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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벤트와 마법사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 시내 브랜드 커피숍
"미안 바쁠텐데. 아연이는 아직 못 찾았어?"
"응. 실종이라고 했지만 엄연히 말하면 가출 같은 거니까 걱정 안해도 돼, 배고파지면 다시 돌아오겠지. 그보다 그 복장은 뭐야? 안 더워?"
"많이 이상해?"
"역시 벗는게 낫겠지?"
한우울은 고개를 조금 끄덕였다. 애초에 위장효과는 없는 듯했다. 재기능을 하지 않는 아이템들을 제외하고 보니, 얼마나 멍청한 짓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너가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여름에 겨울 코트라니 솔직히 지금 상황에 따라가기 버거워."
"내가 코트를 입은 건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거야! 정말 너까지 그런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말아줘."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정상이라면 그런 짓 하지 않겠지. 사람이 많은 번화가에서 만나자 한 이유와도 어느정도 연관있을 것 같고 궁금하네, 무슨 문제야."
한우울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말했다. 예전에는 없던 뭔가 귀족스러운 행동, 보면 볼수록 전의 한우울과 느낌이 완전 달랐다. 다른 인물이라 해도 믿을 정도...
"추측대로야. 내가 이런 이상한 복장을 한것도 오빠 때문이야... 만약 미행인이 붙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위장한 거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뭐... 딱히 감시마법을 믿고 있다면 미행인을 붙일 이유도 없겠지."
"감시마법?"
"추적의 낙인이라고 들어본 적 있어?"
"음... 옛부터 아인종 노예를 감시하기 위해 개발된 마법 말하는 거야?"
"응. 지금 내게 걸려있거든."
"고등생물인 마법사로서 아인종과 같은 노예 취급을 받는다는 건, 쉽게 넘길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한우울은 조금 굳은 얼굴로 말했다.
"그렇긴 한데, 어쩔 수 없어. 오빠와 마법의 격차도 현저하고 성격을 아는 이상 더 저항했다간 피만 볼 뿐인 걸...알다시피 이 마법은 마법저항력이 인간이나 아인종을 대상에 적합한 마법이야. 1차각성 하기 이전, 비기너 단계에선 마법저항력이 인간하고 똑같고 오빠는 내가 정식 마법사가 된 걸 모르고 있으니까. 아무리 저급 마법이라도 비기너 단계에서 풀 수 없는 마법이기도 해.
"음...마법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는 건, 추적의 낙인은 해제했다는 말이네."
"아니 해제하면 오빠가 눈치 채잖아? 그러면 내가 마법사가 된 걸 알게 될테고 상당한 불이익이 돌아가겠지. 그래서 서로 불상사가 발생되지 않기 위해 약간의 트릭을 썼어. 저번 주에 너에게서 배운 [동기화 접속 술식]을 응용해봤지. 낙인의 인장 술식은 저급 마법이라 보안장치도 되어 있지 않잖아? 추적의 낙인을 크랙킹(Cracking)했어. 동일한 추적의 낙인을 우리집 고양이 페르샤에게 걸었고 동기화 시켰지. 대략적인 위치를 표시하는 추적의 낙인으로는 페르샤를 나라고 착각하고 있겠지. 오빠는 대부분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내니까. 페르샤와 마주칠 일도 없고 페르샤는 저택과 내 방을 돌아다니니까. 의심 할일 없을 거야."
"음... 제법 머리를 썼네. 가르친 보람이 있는데. 하지만 그건 임시적 조치에 불과해. 너희 오빠와 관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더 힘들어질 수 있어."
" 제일 힘든 문제야. 뭐라할까. 날 지배하고 싶어 한다고 할까... 자신 밖에 생각하지 못해, 말 자체가 통하지 않아. 하..."
"그럼 간단한 얘기군. 애초에 대화가 불가능하다면 힘으로 찍어 눌러 다물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로라바리엘 가문의 가주가 되면 돼. 너에게 승계권이 있을 것이다. 가문을 소유할 권리가 말이야."
"무슨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는 거야. 그건 오빠랑 싸우라는 소리야?"
"물론이야. 자연계의 힘의 법칙, 인류와 자연계를 통틀어 가장 절대적인 법칙 힘 있는 자가 힘 없는 자를 약탈하고 그 정점에 서있지. 특히 마법 세계에선 비일비재한 일이다. 전투 마법가계에서는 후계자들의 승계전(承繼戰)을 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형제들을 모두 죽여 가주의 자리에 오른다. 마법사에게 자식이란 그런 존재다. 마법사의 긴 생명도 유한하다. 영지전, 쟁탈전이 활발한 이 살육이 난무하는 마법계에서 자신의 가문이 살아남아 자신들의 마법 계류를 후대까지 계승시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뛰어난 자질의 후계자가 필요하다. 유서 깊은 가문 일수록 마법사에게 자식이란 가문을 존속시키고 계승을 위해 태어난 존재니까. 너의 오빠가 널 견제하고 있는 이유도 너의 마법적 자질을 인정하기 싫어서일지도 모르지."
"한우울 너무 과장된 얘기인 것 같아. 모든 마법사가 그렇다고 할 순 없어."
