다.
커다란 침대에 앉아 있는 붉고 긴 생머리의 소녀는 멍한 눈빛으로 나를 응시한다.
역시 유아기 생물이 귀엽게 생긴 이유는 역시 생존본능을 자극하여
보호 받기 위함이라는 가설이 있지 않은가...
극히 공감한다.
침대 옆 간이의자에 앉는다.
“어... 음... 잘 지냈어?”
“....”
아연이는 예쁜 눈만 깜박거린다.
사건에 충격 때문인지 실어증 증세를 보인다고 의사에게 들었다.
더욱 거북해진 공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음... 선..물이라고 해야 할까? 먹을 거 가지고 왔어. 좋아 할지는 모르겠지만...”
비닐 봉투에서 도시락 통을 꺼냈다.
곰돌이 그림이 그려진 유치한 도시락 통이다. 사야에 집에 도시락 통은 이것 뿐 이었기에 할수 없었다.
“짜...짜잔!!”
도시락을 개봉하자 그 속에서 나온 건 흐물흐물하게 생긴 정체 모를 식재료들
“이거 뭐야?”
“우와!!! 말...말했다!!!”
“시끄러워 조용히 해”
“언제...부터 말 할 수 있게 된 거야?”
“처음부터”
“그럼 왜 말을 안 한 거야?”
“귀찮으니까.”
담담하게 말하는 불여우는 상당히 성격파다.
“이거 뭐야? 음식물 쓰래기?..."
"너무하네 멀쩡한 김밥을 보고 말이야."
옆구리에 재료들이 터져 나와, 김밥이라기 보단 동물이 음식물 비닐봉지를 뜯어 흩으러 뜨린 음식물 쓰래기에 가깝다. 분명 만들었다는 데 의의를 두고 가지고 왔지만 너무 심히지?
하지만 존심에 상처 나지 않기 위해 일단 부정한다.
“만든게 아니라 사온거야. 착각하지 말라고”
"안물었는데? 궁금하지도 않아."
"크윽..."
조금 상처 받은 한우울
“만든 것도 아닌데 손에 상처는 왜 나는 있는 거야?”
요사스러운 붉은 눈이 나의 반창고 손을 응시한다. 데일밴드로 덕지덕지 붙어있는 만신창이에 손을 침대 밑으로 스멀스멀 숨긴다.
역시 마법사와 칼은 역시 상극임이 분명하다.
“사온 거라면 사온 거야! 먹기 싫으면 줘 내가 먹을테니까.”
“훗훗 남자가 솔직하지 못하네. 그래도 만들어 줘서 고마워. 마법사님.”
“큭... 원래 너 이런 솔직한 캐릭터 아니잖아?”
“쑥스러워 하기는... 근데 솔직히 김밥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이상한데?”
“음... 김밥에 사촌 뻘 아니... 변종이라는 편이 좋겠군.”
“혼자 사는데 요리 정도는 배우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요리를 하는 건 비효율적인 행동이다. 그래서 하지 않지. 시간의 비용을 생각했을 때 사먹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그렇다기 보단 혼자 만들어 혼자 먹는 모습이 더욱 처량하게 느껴지니까.
아연이는 지렁이 같은 김을 한입 베어 물었다.
솔직히 긴장되었다. 내가 해본 최초의 요리 맛이라도 있다면 평점 3.5 정도는 맞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언니 요리보다는 별로네”
“먹지마!! 내가 먹을 거니까.”
도시락을 빼앗으려고 했지만 아연이는 손을 휙 돌려버린다.그리고 조금 슬픈 눈으로 묻는다.
“언니는... 못 찾은 거야?”
“이단 심문관들에게 쫓기고 있으니까... 뭐 수십 년간 도망쳐 왔으니까. 잡힐 일은 없겠지.”
“응... 근데... 요즘 꿈을 꿔. 언니가 옆에 있는 꿈”
“그래? 멀리 있어도 마음이 통해서 그런 걸까? 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면 한번쯤 들리지 않겠어.”
“위로 해주는 거야?”
“뭐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지.”
작은 입이 우물우물 거린다. 저런 변종 김밥, 잘도 먹는구나...
햄스터 같은 얼굴!! 볼을 꼬집고 싶어진다.
