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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3)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아벤트는 1층으로 내려와 흥분된 발걸음으로 백화점 정문 출입문으로 향했다. 구더기 같이 득실되는 인파들이 길을 막고 있어 불쾌지수가 급 상승 중이었다. 하지만 두근되고 있는 심장의 떨림은 불쾌함마저 흥분으로 바꿀만큼 충분히 자극적이었다.
오랬동안 잊고 있던 감정
흥분과 희열
벌써 몇백년 전에 감정이었던가. 진정 살아있다는 감각을 느끼게 만드는 자극이다.
아벤트는 마치 새로 생긴 장난감을 신이 난 아이처럼 들떠있었다.
"진마한 널 나의 적이라 인정하지. 오랜만에 나타난 이 아벤트의 호적수다. 좀 더 지적이고 휼륭한 게임을 위해서도 서로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지. 당장 집에 돌아가서 진마한에게 선물할 말(기물)을 몇마리 만들어야겠군. 그녀석과 똑같이 생긴 대 전투 인형을 만드는 건 어떨까...? 광대 같은 모습으로 말이야. 흐흐흐 분명 좋아할 거다!!!"
아벤트는 정신나간 사람처럼 혼자 웃었다. 그러다 갑자기 흥이 깨졌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 아직 게임 세팅 시간이라고. 이렇게 성급하게 말(Pawn)을 움직이는 건 흥을 깨는 일이다."
아벤트는 식은 눈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수많은 인파들 속에 숨은 녀석들을 느낄 수 있다.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다. 단지 신성력을 느낄 뿐이다. 중앙 분수대 앞엔 동물탈을 쓴 인간이 열심히 춤을 추고 있다. 사은품 행사를 하는 듯 자판이 눈에 들어왔다.
아벤트는 시동어를 외웠다.
그러자 그의 오른손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자신의 하반신 정도의 지팡이가 나타났다.
"나의 친애하는 나의 유일한 동지 크론슈카르트(Cronsucaroto)"
현대시대에 스태프를 사용하는 마법사는 없다. 아티펙트 따위는 눈에 뛰지 않게 목걸이나 장신구 옷 등에 발라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클래식을 고집하는 아벤트로선 자신의 취향과 맞지 않다.
검은 마력을 품은 스태프에 박힌 보석이 빛난다.
그때 무심결에 한 소년과 눈이 맞았다. 10살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은 놀라 어머니 뒤걸음질치며 어머니 다리를 꼭 잡았다. 아벤트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검지 손가락을 입에 댔다.
"쉿"
마치 소중한 둘만의 비밀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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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분수대 인파 속에서 은밀하게 한우울을 감시하고 있는 5명의 인물이 눈에 들어온다. 2명은 2층 연인을 가장하고 감시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나머지 3명은 근접 감시역활로서, 행사용 인형탈과 신문 읽는 남자, 데이트 기다리는 여성으로 가장하고 있다. 데이트 기다리는 여성은 핸드폰을 꺼냈다. 화면 액정엔 금색 태두리의 눈동자가 그려진 문양이 나타난다. 그들은 교회의 눈이며 교회의 조사기관 [신의 눈동자(God pupil)]라고 불리는 기관의 조사원들이다. 은밀한 첩보활동이나 정보수집에 특화된 기관으로서 교회가 생겼을 때부터 존재해왔다. 교회의 정보 수집구조는 대략적으로 큰 틀(신탁 시스템)에 의해 위치정보를 부여받고 구체적으로 수집하는 건 그들의 몫이다.
'타겟 이동 중, 별다른 이상유무 없음.'
여성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닫는다. 전음으로 보고를 하고 있는 T2, 그녀는 정찰조에 속한 프로 교회 첩보원이다.
'우리가 상상하던 네크로맨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군. 고등학생 정도 애잖아?'
그녀의 머릿속에 목소리가 감지된다.
'잡담하지 말고 임무에 집중해. T1'
그녀는 동물 탈을 쓰고 있는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딱딱하게 굴지 말라고 우리의 임무는 단지 타켓을 멀리서 감시하는 것 뿐이다. 잡담 정도 괜찮잖아? 우리들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없어. T2"
'방심은 금물이야. 타겟은 마법사 전음이 도청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T1'
'도청방지 특수주창까지 몸에 새긴 우리라고, 물리적인 접촉이 아닌 이상 절대 도청할 수 없어. T2'
'단지 방심은 근물이라는 말이하고 싶었을 뿐이야. 타겟이 움직인다.'
그들은 타겟과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움직인다. 그 행동은 어느 누가 봐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오히려 존재감이 옅다. 그들은 마치 어디에서나 있는 공기같이 그 분위기에 잘 용해 되어있었다.
딴다라라딴 딴딴딴딴딴딴
소리가 크게 울리며 사은품 행사가 시작했다.
