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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장] 선과 악은 서로를 응시한다. (강당에서) 2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펑!!!
진마한이 단번에 강당 출입문을 부셔버리며 유유히 걸어왔다. 텅빈 강당, 그 중앙에 설치된 거대한 마법진 그리고 반쯤 공중에 떠있는 크리스탈이 마력을 방출하며 주위로 퍼져나가고 있다.
"설마 먼저 온 선객이 있을 줄이야..."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
선객은 거대염소와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거대한 뿔과 갑주 입은 염소는 대검을 휘저으며 그 선객을 향해 닥치는 대로 공격을 퍼붙는다.
우르르르 광 펑!
한 순간에 강연대가 찌그러지며 파편이 튄다. 마치 폭격이라도 일어난 듯 엄청난 충격파를 발생시키는 대검이 목표를 향해 꽂힌다. 하지만 그녀는 빠르게 뒤로 구르며 아슬아슬하게 피해낸다. 그와 동시에 오른손에 들고 있던 보우건에서 발사된 화살이 그 광전사에게 꽂힌다.
하지만 허무하게 갑옷에 팅겨 천장 위로 꽂혔다.
"젠장!"
염소는 무시하고 풀 스윙으로 그녀를 향해 대검을 날린다. 다시 뒤로 구르며 공격을 피해보려고 했지만 대포의 위력과 같은 대검공격 유효범위를 벋어나기는 힘들어보인다.
[성자의 빛으로 그대를 보호하리라! -십자방패-: 에르고시온]
후방에 있던 프리스트가 주먹 만한 십자가를 주창과 함께 치켜들었다. 그 은색 십자가에서 신성력이 방출되더니, 보우건을 든 여성의 왼손 앞에서 십자가 형태의 방패가 형성된다.
팡 팡 팡 팡
"크윽"
염소괴물은 풀 스윙으로 연신 방패를 가격하며 엄청난 충격파를 만들어낸다. 쓰러진 여성을 향해 린치를 가하는 것처럼 공격을 퍼붙는다. 결국 염소의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가드가 풀리자, 그 모습에 흥분한 괴수는 전력을 다해 대검을 휘두른다. 마치 그녀는 무언가 기다리는 모습이다. 괴수가 이윽고 힘을 최대로 응축시켜 대검 휘두르려는 순간, 약간의 틈을 발견하고 테레사는 소리쳤다.
"지금이야!! 라미엘!"
[용자를 지키는 방패는 반격의 때를 알린다]
그 프리스트가 한번 더 주창하자 방패가 순간 팽창하며 부서진다. 전방으로 폭사하는 듯한 방패의 충격파, 예상치 못한 응축된 힘에 괴수의 자세가 붕괴되며 3m 가량 밀려난다. 그때 테레사의 눈동자가 날카롭게 빛난다.
[신의 이름으로 처단하라! 딜로세릴프(처단 화살)]
주창 술식과 함께 보우건에 장전된 화살에서 강력한 신성력이 응축되며 발사됐다. 얼마나 강력한지 주위에 엄청난 충격파를 발생시키며 테레사 또한 튕겨나갔다. 그 화살은 빛의 무리와 함께 거대한 양날 촉을 가진 화살로 변형되며 괴물의 갑주를 가볍게 부서버리고 관통했다.
쾅!
그 괴수는 마치 염소꼬지처럼 스테이지 끝 벽면으로 박혀버렸다. 괴수는 발광하며 거대 화살을 빼보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 화살, 천천히 보우건을 장전하며 걸어오고 있는 청바지 차림에 검정색 자켓을 입은 쇼컷의 여성을 향해 괴성을 내질렀다.
"쿠아아아아아아앙아!"
"휴... 정말 죽는 줄 알았네. 시끄러워 금방 편안하게 해줄테니까."
대검을 휘두르며 저항해보지만 대검에 닿지 않는 범위에서 염소의 머리를 겨누있는 여성은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팟!
그대로 광선같이 날아간 화살이 염소의 머리를 터트려버렸다. 염소의 몸이 크게 경련하며 축 늘어졌다. 그녀는 가볍게 스테이지에서 내려오며 진마한을 향해 말했다.
"어이 거기... 뭐냐? 적이냐?"
"적으로 보이십니까?"
"아니... 농담이야. 적이였다면 거기있는 병아리가 다진 고기나 좀비가 되어 있었겠지."
진마한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프리스트를 가리키며 말했다.
"테레사... 다진 고기.. 좀비라니!! 그 말투 너무 한거 아닙니까?"
"아니 하나도..."
"으으으으으"
"얼마 전에 우리반으로 온 전학생? 정수빈이라 했었나...?"
"혹시... 진마한! 진마한 맞지. 이 복장은? 아니 설마 너도 교회쪽 사람이었어."
놀란 표정으로 정수빈은 진마한에게 다가온다.
"아...그렇습니다."
"우리 동료네. 후훗"
보우건을 등 뒤에 장착하고 걸어오는 테레사, 진마한의 두 손을 잡고 신나게 흔들고 있는 정수빈을 밀쳐내고 테레사가 끼어들었다. 그녀는 스마트폰의 어떤 어플을 누르고 신성력을 집어넣자, 십자가 마크가 뜨며 스마트폰은 전혀 다른기계로 변했다. 교회 측에선 [모바일 디바이스] 일반적으로 부른다. 임무를 받거나 비밀내선 연결 등 업무에 관련된 모든 걸 디바이스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이름하여 주창과 과학의 결합하여 교회도 현시대까지 발전했다. 교회 소속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는 필수 물품 중 하나다.
