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96화 (96/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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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장] 선과 악은 서로를 응시한다. (천사)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송민정 맞지?"

"응... 많이 놀랐지"

놀란 정도가 아니라 경악 수준이었다. 내가 알고 있던 송민정의 진정한 모습이 가까이 가기만해도 몸이 타버릴 것 같은 [신성무장]에 4개의 날개 달린 천사라니... 흑마법사의 적인 교회 소속의 천사! 설마 모든게 송민정이 내게 접근하기 위해 버린 흑막이었단 말인가!

"...."

나의 차가운 시선을 느꼈는지, 송민정은 불안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나... 괴물 같지? 등에 날개가 붙어있다니... 미안해 정말...미안"

그 말을 남기며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도망가듯 하늘로 빠르게 날아올랐다.

"송민정! 거긴!"

"꺄앗"

"천장이라고..."

위쪽 천장은 간간히 부서져있다. 하지만 운 나쁘게도 당황한 탓에 그대로 모서리 부분에 머리를 박고 헤롱헤롱 낙하하기 시작한다.

"우왓!"

그런 송민정을 간만의 차이로 받았다. 마치 처음 우리가 알게 된 그때처럼 말이다.

천사의 날개가 묵직하게 느껴진다. 어느정도 무게가 나가는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나의 상체 위로 쓰러진 천사, 송민정은 머리를 부여 잡으며 상당히 아픈듯 움크리고 있었다. 그리고 마치 고양이가 놀라듯 나의 몸과 얽혀 몸부립치기 시작한다.

"앗 우울아! 깔고 앉아서 미안!"

파닥파닥

날개를 연신 파닥거리며 날뛰고 있는 송민정

"우왓! 날 뛰지마! 다리... 다리... 밟았어!!!"

"앗 미... 미안!!!"

이윽고 나와 거리를 두며 구석진 곳에서 무릎 꿇고 앉아, 연신 미안하다며 빌고 있는 천사, 보다시피 뭔가 꾸밀 수 있는 비열한 악당은 되지 못한다.

아니... 이건 확신이었다.

"미안해... 정말 괜찮아...?"

송민정은 그렇게 말했다. 눈도 못 마주치고 어쩔 줄 몰라하는 작은 동물과 같이 귀여웠다.

"풋...."

"왜... 웃는거야...!"

천사는 얼굴을 붉히며 볼을 불퉁이며 항의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아... 너무 웃겨서... 천장에 머리박고 추락한 천사라니 ㅋㅋㅋㅋ"

"으으으으... 나도! 창피하다고... 부끄럽다고 웃지마... 제발..."

큰 날개로 전신을 감싸며 모습을 감춘다. 마치 타조 알 같이 부끄러워 숨는 모습이 귀여워 보였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여유롭게 그 모습을 감상할 때가 아니다.

"저... 송민정씨 지금 이러시면 안됩니다. 아무래도 여길 빠져 나가는게 급선무야."

감싸고 있던 날개가 열렸다. 송민정도 수긍하는 눈치였다.

"우오오오오오"

"구울의 소리야. 빨리 여기서 나가자."

한우울은 일어서려고 했지만 몸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한쪽으로 쏠린다.

"어..."

그때 따뜻한 감촉과 함께 나의 몸이 이끌린다. 나의 팔을 잡고 부축하고 있는 건 송민정이었다.

"미안... 다리 한쪽 없다는 걸 깜박했어."

송민정은 숙스러운듯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팔을 놓을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송민정은 어깨 동무를 하듯 팔을 걸쳤다. 그녀의 체온이 팔을 통해 느껴진다. 좋은 냄새도 같이...  머리를 약간 흔들며 홍조한 얼굴이 가깝다.

"너무 보지마..."

"아니...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 모습 나쁘지 않아. 원래 남자란 말이야. 바니걸이라던가... 고양이 귀라던가... 코스프레 같은 거 상당히 좋아해. 그런 의미에서 날개도 상당히 괜찮아! 내 취향 인걸."

송민정이 지긋이 나를 쳐다본다.

"변태?"

"크윽... 그 정도는 남자의 로망이라구. 다른 녀석들보단 준수한 편이니까. 정말이라니까?"

송민정은 조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후훗 알겠어 믿어줄게."

그녀를 위해 하는 소리가 아니다. 고양이귀와 바니걸은 나의 로망이었다. 마이 갓(My God)이었다!! 나의 모든 것이다! 마쿠짱도 바니 시리즈 미개봉판이 있을 정도로!! 그보다 진짜 천사의 날개는 어떤 질감일까... 한번 만져 보고 싶기도 했다.

"날개 한번 만져봐도 돼?"

"응...."

뭔가 상당히 부끄러운지 이쪽을 보지 못하는 송민정, 일단 승낙을 얻었고 날개에 손을 뻗었다. 정말 부드러운 촉감에 따뜻하다. 일반 새의 깃털 같은 느낌은 아니다. 햇빛 쨍쨍한 날 이불 말렸을 때, 그 기분 좋은 촉감...

