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101화 (101/185)

────────────────────────────────────

────────────────────────────────────

[종장] 선과 악은 서로를 응시한다. (아벤트)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어루만지던 입술에서 여우의 흰 송곳이가 들어난다. 그 송곳이가 엄지손가락을 세게 물었다.

"...."

아벤트는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이윽고 붉은 선혈이 엄지 손가락을 타고 흐른다. 그의 표정이 바뀐다. 상당히 비위가 상한 듯, 적의가 감돈다. 그의 왼손이 빠르게 올라가 여우를 내리쳤다.

짝!

"윽"

수차례 손지검하는 소리가 울려퍼지며 아인종이 옆으로 쓰러졌다. 마력으로 강화된 손의 위력은 여우의 입술이 찢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상처는 빠르게 재생되어 원상 복구된다. 여우는 몸을 세우며 불꽃을 내뿜으며 적의로 가득찬 눈빛으로 노려본다.

"원래 우울이를 돌려줘!"

"건방진 아인종. 어디서 주제를 모르고 입을 놀리는 거냐? 뭐... 이번엔 봐주겠다. 일반 아인종이었다면 바로 죽였겠지만 넌 좀 특별하지? 싸구려 모피코트 보단 집 지키는 애완여우가 내 미적 감각에 어울려. 그렇게 만들려면 일단 버르장머리 없는 애완견이 물지 않게 교육하는 게 먼저겠지? 주인에게 송곳이를 보이면 어떻게 되는지 확실히 조교 시켜주마."

아벤트의 마력이 담긴 다리가 센타티아의 머리를 향해 날아온다. 센타티아는 그와 동시에 머리를 약간 기울여 피해 공격의 틈을 노리려 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센타티아는 피하지 못하고 머리에 직격한다.

"크윽...!"

센타티아의 머리가 충격에 의해 옆으로 튀지만 몸은 무언가에 고정된 듯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아... 깜박했군. 아무리 그래도 린치하는 건, 조교에 효율을 떨어뜨리지. [집행자]"

아벤트의 목소리가 공간에 울려 퍼지자, 투명한 형체의 쇠사슬이 모습을 들어낸다. 그 쇠사슬은 센타티아의 팔 다리 허리를 팽팽하게 잡아당기고 있다. 그리고 상당히 떨어진 거리에 쇠사슬을 잡아 당기고 있는 영체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꺄아아아아아악"

그 희미한 영체는 중무장 상태이며 마치 죄수를 감시하는 간수와도 같았다. 왼손엔 구속용 쇠사슬과 오른손엔 단두대 형상의 검을 들고 있다. 아벤트의 명령에 4기의 악령들이 잡아 당기던 쇠사슬이 풀렸다. 센타티아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탈출한다.

마치 짐승과 같이 4발로 서서 경계하고 있는 센타티아, 지면에 5개의 불꽃으로 이루어진 꼬리가 일렁이며 위협하고 있다.

"자...! 조교하기 전에 우선 성능 테스트가 먼저다. 참고로 아무리 센타티아라도 저급 능력의 애완견은 안 키워. 열심히 실력을 뽐내지 않으면 죽 일 거 다....으흐흐하하하하하!"

그의 광기의 웃음소리와 함께 검은 기류가 폭사하며 그의 주위로 회오리친다. 그는 비무장 상태를 말하는 듯, 자신의 빈 손을 보여준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의 올라간 입고리가 교만으로 가득차 있다.

그 열 받는 얼굴에 센타티아의 눈이 날카로워지게 만들고 허점을 더욱 잘 보이게 만든다. 센타티아는 잔상을 남기며 사라졌고 어느새 아벤트의 코 앞까지 와있었다. 그리고 마력이 깃든 다리가 파공음을 내며 그의 얼굴에 직격한다.

쾅!

파열음을 내며 공기가 진동한다. 하지만 그의 얼굴 바로 몇 센치 앞에 정지했다. 그건 무언가가 가로막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책에서 보던 것보다 꽤 잘 먹고 컸는데? 생각 이상의 육체 스펙이군. 5 점 만점에 4 정도인가?"