"일단 여긴 전투구역이다. 상관이든 졸병이든 절차상으론 신원을 확인 해야되거든 인식코드 부르거나, 디바이스를 보여라."
순간 진마한의 얼굴이 굳어졌다.
"디바이스는 없고 인식번호는 말할 수 없습니다."
"뭐?"
갑자기 분위기가 험악하게 바뀐다. 진마한의 노려보는 테레사, 보우건에 천천히 손을 뻗으며 말했다.
"인식 코드는 전투 중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는 유일한 식별 수단이다. 그걸 거부한다는 건 적으로 인식 할 수 밖에 없어. 장난치는 거야?"
"특수 임무를 맡고 있는 중 입니다. 대신 이걸로 믿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그는 착용하고 있는 은색 반지을 빼며 테레사에게 보였다. 기하학적 문양이 들어간 반지 강력한 신성력이 감지된다.
"이건 바티칸의 문장..."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마한을 바라본다.
"이게 뭐에요? 테레사"
"바티칸의 문장이란 바티칸 상급 기사들이나 주교 이상 밖에 소유할 수 없는 특별한 문장이다."
"바티칸의 상급기사라면 우리보다 한참 높잖아요. 공손하게 대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작은 소리로 테레사에게 말하는 라미엘
"아... 정말 귀찮게 하네... 격식 같은 건 없는 년이라 그런거 모른다는 거 네가 잘 알고 있잖아? 그리고 이게 진짜라는 확신도 없어. 문장이라면 얼마든지 위조도 가능하고 아... 귀찮아. 괜히 말해가지고 사서 고생이냐. 언제부터 절차를 따졌다고 빡빡하게 사는 건, 제일 질색이다."
"테레사!!"
연신 막말을 해대는 테레사를 향해 노려보는 라파엘, 언제나처럼 반쯤 무시하며 테레사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고 출입문을 향해 걸어갔다.
"저놈 우리가 잡았으니까. 남은 제어석 처리 정도는 부탁해도 되지? 바티칸 양반"
"진마한입니다."
"난 테레사다. 뭐 부를 일도 없겠지만... 어이 가자 병아리"
진마한과 테레사를 번갈아보며 어쩔 줄 모르는 라미엘, 결국 테레사에게로 쪼르르 달려가며 말한다.
"테레사!! 그냥 가는 거에요. 같이 행동하는 건..."
"싫어."
"아씨...진마한 학교에서 봐!"
"잠깐만요. 테레사씨"
가던 발거름을 멈추고 뒤로 돌아보는 테레사, 한숨을 쉬며 말했다.
"설마 도와달라는 말은 아니겠지? 바티칸에서 온 양반이 그 정도..."
"제어석은 문제 없습니다만 뒤에 있는 저 녀석에 대해선 도움을 받아야 될 것 같습니다."
"...."
"쿠오오오오오오오오------아아아아아아"
펑!!
박혀 있던 거대 화살을 팔 힘으로 일격에 부서버리고 성난 코김을 불며 걸어나오는 괴수, 터트렸던 머리도 어느새 재생되어 있었고 천연 갑옷의 근육질 육체가 부풀어올라 더욱 거대하게 보였다. 더불어 검은 눈동자와 폭발적으로 올라오는 붉은 기류는 완전 새로운 타입의 마물이었다.
괴수는 박혀있던 대검을 거칠게 뽑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온다.
"역시 오버스펙인가... 라미엘, [신성 찬양]을!!"
"응... 뭔가 달라 조심해야 할거야."
라미엘은 빠르게 주창을 한다. 흰빛이 테레사를 감싸며 폭발적으로 빨라진다. 괴수를 향해 돌격하는 테레사의 속도에 맞춰 나란히 진마한 주파한다.
"어이 바티칸 양반 프리스트는?"
"없습니다."
"너 미쳤냐? 어떡해 싸울려고?"
"이렇게 싸웁니다!"
순간 괴수가 휘두르는 대검을 피하고 빠르게 파고든 진마한은 괴수의 복부를 발로 찼다. 3m에 달하는 신장과 5~6톤 정도 나갈 것 같은 체구, 계란 위에 바위치기 같은 상황이지만 진마한은 계란이 아니라 돌을 쪼개버리는 강철이었다.
파바바바바방!
괴물이 튕겨져 나가며 스테이지를 반 정도 부서버리고 파묻혔다.
"너... 대체 정체가 뭐냐..."
테레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진마한을 응시했다.
"당신이 말한 바티칸 양반입니다."
신성찬양도 없이 인간의 몸으로 이 정도의 육체 능력을 낼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도대체 바티칸에선 어떤 괴물들을 키우고 있는 건지, 등골이 서늘해지는 테레사였다.
"이양반이 지금 농담 할때냐?"
"꽤나 썰렁했습니까? 그것보다 저 괴물도 상당히 만만치 않습니다. 혼자서는 상대하기 버거울 정도로"
"쿠오오오오오오-----"
괴성을 지르며 주변을 기폭발이라도 일으키듯 잔해들을 날려버리고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며 걸어나오는 괴수, 화가 머리 끝까지 난듯 이젠 몸 자체가 붉어지고 있었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입니다."
진마한은 검집에서 검을 뽑으며 괴수를 향해 겨눈다. 그리고 테레사가 방아쇠를 당겼을 때, 전투의 시작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