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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장] 선과 악은 서로를 응시한다. (켈루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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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타타타타타
전열기사의 거대한 타워실드의 엄호를 받으며 십자보병의 소총소리가 시끄럽게 울리고 있다. 문화센터 중앙 분수대를 중심으로 200명도 안되는 교회 주둔기사단과 다수의 언데드군이 치열하게 교전한다.
"키아아아아아아!"
수 많은 좀비들이 총알 세레를 받으며 앞으로 전진한다. 대부분 분수대로 도달하지 못하고 쓰러지지만 주위로 모여드는 2000이 넘는 좀비 때를 볼 때, 그 정도 소모는 새발의 피다. 멀리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본대 구울 병력들은 약이라도 올리는지 연신 으르렁거리고 있다.
"좀 있으면 탄약이 떨어지고 백병전이 될 겁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게 좋습니다."
분수대 중앙 붉은 망토와 전신 갑옷을 입은 성산시 11지역 주둔 기사단장이 그 옆에 있는 상관 프리스트에게 말했다.
"적의 군세를 봐 고작 200명도 안되는 병력으로 백병전? 자살행위야! 몇 분도 못 버틴다고!! 어떻게 좀 해봐 단장!! 싸우는 건 너희들 담당이잖아 "
정장을 입은 나이든 뚱뚱한 남자가 창백한 얼굴로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말한다.
"지금 상황에선 원군이 도착하는 것 밖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이곳 중앙 분수대 신성 제어장치가 묻혀있는 건 적도 알고 있습니다. 만약 이곳을 사수하지 못한다면 성산시는 네크로맨서의 손에 넘어갈 것입니다. 아펜 관리관님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최후까지 여길 사수하는 것, 영광스러운 죽음 뿐입니다."
"망할 놈!! 영광스러운 죽음? 너처럼 뒈지고 싶어 환장한 놈 아니야! 퇴각이다!! 빨리 길을 열어!!"
"...."
"뭐 하는 건가!! 명령 불복종이야!"
전열을 유지하던 병력들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저희에겐 더 이상 갈 곳이 없습니다. 문화센터 주위로 결계가 쳐져 있습니다. 저희의 힘으론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단념하십시오. 관리관"
"죽으려면 너희들 끼리 죽어!! 미친 놈들!!"
공포에 빠진 관리관은 허둥지둥 꽁무니를 빼려한다. 그 순간 기사단장의 검이 관리관의 머리와 몸을 분리시켜버렸다. 그 모습을 병사들의 술렁임은 더 커졌다. 총소리가 잦아들고 수천의 망자들은 중앙을 향해 진격한다. 병사들의 사기는 떨어지고 마음에 깃든 두려움은 더욱 증폭된다. 그걸 아는 기사단장 큰소리로 외쳤다.
"너희들도 잘 들어라! 여기 죽은 돼지는 죽음에서 도망쳤다. 그리고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우린 또한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우린 여기서 전멸한다. 하지만 우리의 죽음은 무의미한게 아니다. 우리가 버는 시간만큼 우리의 가족들과 친구들, 성산시의 미래를 구원하는 일이다. 죽는 걸 두려워 하지말라! 우린 명예롭게 자기 발로 하나님의 품으로 갈 것이다!! 백병전을 준비해라!! 전원 착검!!"
기사단장은 대검을 높게 들었다.
"와!!!"
병사들의 함성이 울려퍼진다. 전열기사의 방패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지면에 떨어진다.그리고 등 뒤에 메고 있던 거대한 바스타 소드를 꺼내며 공격 태세를 취한다. 십자보병은 소총버리고 세이버(검)을 뽑아 들며 가슴 중앙으로 가져왔다. 대형을 좁히며 최대한 밀집대형으로 화력을 극대화 시킨다.
"악을 배제하라!"
기사단장은 소리치며 좀비를 반으로 갈랐다.
"배제하라!!"
병사들은 함성을 높이며 중앙으로 모여드는 좀비들을 쳐내기 시작한다. 시체는 산처럼 쌓이고 그들은 좀비의 피로 물들어간다.
마치 참호를 쌓듯이 좀비들의 시체가 둘러쌓일 무렵, 좀비들이 물러나기 시작한다.
"올것이 왔는가..."
대형구울들과 구울 나이트 수백 여마리가 모여든다. 전차를 종이 구겨버리듯 부서버리는 구울나이트를 상대로 밀집대형은 자살행위다. 오로지 상대할 수 있는 건 신성찬양을 받은 기사들 뿐, 하지만 신성찬양이 빠진지는 오래고 프리스트는 전멸한지 오래다.
신성찬양 없는 전열기사들은 십자보병보다 조금 더 단단한 인간에 불구하다. 그 단단함이 저 구울 나이트에게 통용된다면 괜찮지만 오히려 지금 상황에선 무거운 갑주는 애물단지
"전원 필요 없는 최대한 떼어 버려라! 이미 방어구의 무게는 생존성을 떨어뜨린다. 저 구울 나이트에 공격을 맞는다는 건 죽음을 의미한다. 최대한 산개 대형을 펼쳐 각개전투에 대비해라!"
기사단장의 명령으로 일사분란하게 장구류를 제외한다. 넓게 펼친 대형, 긴장감이 감돈다. 구울나이트들이 일제히 괴성을 지르기 시작하고 언데드 군이 돌격하기 시작한다.
"모두 명예롭게 죽자!!"
"하나님의 이름으로!! 명예로운 죽음을!!"