센타티아의 한쪽 다리는 허공에 뜬 상태, 재차 왼발을 도약하며 한번 더 머리를 노렸지만 둔탁한 소리와 함께 막혔다. 두 다리가 잡혀 거꾸로 매달린 상태가 된 센타티아, 이윽고 허공에서 모습을 들어낸 건, 두꺼운 갑주와 대검을 가진 악령기사였다.

"쿠아아아아아아아!!"

센타티아의 다리를 잡고 있는 망령기사는 센타티아를 지면으로 내리찍었다. 파열음과 함께 지면이 갈라지며 부서진다.

그 여파로 상당히 많은 시멘트 분진이 휘날린다. 하지만 아벤트에게 분진이 묻거나 튀는 일은 없다. 마력 방출로 검은 회오리를 만들자, 분진은 깨끗히 흩어진다. 센타티아가 박힌 자리에는 크레이터만 덩그러니 생성되어있다.

"머리도 상당히 좋은 것 같군. 지능 3.5"

그 말을 끝맺기도 전에 붉은 궤적의 섬광이 아벤트의 사각지대에서 날아온다. 그 화염구체는 폭발하며 방 자체를 날려버렸다.

펑!!!

불길에 휩싸인 방에서 불꽃과 연기가 피여오른다. 하지만 단지 그 뿐이었다. 아벤트는 멀쩡하고 불타오르며 괴성을 내지르는 1기의 망령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 그 외에 4명의 망령들은 허름한 복장에 하나 같이 목과 다리에 쇠사슬을 차고 무릎을 꿇고 있다. 그 모습은 죄수의 모습이었다. 그 5명의 죄수 망령, 그 중 불에 타고 있는 망령은 이윽고 고통의 비명소리와 함께 화염에 휩싸이며 소멸한다.

"[사형수]를 소멸 시킬 정도의 파괴력, 꼬리 5개 센타티아의 공격능력은 일반 마법사의 전투마법 수준인가. 3.7점. 그럭저럭군. 그 보다 성능에 비해 경험부족이다."

아벤트는 평가를 마치며 주위를 둘러본다. 불과 연기로 가득찬 실내, 센타티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흐흐흐 숨박꼭질이라도 하자는 얘긴가? 센타티아."

아벤트는 왼손을 뻗는다. 검은 마력탄이 생성되며 한쪽 면에 타고 있는 의자를 향해 발사했다. 그러자 불꽃 속에서 나온  5개의 불꽃 꼬리가 휘몰아치며 아벤트를 향해 돌격한다. 그 공격을 맞기 직전 아벤트는 검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고 허무하게 벽면에 박힌다. 그 순간 검은 연기가 5개의 회오리 불꽃을 감싸며 아벤트의 오른팔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불꽃에 감춰져 있던 센타티아의 목을 움켜잡았다.

"악!!"

불꽃 속에서 센타티아가 모습을 들어내며 저항하기 위해 연신 불꽃을 발사하지만 아벤트는 전혀 데미지 입지 않는다. 그 대신 [사형수]들이 한 두명씩 불타오르며 사라질 뿐이다.

"한우울..."

그말과 함께 손을 뻗던 센타티아의 몸이 축 늘어졌다. 그녀의 일부였던 불꽃이 사라지며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강탈의 손은 연신 게걸스럽게 센타티아의 마력을 흡수하고 있다.

"기습적인 측면에선 상당히 좋은 작전이었지만 미개한 아인종으로선 생각이 짧았군. 전술을 실행함에 있어서 대상을 고려하고 선택했어야지. 상대는 마법사, 마력추적에 능한 마법사가 이런 눈속임 따위가 통할 거라고 생각했나? 어리석은 여우야."

"...."

마력을 전부 흡수당해 기절한 센타티아는 말이 없다.

"아... 주인님이 말하는데 말을 씹다니... 예절 교육부터 시켜야겠구만..."

흥미를 잃은 아벤트는 센타티아를 벽으로 내동댕이치며 [집행자]를 시켜 쇠사슬을 채운다.

"음?"

그걸 지켜보던 도중, 무언가 느낀 듯 아벤트는 한곳을 바라본다. 그리고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흐흐흐흐 운이 좋군. 바로 깨어나서 바로 먹을만한 음식까지 준비해주다니 운명의 장난인가..."

