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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장] 선과 악은 서로를 응시한다. (혼돈의 시작) 3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네크로맨서 녀석들!! 어떻게 신성 제어진의 위치를 알고 있는 거냐!!"
한 남성이 분에 겨운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성산 교회 지하요새
수 많은 교회 인력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페레이터 수녀들은 작전 상황을 긴급히 오더(Order) 하고 있다. 그 앞에 위치한 중앙 스크린에는 붉게 표시된 마크가 네크로맨서 예상병력을 표시되고 있고 마치 그 붉은 마크는 게릴라군처럼 성산시 이곳저곳으로 퍼저 산개하고 있다. 그 붉은 마크들은 성산시 각지의 중소 교회를 공격하고 있는 언데드 군들이다.
이 상황을 중앙에서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는 남자를 발견한다. 조금 화려해 보이는 복장을 한 남자, 성산시의 모든 교회를 총괄하고 있는 아체로토 집무관은 굳은 표정으로 떨리는 손을 잡았다. 그리고 주먹을 지며 마치 화풀이를 하듯 아래의 전술지도에 주먹을 내려쳤다.
"일제히 교회를 공격해 병력을 분산시키게 만들고 본 병력을 신성제어진이 있는 문화회관을 치다니."
적의 입장에선 전략적으로 매우 훌륭한 작전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적 지휘관은 수 많은 전쟁을 겪어본 노련한 네크로맨서다.
신성 제어진(Controler)
신성력을 제어하기 위한 주창술식이 새겨진 거대한 석판이다. 기원의 신앙(신성 집합 시스템)에서 신성력을 공급받기 위해선 몇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신성력이라는 전파를 수신하기 위해 기지국이 필요하고 그 기지국은 교회를 의미한다. 전 세계의 교회에서 생산된 신성력은 바티칸에 있는 [기원의 신전]에 모이게 되고 다시 재분배된다. 이때 배당받는 양은 작전지역에 따라 다르며 일반적으로는 지방 교회에서 생산 되는 신성력에 비례하여 양도받는다. 그리고 이 신성력을 프리스트에게 배분하여 교회 전투병력들이 사용하는 것이다. 이때 성산시로 출납되는 신성력을 제어하고 관리하는 중앙 제어장치가 바로 [신성 제어진]이다. 신성제어진은 성산시에 가장 많은 신성력을 공급하고 생산하는 3개의 교회, 그 삼각형으로 위치한 테두리에서 약간 벋어난 학생문화 센터, 그곳 지하 300m 지점에 신성 제어진이 묻혀있다. 영국에 있다 성산시에 갓 부임한 아체로토 집무관으로선 늦게 알 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젠장 조금만 일찍 의도를 알았더라면..."
만약 적에 손에 파괴라도 된다면 신성력의 공급이 중단되기에 서브장치를 가동시키지 않는 한 신성력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 서브 장치를 가동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빠르면 한달 느리면 두 세달은 족히 걸리는 작업이다. 그 전까진 무방비로 노출되게 되고 서브 이전작업도 네크로맨서에게 패퇴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성립되는 얘기다.
그는 식은 땀을 닦아내며 끔찍한 상상을 털어냈다.
"막아야한다!! 지금 지원군은 아직 멀었나!"
그러자 앞에 있던 비서관이 대답한다.
"가장 가까운 광역시에 주둔하는 43, 33, 11 방위 기사단이 약 2 시간후 도착 예정입니다."
"아직 문화센터의 결계를 뚫었다는 소식은?"
"괴수 아니 알파1이 결계를 지키고 있어, 상당히 분전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손짓을 하자 스크린의 화면이 바뀌었다. 거대한 결계 위로 해파리 같이 생긴 거대괴수가 공중에 떠있다.
화면이 바뀌고 7명의 프리스트가 지면에 기괴한 신성 술식으로 엮은 진에 둘러서 주창을 외운다. 상당히 긴 주창이 시작되고 그 한마디를 끝으로 프리스트 위로 떠오르는 고리가 형성된다.
