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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가면을 쓴 아벤트는 항상 웃고 있다.[2]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2학기 때 보자."
담임 선생님의 한마디로 종례가 끝났다. 보통이라면 썰물 빠지듯이 나가야 되는 상황이지만 아직 많은 학생들이 교실에 남아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진마한 패밀리의 여름방학 특집 이벤트의 추첨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 이벤트는 소위 상위층에서 놀고 싶어 하는 얘들에겐 자신을 알리고 신분 상승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진마한과 함께하는 여름바다 이벤트에 학생들은 흥분하며 반의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추첨에 참여했다. 이 이벤트 즉 진마한의 인기는 실감할 수 있는 건, 다른 반에서도 원정을 올 정도로 북적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인기 이벤트에도 예외의 무리는 항상 존재한다.
일명 아웃사이더라고 불리는 지저계층의 무리다.
"진마한 녀석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냐... 얼굴도 잘 생겨서 진짜. 밥맛인 녀석..."
"어제 성현아 년에게 고백했는데 차였어. 개xx 이 완벽한 외모에 디스를 해? 복수해줄테다."
"오늘 마쿠신이 강립하신다. 특별 피규어 질러야 하는데. ㅆㅂ 싸이트가 폭파 됐어."
그들은 조그만 책상에 모여 연신 불길한 저주 같은 말을 중얼거리고 있다.
아웃사이더
[왕따 이상 친구 미만인 존재] 필요할 땐 써먹을 순 있겠지만 친해지고 싶지 않은 부류. 상위 1%가 있다면 하위 1%도 있는 법. 이들을 우린 하위 3대 천황이라고도 부른다. 진마한 배척 종자와 자신의 주제를 모르는 정신병자 그리고 마쿠신을 모시는 신성한 신관... 그들은 교실 책상렬 쓰레기통을 포함한 가장 좌 측렬 일명 아웃사이더 수용소라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아웃사이더들이 자진해서 군락을 형성하고 있는게 아니다. 이 교실의 암묵적 정책에 의해 배척당했다. 일반 학생들의 불쾌도를 감소시키기 위해, 정신병 확산을 막기위해 물리적 강제 수단을 동원하여 자리바꿈을 실시했다. 힘 없는 아웃사이더들은 그렇게 외각지로 강제적으로 추방당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쓰레기통에 근접한 책상렬은 아웃사이더 주의구간이다. 그래서 일반 학생들은 아웃사이더의 상징인 쓰레기통 주위를 잘 가지 않는 편이다. 어쩌면 쓰래기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을 지도...
"저 정도면 이미 인간과 다른 종이 아닐까. 네크로맨서 주문보다 더 하는군."
아벤트는 미소를 지으며 희귀동물의 무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쿠신관이 신내림이라도 받았는지 나와 눈이 마주쳤다. 아벤트는 흠짓하며 아주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려 하교 준비를 하는 척 연기한다.
탁 탁 탁
불길한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나를 향해 다가온다. 그리고 오른손엔 불길하게 짝이 없는 마법소녀 마쿠 피규어를 들고 말이다.
"한우울!"
"어...응?"
"예전부터 자꾸 혼란되었어. 넌 동류냐!"
마쿠 신관이 큰소리로 외친다. 갑자기 반 친구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린다. 아벤트의 표정이 한순간 똥씹은 얼굴이 되지만 이내 표정을 지운다.
"하...하.. 그게 무슨 말이야."
"시치미 때지마. 오래 전부터 우린 널 눈여겨봤어. 그리고 우리보다 심연의 어둠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되었지. 일명 데스티니 오브 페이트 워페이크 다크 오러 쉴드를 가진 존재. 지옥의 신이 내려준 사악한 권능은 4대 천황 자리에 앉기 부족함이 없어! 하지만 어찌된일인지 자꾸 일반 인간 행세를 한단 말이지!"
"미안하지만 무슨말인지 잘 모르겠는 걸? 지금 가봐야 되서 비켜줄래?"
급히 가방을 챙겨 교실을 나서 아벤트. 그 뒤에서 미쿠 신관의 마지막 목소리가 들려온다.
"언젠가 너도 깨닫게 되겠지. 넌 아웃사이더다. 잘 생각해보라고 동무. 우리의 4대 천황 자리는 언제나 열려있어!"
그 무시무시한 저주를 피해 교실을 빠져 나왔다. 저런 구더기 같은 놈들이랑 어울린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녀석들이 두렵나고 천만해! 똥은 무서워서 피하는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거니까.
"일단 문자가 먼저다."
중앙 계단 쪽 벽에 몸을 기대고 핸드폰을 꺼낸다. 그리고 메신저를 열고 문자를 친다.