참아라... 인내하라... 고뇌하라!!
나의 차도남 캐릭터를 지키기 위해!!!
이만이 번뇌의 자리에서 일어나자.
“가는 거야?”
“어 할 일이 있으니까. 도시락은 먹고 구석에 놔둬”
일어서려고 할 때, 무언가 팔을 댕기는 느낌이 들었다.
나의 오른 팔 소매를 잡은 아연이 불안한 눈빛으로 묻는다.
“... 또 올 거야?”
다시 만난 부모와 다시 이별한 어린 센타티아, 다시 버려지는 불안감이 있는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얼굴을 돌리지 않는다.
매혹안의 영향이라서 그런가?
저 얼굴을 보면 가기 힘들어진다.
“내일 올 거니까...자 그럼...”
빠르게 몸을 돌리며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간다.
역시 유아기 애들에게는 대하기는 서툴다.
“응 잘가...”
중얼거리는 작은 목소리에 배웅 받으며 병실을 나왔다.
아연이의 심장은 파괴당했다. 살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가지 방법은 사야의 심장을 이식하는 것 나는 망설이지 않고 실행 했다.
그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육체복원 쪽에는 경험이 없는 편이라 현대의학에 힘을 빌렸다.
상당히 위험한 수술이었지만 성공적이었고 아연이가 깨어난지 1주일 째 되는 날이다. 센타티아의 회복력이라면 한 주정도면 완전히 회복할 거라고 생각한다.
“거짓말이 마음에 걸리긴 히지맛 회복에 영향이 갈수 있으니. 당분간은 얘기하긴 어렵겠지.”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사야에 대한 것.
이 세상엔 어두운 거짓말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누군가를 위한 하얀거짓말은 꼭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나약한 새끼 센타티아에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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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십자가], [가시창]
성구를 2개나 가지고 있는 이단 심문관, 그리고 실력,
그리고 그놈의 시체에서 발견된 기사단을 상징하는 성흔(스티그마)
아마 [성기사단]에 소속된 놈으로 분명하다.
교회의 조사원들이 움직임을 봐서 교회에도 그의 죽음이 알려졌을 가능성이 크다.
“아... 점점 일이 커지는구만...”
기사단 녀석이 의문사 했다는 게 밝혀지면 아마 조사단으로 아마 녀석이 소속된 [성기사단]이 파견될 확률이 높다. 그 녀석들이 나의 냄새를 맡는 순간 나의 뷰티풀 인생은 막을 내리겠지... 도망갈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다.
교회는 앳부터 사람들 속에 숨어사는 이단들을 처단하는 방법으로 지래 겁먹게 만들어 재발로 걸어 나오게 만드는 것, 지금 시대에도 구시대의 방법은 아주 유용하다.
머리 없는 아인종들은 도시 외각에 고속도로 게이트 매표소에 위장해 설치되어 있는 마력감지기와 도시를 나가는 길목마다 위장되어 배치되어 있는 교회의 인력들을 알지 못하고 정체를 발각 당한다.
지금 상황에서 최선은 섣불리 짱 박혀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공방은 당분간 폐쇄, 연구금지, 당분간 인간과 같은 생활을 해야 된다는 사실이 어깨에 힘을 빠지게 만든다.
“다시 한 번 내가 있었던 곳을 흑 마력에 흔적을 점검하고 알리바이를 단단하게 만들 필요성이 있겠군.”
전후처리가 가장 머리 아프다. 아무리 빡빡 닦고 지우려고 해도 흔적은 남는다.
추적에 달인인 교회의 눈을 어떻게 피할까? 열심히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한다.
그렇게 내일을 살아가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이 시대는 이미 밀림과도 같으니까. 하지만 그 밀림 속에 또 다른 밀림 그세계의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그래도 이런 오후 따뜻한 햇살을 느끼여 치열한 세계 속에서 조그만한 여유를 가져본다.
따뜻한 바람이 불어온다. 다시 찾아온 봄은 또 다른 시작이다.
“자 가볼까.”
병원 앞 많은 사람들의 인파 속에서 이렇게 현대시대를 살아가는 네크로맨서는 내일을 향한 한발을 내딛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