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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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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가면을 쓴 아벤트는 항상 웃고 있다.[1]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고풍스러운 서양식 인테리어. 고딕 양식이 돋보이는 넓은 창가가 돋보인다.
나무재질의 집무용 책상이 보이고 한남자가 의자에 앉아 풍경을 내려다 보고 있다. 그 갈색 머리카락의 통통한 중년 남자는 고심하는 표정을 짓고 있고 그가 들고 있던 파이프 담배 연기를 한모금 빨아들이고 천천히 내뱉으며 말했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네. 자네 영지 주변에 그 바퀴벌레 같은 흑마법사가 출현하다니. 이 가장 중요한 시기에 운이 따라 주지 않는군.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야. 포른 메르크 칼스바르스"
"죄송합니다. 카롤프 교수님 중요한 시기인 건 알지만 가주로서 영지를 수호하는 건 영주로서의 책무. 이해 주실거라고 믿습니다."
"이해하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줄 수 없겠나? 안타까워서 하는 소리야. 장차 4년을 투자한 연구야. 그리고 이제 [룬 소립자 연구]도 막바지 단계 아닌가. 자네 같이 이 연구에 핵심 인물이 빠져나가면 어떡해 한단 말인가?"
"전 한 일이 없는 걸요. 다 교수님의 뛰어나신 재량과 노력으로 일군 연구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최종 마무리 작업. 제가 없어도 별탈 없이 성공적으로 완성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올해의 베스트 스코프로 선정된 교수님이라면 분명히!"
"크윽... 그렇지... 하지만 어떤 일에도 마무리가 제일 중요하지 않은가? 그래! 로페르트 백작 하고 상의해서 결정한 일이냐?"
"예. 알고 계십니다. 그분께는 많이 죄송합니다. 군단장님께서 많은 힘 써주셨는데, 갑작스럽게 이렇게 되버려, 많이 아쉬워 하고 계십니다."
"윽..."
카롤프 교수는 더 이상 그를 잡을 방법이 없는지 침음성을 흘렸다. 칼스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교수님의 연구에 앞날에 무궁한 영광이 있기를..."
그렇게 교수의 방을 나온 칼스 그의 표정이 거만하게 변한다. 자신의 주머니에서 푸른 보석을 꺼내며 비웃는다. 아름다운 보석에 빼곡하게 새겨진 룬어들이 푸른 빛을 내고 있다.
"흥 똥줄이라도 타는 가보지? 하지만 이게 없는 이상 절대 연구는 완성될 수 없어. 이 소립자 연구의 마지막 피스는 내가 가지고 있으니까. 그 바퀴벌래보다 더한 놈은 네놈이야. 제자의 연구를 가로채 마법협회에 연구실적을 내고 있는 쓰레기 같은 놈. 내 연구를 순순히 넘길 것 같아?"
칼스는 주머니의 보석을 넣고 발걸음을 옮긴다. 그때 교수동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중년의 남자와 마주친다. 칼스는 순간 표정을 바꾼다.
"로페르트 백작님"
"오... 칼스 카롤프 교수를 만나고 가는 길인가? 그래 오늘 돌아간다고 했지?"
"네 마지막으로 찾아 뵈려고 했었는데, 카롤프 교수님 만나러 오신겁니까?"
"그렇다. 올해 카롤프에게 의논할게 있어서 말이지. 이제 가는 거냐?"
"네 오늘 출국할 예정입니다."
"쯧 이런시기에 흑마법사가 말썽이라니... 멸족됐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잔존세력이 있을 줄이야. 그 놈들 바퀴벌래 같아서 박멸하기 골치 아플텐데, 내 마법병단을 빌려줄까? 3일 안에 박멸할거라고 장담하네만"
"배려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희 영지의 문제에 마법협회의 손을 벌릴 수 없습니다. 충분히 제 사병만으로 제거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말게. 자넬 무시하는게 아니야. 그냥 노파심에서 하는 소릴세. 그래도 만약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연락해. 언제라든지 병력을 보내줄테니까. 조금 섭섭하군. 자넬 자식처럼 여겼는데 갑자기 어딘가로 가버리는 것 같군. 자네의 빈자리가 많이 느껴질 거야."