"여러분 많이 기다리셨죠. 이제 곳 추첨 들어갑니다. 잠시 기다려 주세요."
경쾌한 음악 소리와 함께 추첨의 시작을 알린다. 추첨을 보기위해 인파가 밀집되며 더욱 혼잡해진다. 하지만 육체 개조를 통해 일반인보다 10배이상 빠른 동체 시력을 소유한 이들이다. 절대 타겟을 놓치는 일은 없다.
타겟은 출입문 쪽으로 향했다. 천천히 이동하던 타겟은 갑자기 멈춰섰다. 5m 거리 있는 T2는 시계를 보는 척 시선을 돌린다.
'타겟이 내 쪽을 보고 있다.'
T2는 타겟의 시선을 느꼈다. 잡음과 이동하는 인파, 거의 인식할 수 없는 거리를 사이에 두고 있다. 기분탓이라 생각했고 T2는 자연스럽게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얼핏 타겟과 눈이 맞은 느낌이 들었다. 눈치챈건지 알 수 없다. 섣불리 움직였다가 들킬 우려가 있다. T2는 자연스럽게 뒤를 돌아 화장품을 꺼내 화장을 고치는 척 연기를 한다. 손거울에 비친 타겟의 모습에 집중한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상발생. 타겟이 눈치 챈거 같다. 일단 현장과 거리를 벌리겠다.'
전음을 통해 신속하게 팀원들에게 상황을 전달한다. 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타겟과 거리를 벌린다. T2는 머릿속에 남은 잔상은 강렬했다. 그녀가 보고 있던 손거울에 비친 타겟, 섬뜩하게 날 향해 미소짓고 있었다. 마치 사냥감을 사냥하는 뱀과 같은 눈동자로 말이다.
'여기는 지휘, 도대체 무슨일인가 T2! 과민반응하지마라. T3는 타겟은 이상 유무를 발견하지 못했다. 고로 현장 이탈 없다. 복귀해라.'
'아닙니다. 함정입니다. 타겟은 우리 위치를 다 꿰고 있습니다. 퇴각 명령을...'
'너가 판단할 상황이 아니다 T2 속히 현장으로 복귀해라.'
"젠장..."
그녀는 자신의 육감을 믿어왔다. 그리고 한번도 틀린적이 없다. 특히 자신의 생존에 관해서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감이다. 절대 이곳을 벗어나야 된다. 그녀는 상관의 명령을 무시하고 이동했다. 행사로 인해 인구가 쏟아져 나온다. 타겟과는 반대, 인파를 해치며 2층으로 에스컬레이터로 향한다. 그때 머리에 곰돌이 인형탈을 쓴 남자와 지나친다.
"어..."
화끈거리는 감각에 자신의 복부를 무심결에 봤다.
거기엔 차가운 물건이 버젓이 꽂혀있었다. 주방용 식칼로 보인다. 방금 샀는지 라벨이 뜯기지도 않았다. 어느새 붉게 물들기 시작한 옷,
툭 툭 툭
"곰인형..."
그말이 마지막으로 그녀는 붕괴됐다.
"꺄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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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한 여성이 그 모습을 발견하고 비명을 지른다. 순간 광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하지만 그건 시작일 뿐이었다.
"끄악!!"
2층에 있던 한남자가 지상으로 추락했다. 분수대 안쪽 공사 진행 중이던 한 가게에 새워둔 철골 위로 그대로 직격했다.
파직
수박 깨지는 소리와 함께 목이 이상한 방향으로 꺾겼다. 남자는 경련을 하며 즉사했다.
'여기는 지휘 T2, T4 도대체 무슨일인가. 관측한 사람 아무도 없는가!!'
'여기는 T5 누군가 우릴 공격하고 있다. 위치에서 벗어나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
2층에서 퇴각하고 있던 T5, 야구방망이를 든 한 남자를 발견하고 코너쪽에 몸을 숨겼다. 그 남자는 누군가를 찾는 듯 방망이를 지면에 끌며 두리번거린다. 방금 추락한 T6와 살해당한 T2에 이목이 집중되어 저 이상한 남자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여기는 T5 야구방망이를 든 수상인물 발견, 신속하게 제압하겠다.'
T5는 보고를 하고 숨을 죽인다. 야구방망이를 든 남자는 코너 쪽으로 다가왔고 남자가 보이는 순간 T5는 주머니에 있던 스턴건을 꺼내 남자에게 쐈다.
파직
정확히 남자의 복부에 꽂힌 스턴건 하지만...
스턴건에 의해 심하게 경련하지만 쓰러지지 않는다. 마치 좀비 같이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 멍하게 이쪽을 바라본다.
"젠장!!"
T5는 위험을 느끼고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남자와 거리가 멀어진다. 따라오는 기색도 없다. 눈앞에 계단을 뛰어서 1층까지 단번에 내려가려고 했다.
