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120화 (120/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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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의 아침식사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따그닥

거북한 식기 소리가 울려퍼진다.

여느 때와 같은 아침이지만, 오늘 아침은 불편하기 그지 없다. 그건 바로 내 앞에 있는 이름 뿐인 오빠인 서진형 때문이다. 어제 밤에 있었던 일은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황당했고 기가 막혔다. 보통 인간 사회의 남매라고 한다면 서로 기댈 수 있고 필요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관계라고 생각한다. 뭐... 그렇지 않더라고 혈육의 정 정도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법사의 세계에선 전혀 통용되지 않는 모양이다. 오직 힘의 의한 관계, 이기적이고 자기 멋대로의 독재자가 휘두르는 횡포와 같다.

실은 서진형의 횡포는 아침부터 시작됐다. 방학기간임에도 기상시간은 등교시간보다 일찍 일어났다. 아니 일찍 일어나게 만들었다는 말이 정확하다. 감정 없는 목소리로 날 깨우는 목소리는 오빠의 비서이자 라르케피스의 언니 루데아, 그녀는 담담하게 기상을 알렸고 준비하고 내려오라고 말했다. 언듯 본 자명종 시계는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렇게 아침식사 거의 반 강제적으로 의자에 앉혀 놓고 그것도 가장 싫어하는 오빠의 바로 정면에서 식사를 해야한다. 아침이라 입맛도 없는데다 미워하는 상대와 그것도 바로 정면에서 식사를 해야한다. 목구멍에 넘어갈리가 없다.

긴 식탁 테이블 양 끝 쪽에서 자리잡은 나와 오라버니, 딱 그 거리 만큼의 관계.

식당 안 분위기는 침묵 그 자체다. 그 거북한 침묵 속에서도 묵묵히 식사를 하고 있는 서진형이지만 이런 분위기를 도저히 참기 힘들어져 끄적이던 식기를 내려 놓았다.

"잘 먹었습니다."

그렇게 힘없이 말하며 일어서려했다.

"앉아. 난 식사 안 끝났어. 식사 예절도 못 배웠어?"

서진형은 묵묵히 식사를 하며 말했다. 그 모습에 속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왔지만 참는다. 그리고 다시 앉았다.

그때 서전형은 말했다.

"인간세상에서 뭘 보고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식사예절은 모든 인원이 식사가 끝낼 때, 시간은 종료한다."

"그런 규칙은 언제 생긴거야? 이 때까지 가족끼리 식사한 적도 손에 꼽을 정도고 애초에 우리 집안은 그런 식사예절 없는 걸로 기억하는데."

"아... 그래. 그럼 지금부터 생겼다. 불만있어?"

서진형은 프라이 에그를 자르던 나이프로 건들거리며 날 겨눈다. 그 행동에 식사 예절이 없는 건, 오라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

"불만 없는 모양이군. 내 아침은 6시부터 시작된다. 그럼으로 아침 식사는 7시부터지. 머리에 잘 새겨둬."

"내가 왜 오라버니의 생활 패턴을 기억해야 하는 거죠?"

"당연한 거 아니야? 너도 같이 일어나야 하니까."

"...."

순간 어이가 없어 할말을 잃었다.

"그리고 그 꼴은 뭐냐? 너 남들 앞에서도 항상 그러고 다니냐?"

나이프가 불쾌하게 흔들거리며 나를 지적한다.

"뭘 말하는 거죠?"

"아... 정말 구제할 수 없다. 날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는 거야?"

유심히 서진형을 바라보지만 딱히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 아니 딱히 알고 싶지도 않지만...

"모르겠어요."

서진형은 진심으로 빡친 표정을 짓지만 이내 감정을 추스리고 말했다.

"정장. 젠틀한 마법사의 표본이지. 무뇌한 여동생아. 자고로 인간세계에선 이런 말이 있지 '복장은 사람을 만든다고' 그런 점에서 네가 비기너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아. 그 멍청해 보이는 안경! 그 지저분한 회색 칼라 후드티! 길거리 노숙자 패션이냐! 그 패션 감각만 봐도 넌 심히 정상으로 보긴 글렀다."

서진형은 나이프를 쭉쭉 뻗으며 화가 난듯 내 복장을 지적했다. 너무 열받는 표정으로 말하길레, 무심결에 체크한다. 간편하고 운동복 후드티, 반바지. 요즘 눈이 많이 나빠져 검은 태 안경을 썼다. 보통이라면 랜즈를 끼지만 안경이 훨씬 편하니까.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옷에 무슨 문제가 있단 말인가.

"이게 어떡해 노숙자 패션이에요? 다른 집에서도 평상적으로 입는 옷인데."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이가 없어서. 내가 입은 걸 봐!"