함성을 지르며 교회군은 달려간다. 그리고 두 힘은 충돌한다. 머리와 팔다리가 잘리고 검이 구울에게 파고든다. 그 곳 이미 죽음 밖에 없는 파괴의 전장이다.
그 죽음의 향연을 바라보며 공중에서 춤을 추는 천사가 눈에 띈다. 장난스러운 소녀는 미소를 지으며 발래를 하듯 발을 놀린다. 그러다 천사가 하늘에서 추락하며 팔을 펴 낙원의 문을 연다.
[나의 말은 신의 뜻, 낙원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라. 태고의 정원---- 에덴의 낙원]
천사가 추락하며 세상이 변한다. 부서진 대지와 건물들이 사라지고 풀과 싱그러운 햇빛, 누가봐도 아름다운 천연의 아름다움을 가진 낙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동물이 뛰어놀고 거대한 나무들에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려있다. 마치 신이 최초로 창조하는 땅의 모습이라면 분명 이런 걸 말하는 건지도 모른다.
"도대체 이건..."
돌격하던 기사단장이 넋을 잃고 주위를 둘러본다. 바로 앞의 구을들도 공격을 멈추고 갑작스러운 변화에 경계한다.
"상처가 낫고 있어."
중상을 입은 병사들이 빠르게 치유되고 그것 뿐만 아니라 다리가 잘린 병사의 다리가 복구된다. 방금 전 머리가 잘린 병사까지도 말끔이 말이다. 이 기괴한 현상을 보며 기사단장은 말을 잇지 못한다.
"후흣"
기사단장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어느새 자신의 뒤에 있는 누군가의 인기척을 향해 반사적으로 검을 휘둘렀다.
"윽!!"
하지만 검이 떨리며 멈춰 있었다. 바로 뒤에 있던 건 4장의 날개의 천사였다. 오른쪽 날개는 흰색 왼쪽 날개는 검은 색의 특이한 천사, 푸른빛 도는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흰 원피스를 입은 천사가 속삭이듯 말했다.
"후훗 난폭한 인간... 신의 규약에 따라 여기선 아무도 다치게 할 수 없습니다."
떨리는 검을 떨뜨리며 기사단장은 말했다.
"넌 누구냐! 어디서 나타난거냐! 어디 소속이지?"
"인식번호를 묻는 거야...? ZN-311?"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그런 코드형식의 배열은 없다. 11-N234-32 3자리 형식으로 시작되지. 정체가 뭐냐! 밖엔 아직 결계가 뚫지 못했을 터 어떻게 이곳에 있는거지?"
"들어오는 건 간단해 낙원을 통해 들어오면 되니까... 후후훗 하하하하 역시 인간은 재밌어!! 내 정체가 궁금해? 에덴을 지키는 수호자 [켈루빔]이라고 하면 알아들을까?"
"장난치는 건가!! 에덴의 동산, 신의 낙원은 우리 인간이 들어올 수 없는 영역 제1급 천사 수호의 켈루빔을 [지천사] 나부랭이가 논하다니 어리석음에도 정도가 있다!"
"흐흐흐흐흐 하하하하하하~~ 어리석은 인간 주제에 어리석음을 말하다니... 마음에 들어! 낙원은 지루하고 지루하고 지루하고 지루해... 미쳐버릴 정도로!!! 소일거리 정도 생기면 좋지 않을까! 무대는 준비됐어. 마음껏 날 뛰어 흥분시켜줘. 어리석은 인간"
딱
[낙원 추방(גלות גן עדן)]
소녀의 손가락이 튕기는 소리가 퍼지고 세계는 붕괴된다. 마치 조각나 흩어져 버리는 유리 조각처럼 깨져버린다. 이상향은 멀어지며 현실로 돌아온다.
"크아아아아아악!!"
병사들이 머리를 부여잡고 쓰러진다. 그건 교회군 뿐만이 아니다. 구울 나이트와 대형구울이 비틀되며 무릅을 꿇는다.
"자 시작하자! 혼돈의 레퀴엠을....! 아무도 빠져나갈 수 없어! 신의 정원을 본자! 영원의 영생을 약속받지 못한 자! 그 말로가 얼마나 추한지! 얼마나 웃을 수 있는지! 선악과를 먹은 이브의 후손들아 존재를 부정당한 생명들이여, 너희들의 불안전함을... 희극을 내게 보여줘..."
"크아아아악"
이성을 잃은 교회군이 검을 휘두른다. 그건 적을 불문하지 않고 주위에 있는 모든 걸 공격한다. 옆에 있는 사람, 언데드, 심지어 벽에 검을 박는 병사도 있다. 구울들은 서로를 뜯어먹고 대검으로 쓸어버린다.
혼돈과 살육이 가득한 광기의 무대, 이미 전장이라고 부를 수 없는 장소가 되어버렸다.
그 속을 즐기며 춤추고 있는 천사, 땅 속에 뿌리내린 작은 나무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혼돈 속을 헤쳐나간다.
생명이 하나 둘씩 꺼질 때마다 푸른 구체가 뽑아져 나와 천사와 함께 춤을 춘다. 그리고 그 구체의 행렬은 천사가 박아 놓은 작은 나무가지로 흡수되고 어린 나무로 성장한다.
"얘기야 많이 먹고 쑥쑥 자라렴~~ 이곳은 질 좋은 영양분이 많단다~♥"
나뭇잎에 입술을 맞추며 무대의 막을 내린다. 그렇게 시끄럽게 서로를 뜯어먹던 마지막 한명의 조연마저 사라지자, 그곳은 조용하고 껍질 뿐인 붉은 대지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