휭
순간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흰색 물체, 인식 할수도 없는 빠르기
쾅!!
마치 두부가 으스러지 듯 벽을 파괴시키며 머리통을 날려버렸다.
파아아앗
머리 잃은 남자의 몸은 그대로 계단으로 굴러 떨어진다. 마치 붉은 피가 흐르는 계곡 물을 연상시키 듯 다량을 액체가 1층으로 쏟아져 내려온다.
'이게 무슨'
5층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지휘관은 침음성을 흘렸다. 원인 불명의 적에 의해 대원들이 살해당했다. 퇴각명령을 내렸다.
지휘관은 타겟을 내려다본다. 움직임은 없다. 아무런 마법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타겟이 저지른일이 아니란 말인가. 도대체 누가 이런일을 벌인단 말인가. 그때 타겟이 위를 향해 쳐다본다. 그는 손을 올린다. 그리고 무언가를 가르켰다.
주창으로 시력강화를 통해 보고 있지만 전혀 의미를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히 보였던 건, 타겟의 입모양이었다.
'뒤...를 조심해?'
지휘관은 흠짓하며 뒤를 돌았다. 거기엔 평범한 어린 아이와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이 지나가고 있었다.
"기분탓인가."
다시 타겟에 시선을 집중하며 생존 인원을 파악한다. 그때 다리부근에 엄청난 통증을 느겼고 그대로 지면에 쓰러졌다.
"크악!!"
날붙이가 다리를 관통하고 있었다. 그 날붙이는 어디선가 본적있는 모양, 어린이용 가위였다.
팟
엄청난 힘으로 가위를 뽑아버렸다. 중심을 잃고 쓰러진 남자 그리고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어린소녀를 확인했다. 도저히 어린아이의 근력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명백한 증거인 피가 뚝뚝 떨어지는 가위를 들고 있었다. 남자는 빠르게 총을 꺼내 아이에게 겨누었다. 그때였다.
탁
그녀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이 총을 붙잡는다. 그리고 그대로 손을 물어버렸다.
"으아아아악"
인간의 턱 힘이 아니었다. 총을 잡고 있던 오른 손가락은 통째로 뜯겨 나갔다. 그리고 손가락을 절단 당한 고통을 인지하기 전, 그 소녀는 나머지 왼쪽 손마저 가위로 찍어버렸다.
"크아아아아아아악 도와줘...!!!"
남자는 주변 사람들에게 호소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고통의 비명으로 울부짖는 남자, 마치 차단된 다른 세계에 있는 느낌이었다. 남자가 몸서리를 치고 있을 때, 한순간 주변사람들의 시선이 남자에게로 고정된다. 그리고 20명 정도의 사람은 각기 다른 목소리로 입을 모아 말하기 시작했다.
"흐흐흐흐 지금 껀 반칙한 벌이다. 교회친구들 게임은 시작되지 않았어. 먼저 기물을 움직이는 건 페널티를 받아야지. 그렇다고 너희들 다 죽이지는 않겠어. 다 죽이면 진마한의 귀에 안들어가면 큰일이잖아? 흐흐흐 그리고 조언 하나 하자면 상당히 재밌는 첩보놀이를 하고 있더군. 고작 몇명으로 날 감시하겠다고? 흐흐흐 자 봐라 너를 보고 있는 수천 개의 눈을 나의 군단을!!!"
5층 홀 내에 있는 사람 전원이 지휘를 맡고 있는 남자에게 집중된다. 30명으로 불어난 사람들이 남자를 둘러싼다. 아래층 계단을 이용해 올라오는 사람을 합쳐서 그 수는 배가 된다. 사람들의 몸 속에서 요동치고 있는 검은 이형의 물체들,
[군단령]
인간의 몸을 지배한 악령들은 일제히 기괴한 소리를 내지르며 남자를 비웃기 시작한다.
꺄아아악
"자 봐라! 누굴 감사한다는 건 이런거다 흐흐흐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수백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비웃기 시작한다. 각기 다른 목소리로...
"크윽... 네크로맨서...!"
"흐흐흐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너희 보스에게 안부 잘 전해주고."
그 말을 끝으로 최면에 걸린 듯 조종당하고 있던 사람들이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어리둥절한 표정과 함께 비명은 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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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군단령] : 제압령의 상위 악령이며 주력병이다. 해당 소환마를 소환하기 위해선 [헬게이트] 소환이 선행 조건이다.
[신탁 시스템] : 광범위하게 지구상에 퍼져있는 교회 신도의 집단 무의식 시스템을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신도들이 듣고 기억하고 보고 있는 것은 모두 정보화 되어 이 시스템에 저장되며 실시간 검색할 수 있다. 교회가 지정한 말살종(예 : 센타티아) 같은 아인종들을 추적할 때나 대략적인 이동정보를 수집할 때 사용된다. 이 시스템은 바티칸 교황청에 설치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