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112화 (112/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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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가면을 쓴 아벤트는 항상 웃고 있다.[3]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아벤트의 바이크가 멈춘 곳은 남쪽의 영주 서예린의 저택 앞이었다.

"한울님 오셨습니까."

3명의 메이드가 머리를 조금 숙이며 말했다.

"꽤나 어수선해 보이는데 무슨 일 있습니까?"

거대한 화물용 나무 상자와 처음 보는 아인종 다수가 짐을 옮기고 있다. 마치 누군가 이사라도 온듯이...

"아... 그게"

그때 귀여운 노란 안전모를 쓰고 페이퍼를 든 라르케스피가 날 발견하고 다가왔다. 원래 그녀라면 딱딱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이지만 지금 느낌은 공사장에 지휘감독하고 있는 귀여운 병아리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딱딱했다.

"칼스님이 돌아오신다고 합니다."

"칼스?"

"한국 이름으로 서진형님 이십니다. 서예린님의 오라버니이시자 로라바리엘 가문의 현당주님.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영지에 부재 중인 서진형님을 대신하여 서예린님이 임시로 당주자리를 물려 받으셨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10년 더 영국에서 공부하실 계획이셨지만  흑마법사 건으로 급히 귀국하신다고 합니다. 그래서 짐 정리 때문에 분위기가 어수선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라르케피스는 정중하게 머리를 숙였다.

상당히 일이 꼬여버렸다. 서예린과의 관계에 최대의 이점은 바로 전의 내가 맺은 [군사 동맹 조약]에 있다. 로라바리엘이라는 명문 가문과의 조약을 통해 나의 신분은 암묵적으로 보장되고 있다. 하지만 현당주가 돌아온다면 그 조약은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생긴다. 그리고 이전에 진마한과의 협상카드로 썼기에 상당히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학교 옥상에서의 진마한과의 협상을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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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게 뭐야?"

진마한은 곧게 나를 응시하며 말했다.

"뭐... 간단한거야. 나에 대해 신경을 꺼라. 나를 모르던 너와 너에 대해 관심없는 나, 전처럼 돌아가는 거야. 서로 간섭없이 각자의 학교생활을 하는거지. 착각하는 건 아니겠지? 이건 부탁이 아니라 통보다."

진마한은 잠시 침묵을 유지하다 입을 열었다.

"그건 너의 정체가 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그 검은 기사 흑마법사의 것이다. 주었다는 어설픈 변명을 나보고 믿으라고 하는건 아니겠지? 흑마법사."

진마한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나의 반응을 떠보는 듯 보인다. 떠본다는 건 녀석에겐 심증은 있지만 증거는 없다는 얘기. 그 귀여운 행동에 입고리가 올라간다.

"너희들 입장에서 본다면 내가 흑마법사로 보이겠군. 마법의 효과와 색체를 보면 사술이다. 흑마법이다. 화형이다! 교회 꼬맹이들은 항상 그렇게 말하지. 하지만 마법계에서 흑마법사와 마법사를 구분하는 단계가 세분화 되어 정해져 있다. 그 기준에서 본다면 난 일반 마법사 자신있게 말할 수있어. 너도 알고 있겠지만 교회가 일반 마법사를 공격하는 건 중대한 협정에 위반이다. 날 흑마법사로 만들어 배척하고 싶다면 마법협회의 [이단 판정]을 받아내야 되지. 하지만 그 증거는 있는거냐?"

"지난번 전투에서 확신 할 수 있었다. 나도 마법에 아주 무뇌한 건 아니라서 말이지. 너가 쓴 흑마법 계열에서 쓰는 강령계 마법이었다. 흑마법사라는 증거지."

"흐흐흐 그냥 막던지는 건가? 강령계 마법을 쓰면 다 흑마법사인가? 마법계에서도 강령계 마법은 흔히 쓰이고 있지. 고로 내가 흑마법사라는 증거는 되지 않는다. 그딴식으로 심증 뿐인 구세대 마녀사냥식 방법으론 마법협회의 승인을 얻긴 힘들거야."

"그래. 너 말대로 확실한 증거는 없어. 하지만 한가지 확실해진 건 있지."

