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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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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other side
"말 놔도 되지? 나이도 같으니까. 난 나시우라고 하고 우울이 하고는 같은 반 친구고 우울이하고는 친하게 지내고 있지. 그지?"
"어? 어...."
건성으로 말하는 한우울, 탈출이 실패, 거의 반 강제적으로 합석하게 되었다. 정면에 느끼하게 생긴 나시우라고 밝힌 한우울의 반친구 그의 소개가 마지막으로 끝났다.
"그나저나 여기서 만나다니 정말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구나. 게다가 완전 특종이잖아. 한우울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니!"
나시우라고 소개한 남자애는 흥분하며 말했지만 이 파티의 중심을 잡고 있는 진마한이라는 남자애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그런 분위기를 나시우가 의식한 것일까? 딱딱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 보려고 노력하는 듯 보이지만 여전히 불편한 공기는 풀리지 않고 있다.
"이쪽은 성 아세란스 부속 고등학교에 서예린 나이는 우리들과 같아, 그리고 너희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 아니고 그... 먼 친척 관계야. 우연히 만나서 잠깐 얘기한 것 뿐이야."
한우울이 그렇게 말하고 나의 동의를 구하듯 쳐다본다.
거짓말이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말에 맞춘다. 진마한이라는 남자애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한우울을 응시한다. 그 노골적인 시선에 눈치 첼 법하지만 일부러 무시하고 있는지 아님 의식할 여유가 없는지, 변명을 하면서 송민정이란 여자애 눈치 보기 바빴다. 그도 그럴것이 마치 화난 듯 무표정이었으니까.
"오 정말!! 한우울을 다시 봐야겠는데, 친척 중에 이런 미소녀가 있었다니! 우선 전번부터 교환할까? "
나시우가 핸드폰을 꺼내드려고 할때 옆에 있던 기여움이 제지하듯 말했다.
"남자들이란... 저런 질 나쁜 전번 교환은 하지 않는게 좋을 거야. 스토킹 할지도... 그런데 분위기가 왜 그런거야? 마한아, 민정아 어디 안 좋아?"
송민정은 기여움에 목소리에 놀라며 말했따.
"아니야. 그런게 아니라... 더위 때문에 조금 지쳐서 그런 걸까?"
송민정은 멋적게 미소를 지었다. 그때 진마한이 말했다.
"그리고 보니 저희와는 구면이었죠? 환경 캠페인 때 성산고 대표로 왔었는데. 기억할지 모르겠네요."
진마한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아... 네... 기억하고 있어요."
"설마 우울이 하고 친척이었다니. 전혀 그런 티를 내지 않아서 몰랐어요."
"그땐 밝히지 않는 편이 좋았다고 생각했어요...."
"확실히 성 아세란스는 실행위원의 위치고 중립을 지키기 위해선 좋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보다 걱정했어요. 갑자기 부 위원장이 위원장을 역임하게 되다니...무슨 일 있는 줄 알았거든요."
진마한은 웃으며 말해지만 그의 눈빛은 날카롭다. 뭐라할까. 그냥 인간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그 말엔 마치 취조하듯 의구심이란 가시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느꼈다.
"그땐 부득히 하게 일이 생겨 못하게 됐어요. 끝까지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생각해요."
"아쉽다라..."
진마한이 의문을 가진 말투가 그 대화에 끝이었다. 마치 날 깨뚫어보는 그의 눈동자는 이미 그 답을 확인 했다는 듯 내게 멀어져 갔다. 그 이상한 느낌은 확실히 일반인과는 다르다. 그 기묘한 느낌을 가졌을 때 기여움이 경계하듯 대화에 끼어들었다.
"환경캠페인 때 알고 있던 사이었어?"
"응. 이쪽 성 아세란스가 위원장을 맞았거든..."
"그래? 아... 나도 어떤 연극 이었는지 보고 싶었는데 안타깝다. 학교 땡땡이 쳐서라도 가보고 싶었는데."
"아쉽네. 비디오라도 찍었으면 좋았을 것을 텐데..."
진마한은 씁쓸한 미소지으며 말했다.
환경캠페인, 내가 눈을 뜨기 전 발생한 최악의 살육전, 라르케피스에게 말은 들었다. 아마 내가 시술을 받고 있지 않았더라면 나도 그 곳에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수 많은 시체들 중 하나가 되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생각을 하니, 이때까지 난 변하지 않았다. 소중한 친구를 잃고 나의 주위사람들이 죽어갔다. 다시 한번 무방비함과 멍청한 자신을 자각했다. 그리고 그 의미를 깊게 가슴 속에 새겼다.
"민정아 왜 그래 많이 안 좋아?"
"아... 아니..."
그 얘기를 듣고 있던 송민정의 표정이 어두워졌지만 부정한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표정에 깨달았다. 설마... 진마한과 송민정은 학생회관의 생존자 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아니 진마한과 송민정이라면 분명 그 지옥에 있었다.