무심결에 얼굴을 날개에 비비고 있었다.

'봄 냄새가 납니다~~ '

"이상하지 않아? 촉감이라던가..."

"전혀... 날개 속에 안겨 잠자고 싶다."

"간...간지러워..."

"이럴 때가 아니야!!"

고개를 흔들며 현실세계로 돌아왔다. 구울의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오고 있다. 빨리 도망치지 않으면 색적범위에 닿을 것이다. 간간히 복도를 어슬렁거리는 구울들을 피해, 무사히 반대편 2층으로 내려가는 계단까지 도착했다. 일단 목표는 이 건물에서 빠져나가는 것. 하지만 그보다 가장 신경쓰이는 건 바로 묘하게 흥분되는 스킨십! 어깨라든지 허리라든지 가슴이라든지 균형이 안 맞으면 무심고 접촉하고 만다.

" 미안... 남자친구는데 이런 꼴을 보이면 좀 그렇지 읺아? 혼자서도 갈 수 있어!"

"미안...사실 진마한은 남자친구 아니야. 미안해... 거짓말 했어. 마한이하고는..."

송민정은 뜸을 드리며 생각했다. 그리고 간신히 정리하는 듯말했다.

"간단히 말하면 직장 동료사이?"

"우린 아직 학생인데..."

"아... 응 난 학생이기 이전에 교회 소속이니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고 싶은데, 일반인에게 교회에 대해서 말해줄 수 없어. 정말  미안해..."

송민정의 목소리가 작아진다. 더이상 말하긴 힘든 표정이다. 하지만 너가 교회 소속인건 날개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니 더이상 묻지 않는다. 그보다 그런가... 진마한은 단순한 보디가드 역활인가...

"뭐... 특별히 궁금하지도 않아... 그런가... 진마한과는 아무런 사이도 아니구나. 그리고 단지 넌 조금 특별한 것 뿐이고 말이야."

한우울 그렇게 송민정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그순간 눈이 맞고 고개를 돌렸다.

"우울아..."

송민정의 흔들리는 목소리가 내이름을 부른다. 얼굴을 돌리지 않는다. 눈을 맞으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른다. 일단 어떤 주제라도 좋으니, 화재를 바꾸기로 했다.

"근데 내게 정체를 밝혀도 되는거야?"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대로 머뭇거리며 말했다.

"아니. 상부에 발각된다면 성산시를 떠냐야 할지도..."

"그게... 그게 무슨 말이야?"

송민정은 날 보며 말했다.

"난 정체를 숨겨야 해. 내가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저한의 조건."

그렇게 그녀는 무미건조하게 그렇게 말했다.

"...."

잠시동안의 불쾌한 침묵, 송민정은 당황하듯 말했다.

"그런 표정 짓지마."

송민정은 씩씩하게 다시 재차 발걸음을 옮긴다. 그 걸음거리 마저 나를 무겁게 만든다.

이렇게 헤어지게 되는 건 싫었다. 처음 인간하고 대화가 가능하게 되었는데, 좋아하게 되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나의 생각과는 달리 난 이상하게 말하고 있었다.

"그렇구나... 너라면 분명 잘 할 수 있을거야. 분명 잘 적응 할 수 있을거야."

" 아니 그런게 아니야."

송민정은 그렇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송민정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린다. 그 파문은 요동치며 점차 커진다. 마치 울것 같이 말이다. 그리고 멈출 것 없이 본심을 토해냈다.

"지금 얼마나 무서운데,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왔던 친구들도 없어지고, 갑자기 사는 환경도 바뀌고... 더 이상 싫어..."

그리고 그 눈물을 보는 순간, 깨달았다. 강한게 아니라는 걸, 단지 참고 있는 것 뿐이라는 걸.

"미안... 그런 뜻은 우왓"

"우울아 어떡해... 나... 더 이상 버틸 자신이 없어.

송민정은 갑자기 나의 가슴 속으로 파고든다. 송민정의 체온과 미지끈한 액체의 촉감도 느껴진다. 한명의 마법사는 쓰러질 듯 아슬아슬하게 벽면에 기댄 채. 천사에게 자신의 가슴을 빌려줬다. 그렇게 그녀가 진정하길 기다렸다.

.

.

.

.

몇분 후

"우울아 미안해..."

송민정은 고개를 돌린채 그렇게 말했다.

"아니. 내가 미안하지."

1층으로 내려온 우리들은 곧 출구를 향했다. 그 출구 앞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분명 인간의 기척, 교회 병력들이다. 10~15내외다. 마치 중세시대라도 되는 듯 화려하지만 조금 이상한 복장을 한 남자 한명이 우릴 발견하고 이쪽으로 뛰어왔다.

"성녀님!"