"저도 그렇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하고 찾아뵙겠습니다."
"그래. 다시 영국으로 돌아 올 땐 카롤프 밑이 아니라 내 마법병단으로 스카웃 하고 싶으니까. 꼭 받아 줬으면 하네."
"저야 영광입니다."
"그럼 잘가게."
칼스는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백작과 헤어졌다.
"하... 이런 연극도 이제 질린다. 유명한 것도 탈이란 말이야."
칼스는 여유있는 표정을 지으며 교수동을 나섰다. 후미진 지하 골목길로 빠져나와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주차 되어있던 한 대의 고급 승용차를 타고 칼스는 익숙하게 대로를 빠져 나왔다. 그 대로 바로 옆은 영국의 랜드마크인 빅 벤이 보이고 그 뒤로 템스강이 고요하게 흐르고 있다. 멋진 풍경 속에서 칼스의 차는 한산한 브리지 스트리트를 지나 외각지로 빠져 나왔다.
차로 20 분 정도 거리. 그는 한 사유지로 향했다. 차가 낡은 대문의 앞에 도착하자. 문이 열리며 잘 정비된 도로가 나왔다. 그 길을 몇분 동안 달렸고 고딕풍의 낡은 저택이 모습을 들어냈다. 그는 익숙하게 대문 앞에 정차하며 차문을 열고 나왔다. 때마침 저택에서 메이드복을 입은 여성 3명이 마중을 나온다. 칼스는 익숙하게 키를 메이드에게 던지고 빠른 걸음으로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보라색의 긴 원피스를 입은 한 여성이 그의 옆에 다가오며 말했다.
"학회에 다녀 오시는 길이십니까? 연락 주시지 그러셨습니까."
"돼지들의 멱다는 소리를 계속 듣다보니. 드라이브 하고 싶은 기분이었어. 루데아."
칼스는 자연스럽게 코트를 여성에게 넘겨주고 방으로 들어갔다. 마치 주인없는 방처럼 텅 비어있었다. 침대 위 한벌의 옷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칼스는 익숙하게 옷을 벋어 루데아에게 넘겨주고 샤워실로 향했다.
샤아
샤워실 안에서 물소리가 들리고 칼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성산시의 상황은 어때?"
"교회군과 언데드군의 대규모 교전이 있었다고 합니다. 양측 다 상당한 피해를 입은 모양이지만 자원적 병력적 손실을 볼 때 조금 더 우위에 있는 건 언데드 군으로 보입니다."
"우리 현재 영지에 주둔하고 있는 웨어울프들 얼마나 있지?"
"3000명 안밖 입니다."
"영국에 주둔하고 있는 녀석들까지 싸그리 모으면 6000정도 되겠군. 그 정도면 벌레박멸은 충분하다. 아무리 많아도 결국엔 벌레에 지나지 않아. 결정적으로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건, 버글버글한 병력의 양이 아니라 질이지. 내가 주문한 [해충 스프레이] 잘 챙기고"
"지금쯤이면 한국에 도착했을 겁니다."
"흑마법사라니. 몇 100년간 이런 일은 없었지 않아? 부정 타게 이 시대에 바퀴벌레 퇴치하러 친히 발을 옮겨야 한다니 뭔가 비참하기도 해... 뭐 좋게 생각하면 지끈거리는 학회 놈들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지만 말이야. 성산시라... 정말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가는군. 10년만인가? 물론 너도 마찬가지고. 도착하면 며칠간 가족들과 함께 보내도록 해"
"아닙니다. 가족이라고는 동생 밖에 없고 저택에서도 충분히 만날 수 있으니까요."
"그래. 괜한 참견을 했군. 그리고 보니 동생도 우리 가문에서 일하고 있었나? 어디 직급이 뭐지?"
"제동생 라르케피스 지금 임시로 시종장을 맡고 있습니다. 본래 서예린님의 교육 담당이었습니다. "
"아... 그 무뚝뚝한 단발머리? 이제 기억나는군. 서예린 감시를 걔가 하고 있나? 요즘 어때?"