지금 성산시엔 역대 가장 강력한 교회의 1종 [성언전파]가 일반일들을 감염시키고 있다. 사람의 사상, 생각 마저 변질시키는 강력한 그[주창]이 학생문화회관은 건재하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만들고 있다. 성언전파의 영향을 받은 일반인은 그 사건을 접하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피하는 작용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직접 진실을 눈앞에 한 사람들이라면 다르다. 강력한 주창술식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인지하지 못할 때, 강력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그들의 감각기관으로 본 지옥의 체험은 선명하고 잔인하게 새겨져 아무리 강력한 환술로도 그들의 진실을 감출 수 없다.
그걸 깨달았을 때 진마한의 물음을 이해 할 수 있었다... 분명 그의 눈동자가 내게 찾던 건... '너도 그 지옥에 대해 알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가 뭘 알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익숙한 죽음의 냄새들이 어느샌가 피어오르며 목을 조른다.
내 안에서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는 그녀들 모습이었다.
"아... 그러고보니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 했는데, 성 아세란스라고 하면 엄청 유명한 명문사립고 아니야? 와! 나도 한때 고등학교 거기 지원했었는데 떨어졌지... 교복도 이쁘고 레이스 달린 교복이 특징! 부러워!"
그녀들과 마주하기 직전, 기여움의 조잘되는 활발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지며 현실로 돌아왔다.
"아 그 수녀 같은 교복이 성 아세란스 고등학교였구나... 처음 알았어."
기여움의 옆에 앉은 정수빈은 곰곰 생각하다 말했다. 그 반면 다른 세계에 있는 듯이 성현아라는 여자애는 지루한 듯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말했다.
"배고파..."
진마한은 말했다.
"점심이라도 먹으로 갈까? 같이 갈래 우울아?"
"미안하지만 할 일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봐야 할것 같아."
"아... 그럼 나도 이만"
한우울이 일어나자 허둥지둥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시우와 기여움은 아쉬운 듯 몇마디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했다. 그렇게 도망치듯 한우울이 뒤돌았을 때 진마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할일? 혹시 전쟁에서 쓸 구울인형라도 만들러 가는 거냐? "
한우울은 발걸음이 멈췄다. 순간 당황했다. 어째서 진마한이 구울에 대해 알고 있는 거야? 설마 마법쪽과 관련 있는 거야? 당황하며 진마한을 보았다. 그리고 그걸 기다렸다는 듯이 진마한의 날카로운 눈동자가 빛났다.
"구울?"
기여움이 무슨 말인지 이해되지 않는 듯 말했다.
"어이 진마한 장난이 좀 지나친 것 같은데..."
한우울이 고개를 돌리며 진마한을 노려본다.
"구울인형? 그게 뭐야? 도대체 무슨 얘기하는 거야? 너희들?"
나시우와 한우울의 친구들 시선이 그들에게 집중된다.
"그 당황한 표정... 서예린씨도 알고 있었군요. 의외였습니다. 이로서 제 감에 신빙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설마 그쪽과 관계가 있을 줄이야..."
태연하던 한우울의 표정이 잃그러졌다. 그건 명백한 동요였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우린 좀 더 얘기가 필요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지금 시간이 없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이야."
진마한은 조금 능청스럽게 말했다.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하나도 못 알아 듣겠네..."
나시우가 한숨을 쉬며 말하자 진마한이 말했다.
"전에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 있어. 한우울 피규어 만드는게 취미야. 몰랐지? 요즘 만들고 있는 작품이 구울 피규어지. 같은 취미여서 조금 얘기한 적 있거든. 아까 그 반응으론 서예린씨도 뭔가 알고 있는 표정을 봐서는 분명 같은 취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어떨지는 모르겠네."
"와 정말!! 한우울은 그렇다치고 마한이가 피규어 만드는 취미가 있었다니 몰랐네... 그리고 서예린도 정말이야!!"
나시우는 흥분하며 말했다. 도저히 무슨의도인지 아니... 이야기를 따라갈 수 없다. 어떨결에 고개를 끄덕였을 때 성현아가 말했다.
"그거 오타쿠들 하는 짓 아니야?"
"현아야! 그런 편견 가지면 안돼! 진마한이 하는 건 오타쿠들이 하는 것과는 다른거야. 하나의 예술 활동이지."
기여움은 진마한을 감싸듯 말했다.
"좀 더 취미에 대해 정보 공유를 하고 싶었는데. 한우울이 시간이 없다고 해서 조금 아쉬웠거든. 그냥 그렇다는 얘기야. 우울아"
"크윽..."
날카롭게 빛나고 있는 진마한의 눈동자, 한순간이었지만 그건 무언의 압박과도 같다. 한우울의 일그러진 표정으로 봤을 때 이 둘만의 싸움의 승자는 눈에 뻔했고 한우울이 취할 행동은 정해져 있다.
정말 미안한 감정 밖에 들지 않았다. 이건 진마한의 하찮은 트랩에 걸린 내 잘못이었기 때문이다.
한우울은 잃그러진 표정을 고치며 말했다.
"아... 그러고 보니, 그 일 조금 미뤄도 될 것 같네. 나도 그때 정보 교류를 하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고 조금 더 많은 얘기를 나눠도 될 듯 해. 같이 가도 괜찮을까?"
"물론 한우울 너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야."
진마한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