남자는 송민정을 그렇게 부르더니, 날 부축한다.

"안전한 곳까지 부탁드려요."

그렇게 그녀와 나의 체온은 멀어져간다. 송민정은 거리를 벌렸다.

"전 생존자가 더 있는지 찾아볼께요."

"성녀님 위험합니다."

"송민정!"

"이분들과 같이 가면 안전할거야. 그럼 학교에서 봐!"

그렇게 송민정은 한마디를 남기고 떠나간다. 마치 사라져버릴 것처럼 말이다.

"잠깐 민정아!"

손을 뻗었지만 이미 닿을 수 없는 거리로 벌어져 있었다.

"이쪽으로"

병사는 날 이끈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교회 병력들에게 연행된다. 그것보다

젠장...

아무것도 도와 줄수도 위로의 말을 건낼 수도 없었다. 거의 만능의 가까운 마법이라도 한명의 인간조차 구해줄 수 없을 만큼 무능했다.

"하지만 이대로 보낼 순 없어!"

"잠깐! 뭐하는 거야!"

병사를 뿌치고 앞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벽을 붙잡고 한발로 뛰면서 말이다.

"송민정!!!"

한우울은 외쳤다.

"뭐하는 거야! 소리지르면 위험하다고!"

병사들은 날 붙잡고 말린다. 하지만 계속 소리친다.

"이대로 갈 수 없어. 네 대답을 못들었는 걸. 뭔가 방법이 있을거야. 그러니까...!"

붙잡는 병사를 밀치면서 소리친다. 그렇게 송민정이 사라져버린 공허한 복도에 소리만이 울린다.

"성녀님은 이미 여기 없어. 무슨일인지 모르겠지만 여긴 위험해 빨리 여기서 나가야한다고!"

"잠깐 그냥 놔두고 가라고! 민정이에게 할 얘기가 있단 말이야!"

5명이나 붙으니 더이상 저항할 수 없다. 지금 상황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릴 처지가 아니다.

[암흑 전이]

마법을 캐스팅하는 순간, 사방에서 거대한 가시가 시멘트를 뚫는다.

"으악"

갑작스러운 기습에 교회의 병사들은 피할 겨를도 없이 꼬지가 되어버렸다. 다행인 점은 암흑전이가 캐스팅 되지 않았다면 나도 꽂혀있을 거라는 사실.

그리고 창문, 바닥, 천장에서 수면의 파동처럼 흐물흐물거리는 이형을 파문을 발견했다. 거리는 3m. 적어도 3기 이상 존재하는 이형의 존재들 날 감지했는지, 그 파문속에서 가시가 빠르게 날아온다.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암흑전이를 다시 캐스팅한다.

파바밧

검은 구체로 변한 한우울은 가시를 피해 2층으로 빠르게 올라갔다.

"젠장 크릭토넨(Critonen)"

지면에 잠복해서 공격하는 타르타로스(마물)로서 상당히 상대하기 까다로운 측에 속한다. 못이길 마물은 아니지만 괜히 싸웠다가 다른 벌래들만 꼬일 뿐이다. 피하는게 상책.

하지만  그 마물은 보낼 생각이 없는지 빠른 속도로 벽면을 타고 추격해온다. 암흑전이의 지속시간이 10초이내, 몇 미터 못가고 벽면에 몸을 붙힌다. 재사용시간은 5초 후, 그이전에 따라잡힌다.

"젠장 싸워야 되는가..."

오른 팔의 표식이 붉게 빛난다. 공격마법 마력을 집어넣는다. 캐스팅한다. 지극히 단순하고도 정교한 작업,

[마력장전]

그 순간 목덜미가 잡혀 교실로 끌려들어갔다.

"우울아 여기서 뭐해!"

목덜미를 잡은 건 송민정이었다.

"너가 간 직후, 괴수들에게 습격을 받았어."

"다른 사람들은..."

한우울은 고개를 저었다.

"우울아 위험해!"

파바바밧

바로 옆 창문을 뚫고 날아온 가시들이 지면에 꽂힌다. 송민정이 밀쳐서 겨우 피할 수 있었다. 송민정은 부서진 창문 넘어, 파문을 본다. 그리고 천의가 빛나며 경갑옷으로 변한다. 아름다운 여기사가 그자리에 서 있었다. 그녀는 착용하고 있던 검을 뽑으며 말했다.

"우울아! 도망쳐!"

띵띵

날 목표로 쇄도하는 가시를 날개를 펼쳐 막았다. 마치 날개에 방어막이라도 쳐지는 듯 말이다. 송민정은 가시를 쳐내며 창문 넘어로 빠르게 넘어갔다. 그리고 빛의 성검과 파문의 이형의 존재의 전투가 벌어졌다.

"젠장!! 조금만 버텨 민정아!"

필사적으로 적의 가시를 쳐내는 송민정을 뒤로 3층 계단을 향해 한우울은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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