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54화 (5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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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밤(2)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1시가 넘은 늦은 밤

현관문을 조심스럽게 열며 들어온다. 내 집에 내가 들어오는데 눈치보며 들어오냐고 말한다면 나도 내가 왜 그런지 모르겠다. 마치 드라마에서 보던 술먹고 늦게 들어오는 남편에 심정이라고 할까? 정말  애완견을 조교시키는 게 아닌 내가 당하는 입장이었는지도 모른다.

현관문을 들어오자, 거실에 환한 불빛과 소파 넘어 꼬리를 말고 웅크리며 자고 있는 한 소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넌 방 놔두고 이런데서 자고 있냐..."

가볍게 끌어안고 방으로 데려간다. 이불을 가지런히 덮어준다. 나갈려고 할때 소매를 잡고 있는 작은손

"가지마...언니..."

작은 입에서 나온 한마디, 아연이랑 같이 산지 한달이 넘어간다. 하지만 아직 진실을 얘기하지 못했다. 평소에 나답지 않다. 난 뭘 신경쓰고 있는 걸까? 그 물음은 답하지 못한체 마음 속을 맴돌고 있다.

// 부 공방 연구실

'오늘 잠자기는 글렀다.'

오늘 수집한 데이터와 수집품을 정리한다. 콘타로타는 자폭위험이 있음으로 봉인구의 상태로 놔두었다. [프로텍터 키]를 얻을 수만 있다면 자폭코드를 해제시키고 쓰거나 팔면 되지만... 일단 보류하기로 한다.

마법사들에겐 자신의 마법은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자신의 뿌리이며 자신이다. 그럼으로 술식의 유출을 막기위해 모든 마법엔 [프로텍트]라는 영창 술식 고유 보안체계가 존재한다. 즉  마법 안에 들어 있는 영창 술식(coding)는 대부분 암호화 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암호화 되지 않은 출력부분을 보며 대략적인 마법의 기능을 추측 할 수 있지만 역시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프로텍터 키(암호 해독표)가 필요하다. 하지만 마법사를 족치지 않는 이상 프로텍터 키를 얻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1 부터 10까지 실험에 실험을 거듭해 특정마법과 유사패턴이 나올 때까지 샘플링에 샘플링을 거듭한다. 한 마법을 파해치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노가다가 필요하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의문의 제단]을 소규모 실험장을 만들어

샘플링을 만들어본다. [물질이동마법진]과 유사한 알고리즘이라는 점에서 이를 토대로 역추적에 들어갔다. 대략 20번 가량 영창술식을 바꿔서야 그 제단과 유사한 마법진을 만들 수 있었다.

"역시...소환마법진의 부류는 아닌가?"

무언가 소환하기 위한 제단이 아닌 [무언가를 운반하기]위한 제단이라고 생각한다.

'뭘 운반했던 거지?'

알 수 없는 의문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

아직 단서가 부족하다. 머리 쌓매어도 답이 없는 건 마찮가지, 의자를 뒤로 젖히며 있을 때 [진자 통신기]에서 한장의 문서가 출력되어 있다.

-정산서-

[구매내역]

[소페타리아드 검출액] x3

[마드레나르스의 물약] x10

[프라도너스의 껍질] x1

[드라토스의 눈알] x2

[마도 물질 제련기](유니크) x1

[물질 정재기] x1

[오래된 오델로의 지팡이-복제품-](레어) x1

[적의 하급 마석](레어)x1

[흑의 하급 마석](레어)x1

[파의 하급 마석](레어)x1

[아드칼로드의 용의 이빨]x0

[아드칼로드의 껍질]x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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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금액 : 45210 PATE

잔액 : 4790 PATE

잔액은 환율 1 : 10000으로 4790만원 통장으로

입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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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마법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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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란에 싸인을 한다. 그러자 마법 양피지가 빛을 뿜어내며 타오른다. 그리고 양피지에 압축 되어있던 물건들이 풀리며 연구실 빈공간에 생성된다. 3개의 큰 박스가 연구실을 가득채웠다.

