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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2)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고 담담하게 내 맞은 편에 앉았다.
서예린의 말이 거짓일 확율을 적다. 담담하게 말하는 말투도 그렇지만 마법계에 어느정도 이름있는 가문으로 사기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목숨이 소중함을 알고 있는 마법사라면 밀이다.
로라바리엘 가문
성산시 남쪽의 영주, 대대로 마법군단 소속의 전투마법사를 많이 배출한 집안으로 현재 [로라바리엘 코르 파티아논] 계보를 잇고 있다고 들었다. 그녀는 마법군단 은퇴 후 고향으로 돌아가 은거하고 있고 그 후 몇년 간 영지지배력을 확장했다. 하지만 20년 전을 모습을 들어낸 이후로 종적이 묘연하다. 분명 신변에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하지만 마법사란 연구에 몰두하면 수십년은 기본으로 틀어박히니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마법협회에 공식적으로 아직 성산시의 남쪽지방의 영주는 코르 파티아논으로 되어있다. 그 말은 즉 그녀는 생존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지만 서예린에 자기소개로 내 추측이 맞아 떨어졌다.
파티아논에게 문제가 생겼고 마법사로서 불량품인 서예린이 비공식적으로라도 영지를 관리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공식적으로 승계절차를 밟지 않는 이유는 그녀가 영지를 계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녀가 영지를 계승하기 위해선 마법협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 승인은 몇가지 조건에 의해 이루어진다. 일단 승계하는 후계자가 마법사여야 한다. 그 첫번째 조건에서 서예린은 제외된다. 그녀는 1차 각성을 하지 않았기에 마법사로 취급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정식승계를 공표할 수 없었고 코르 파티아논는 살아있는 걸로 되어있는 건 아닐까?
"설마 로라바리엘 가문의 혈족이었을 줄이야. 그보다 놀랐어. 비기너 주제에 가주를 맡고 있다니 인재가 많이 부족한 모양이군."
"한우울씨가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보는데요. 제가 영주라고 소개했지만 오빠의 부재로 임시로 맡고 있는 것 뿐입니다."
"그래? 뭐 좋아... 내게 보낸 편지에 대해 설명해주실까?"
다리를 꼬고 팔짱을 끼며 정면의 서예린을 내려다보듯 응시한다. 서예린은 담담하게 말을 했다.
"솔직히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걸로 확실해졌어요. 흑마법사 아님 네크로맨서라고 불러야 할까요."
"...."
순간 나도 모르게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이내 냉정한 자신으로 돌아갔다. 서예린도 그 살기를 느꼈는지 긴장한 표정을 짓는다.
"여기서 허튼 짓하지 않는 편이 좋을 거에요. 제가 죽거나 다친다면 그 정보들이 고스란히 교회나 북쪽의 영주에게 도착할거에요. 그걸 원하시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비기너? 내가 흑마법사라니 착각은 자유지만 만약 피해를 준다면 용서하지 않겠어."
"그럼 증거물을 제시해보죠. 당신을 처음 지하실에서 괴물과 싸울 때 쓴 소환 마법, 희미악마같은 영체, 뿜어나오는 검은 마력, 마법협회에 [대형도서관(히포라이센트)]에 내가 본 마법의 마법분석을 의뢰했어요. 그리고 그 마법은 [영체강제제어 술장], [강령마법]의 일정 영창술식이 들어 갈 수 밖에 없는 마법이라고 분석결과가 나왔어요. 당신도 알고 있겠지만 이 마법들은 [금지지정마법]이에요. 그이유는 이 마법은 악용될 여지가 많고 대부분 흑마력으로 그 효율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마법이거든요. 그리고 내가 본 그 검은 마력은 흑마력이란 말이 되겠군요."
분명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녀석에게 [기억혼재]라는 마법을 걸어 기억을 덮어놨다. 보통인간이라면 그때 상황을 절대 기억해 낼 수 없다. 마법사라면 이런 하찮은 마법에 걸리지 않는다. 역시 비기너지만 어느정도의 저항력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내 논리는 무리가 있다. 넌 근이완제 맞아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였어. 잘못 볼 여지는 충분히 있다. 널 납치한 녀석들은 흑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아티펙트를 가지고 있어. 그 놈의 흑마력과 마법을 착각했지. 이해가 가나?"
묘한 신경전이 오고 간다. 추적하는 자와 그걸 떨쳐내려는 자, 단지 그것 뿐인 싸움, 상대는 공격 목표를 바꿨다.