"잘 지내고 계신다고 합니다."
"잘 감시해. 서예린은 귀중한 물건이다. 흠집 나거나 더러워지는 거 제일 싫어한다는 거, 잘 알고 있지?"
"예 분부하신대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물소리가 그쳤고 가운을 입은 칼스가 모습을 들어냈다. 그는 머리를 털며 루데아를 지나 침대 위에 앉았다.
"오랜만에 고향 행이다. 어머니에게 들렸다가는 게 마법사로서 예의겠지? 흐흐"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
.
.
.
" 방... 방학이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방학시즌이 돌아왔다. 그 탓인지 날씨는 푹푹 찌듯 덥고 매미는 시끄럽게 운다. 덩달아 학생들은 들떴고 괴성을 지른다. 마지막 수업의 종이 울리고 우리들에게 남은 건 담임 선생님의 종례 뿐. 그렇게 성산고 2학년 X반의 우여곡절 많은 1학기가 끝났다.
"우리 바다 가자!"
기여움은 들뜬 표정으로 진마한에게 다가왔다.
"한두번 여름 방학하는 것도 아니고 얘처럼 너무 들뜬거 아니야?"
핸드폰 액정에서 눈을 때지 않고 말을 잇는 성현아.
"이번 여름방학은 특별하잖아? 진마한하고 같이 여름을 맞이하는 거니까."
"라고 말하는데 진마한?"
"하...하... 같이 한다는 건 좋은 거니까..."
조금 기대하는 기여움과 이런 상황이 부담스러운지 눈을 피하는 진마한. 이때 이벤트를 감지한 쩌리들이 점점 핵심 3인방의 주위로 모이기 시작한다.
"바다 가려고? 나도 끼여주면 안돼?"
"나도나도!"
순식간에 모여든 인원 탓에 진마한과 성현아가 함께 하는 바다여행 패키지 상품이 되었버렸고 마치 경품 당첨이라도 되는 양, 간부급인 나시우가 제비뽑기로 추첨하는 상황까지 와버렸다. 그때 기여움은 송민정에게 쪼르르 달려가 그녀에게 말을 건다.
"민정아 너도 가자. 바다! 7월 15일 날 가기로 했는데."
"바다...?"
"역시 여름은 비치지! 마한이도 간다고 했으니까. 너도 가는거다!"
"미안. 그때 일이 있어서... 미안해!"
"음... 요즘 따라 우리 민정이가 이상하단 말이야. 묘하게 뭔가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
"평소대로야..."
"아닌데...혹시! 요거 요거"
새끼 손가락을 까닥거리는 송민정.
"그런거 아니라니까!"
송민정은 당황한 표정으로 조금 높은 톤으로 말했다.
"반응을 보니까 더 이상한데! 베프한테도 불지 못할 일이라니!! 빨리 불지 못할까!"
기여움은 송민정의 볼을 잡아 당기며 재촉한다.
쿵
"그만해 민폐덩어리."
앞자리에 있던 성현아가 기여움의 머리를 쥐어박는다.
"머리를 때리는 건 아니잖아 왜 그래...!"
울쌍이 된 기여움은 성현아를 노려본다.
"말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는 거야.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지켜주자고"
"웅..."
"미안... 그렇게 대단한 일 아니니까."
송민정은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기여움은 그런 송민정의 볼을 다시 한번 꼬집었다.
"아프..."
"미안할 일도 없어 민정아! 친구 좋다는 게 뭐냐! 고민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나 의외로 진지한 얘기 상담 잘한다구."
"응"
"만약 그때 시간되면 언제든지 얘기해! 너에게는 언제나 열여 있다구!"
담임선생이 교실로 들어왔고 기여움은 윙크를 하며 자기자리로 돌아갔다. 그때 진마한의 시선을 깨달은 송민정, 고개를 약간 돌려 그를 쳐다봤지만 진마한은 아무일 없다는 듯 얼굴을 돌렸다.
"1학기 마지막 종례 시작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