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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1)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교정의 중앙 계단
내 교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우량아를 발견했다. 지나가는 여학생들마다 치근덕되며 뭐라고 얘기하지만 여학생은 똥씹은 표정으로 무시하며 지나간다. 우량아는 그럴때 마다 한숨을 쉬며 소리를 지른다.
"젠장!!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이 몸이 한우울보다 뭐가 떨어진다는 말인가!!"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 하지만 실로 기분이 좋다. 그 변태돼지의 삐뚫어진 표정을 보면 묘한 쾌락이 솟아난다. 하긴 당연한 결과 일지도 모른다. 처음 본 여자들에게 갑자기 저런 변태 미소를 지으며 '저랑 친구하지 안을래영~' 본인은 귀여운 매력을 어필하려는 듯 보이지만 몸을 빌빌 꼬는게 지적장애인처럼 보인다. 분명 다른 학생들도 그렇게 보이는 거겠지. 저런 오염물질 같은 녀석과 아는 사이라니... 제발 발견하지 말아줘! 그렇게 빌며 반 친구들 틈에 섞여 눈치채지 않게 빠르게 들어가려고 했다.
"에헤이~! 이친구 보소"
학생들 사이로 정확하게 파고들어, 변태돼지는 내게 말을 걸었다. 거의 성공 할뻔 했는데... 탐지능력은 예상외군. 내 어깨를 잡은 우량아는 참으로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친구를 모른척하면 쓰나... 좋은 아침이야 한우울군."
"아침부터 우울한데... 이 좋은 아침에 재앙과 함께 시작하다니..."
"재앙이라 무슨 일 있는가?"
"아니 그런게 있어. 여자친구는 만들었어?"
"내 정도의 여심을 사로잡는 외모와 말빨로 10명 이상 만들어놨지 하하하하하"
허새와 허영심에 사로잡혀 있는 중생을 구원할 힘은 내게 없다. 아니 구원하고 싶지 않다. 자멸해라!
"그래 열심히 해라"
교실로 몸을 돌렸지만 우량아는 왼팔을 붙잡았다.
"크윽...거짓말이야...인정해... 내가 자네보다 뒤떨어진다는 걸! 그러니 도와주면 안되겠나?"
"너에게 이말 밖에 해줄 수 없어. 요번생은 포기하고 다음생에 좀 더 멀쩡하게 태어나 "
"크아아아아아... 정녕 그 방법 밖에 없단 말인가..."
우량아는 괴로워하며 풀이 죽은 얼굴로 쓸쓸히 걸어나간다. 저 모습을 보니 동점심이 생긴다고 할까. 조금 도와주지...
"널 어필 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이 있어."
"?"
우량아는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본다.
"전교생이 널 알게 만드는 방법이야. 너가 워낙 독특해서 여자친구가 하나도 없는 거잖아? 그렇다는 건, 엄청 레어하지만 너와 같은 독특함을 가진 여자를 찾으면 돼. 그 여자를 발견하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에게 너를 알리는 수 밖에 없다는 얘기지."
"음...내 논리... 뭔가 마음엔 안 들지만 묘하게 설득적이다. 그럼 어떻하면 전교생에게 날 알릴 수 있지?"
"그 방법은 아주 간단해."
우량아에게 귓속말로 방법을 알려줬다.
돼지는 반신반의 한 표정이다. 하지만 결심한듯 그는 복도 창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밖으로 아슬아슬하게 자신의 거체를 걸쳤다. 그 자세는 타이타닉에 나오는 그 유명한 장면의 모양새와 비슷하다. 그리고 내가 말한대로 큰소리로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전 2학년... 우량아입니다!!! 취미는 합리적인 식생활하는 방법 연구이고요!!.... "
등교하던 학생들의 시선이 우량아에게로 집중된다. 학주가 그 모습을 보며 뭐라고 고래고래 소리치지만 우량아는 들리지 않는 듯 자기 할말을 계속 늘어놓았다. 정말 그 열변을 토하는 우량아, 그리고 제정신으론 할 수 없는 이상황이 너무 웃겼다.
정말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큰소리로 웃을 뻔 했다.
"....나 모태솔로에요!! 여친 구합니다!!"
우량아의 자기소개가 거의 끝나 갈때 쯤...
학주는 부리나케 교정 쪽으로 뛰어간다. 슬슬 주위의 학생들이 이쪽으로 몰리기 시작하고 있고 ...여기 있다간 후 폭풍에 휩쓸릴 수도 있기에 신속히 후퇴하자고 마음먹었다. 집중하고 있는 우량아를 뒤로하며 슬금슬금 뒤로 빠지고 있었을 때였다.
그 순간
"어...!"