[신의 이름으로 적을 징벌할 신성한 창을 내려주소서]
그 말이 끝나는 동시에 거대한 빛이 응축되며 풍압을 터트리며 로켓처럼 하늘로 솟아올랐다.
이 주창술식의 명은 [징벌의 창] 그리고 그 창을 다루는 프리스트 부대를 [신의 2번째 창 혹은 징벌자]라고 부른다.
이 술식은 대형괴수를 죽이기 위해 특화된 술식이다. 술식을 시전하기 위해서는 7명 이상의 [징벌의 창] 술식에 특화된 병과 징벌자(프리스트)가 필요하고 이 징벌자를 양상하기 위해선 막대한 예산과 신성자원이 소비된다. 그런 만큼 사거리와 파괴력 하나는 현대 폭격기 뛰어넘는다.
"부셔야한다!"
막대한 군비를 쏟아부운 이상, 꼭 파괴 해야만했다. 그래야 상부에 변명이라도 할 수 있다고 집무관은 생각했다. 8 팀이상이나 호출하여 8발이나 쏟아부은 결과다. 한발에 성산시 전체 신성력의 대략 32분의 1을 소비한다. 감이 안 잡힐지도 모르지만 전열기사가 쓰는 신성력이 0.0001인데 비하면 엄청난 자원 소비다. 만약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분명 문책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다. 지금 수단과 방법을 가릴 쳐지가 아니다. 제일 중요한 신성제어진을 파괴 당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수 많은 빛 줄기가 일제히 괴수를 향해 향해 쇄도한다. 마치 미사일처럼 날아간 [징벌의 창]은 다각도에서 폭발하며 핵폭탄이라도 떨어뜨린 듯 요란한 소리를 내며 폭발을 일으켰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괴수는 괴로워하는 듯 몸을 비튼다. 하지만 [징벌의 창]이 적중했을 때, 괴수의 피부에서 실드와 같은 장막이 발현되면서 징벌의 창을 대부분 피해없이 막았다.
"8개의 [징벌의 창]을 맞았는데도 흠집 하나 나지 않다니...."
아체로토 집무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괴수의 표피에서 수많은 거대한 눈을 떴다. 눈 주위로 마력고리가 형성되며 마력이 응축현상이 나타난다.
"징벌자 철수시켜!"
그 외침에도 불구하고 붉은 마력포는 정확하게 [징벌자]가 있는 건물을 그어버렸다.마치 그 모습은 푸딩을 퍼는 듯이 부드럽게 강렬하게 건물을 두동각 냈다. 정확하게 징벌자들이 숨어있는 건물만을 공격한 괴수 그리고 잘린 건물은 흔적도 없이 폭발했다.
스크린의 전략 지도에서 징벌자들이 사라졌다.
"....징벌자 전원 전멸 했습니다."
오페레이터가 목소리가 공허하게 울려퍼졌다.
집무관에게 징벌자가 전멸한 건 이제 중요한게 아니었다.
저 괴수는 우리들을 유인하고 있었다. 최대한 유효사거리 안쪽으로 들어오게 유도해 전멸시킬 생각이다. 아체로토 집무관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다들 저 괴수의 유효사거리에서 철수시켜 당장!"
그의 생각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늦고 말았다.
괴수는 마치 파리라도 잡듯 수 많은 눈에서 발사 되는 레이저로 주변을 지져버리고 있다. 도시 건물, 차량, 도로수, 지하상가, 사람이 있는 모든 대상을 향해 레이저를 폭사했다.
"우우우우우우우우"
"대략 전력 40% 소멸했습니다. 20%는 전투불능 상태며 수행가능한 인원은 40%정도 입니다."
아체로토 집무관은 전의를 상실한 듯 중앙 데스크에 손을 집었다. 비서관이 가까이 다가오자 아체로토는 뭔가 깨달았는지 고개를 들었다.
"결계 안에 있는 교회군은 몇이나 되나."