"확실해져?"

"너가 흑마법사라는 나의 심증 말이야."

"흐흐흐 하하하하 진마한 그렇게 안봤는데 꽤나 편협적인 인간이군. 뭐... 좋아 마음대로 생각하라고. 하지만 날 건드릴 땐 각오하고 건드리는게 좋을거야. 마법협회와 전쟁을 할 생각이라면 흐흐흐"

한장의 문서를 소환해서 진마한 일행에게 보인다.

"그건 뭐지?"

"로라바리엘 가문과의 군사동맹 계약서다. 로라바리엘 가문에 대해선 들어본 적있지? 대대로 군인 출신의 마술가계, 간부급의 마법협회의 무력기구 마법군단의 일원이다. 그 로라바리엘 가문과 군사동맹조약을 맺고 있어. 만약 너희들이 군사적 규모로 공격한다면 조약에 의해 로라바리엘 가문이 참전하게 된다. 그렇다면 로라바리엘 가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마법군단도 자동적으로 따라 들어오게 되겠군. 규모가 커지지? 교회도 간과 할 수 없을 테고 군단 규모의 병력을 성산시에 보낸다. 그렇다면 자칫 제 3차 성마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을 거야. 전처럼 몇만 단위의 사상자로는 안 끝날 걸? 과학도 마법도 발전했으니까. 인간계에선 비대칭 무기라고 하지? 마법협회가 보유하고 있는 전략급 마법병기는 교회 무력을 뛰어넘고 있다. 나아가 생물계 전체를 간단히 멸절 시켜버릴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지. 너무 너희들을 무시했나? 교회도 정보부가 있을테니 그 정도는 알고 있을 테고 흐흐흐"

"너무 포장이 지나친 거 아니야? 미안하지만 너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성격이 아니라 말이지. 난 그딴 종이쪼가리를 믿지 않는다. 직접 내 눈으로 확인 절차를 거친 것만 믿는다. 그 종이쪼가리가 진짜인지. 조사하면 나오게 될테니까."

진마한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자신이 본것만 믿는다. 확실히 기본은 되어있군. 그래 열심히 해봐. 하지만 눈에 거슬리는 짓하면 어떤 짓을 할지 모르니까. 그건 잘 판단해서 해."

그 말을 끝으로 회상은 종료됐다. 그리고 운 없게도 우려하던 일이 일어났다.

서진형의 로라바리엘 가문 당주의 복귀 가능성.

진마한은 날 의심하고 감시와 조사까지 하고 있다.이 동맹조약에 대해 확인 할 방법은 물론 없겠지만 로라바리엘 가문의 현당주가 갑자기 바뀌고 그 사소한 변화를 만약 진마한이 감지한다면 그 동맹조약에 대해 서진형에게 직접 확인 할 가능성도 있다. 서예린과 일대일 계약임으로 만약 현 당주 서진형이 이 계약에 부정적인 입장이고 없던 일로 만들어버린다면 진마한의 의심은 더 커지고 납치나 기습공격 같은 과격한 행동을 할 가능성도 커진다.

'아직 확실한 건 없다. 일단 자세한 얘기는 서예린에게 직접 확인 해보는 수 밖에...'

"오늘 서예린을 만나기로 했거든. 방으로 가면되나?"

"서예린 아가씨는 지금 도서관에 계십니다. 안내 하겠습니다."

"바빠 보이는데 하던 일 계속하세요. 도서관 위치는 알고 있으니까요."

"죄송합니다. 예를 갖춰야 하는데."

"그럴 필요없어요. 나도 그 편이 마음에 편하고. 그럼 "

미소와 함께 가볍게 손을 흔들자 라르케피스가 쑥스러운 듯 작게 손을 흔든다. 서예린을 만나기 위해 본관에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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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낡은 대형 도서관 건물 이중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전히 독특한 형태의 도서관이 눈 앞에 펼쳐졌다. 전방엔 무한이라고 생각할 만큼 도서들이 천장 위까지 빼곡하게 쌓여 있고 정면 중앙엔 거대한 책자. 인덱스(도서 목차)가 보인다. 이 도서관의 길은 T자 형으로 그 외에 공간은 마치 절벽 같이 꺼져있다. 현실세계에 존재할 수 없는 법칙으로 구성된 공간,지금에서야 깨달았지만 이곳은 이중문을 경계로 경계전이화하여 만들어진 하나의 독립 세계다.