잡고 있던 왼쪽 난관이 힘없이 떨어진다. 그 바람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몸이 휘청인다. 떨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 우량아를 잡기위해 움직이려고 할 때, 누군가 우량아의 왼팔을 잡았다. 약간 푸른 빛을 띠는 긴 생머리 작은 체구의 여학생, 그녀는 능숙하게 우량아를 복도로 끌어냈다. 힐끔 봤지만 괜찮은 것 같다. 간만에 차이로 학주와 선도부 학생들이 우르르 달려왔다. 일이 커져버린 상황, 재빨리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밖은 학주의 고함소리로 시끄럽다. 반에 들어온 난 아무일 없었다는 듯 자리에 앉았다. 아마 예상컨데 열심히 학주의 정신과 육체적 고문을 받고 있을 생각을 하니 조금 죄책감이 들긴한다. 하지만 그걸 하는 놈이 이상한거라고!! 설마 내가 시켰다고 얘기하지는 않겠지... 반으로 하나둘씩 들어오는 학생들은 오늘 아침에 벌어진 소동에 대해 키득키득된다. 불쌍한 새끼부터 병신까지...여러 비하발언들이 오가고 미안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아마 정학 며칠 받고 오면 없어질 거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 우량아...
잠시나마 우량아에 연민을 품고 있던 도중, 송민정과 진마한이 같이 교실로 들어오는 장면이 포착했다. 그 다정한 모습, 사귀는 사이라도 되는 듯 친근하다. 진마한 자식 대체 무슨 생각인거야... 화장실에서 한말은 뭐야... 아님 날 떠봤는 거냐! 그리고 조금 송민정에게도 불만이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 저딴 놈이란 하하호호 하고 있다니!! 그 말하기도 부끄러운 키스 미수사건 후 그녀의 반응은 예상외로 뭐라 할까 별반 다를게 없었다... 그래서 진심으로 답답하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송민정의 생각을 읽을 수만 있다면 아니 읽을 수 있지만... 인간으로서 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 이상, 나에게 부가한 룰 (마법은 개입시키지 않는다.) 철칙을 지켜야한다. 한편으론 나 설마...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는 밀땅을 하고 있는 건가... 아니... 송민정이 그런 성격이 아니다. 밀땅이라... 인간은 그런 고통스러운 상황을 조성하며 즐긴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아...
부글부글 끓는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진마한은 자리로 돌아가 뭐라고 그녀에게 말한다. 송민정은 환하게 웃으며 수긍하며 자리로 돌아갔다. 분명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역시 질투하고 있는 건가... 그렇게 체한것 같은 기분으로 HR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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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오늘도 역시 환경 캠프 회의를 하기위해 학생 문화 센터로 가야했다. 필요한 짐을 챙기기 위해 책상 서랍에서 책을 꺼내는 도중, 무언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흰색 고급재질의 편지봉투엔 밀납된 문양이 찍인 봉인이 붙어있다. 연애편지? 요즘 같은 시대에 아직도 구세대의 방식을 지향하는 여학생이 있나? 조금 늦은 감 있지만 떨리는 마음으로 편지봉투를 개봉하여 편지지를 봤다.
나는 당신의 정체를 알고 있습니다. 아마 이 사실을 교회에 알린다면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 되겠죠. 6시 번화가 XXX에 있는 커피숍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현명하신 분이라면 허튼짓 하지 않을거라고 믿습니다.
"뭐야..."
협박 편지라니... 심장이 얼어붙는다. 어떻게 내 정체가...설마 네크로맨서인가? 녀석이라면 분명 내가 쓴 마법이나 행적을 추적하면 알 수 있다. 그렇다고 같은 흑마법사 동지끼리 교회를 들먹이며 협박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럼 누가 내게 이런 협박 편지를 보낸단 말인가... 우선 생각해야 할 문제는 내게 편지를 보냈다는 점이다. 나를 불러 협상테이블에 앉히고 싶다. 아니면 날 죽이기 위해 함정팠거나 둘 중 하나다. 하지만 만나는 장소는 사람 많은 번화가 커피 숍이다. 만약 나를 죽이는 것 또는 생포가 목적이라면 적합하지 않다. 역시 그렇다면 한가지로 좁혀진다.
'어떤 간 큰 놈인진 모르겠지만 날 협박한 걸 후회하게 만들어주겠어'
편지를 잘개 찢어 주머니에 넣고 빠르게 가방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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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을 둘러대며 송민정에게 말하고 환경 캠프 회의에서 빠졌다. 그리고 곧바로 예의 장소를 사전답사를 간다. 번화가 중심지에 있는 인기 있는 가게, 여기서 전투가 일어났다간 대량학살이 불가피하다. 전장으로선 좋지 않다. 상대가 이런 장소를 정했다는 건 싸울의지는 없다는 말이다. 좋지않다. 만약 죽여야 할 상황에서 손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가만이 있을 수 없다.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적의 도주 경로와 길을 파악해 놓고 추적령을 곳곳에 배치해놨다. 시간은 어느덧 약속시간 5분 정도 남겨두고 커피숍에서 협박범을 기다리고 있었다.
몇미터 떨어진 곳에서 희미한 마력반응을 느꼈다. 그리고 이곳으로 도착했다. 가게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이쪽으로 걸어오는 한 인물
"넌..."
"다시 만나게 되었네요. 한우울씨, 정식으로 인사하겠습니다. 성산시 남쪽 영맥을 맡고 있는 로라바리엘 가문의 가주, 서예린이라고 합니다."
딱딱한 말투와 차가운 눈빛을 보내고 있는 서예린, 그녀의 표정에서 감정을 읽을 수 없다. 이곳엔 철저히 냉정하고 이성적인 마법사가 존재하고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