[5시 쯤 데리러 갈께?]
[오늘 안될 것 같아. 감시하는 사람도 2명 정도 늘었어. 진마한 눈치 깐 것 같아.]
[다 생각이 있으니까. 준비하고 있어.]
[응. 기다릴게.]
휴대폰을 닫고 발걸음을 옯긴다. 그리고 바로 뒤 따라오는 2명의 기척을 느낀다.
"졸래졸래 잘도 따라오네."
아벤트의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중앙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고 1층 복도에서 우연히 아는 녀석과 마주쳤다. 거대한 덩치에 옛 한우울의 유일한 친구, 그 옆에 죽도 봉투를 맨 여학생이 같이 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우량아의 여자친구라는 정보가 있다.
이름은 하연서 상세정보는 불명.
"오!! 친구 오랜만이군. 요즘 보기 힘들어! 우리 동맹을 잊었는가! 점심식사 시간엔 맞춰 나와야지."
"요즘 바빠서 말이야. 여전히 건강해 보여 좋구나."
"헉..."
우량아는 순간 뒤로 대쉬하며 경계한다.
"넌 누구냐! 한우울이 그런 말을 할리가 없어! 그런 부드러운 미소를 짓다니...! 소름 끼친다."
"너무한 걸?"
"사람이 너무 바뀌었다고 할까..."
"맞아. 요즘 자기 성찰을 하고 있지. 태도라던가? 행동이라던가?"
"한우울 주제에 그런 말을 하다니... 윽..."
"난 원래 이런 놈이야. 너도 본 받지 그래."
아벤트는 여유있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본다. 그때 우량아의 옆에 있던 하연서가 말했다.
"본디 사람의 성격이란 쉽게 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우량아의 옆에 있던 하서연이 대화에 끼어든다. 적의 섞인 가시가 돋힌 말투, 칼날 같은 날카로운 시선이 지나간다. 그건 상당히 이질적인 감각이다. 그보다 모든 걸 간파하는 듯한 저 눈빛, 그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여자친구측은 내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후훗. 그 말이 맞습니다. 아직 변하지 않았을지도... 정확하게 말하면 변화 중이라는 표현이 적절하겠네요. 적어도 전과 같이 우량아를 난관 위에 세우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 말에 급속도로 분위기는 차가워 졌다.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그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우량아는 당황하며 말했다.
"갑자기 왜 이래? 하루하루! 우울우울! 전부터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서로 상성이 나쁜거야? 하지만 내 입장도 생각해줘! 나에겐 소중한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친하게 친하게---- 자 악수!"
아벤트는 여유있게 미소지으며 하연서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첫 인상은 상당히 안 좋았던 것 같네요. 장난이 심했던 것도 인정합니다. 앞으로는 그런 일 없을 테니까 안심하길. 뭐... 좋은 의미로 그 사건으로 우량아와 만나게 된 계기라고도 생각하는데. 그 정도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없을까요?"
그보다 마음까지 꿰뚫어 볼듯한 검은 눈동자가 나의 깊숙한 면을 들여다 보는 불쾌한 느낌이든다. 착각이겠지만 상당히 이질적인 인간이다. 검도부 부장이라 그런지 상당히 기가 쌔다.
"솔직히 당신에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군요. 우리 기피(우량아)가 순진해서 당신을 믿을지 모르겠지만 전 아닙니다. 당신과 같이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의 위험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기피는 당신과의 친구 관계를 지속하고 싶어하고 전 막을 권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인정하겠습니다. 만약 기피에게 상처를 준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그 적의는 한자루의 잘 갈린 도와 같았고 서늘한 한기를 품고 있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우량아는 그녀를 제지하듯 말했다.
"하루하루! 그 얘기는 이제 그만. 안하기로 약속했잖아."
한숨을 쉬는 우량아에게 말했다.
"이걸로 끝. 그만 할 생각이었어."
그 말과 동시에 날 위에서 서있는 분위기가 사그라든다.
"우량아. 서로를 인정할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야. 둘만의 시간을 많이 빼앗은 것 같기도 하고 언제 시간되면 한번 보자."
"어... 그래. 친구여!"
우량아는 나의 태도에 적응되지 않는 표정이지만 나쁘진 않은 모양이다. 우량아 커플을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고 교정을 빠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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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빠져나와 인적 드문 골목길로 들어선다. 물론 내 뒤에 따라오고 있는 녀석들을 끌고 아지트로 갈 생각은 없다. 저것들이 마음대로 활게 치게 나두면 나의 행동 동선이 상당히 제한 받게 된다. 그래서 지금 저것들을 처리 할 생각이다.