"확실히 조금 과장된 것도 사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너의 마법적 자질은 뛰어나, 아마 너의 오빠보다도 말이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만약 내가 로라바리엘 가문의 가주자리에 오르고 싶다면 협력해 줄수도 있다는 말이야."
"그만... 그 얘기는 그만하자. 가주자리는 관심도 없고, 그런 잔혹한 세계에 대해 아직 이해 할 수 없어."
진지한 표정으로 한우울에게 말했다. 그러자 한우울은 미소를 지었다.
"역시 예상대로 거부하네. 내가 널 좋아하는 이유이지만 후훗, 딱 한가지 마법계의 선배로서 조언해도 될까?"
"아...응."
마법사를 믿지마 마법사는 거짓말쟁이니까. 대부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나와 너의 관계도 마찬가지고."
한우울은 입고리가 조금 올라간다.
"이득이 있으니까 너에게 협력하고 있다. 난 자원 봉사자가 아니니까. 명심줬으면 좋겠어."
"응..."
한우울은 편안한 미소로 말했지만 그건 훨씬 더 차가운 말이었다. 조금 그와 가까워 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그의 말로 확실해졌다. 우린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는 뼛속부터 마법사이고 난 인간의 정신을 가진 마법사니까. 당연할지도 모른다.
"너무 서론이 길었어. 부탁하고 싶은 게 뭐지? 수제자."
"응... 아니"
"아까 말은 너무 신경쓰지마. 어차피 너에겐 나의 협력이 불가피한 시점, 현시점에서 내가 이득을 취하는 건 없다. 그렇다고 너에게 디메리트는 없지, 단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할까? 정 부담스럽다면 빚을 어느정도 탕감 해줄수도 있는 일이야."
"그게 더 부담스러워. 하... 그럼 신세 지는 김에 부탁할게. 내게 전투마법을 가르쳐줄 수 있어?"
한우울은 조금 생각하듯 턱을 쓰다듬더니 말했다.
"음... 확실히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건 잡다한 기초은 완전히 마스터했지.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일반 마법 계론보다 실전에서 쓸 수 있는 마법이 우선이겠지, 좋아. 그보다 감시를 받고 있는 입장에서 움직이기 괜찮겠어?"
"그건 걱정안해도 돼. 다 방법이 있으니까."
"그럼 수업은 내일부터 진행하도록 할께 상세한 건 문자로 보내주도록 하지."
"응. 고마워 우울아. 얘기라도 하니까 갑갑한 마음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아."
"진정한 목적은 그거 였구만... 상담 정도야 언제든지 해줄테니까. 환영이야."
딸랑 딸랑
출입문에 달려 있던 종이 울리며 한 일행이 들어왔다.
"아!! 더워! 짜증나. 왜 하필 이런 날 수영복 사러 가자 한거야...기여움!"
"나도 이렇게 더울 줄 몰랐지."
"하...하... 여름인게 실감나지! 이래야 여름이지! 안 그래 마한아! 민정아!"
"어..."
출입문 쪽에서 보이는 여자 애 분명 우울이의 맨션에서 봤던 애다. 나의 시선에 한우울은 출입문 쪽을 힐끔 보더니 경직된 얼굴로 획 돌리며 내게 고정됐다. 아까 전 여유롭던 표정이 없어지고 상당히 당황한 표정이었다.
"송민정...이라고 했나? 아 고백했었지. 어떻게 됐어? 잘 됐어?"
한우울은 빠르게 나의 입을 막으며 몸을 숙이며 자신의 검지를 입에 대며 말했다. 그 행동은 조용해 달라는 뜻이었다.
"쉿 목소리 낮춰. 그냥 평범하게 행동하는 거야."
조용한 목소리로 한우울은 말했다. 여기서 단둘이 만났다는 게 알려지면 변명하기 곤란하겠지. 그 말을 헤아리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내가 먼저 일어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안돼. 민정이는 너 얼굴을 알고 있어. 자연스럽게 내게 시선이 갈거야."
"이쪽으로 오는 것 같은데?"
한우울은 급히 핸드폰을 꺼내고 인터넷을 켰다 그리고 마치 커플끼리 게임이라도 하는 듯 자연스럽게 몸을 옆으로 숙이며 얼굴을 감췄다. 그 일행이 우리 테이블 바로 뒷쪽에 자리를 잡을 여는 듯 통로를 지나간다. 아직 들키지 않았다. 그때 한우울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어나는 거다."
"응..."
비장한 한우울의 표정과 함께 일은 과감히 진행되었다. 최대한 얼굴이 보이지 않게 반대쪽으로 유턴했고 잽싸게 출입문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딸랑 딸랑
마침 출입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사람과 마주쳐 버렸다.
"한우울?"
푸른 색 계통의 캐주얼 원피스를 입은 정수빈이라는 여자 애, 한우울을 알아보는 걸 보아 아는 사람인 것 같다. 한우울은 순간 굳어버리며 말을 잇지 못한다. 정수빈이란 여자 애는 날 훓어보더니 소리쳤다.
"우와... 대박! 설마 여자친구야!"
그 여자 애의 놀라워하는 목소리가 커피숍에 울리며 한우울의 탈출극은 어이 없게 종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