서진형은 자랑스러운 듯 거만하게 포스를 취한다. 상당히 거슬리는 행동이었지만 넘어간다. 굳히 말하자면 내 모습은 극과 극이다. 내가 루즈한 스타일이라면 서진형은 보는 순간부터 답답해 보이는 과한 격식 있는 스타일. 그가 시대 착오적인 영국식 정장이라고 생각한다. 언제적 패션인지 모르지만 회색 조끼와 무스까지 바른 반짝이는 머리카락, 정장 구두.

어디 맞선이라도 보러가는 줄 알았다. 도대체 어딜 가길래 저렇게 차려입은 것일까? 순수하게 궁금했다.

"선 보러 가세요?"

"윽! 내가 어딜 간다고!!!"

순간 흥분해 일어서 나를 향해 나이프를 던져버린 서진형, 직선으로 나를 향해 날아오는 나이프, 미쳐 반응하지 못했지만 그 나이프는 테이블 중앙에 멈췄다.

"주인님 고정하십시요. 식기를 던지는 건 전혀 젠틀맨 다운 행동이 아닙니다."

옆에 식탁 중앙에 서 있던 루데아가 말한다. 그녀의 그림자에서 뻗어 나온 긴 손이 나이프를 잡고 있다.

서진형은 화를 가라앉히고 일어섰던 몸을 다시 의자에 앉았다.

"앞으로 나와 같이 있을 땐 그런 거지 같은 복장 용납 못해, 눈이 썩는다고 당장 갈아입어! 넌 창피하지도 않냐? 보통 주제를 안다면 그 못 생긴 얼굴 감추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메이컵해야 되는 거 아니야! 앞으로 옷은 내가 지정한 걸 입는다. 루데아 당장 저 녀석 데려가!"

루데아가 움직인다. 하지만 그전에 내가 참지 못하고 폭발한다.

"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요! 왜 사사건건 내게 간섭하려고 하는 건데. 보기 싫으면 안보면  되지. 설마 나가길 바라는 거야. 그럼 좋아! 바라는데로 나가줄게."

"서예린!!!"

분노한 서진형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순간 공기가 얼어붙는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전날 밤과 같은 현상, 공간동결이라고 했나? 어떤 형식으로 작동하는지 모르겠지만 팔다리는 움직이지 않지만 입과 눈을 움직이는 건 가능한 것 같다.

"또 때리게? 좋아 할테면 해봐. 오라버니가 말하는 건 다 엉터리야. 여동생에게 강압적하는 것도 폭력을 휘두르는 것도 당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예의라는 거냐고..."

서진형을 노려보며 당당하게 말했다. 서진형의 마력이 요동친다. 하지만 진정된다.

"확실히 폭력을 휘두르는 건 젠틀하지 않지. 잘못을 인정하겠다. 그렇다고 바뀌는 건 없어. 애초에 너 따위에게 선택권은 없으니까. 가문을 소유한 가주가 하라면 물건들은 따르는 거다. 뭐? 집을 나간다고. 웃기는 소리하지마. 너의 몸, 머리카락 한올까지 가문의 소유물이다. 함부로 가문을 벋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서진형은 천천히 다가온다. 그 불길한 미소와 함께 경고등이 울리고 있었지만 몸은 여전히 움직일 수 없다. 바로 앞에선 서진형은 나의 앞 머리카락을 쓸어넘기고 검지손가락으로 앞 머리에 문양을 그린다. 그리고 그의 마법은 손쉽게 나의 피부로 스며들었다.

"추적의 낙인(烙印) 너가 어디에 숨건 어딜 가던 내 위치정보는 내가 파악할 수 있다. 만약이라도 도망갈 생각은 하지마, 내게 잡히는 순간 내 다리는 영원히 못 쓰게 될테니까."

순간 살기가 피부를 찌른다. 그의 눈동자는 절대 거짓말로는 보이지 않는다.서진형은 조심스럽게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듯 넘겨주었다.

"밥맛 떨어진다. 먼저 일어날게 동생아."

서진형은 귓가에 속삭이듯 말하고 나의 어깨를 탁탁치며 먼저 식당을 나가버렸다. 그가 나가자 공기가 풀리며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뭔가 대책을 생각 해야겠네."

어제부터 생각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서진형에게 이길 순 없어도 시간을 벌 수 있는 마법 정도는 완성시켜 나야된다. 그러기 위해선 공간동결 현상의 대책이 먼저 해결되야한다. 하지만 고작 마법을 시작한지 몇 개월 남짓한 짧은 마법지식으론 해결책을 찾기엔 무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방법은 한가지

생각을 정리하고 식당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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