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130화 (130/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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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5)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한 여성의 비명 소리와 함께 시작된 노이즈는 사람들을 웅성거리게 만들 만큼 충분히 자극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아레노 여성수영복 전문점에 있는 우리들까지 충분히 그 노이즈는 전해졌다. 레지에 있던 직원도 창밖의 소란스러운 분위기에 집중된다.

"무슨 일이야?"

정수빈은 놀란 얼굴로 우리들에게 물어왔다.

"모르겠어."

불길한 애감과 함께 노이즈는 점점 증폭된다. 그때 기여움이 출입문을 열고 급히 뛰어왔다.

"애들아 대박사건이야! 빨리와 봐!!"

기여움은 다급하게 손짓했다. 그리고 바로 앞 4층 난관으로 기여움은 데려갔다. 4층 난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아래층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본 1층 플로어엔 마치 개미 같은 사람들이 빼곡히 원을 만들어 웅성이고 있었다. 그 중심 마치 케첩이라도 바른듯 붉게 퍼지고 있는 액체, 마네킹인지 진짜인지 구분가지 않는 사람의 형체가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저...거 진짜야?"

성현아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영화 촬영이라면 못들을리 없겠지. 설마 백화점에서 저런 이벤트를 할리는 없고..."

기여움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진짜 자살이라도 했단말이야?"

정수빈은 입을 가리며 떨리는 눈동자로 말했다.

"잘 모르겠지만 아마 그럴지도..."

기여움은 말했다. 그리고 그 옆에서 유심히 지켜보던 성현아는 불쾌한 얼굴로 빠르게 뒤돌아 걸어갔다.

"현아야 어디가?"

정수빈이 말했다.

"더 이상 여기에 있고 싶지 않아. 갈거야."

성현아는 빠른 걸음으로 엘리베이터 쪽을 향했다. 성현아의 모습에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동의했다. 이 끈적끈적한 공기와 불쾌감 이상한 사건에 휘말릴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 우리들을 몸을 짓누른다. 우리들도 급히 성현아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4층 난관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대부분 같은 느낌을 받았는지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쪽으로 대거 모여들었다.

"비상구쪽은 안 몰릴 거야."

정수빈은 비상구 쪽으로 손을 가리켰다. 밀집된 인파를 뚫고 한적한 비상구 쪽에 도착했을 때, 서예린은 찌릿찌릿한 전율에 몸이 굳었다. 그건 경고였다고 생각한다. 무언가 알지 못하는 위험이 엄습하고 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도 그 경고를 알게 모르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위험은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었다.

"저 사람 뭐야?"

정수빈은 무심결에 반대편에 있는 사람을 보고 말했다.

반대편에서 휘청휘청 걸어오고 있는 한 남자, 마치 정신 이상자처럼 침을 흘리며, 죽어있는 눈은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다.

"뭐하고 있어. 빨리와! 여기 갑자기 역겨운 냄새가 나서 토할 것으니까."

성현아는 남자와 가까이 있는 비상구 쪽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그 순간 남자의 죽은 눈이 빠르게 돌아가며 성현아에게 초점이 맞았다. 그건 인식이라고 부르는 것, 타겟팅 설정이라는 기계적이과 반사적인 것이었다.

"성현아 위험해!!"

그 위험을 먼저 감지한 서예린은 성현아를 향해 소리쳤다.

"뭐!?"

휘청거리던 남자의 몸이 반사적으로 도약한다. 그건 짐승과 같은 민첩한 도약, 명백한 공격의사, 이미 남자의 손이 성현아의 눈앞까지 뻗어간다.

그건 죽음의 손길

[성자의 빛으로 그대를 보호하리라! -십자방패-: 에르고시온]

순간 성현아의 앞에서 십자가 형태의 방패가 펼쳐졌다.

"꺄앗"

쾅!!

마치 철을 후려치는 소리와 함께 그 남자는 튕겨져 나갔다. 성현아는 엉덩방아를 찧으며 멍한표정으로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정수빈의 몸에서 희미하게 피어나는 황금 빛무리, 서예림은 놀란표정으로 정수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시선에 눈치채지 못했다. 정수빈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 도망쳐!!"

튕겨진 남자는 부러진 오른손을 흔들거리며 혀를 낼름 거렸다. 그 불쾌한 모습에 성현아는 기겁하며 우리쪽을 향해 일어서 뛰었다. 성현아의 공포에 질린 얼굴, 뒤에 있던 우리들에게 확실히 전해졌다. 그건 우리의 굳어버린 정신을 현실로 돌리기에 충분했다.

"꺄아아아아아앗!!"

기여움은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서로 앞다투어 반대편으로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여기에 남은 세명, 서로 눈이 맞는다. 아니 정확하게 서예림에게 시선이 쏠려있다.

"예림아 너도 빨리 피해!"

송민정이 말했다.

"너희들..."

"윽... 방패가 견디지 못해! 민정아 빨리!!"

남자는 이성을 잃고 달려 들고 있었다. 복도를 막고 있는 빛의 방패를 향해 남은 왼손을 미친 듯이 후려치고 있었다. 그리고 괴성을 내뿜더니 왼손이 암세포처럼 증식한다. 그리고 거대한 헤머와 같은 형상으로 변했고 그대로 후려쳤다.

쾅!!

쨍그랑!!

마치 유리가 깨지듯 산란되어 없어진다. 그와 함께 빛무리에 휩싸인 송민정은 도약했다.