골목길 모퉁이를 천천히 돌았다. 미행자들은 상당히 경계하며 한명만 모퉁이를 향해 다가온다.
전신에 신경회로를 가동한다. 적합한 마도서를 검색해 라디아(압축표식)을 생성시킨다. 전에 나였다면 5분 이상 걸리는 작업이었지만 상당한 고스펙의 육체를 가진 지금, 1분 정도의 짧은 시간으로도 [라디아 리로드(재장전)]을 할 수 있다.
시전할 의식은 고위 강령술사의 꽃이라는 영체 제압 마법. 제압령을 이용한 [혼령제압(Corato;achan)]이다. 제압령을 소환하여 그 대상의 영혼을 제압시킨다. 일종 빙의와 유사한 마법이다.
효과는 간단하다. 영체를 제압하여 자신의 수족처럼 부린다. 그게 전부인 기술. 강령술사를 소환체의 대표적인 효과 중 하나다. 자칫 사기적인 마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선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한다. 일단 대상자는 어느정도의 지적능력을 보유해야 하며, 영적 방어능력이 C랭크 이하여야 한다. 구울과 같은 만들어진 소환체일 경우 영구적인 지속능력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 대상자가 살아있는 [생체]일 경우, 혼령제압 시간이 지속되는 동안 빙의 대상에 [정신오염]을 하게 된다는 디메리트가 존재한다.
[정신오염]은 영체적 간섭 현상으로 생기는 영적손상으로 [혼령제압] 상태가 지속될 수록 정신 오염도가 심화된다. 그리고 정신오염 된 생명체는 비정상적인 행위를 보일 확율이 높아진다. 그 비정상적인 행위는 정신 질환 증상과도 유사하며 지능저하, 공격성,식인 행위등... 시간이 갈수록 육체와 정신을 파괴시킨다. 그리고 그 결과 기다리는 건, 광화와 죽음 뿐이다.
"나같이 우수한 흑마법사라면 그정도의 디메리트를 이점으로 활용할 수 있지. 흐흐흐."
아벤트가 손을 지면에 뻗자. 희미한 마력이 생성되며 [제압령]이 소환됐다.
3개의 흰 구체가 빠르게 날아 다니며 아벤트의 앞에 명령을 기다린다. 혜안의 스테이터스가 확인된다.
-제압령-
잠입 매복의 특화된 상급 영체
[영체화]
-영체 감지능력을 없는 한, 감지할 수 없다.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물체를 투과 할 수 있다.
[혼령제압]
......
제압령은 가장 심플한 2가지 능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악령과 같은 공격형 사역마는 아니라 점에 공격능력은 전무하고 영적방어력도 상당히 낮다. 하지만 순수한 영체라는 점에서 무속성을 띠고 있어, 탐지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 무엇보다 강점.
마침 모퉁이 쪽으로 다가오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아벤트는 담벼락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긴다. 제압령은 시전자의 명령에 따라 신속하게 벽면으로 매복했다. 몇 초후 남자가 모퉁이에서 모습을 들어 냈을 때, 제압령이 빠르게 남자의 몸 속으로 침투했다.
"크윽!"
순간 코와 입으로 들어간 제압령이 전신을 휘감으며 남자의 육체를 장악한다. 그 남자는 쓰러지며 몸에 경련을 일으키다 멍한 표정으로 다시 일어섰다.
[사령(使嶺)]
사령 기술을 시전하자. 아벤트의 의식이 제압당한 남자에게로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태연하게 남자는 모퉁이에서 나왔다. 멀리서 엄폐하고 있던 2명의 교복을 입은 남자가 아이러니한 표정을 지으며 손짓한다.
'타겟 유무를 묻는 모양인데.'
아벤트는 남자의 기억을 더듬어 수신호 정보를 찾아냈다. 그리고 그들에게 손짓을 한다.
[무언가 발견. 전부 집결]
그렇게 수신호를 만들어 보였고 남자를 조종해 다시 골목길 안으로 들어갔다. 연이어 두명의 미행자가 간단히 걸려들었고 제압령으로 제압시켰다.
"더 이상 미행은 없는 듯 하군."
멍한 표정의 인형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스파이 인형. 흐흐흐"
아벤트는 감시자들의 어깨를 치며 골목에 세워둔 검은 색 레이싱 바이크 헬멧을 쓰고 탔다.
부릉 부릉
요란한 배기음과 함께 검은 레이싱 바이크는 골목길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얼마 후 3명의 남자들의 의식이 돌아왔다.
"어떻게 된 일이지. 타겟은?"
"대상 로스트다."
3명의 감시자는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