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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 내리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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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불길이 솟구쳤다. 그 불꽃은 그녀를 흔적도 없이 삼켜 버렸다. 거대한 족쇄가 체워진 죄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지하에서 거대한 불꽃의 소용도리를 눈에 새겨넣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지하 공간의 유일한 쇠창살 위로 광도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은 죄인의 표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죄를 정당화 시키는 양, 하나 둘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혼자 짊어지기 힘든 죄의 무게를 나누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다. 자신의 십자가는 자신이 져야하는 법, 타오르는 불길은 거세질 수록 내게 묶인 족쇄가 진동한다. 분노다. 두번째로 가진 감정, 그녀가 이미 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되새길 수록 분노는 거세게 타오른다. 내가 오직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건, 그녀의 위해 올리는 안식의 기도와 그들에게 죄의 무게를 알게 하는 방법이다. 죄인이 죄를 심판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그걸 정당화 시키는 건 광도들과 다르지 않다. 그들의 십자가를 짊어 질 수 있도록 팔과 등에 꼬챙이로 박아 넣기 위해, 그들의 죄의 무게를 알게하기 위해, 이곳에서 그 방법을 생각해야한다.
어느덧 불꽃이 사그러들고 족쇄의 울림도 멈춰 있었다.
쇠창살 넘어 검은 밤 하늘엔 재가 내리고 있었다.
달빛에 비춰진 빛나는 재들은 흰 눈의 그날을 상상하게 만든다.
지하로 날아든 재들을 두손으로 고스란히 모아 그녀를 느껴본다.
그렇게 십자가를 멘 죄인은 때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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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캠페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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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 정말 실감나는 쓰레기맨이었어. 평생 쓰레기 맨으로 살아도 될 정도야"
지도 선생은 칭찬의 의도였겠지만 우괴괴괴괴 밖에 말 못하는 불쌍한 쓰레기맨의 입장에서도 좀 생각해보라지 그런말이 나오냐!!
당장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진마한 날이 갈수록 연극이 많이 늘었는 걸 정말 배우할 생각 없는거야?"
"부끄럽습니다. 잘하는 연극 부원들과 비교하면 새발에 피라고 생각합니다."
"겸손하기는! 왠만한 우리 부원 녀석들보다도 잘하는 걸, 연기력이면 분명 그쪽으로 가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보는데, 만약 그럴 생각 있으면 선생님에게 찾아와 아는 분 소개 시켜 줄 테니까."
"감사합니다."
"내일 본방이니까. 마음에 준비 단단히 하고 멋지게 성공하자."
다같이 모여 화이팅을 외치고 해산했다.내일 공연 세팅을 마지막으로 체크하는지 분주하다. 아무도 안가는데, 혼자 가서 눈밖에 나는 것도 그렇고... 좀 더 눈치를 보다 집에 가기로 했다. 일단 할일이 없고 나서서 도와 주는 케릭터도 아니기에 일단 밖으로 나가 건물이나 둘러보려고 했다. 하지만 중앙 강연대엔 타교학생들이 무대 스테이지를 만드는지 분주하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닌듯 싶다.
"그래도 눈에 안 띠는 안이 낫겠지."
밖은 교복 때문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 노는게 티난다. 적당히 회관 안을 어슬렁거리며 시간이나 때우자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다시 안으로 들어와 1층 중앙 복도를 어슬렁거리고 있을때, 우연히 그녀와 만나버렸다.
"송민정"
작은 상자를 들고 연극소품을 들고 걸어오고 있는 송민정, 날 보더니 놀란 듯 몸을 움츠렸다.
"안녕 한우울..."
"안녕..."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나 이거 가져다 줘야되서 먼저 가볼께..."
도망치듯 멀어지는 송민정, 그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내 이기심이라고 생각하지만 확실히 그녀가 말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 마음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스쳐 지나가는 그녀의 팔을 잡았다.
"1분만이라도 좋으니까.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
당황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송민정, 잠깐 동안의 껄끄러운 침묵이 흘렀지만 소품실에 문이 열리며 금새 깨져버렸다.
"한우울 뭐하는 짓이냐..."
"진마한"
굳은 표정으로 다가온 진마한은 내가 잡고 있던 팔을 풀었다.
"민정이와 할말이 있거든, 부외자는 좀 빠져 줄래?"
자꾸 어디선가 나타나 방해하는 진마한 탓에 의도치 않게 짜증나는 말투가 나와버렸다.
"미안하지만 부외자가 아니야. 송민정와 단둘이 할 이야기라니? 나도 알아야 되겠는 걸?"
송민정은 진마한의 말을 차단하듯 나의 팔소매를 끌며 말했다.
"진마한 이건 우울이와 나의 문제니까... 우울아 가자"
소매를 끄는 그녀를 진마한은 손목을 잡아 끈다. 송민정은 놀란 듯 진마한을 바라본다.
"뭐하는 거야..."
"더 이상 한우울 갖고 노는 거 그만하지 않을래?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 작정이야 그리고..."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날 향해 말했다.
"너도 적당히 말하면 알아 들어야 되는거 아니야. 어쩔 수 없네. 내가 확실하게 말해주지. 우리 사귀는 사이야."
"뭐..."
"민정이가 전학 오기 전부터 사귀는 사이었고 비밀연애라고 말해야 되나? 괜히 학교에 알려지면 시끄러울 것 같아서 이 때까지 아무한테도 얘기 안했어."
송민정을 뒤에서 껴안으며 진마한은 미소지었다. 민정이는 미동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런 송민정의 볼을 검지 손가락으로 가볍게 쳤다.