"신성 제어진을 지키는 주둔 3 기사단, 300명 정도로 확인되지만 전부 안에 있는 건 아닙니다. 위장해 잠입해 있는 요원들이 대략 100정도 그 이하일 겁니다."
"젠장 뭘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예상하던 것과 상당히 틀렸는지 다시 생각에 잠겨있을 때, 누군가 뒤로 다가왔다.
"상당히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모양이죠?"
"광휘의 신부"
광휘의 신부는 성산교회를 맞고 있는 집행관이다. 물론 아체로토 집무관보다 한단계 아래다. 집행관은 주로 이종척살 작전과 관할 교회 관리 같은 소소한 일을 맞고 있다. 지금 같은 전시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터, 그렇게 아체로토는 생각했다.
"여기는 왠일이지?"
"조금 도와드리고 싶어서 왔습니다."
"전시 상황에서 집행관이 할 일은 없습니다."
"얘기를 들어보시고 결정하시는 편이 어떻겠습니까? 지금 상황에서 딱히 할일도 없어 보인다만..."
광휘의 신부는 능구렁이 같이 미소를 지으며 처참하게 부서져 소멸하고 있는 전략지도의 교회군을 바라본다.
"짧게 하시오."
"저 결계 안에 [수호자(guardian)]들이 있습니다."
"수호자라니..."
아체로토 집무관은 잘못 들었는 귀를 의심하는 눈치였다.
"교황폐하의 명을 받고 움직이는 직속기사들이 왜 이딴 하찮은 땅에 있습니까?"
"물론 교황폐하의 명을 받고 왔겠지요."
"...."
"어째서 나도 모르는 일을 집행자가 알고 있습니까"
"그건 말할 수 없습니다."
"집행관!"
"한가지 말할 수 있는 건 제게 교황폐하의 교지가 있다는 것 뿐입니다."
그는 놀란 표정으로 광휘의 신부를 보았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
"허나 그들에게 명령권은 오직 교황폐하만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따라 줄지는 의문이지 않습니까?"
"그건 방법이 있으니 쟤가 알아서 하지요."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짓는 아체로토 집무관, 허나 만약 사실이라면 수호자라는 이름은 강렬하다. 대게 인간에서 벋어난 부류들 뿐이며 괴물들이다. 일개 기사단 이상의 무력으로 교황폐하의 칙명과 하에 여러 분쟁을 종결시켜왔다. 어째서 아무것도 없는 변방에 있는지 의문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 건 아니다. 결계 내부에 수호자가 존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도가 있다면 분명 신성제어진 파괴를 막을 수 있다.
아체로토는 생각했다.
"좋습니다."
"이 제안에는 한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명령권을 재게 일시적으로 양도하셔야 합니다."
"뭐라고?"
"그 제안을 거부하시면 이 방법은 없던게 됩니다."
집무관이 굳은 표정으로 광휘의 신부를 노려본다. 하지만 이내 얼굴을 풀며 말했다.
"좋습니다. 하지만 명령권을 이항한다는 뜻은 이 작전이 실패했을 경우 당신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입니다. 뭐 당연한 얘기겠지만..."
"좋습니다. 제가 책임을 지지요."
집무관은 비아냥되는 미소를 지으며 큰소리로 말했다.
"지금부터 지휘권을 광휘의 신부에게 양도한다. 그의 명령을 따라 작전의 수행하라!"
집무관이 부관석으로 자리를 비켰다. 그리고 광휘의 신부가 중앙 지휘 데스크에 섰다. 그리고 광휘의 신부는 담담하게 수석 오페레이터에게 말했다.
"211-2134-21 보안채널로 연결 해주십시오."
"예!"
지휘권 교체에 당황한 오페레이터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오페레이터는 빠르게 채널을 연결했고 한 여성이 전화를 받았다.
"ZN-311 명령을 수행해라!"
"예 신부님"
단지 그 무감각한 목소리가 청명하게 지휘실에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