"마력 반응으론 독서실 쪽인가?"

오른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 앞은 있던 독서실 공간은 사라져있고 철창형 엘리베이터가 덩그러니 나타났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자 자동으로 문이 열렸고 버튼 없이 상층부를 향해 올라간다. 그리고 문이 열렸을 때, 그곳은 구름 위였다.

"뭐야 이건..."

상당히 당황한 표정으로 구름에 발을 대어본다. 구름은 솜사탕 처럼 푹신푹신하다. 진짜 수증기로 된 구름은 아닌 모양이다. 구름을 가볍게 밟고 앞으로 걸어갔다. 따뜻한 태양이 몸을 비추고 간간히 구름 밑으로 간간히 바다와 대륙이 보인다.

"하... 서예린 녀석은 기억대로 정말 종잡을 수 없구만..."

시선을 돌리자. 이 세계의 중앙이 눈에 들어왔다, 구름 위에 수 많은 책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고 그건 마치 책의 무덤을 같았다.

아벤트는 그곳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책의 무덤 속에 작은 책상에 엎드려 있는 미소녀를 발견했다.

흑발의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책을 베게 삼아 자고 있었다. 깨울까 생각했지만 그 사랑스러운 모습과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아직 송민정과의 약속시간 여유는 충분히 있다. 그 앞에 있던 흰 의자를 끌어와 다리를 꼬며 앉았다. 주변에 흩어져 있는 책 중 아무거나 집어 책을 펼쳤다.

[신비의 재구축과 소환 이론]

"설마 실제 교본으로 470년 만에 다시 읽게 되다니...뭔가 감회가 남 다르군."

신비

룬의 성질과 물질현상이 융합하여 발현된 마법적 현상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신비는 소환체나 환상수를 예를 들 수 있다. 본좌는 소환체의 골램이 발산하는 신비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고램은 토속성의 모래를 기반으로 코어에 마법 수식을 채워 만든 소환체다. 소환체가 만약 주먹으로 마법사를 공격한다고 가정하면 그 주먹에서 방출되는 건 충격량 뿐만 아니라 소환체 자체의 신비가 포함된다. 즉 [물리적 충격량 + 소환체의 신비도 = 마법적 특성의 충격파]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충격파는 물리적 공격이 아니기에 마법사가 방어 술장을 전개하고 있어도 마법적 충격량이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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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간단하게 전에 물리적 특성 아인종인 아르보르나가 나를 공격했을 때 손톱엔 순수한 물리량만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트리쉬 방어술장이 100% 반사했지만 구울과 같은 신비도를 가지고 있는 소환체는 트리쉬 방어술장을 어느정도 관통시킨다는 얘기다. 이 효과를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마법 관통 효과]라 말한다. 그외에도  신비는 [간섭성질]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예로 들면 내가 전리품을 주운 검은 기사가 찬 콘크리트 덩어리에도 해파리 괴수의 레이저 공격 후 떨어지는 철골 파편에도 [신비의 간섭성질]이 나타난다. 그 성질은 일반적으로 마법 관통효과이지만 신비에 특성에 따라 다르다. 즉 트리쉬 방어술장이 전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 다리가 콘크리트 덩어리에 의해 가볍게 찌그러진 건 콘크리트 덩어리가 신비의 간섭성질을 받아 마법적 성질로 변했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대부분 마법으로 만들어 진 오브젝트는 신비가 발현되고 그 신비는 2차적 현상으로 타 오브젝트를 간섭 할 수 있다. 그리고 간섭 받은 오브젝트는 마법적 특성을 띠게 되는 것이다.

"마법 기초 공학에서 배우는 아주 기초적인 얘기지만..."

아벤트는 서예린이 깨어나기까지 머릿속 구석에 박혀있던 기초지식들을 다시 한번 곱씹어보며 잠시동안의 여유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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