"그렇다면 옥상에서 보여준 그 칼날 [육체 변형]마법 그건 뭐죠? 일반 마력으론 그 정도의 자유자제의 세포변형은 무리입니다. 최근 나온 논문에서도 마력으로 인한 육체 변형의 한계는 명확하다고 제시 되어있습니다."
그녀의 가방에서 꺼낸 건 최근 연구된 육체 변형에 관한 논문 자료였다. 수많은 영창술식과 마력의 대입, 그 결과는 허망했다. 실로 멍청한 연구다. 일반 마력은 흑마력 만큼 유연한 에너지가 아니다. 마력은 마력만에 특성을 가지고 있고 흑마력은 흑마력만에 특성을 가지고 있다. 고무도 아닌 막대기를 휠려고 한다면 단지 부러질 뿐이다.
"제 추측으론 흑마법사들은 육체 개조 분야에 가장 선두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단지 표면상으로 나오지 않을 뿐, 당신이 일반 마력으로 할 수 없는 변형마법을 썼다는 건, 흑마법이 명확한 이유입니다."
'제법 조사는 잘 했지만 그건 명확한 증거가 되지 않는다. 빠져나갈 구멍은 얼마든지 만들면 된다.'
"넌 세상을 너무 좁게 보는 군. 마법협회가 가지고 있는 지식은 극히 마법계의 일부다. 너도 알다시피 너희 가문으로 내려오는 비전 마법을 가지고 있지? 내가 사용한 마법은 그 비전마법의 일부다. 하... 정말 쓸데없는 짓이군."
오고 가는 대화 속에서 확신했다. 녀석에겐 심증만 있다. 확실한 물적증거는 없다. 아마 이자리는 단순히 탐색전이다.
"그럼 증명해 주세요. 만약 아니라면 절대로 당신을 귀찮게 하지 않겠어요."
그녀는 작고 투명한 병을 꺼냈다. 그 소병에 든 건 신성력이 가득찬 성수, 분명 저게 내 피부에 닿는 순간 염산처럼 타들어갈 것이다 흑마법사라는 명백한 증거가 된다. 절대 응할 수 없다. 탐색전이라고 생각했지만 서예린은 이자리에서 결판 짓기를 원하는 것 같다. 상황이 안 좋다...마법사는 한번 의심하면 절대 그 사실이 증명 될때까지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지금 서예린은 가장 귀찮고 위협적인 존재, 녀석을 제거해야 한다. 그렇게 다짐하고 나와 때를 기다리려고 했다.
"네 흥미거리에 놀아 줄 시간없어."
자리에서 일어섰다. 서예린은 여유럽게 방금 주문해서 나온 커피를 마시며 차갑게 말했다.
"당신에게 선택권은 없습니다. 아마 앉는게 좋을 겁니다."
순간 주위에서 강한 신성력 반응이 감지된다. 그리고 커피숍으로 들어오는 남녀의 무리는 제법 이쪽과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저희 집안이 교회 쪽과도 제법 연줄이 있습니다. 저들에게는 단지 동행해주길 부탁했을 뿐 어떠한 얘기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증명해주시지 않는다면 힘으로라도 저들이 직접 증명하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전투가 일어나겠군요. 잘 생각해야될 거에요. 이렇게 많은 목격자가 있는 장소에서 싸운다는 건, 마법사로서는 [마법 은익 철칙]을 어긴 책임을 피해 갈수 없을테죠. 만약 흑마법사라면 날뛰면 날뛸 수록 회생불가라고 생각하는데요? 어때요. 당신이 말한 [배은망덕한 날강도] 역을 해봤는데 괜찮지 않아요?"
부글부글 끓고 있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냉정하게 생각한다. 심약한 비기너를 너무 간과하고 있었다. 지금의 함정에 빠지게 된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런 말 있지 않는가? 아무리 새끼 사자라로 사자는 사자라고... 정말 제대로 물렸다.
설마 교회까지 섭외하고 있을 줄이야... 나의 한수를 두기 전에 서예린의 한수가 더 빨랐다. 체크메이트에 근접한 상황, 하지만 포기하기엔 이르다. 아직 내겐 둘 수가 남아 있기에 자리에 앉는다. 앉는 시점에서 서예린에게 흑마법사라는 걸 인정하게 되지만 교회의 귀에 직접 들어가는 것보다 협상의 여지가 있다.
사실 서예린이 나의 정체를 의심한 시점에서 이 게임은 진 싸움이다.