흥분되는 표정을 지으며 그는 검은 연기와 함께 기화하며 사라졌다.

.

.

.

.

"마한아..."

송민정에게 다가온 진마한은 말했다.

"여기는 어떻해 온 거야? 소품실에 숨어 있으라고 했잖아."

"그게 구울들이 공격해서..."

"내가 준 소환석을 사용하지 그랬어. 그리고 그 모습하고 돌아다니면..."

"미안해..."

"하..."

라미엘은 다친 테레사를 부축하며 진마한에게 걸어온다. 그리고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송민정을 쳐다본다.

"천사? 진짜 천사!! 나 처음 봐!"

"큭... 병아리 제대로 부축 못 해!!"

신이나 들석이는 라미엘을 향해 짜증나는 목소리로 말하는 테레사, 라미엘은 조금 진정 했는지 차분한 음색으로 말했다.

"처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천사님! 전 이단심문 견습생 라미엘이고 이쪽은 제 상관인 이단심문관 테레사씨 입니다. 정말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손을 내미는 라미엘, 그런 모습에 당황한 송민정은 얼떨결에 응한다.

"....저는..."

그런 송민정의 말을 끝으며 진마한이 말했다.

"일단 안전한 곳으로 피해야 테레사씨를 치료하기로 하죠."

"가까운 곳에 인적 드문 창고가 있으니까... 거기로 가면 될 것 같아요."

송민정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진마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창고 자물쇠를 단번에 부서버리고 내부로 들어갔다. 여러가지 공구들과 잡동사니가 가득했다. 지면을 대충 정리하고 테레사를 눕혔다.

송민정은 신속하게 그녀를 압박하고 있는 천을 풀었다. 테레사의 복부의 작은 구멍에서 피가 세어나오고 있다. 진마한은 테레사를 상태를 설명했다.

"하급 신성 찬트(Sacred chant)를 통해 응급조치로 생명력을 강화했어. 이쪽 프리스트가 견습생이고 치료특화 계열이 아니라 어쩔 수 없었다."

"아니 괜찮아 응급조치는 잘된 것 같아."

송민정은 조용히 눈을 감고 무릅을 꿇고 손을 모은다. 마치 그자세는 기도하는 자세와 유사하다.

흰 날개가 비상하듯 아릅답게 펼쳐진다.

[그대의 피로 영생을 구하노니, 신의 잔을 칭송하소서]

[그대와 신을 잇는 가는 길, 축배의 잔을 올리리라]

[아직 그대의 축복이 계속 하나니, 그곳에 신성함은 계속되리...]

"이건..."

아름다운 음색과 경건하게 노래하는 천사의 분위기에 압도당한 라미엘은 자신도 모르게 말해버렸다. 수많은 빛이 천사에게 둘러쌓이고 그 빛은 증폭 되어 테레사에게 스며든다.

"천사만이 쓸 수 있는 고유 기술 중 하나인, 신성찬트(Sacred chant)다."

옆에 서 있던 진마한이 담담하게 말했다.

"신성찬트?"

"회복과 정화에 중점으로 만들어진 주창과 천사의 노래에 깃든 증폭효과를 조합해서 만든 궁극의 회복주창, 왠만한 상급 저주나 치명적인 부상에도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지."

"정말... 그런 것보다 아름다운 목소리라고 생각해..."

그짧고도 아름다운 광경은 빠르게 지나갔다. 빛이 사라지고 테레사의 상처는 완치 되어있었다. 아까 전까지만 하더라도 통증에 눈쌀을 찌푸리던 테레사는 지금 기절한 듯 곤히 잠들어 있다.

"테레사?"

라미엘은 테레사를 불렀지만 테레사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당분간 깨어나지 못 할 거야. 신성찬트는 생물 자체의 치유능력을 강제적으로 증가시키는 술식이예요. 그래서 몸에 많은 부담이 가고... 정신을 잃은 거예요."

송민정은 흰 날개를 접으며 말했다. 그때 지면이 울린다.

쿠웅웅

"뭐야..."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거세게 지면이 흔들리고 지면의 빛의 무리가 창고 안을 덮었을 때 전혀 다른 세상으로 변해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