"그리고 요즘 상대 안해줘서 화가 나있었지? 학교에선 들키지 않아야 되니까. 학교에선 상대 해주지 않거든. 그래서 가지고 놀 얘 하나 만들었지 민정아?"
"...."
"뭐 내 책임이 있으니까. 민정이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정리했다는 말을 굳게 믿고 있었는데, 그게 아닌가보지?"
"진짜야... 아니지?"
"미안해..."
"...."
그대로 로봇처럼 뒤돌아 태연하게 걸어갔다. 모서리를 돌 때 쯤 미친 듯 뛰었다. 목적지는 없다. 단지 다리가 움직이는 데로 뛸 뿐이다. 숨이 터질듯이 차올랐지만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단지 눈치 없는 자신에 대한 자괴감과 갈 때 없는 분노를 이렇게 나마 소모할 수 밖에 없었다. 아니면 미쳐버릴 것 같았으니까.
얼마나 뛰었을까. 정신이 들었을 때, 와본적 없는 공원에 와 있었다.
에어컨 빵빵한 학교와 건물 안에서 생활한지라 밖의 날씨가 이렇게 더웠는지 생각 안했다. 핸드폰은 6시를 가르키고 있었지만 밖은 아직 밝다. 정말이지 여름이라는 걸 실감케 한다.
땀에 범벅과 녹초가 된 몸을 공원 밴치에 털석 주저 앉았다.
'정말이지...'
창피해서 얼굴을 들수없다. 혼자 착각하고 혼자 생쇼하다. 상대가 거절했음에도 포기하지 못하고 어슬렁대다 숨겨진 남자친구에게 된통 당했다. 정말이지 넌 얼마나 한심한 거냐... 자신의 행동을 되새기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크흐흐흐흐흐하하하하하하하하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 흐흑흐흑"
"엄마 저 아저씨 웃다가 울어... 미쳤나봐"
"가까이 가면 못써!"
아줌마가 애를 다그치며 끌고 간다. 얘말이 맞다. 분명 난 미친게 틀림없다. 차라리 미쳤으면 좋겠다...
머리를 추욱 늘어뜨리며 다크포스를 방출하고 있을 때, 작은 구두가 눈 앞에 들어왔다.
"미친 아저씨 여기서 뭐해요?"
"미친 아저씨... 미친 짓하는 꼴 보기 싫으면 가만히 두면 된단다 아가야...."
그러자 검정 구두의 꼬마의 왼발이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내 정강이를 까버렸다.
"으아악!!"
생각치도 못한 반전에 찌릿찌릿한 고통이 말초신경계를 자극한다.
"미친!! 뭐야!!"
그 소녀를 봤다. 붉은 원피스를 입은 언잖은 표정의 내가 잘 알고 있는 애완견 녀석이었다.
"여기서 뭐하고 있어? 보는 사람도 열 받게 만드는 우울한 표정은 뭐고? 왜 공공장소에서 미친짓을 하고 있는거야?"
팔짱을 끼며 한심한 듯 쳐다보는 아기여우
"마법사는 가끔씩 미칠 때가 있는 법이야. 아주 자연적인 현상이지. 너 따위 하급생물이 이해 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라는 말씀!"
"아 그래... 조증이야?"
"조울증이라니!!"
아기여우는 무시하며 내 옆에 앉았다. 그리고 허공에다 말을 흘렸다.
"내가 경고 했잖아. 인간은 믿을 게 못 돼. 자기 멋대로고 쉽게 배신해. 그리고 가슴 아프게 만들지."
"...."
"그치만 한우울은 괜찮은 걸!! 왜냐하면 내가 있으니까!"
팔에 달라붙는 애완견, 찐득찐득한 땀에 불쾌지수만 더 올라간다.
"덥다 붙지마라."
탁 쳐내며 거리를 벌린다.
"아~ 튕기는..."
볼을 불퉁 내밀며 유치원생 처럼 발을 흔든다.
"위로 해준다는 게 그런 거라면 해주지 마라... 비참하니까..."
"김칫국부터 마시는 거야. 단지 같이 사는 동거인으로서 당신의 조증이 상당히 위험하다는 걸 강조하고 있는 거니까. 한시라도 빨리 병원 가"
"조증 아니라니까!!"
"아연아 거기서 뭐해?"
놀이터 쪽에서 아이들이 손을 흔들며 애완견을 부른다.
"아픈 아저씨 도와주고 있었어! 지금 갈께!!"
초등학생처럼 활기찬 표정을 지으며 아연이는 손을 흔든다. 여자얘들도 손을 크게 흔들며 반응한다. 정말 초딩연기 진심 감탄한다.
"하... 이 땡볕에 놀이터에서 놀다니... 아이들 장단에 맞춰 주는 것도 상당히 힘드네... 미친짓거리 할거면 집에 들어가서 해 저것들 많이 돌아다니니까."
밴치에서 일어나며 눈짓을 보낸다.
공원을 태연히 순찰하고 있는 총기를 든 십자병들이 눈에 띤다.
"너도 얘들이랑 놀고 있을 때는 아니라고 보는데"
"뭐 나도 할일이 있으니까. 걱정하지마. 교회 보육원 밥만 몇년 째 먹어왔는데, 아이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아. 그보다 아저씨나 걱정이나 해, 흥분해서 마력이 폭주하고 있잖아? 조심하지 않으면 눈치 챈다고..."
그 말에 당황하며 손에 낀 반지를 체크한다. 중앙 세공석에 미세한 금이 가있다. 이미 마력 제어석의 마력차단기능을 하지 않는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높은 압의 마력이 방출된 탓인 듯했다.
"고맙다. 먼저 갈게 늦지 않게 들어오고"
"응..."
밴치에서 일어나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