"오... 이게 말로만 듣던 물질 강화기구만"

3분에 1정도를 차지하는 거대한 물체을 먼저 뜯는다. 매끄럽고 세련된 코팅강 제질의 기계가 모습이다. 요즘 사회는 전자시대지 그에 발맞춰 마법사들도 클래식 보다는 모던 디자인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뭐 내용물은 마법 그자체지만...

나의 전력 강화에 도움을 줄 [마도 중급 물질 제련기]라는 아티펙트다. 이거 하나만 구매금액의 절반의 금액이다.

[물질제련기]

물질을 녹여 마법적으로 재구축하거나 물품을 강화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아티펙트다.

흑마법사들에게는 필수품이라고 볼 수 있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으로 미뤄 왔었다. 흑마법에 관련된 아티펙트는 매우 희기하기 때문에 암시장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흑마법사들은 자기 물품은 자기가 만들어서 쓴다. 나도 이제부터 [연구 제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흑의 아티펙트가 연구제작이 가능합니다.]

2개의 박스를 마저  뜯으며 내용물을 확인한다.

오래된 오델로의 지팡이(레어)

저렴한 가격의 레어 지팡이, 새삥에 물질강화기를 실험하기위해 구매했다. 숙련도를 높혀 최고의 아티펙트를 만들자!! 라는 나의 장대한 꿈의 시작이 되는 아티펙트다.

대충 시약과 재료들을 정리하고 있을 때 뒷쪽에서 작은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문을 안 닫아놨었나..."

숨겨진 연구실 문을 열수는 없을 터, 나의 방에 들어왔다가 통로를 발견하고 들어온 것일까? 계단으로 내려온 건 조금 큰 파자마를 입은 작은 소녀, 자기 몸만한 베개를 품에 안고 하품하고 있는 아연이었다. 아연이는 나를 보더니, 출입구 옆 벽면에 베개를 지지대 삼아주저 앉았다. 그리고 졸고 있다.

"정말 외로움 많이 타는 녀석이네... 오늘은 여기까지 해둘까..."

자고 있는 아기여우를 옆구리에 끼고 불을 끄며 연구실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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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XX일 수요일

//학교

"야들아 오늘 뉴스 봤어? 또 살인사건이 일어났데... 요즘 따라 이상한 것 같지 않아?"

아침부터 아이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뉴스를 안보고 사는 나로선 소식이 늦을 수 밖에 없다.

이제라도 뉴스를 챙겨 볼까?

"사건 현장이 반성네거리 쪽이라고 하던데, 완전 반대편 아니야?"

"살해당한 피해자가 그 인근에 여고생들이래... 3명...  3일 전에 실종신고 된 얘들이래...  더 무서운 건 그 미친 연쇄살인범이 배를 갈라 장기를 다 꺼내놨다지 아마?"

"헐 대박이다..."

"그리고 더 괴상한 건 헤집어진 장기들 중에 3명 다 자궁이 없어졌데..."

"정말 또라이다!!"

"이 얘기 그만하자..."

"단축 수업 하겠지?"

담임선생님이 들어왔고 웅성거리던 반 분위기는 조용해졌다.

"너희들도 알다시피 인근에서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자세한 건 교무회의 하고 알려줄테니까. 아마 단축 수업 할 것 같고 동아리활동은 당분간 금지일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해둬. 여튼 단축수업 한다면 허튼 짓 하지 말고 집에 일찍 들어가."

담임선생님은 1교시 자습이라 말하며 교무회의를 하기 위해 나갔다.

단축 수업이라... 오늘은 일찍 [조사활동]에 들어갈 듯하다.

스마트폰을 꺼내 오늘 뉴스를 검색한다.

[성산시 남구에서 끔찍한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해...]

클릭하며 스크롤을 내려 정보를 습득한다.

[남구 여고생 연쇄살인사건 정보 습득]

북구의 네크로맨서 경우와는 다르다. 조용히 일처리를 하는 콘타로타의 건과는 다르게

화려하게 시체를 방치하며 장기를 탈취했다. 서로 다른 사건일까? 조사해보기 전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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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과후

단축 수업으로 3시 반쯤 학교를 나올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사건현장으로 도착했다.