그걸 증명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교회에 끄나풀이 있다면 교회에 의뢰를 하면 되는 일, 하지만 서예린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렇다는 말은 단지 내게 당했던 일에 복수가 아니다. 서예린의 진정한 목적은 협상에 있다 얘기가 된다.
다시 착석한다. 그순간 이미 내게 이 테이블에 주도권은 없어졌다.
"드디어 협상재료는 준비 된것 같네요. 역시 현명하신 분이네요. 발악하는 것보다 인정하는 편이 훨씬 보기 좋은 편이죠. 흑마법사님 후훗"
조금 미소짓는 서예린 심약한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다. 완전 이상황을 즐기고 있는 모양이다. 언젠간 저 얼굴을 도려내서 아티펙트로 만들어버릴 거다!!
"그래. 협상을 하고 싶은게 뭐지?"
"아시는 거와 같이 전 각성하지 못했습니다. 마법사가 아니죠. 우연한 기회로 [육체개조 술장]이란 영창술식에서 단서를 찾았어요. 그 영창술식에 대해선 자세히 알고 계십니까?"
"뭐... 다른 마법사들 보다는 알고 있을까? 아까도 말했지만 그게 우리가계 비전이니까."
"본론부터 말하자면 쟤가 1차 각성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겁니다. 소위 공동연구라고 말하고 싶군요. 필요한 자금은 이쪽에서 준비하겠습니다. 이쪽 계약서를 보시는게 편할 듯 합니다."
서예린이 준비한 계약서를 본다.
-아래에 조건은 을이 정식 마법사가 되기 전까지 유효하다.
-을은 갑이 정식 마법사가 될 수 있도록, 성실히 맞은 책무를 다 해야만 한다..
-을은 갑의 1차 각성 공동연구를 진행 할 수 있는 의무를 가지며 이 공동연구의 모든 권한은 갑이 가지고 있다.
-갑이 정식 마법사가 되었을 경우 또는 본 계약서의 효과가 유효할 때, 갑은 을에 대한 모든 정보를 보호할 강제적 의무를 가지며 묵비권이 발동된다.
-본 계약서의 유효기간은 3개월이며 [계약자 기본권리보호규약]이 장전되어 있다.
[맹세의 계약]
마법사들이 가장 많이 쓰는 강제 이행 계약서다. 이 계약서를 쓰면 맨 밑줄 기본권리 보호 규약에 의해 계약자들간에 생명적 자산적 인적 손해를 줄 수 없다. 이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 무의식적 영역에 마법적 제약을 가하는 술식이기 때문에 갱신기간까지 절대 어길 수 없다.
그보다 내용적으로 이처럼 말도 안된는 계약서 있을까!!! 내가 아인종에게 쓰라고 했던 계약서보다 더 하잖아!! [공동연구의 모든 권한은 갑에게 있다.] 마법에 마자도 모르는 비기너가 뒤에서 손만 빨고 있다가 모든 연구 성과를 가로채겠다라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한마디로 죽써서 개주는 꼴
"이런 계약서 싸인 못해!! 상도덕이라는 것도 모르냐?"
"못하시겠다... 그럼 평생 교회에 쫓기면 되겠네요."
살기를 내뿜으며 그녀의 멱살을 잡아 끌었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말한다.
"나야 평생 쫓기겠지만 넌 아마 이세상 하직하고 있을 거야."
"분명 저 하나 죽이고 도망치는 건 쉽겠죠. 하지만 장담하는데 당신은 그렇게 못할 걸요? 가진게 많은 사람은 잃는 것도 많으니까 쉽게 함부로 결정할 수 없죠. 전 마법사로서도 인간으로서도 모든 걸 잃었어요. 당신처럼 사랑하는 인간도 가족도 없답니다. 하나 뿐인 그들을 전부 잃을 생각인가요."
'으으으으으으 악!!!'
마지막 협박이 무위로 돌아가자. 그리고 곧 패배자의 정신 붕괴가 찾아왔다.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없다. 졌다... 패자는 패자답게 퇴장할 수밖에...
화풀이하듯 녀석을 냅다 밀쳐냈다.
정말 기분 나쁜 녀석.... 나의 전부를 알고 있다는 듯 꽤뚫어보는 저 검은 눈동자, 분하지만 인정해야한다... 내가 가진 평범한 일상을 잃고 싶지않다. 그게 지금에 진심이다. 그래... 네 놀음에 놀아주마... 하지만 각오하는게 좋을 꺼야 호락호락하지 않테니까!!! 반듯이 이 치욕 배로 갚아 주겠어... 그렇게 다짐하며 계약서에 빠르게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