많은 경찰들과 인파들이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가이드라인이 쳐져있고 현장 조사가 끝난 듯 정리하는 분위기였다.

눈을 감고 흑마력의 흔적을 찾는다. 총을 쏠때 초연 반응이 남듯, 마법을 썼을 때 잔존 마력이 남는다. 그 마력의 흔적은 2시간 안에 사라진다. 그렇기에 마력반응을 찾는 행위는 거의 의미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혹시나 가동하고 있는 마법진이라도 있는 경우를 생각해서 탐지하고 있는 거다. 자세하게 탐지하려면 사건 현장에 들어가서 조사를 해야하지만 불가능하다. 그보다 주위에 수상한 범인에 흔적을 찾는데 집중한다.

순간 강한 끌림을 느끼고 뒤를 돌아봤다.

후드티를 쓴 남자, 그는 잠깐 사건현장을 보다가 사라진다.

'저녀석 웃고 있었다.'

가려진 후드티 사이로 즐거운 듯 올라간 미소, 녀석이 범인이거나 적어도 관련자라는 직감이 든다. 그 남자는 천천히 인파 속으로 사라진다. 빠르게 헤처나가며 남자를 뒤쫓는다. 하지만 인파의 밖으로 나갔을 때, 그 후드티 남자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네크로맨서와의 연관관계는 발견하지 못했다. 그 수상한 남자는 진짜 범인일까?

단정짓기에는 증거가 없다. 지금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수상한 사건의 단서를 모을 뿐이다.

[후드티의 수상한 남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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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성과도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일단 배도 고프고 한 6시쯤 되었을까?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매캐한 연기가 집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뭐야 불이라도 난거야!!"

서둘러 거실로 향한다.

"꼬맹이 어딨어!!"

"콜록 콜록"

기침소리는 부엌에서 나고 있었다. 그곳에 아기여우가 있었다. 에이프런을 하고 키가 안됨으로 의자위에 올라가 요리라도 만들 생각이었던 모양인데... 역시 아기여우는 요리와 연이 없는 듯하다.그보다 황급히 주방 창문을 열고 가스렌지에 불을 껐다.

"뭐하는 거야? 불이라도 낼 샘이야?"

"요리...하려고..."

풀이 죽었는지 귀가 내려간다. 후라이팬 안에는 검게 타버린 괴물질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갑자기 요리는 왜?"

"언니처럼 요리 잘하고 싶어서, 요리 잘하는 여자는 인기가 많다고..."

"좋아하는 남자애라도 있냐?"

" 말할 수... 없어!"

휙 얼굴을 돌리며 의자에서 점프한다. 이상한 녀석, 하... 애완견 하나 때문에 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검게 눌러 붙은 후라이펜과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부엌이다.

"여우야!! 어딜 도망가!!"

거실로 도망가는 아기여우의 목덜미를 잡아 부엌 청소를 시키는 한우울이다.

오늘 저녁은 역시 한정식 배달로 시켜 먹는다. 돈이야 많지는 않지만 절약할 만큼 절박하지도 않다. 공방 주위에서 마정석을 캐고 있으니 조만간 돈은 또 들어오니까.

20: 10

// 시내

고층 건물 옥상

한우울은 답답한 듯 지도를 펜으로 끄적인다.

아마로케이스를 통한 탐지는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딱히 수확은 없었다. 지도에 표시한 부분에 대부분 사라졌다. 자체적으로 없애는 건 말이 안된다. 내가 부순 두군데를 합쳐 [제단건설]은 증강하는 추세였다. 이런 움직임을 보인 건, 나의 존재를 경계하고 있다는 소리다. 흑마력의 사용을 자제하여 최대한 위치를 숨기는 전략으로 갔을 지도 모른다. 네크로맨서는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위해선 많은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걸 얻기위해 아직까지 제단을 늘릴 필요가 있다. 그럼으로 흑마법의 사용은 필수불가결, 이상태는 오래동안 지속되진 않을 거라고 본다.

8시가 넘은 시간, 기다리는 건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마법사의 밤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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