한줌의 망설임도 없이 심판의 검은 적을 양분했다.

"쿠엑"

그 빛무리에서 나온 건, 서예림이 전혀 모르는 고귀한 황금의 천사였다. 긴 금색 머리카락, 푸른 눈동자는 날카롭게 빛나며 강한 의지를 가진 은색 갑주는 그녀의 굳은 신념을 말해주듯 빛나고 있었다.

괴물은 뒤로 도약하며 거리를 벌린다. 이미 반이상 잘려버린 상반신에선 검은 연기가 피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엄청난 재생력으로 금새 회복한다.

"민정아 일반 소환체가 아니야. 방심하지마. 지원할게"

"말도 안돼..."

서예린은 멍하게 그상황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설마 한우울의 친구들 중 교회의 인간이 있다니... 아니 그보다... 흑마법사의 극독인 신성력의 결정체 천사가 한우울의 여친이라니, 한우울은 알고 있는 것일까.

서예림은 식은 땀을 흘리며 조금 뒤로 물러섰다. 그러던 도중 물컹한 물체를 밟았다. 그건 사람의 손, 뒤를 돌아봤을 때, 5층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정신을 잃고 지면에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공중에 떠다니는 녹색 분말형태의 이상한 물질이 눈에 보였다. 그것에 집중하면 할수록 시간은 느리게 흘러가고 멈출 수 없게 되었다.

서예림의 눈동자가 분열하며 마법진의 형상을 만들어낸다.

강제적으로 작동한 마안

"아아아악...."

마치 눈을 파내는 듯한 통증 그리고 펼쳐진 신세계

수많은 물질의 알고리즘이 눈 앞에서 펼쳐진다. 마치 그건 세계의 단편적인 진리를 옅보는 것은 엄청난 정보의 양, 보통 생물이 담을 수 없는 진리의 무게, 그 무게로 머리를 내려치듯 엄청난 두통이 엄습한다.

"아악... 죽는다..."

모든 회로가 타서 끊긴다. 이런 걸 몇초간 유지했다간 재가 되어 버릴 테지...

그 후에 남는 건 죽음 뿐.

그때 서예림은 한우울이 작성해 준 마력 회로 차단 퓨즈를 기억해냈다. 자신의 마안(魔眼)은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고 지금은 휴면상태지만 언제 깨어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만약 강제적으로 발동할 경우 몸에 엄청난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자칫 잘못하다간 신경이 타버려 식물인간이 있다고 했다. 처음엔 겁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지만 대처법을 익혀두길 잘했다고 생각한 서예린이었다.

서예림은 격동을 삼키며 눈을 감고 집중했다. 그리고 한우울이 가르쳐준 이미지를 상상했다. 마치 레버를 내린다는 느낌으로 눈에 흐르는 마력을 차단시켰다.

"성...공인가..."

순간 눈은 원상태로 돌아갔고 격동도 한순간 사라졌다.

"예림아 갑자기 왜그래 괜찮아?"

정수빈이 전방을 주시하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크... 민정아, 수빈아... 숨을 쉬면 안돼!"

"그게 무슨 말이야?"

"고정(固定)계 에테르벤 성분, 분진형태로 물리적인 특성을 띠고 있어. 마력저항이 없는 인간이 중첩적으로 흡입하게 될 경우 정신을 잃을 수 있고 그건 교회의 인간이라도 마찮가지. 어떤 효과를 만들기 위해 설계 되었지만 분석 불가. 하지만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인간을 표적으로 만든 물리마법 복합적 공격... 주창의 대부분은 무용지물일 거야."

서예린은 머리를 잡고 휘청거리는 몸을 이르키며 자신의 마안으로 본 사실을 담담하게 고했다.

마력을 끌어올린다.

자신이 구축가능한 규격을 상상한다.

일반적으로 마법작성이라는 건 보통 몇년 이상 걸리는 작업

현대의 컴퓨터 프로그래밍처럼 수많은 코드를 입력해 하나의 완성본을 구축하는 작업, 지금 아무런 도구도 없는 상태에서 이물질을 차단하는 마법을 작성하는 마법을 단 몇초만에 만들어 낸다.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며 어떤 마법사가 들으면 미친짓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겐 왠지 가능할 것 같았다. 이상한 확신이 들었다.

마치 모차르트, 아인슈타인, 에디슨, 스티븐 잡스 같은 그런 사람들처럼 말이다.

눈을 감는다. 그리고 흰 공책을 핀다. 그리고 미친듯이 써가는 나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룬의 글자들이 생동감있게 움직인다. 마치 자동적으로 배열되어가는 듯했다.

마법을 작성하며 그와 동시에 불안정한 마법을 캐스팅(실행)한다.

"ATRAN TANSAK....DHANTLE...FANRA;PRTS"

불안전한 수만절의 영창을 압축시켜 움직인다. 마친 선율을 연주하듯 공중에 룬이 춤춘다. 그리고 마법각인이 세겨지며 작성과 동시에 압축을 실행한다.

"SET(실행)"

몇초만에 급조한 마법이 실행된다. 자신을 기준으로 마법진이 형성되며 전방 3m의 차단막이 형성되었다. 마치 반원형태의 투명한 막으로 분진가루가 침투하지 못한다.

"하....하...하...성...공했어..."

자신도 미친짓이라고 생각했지만 진짜 해냈다. 적어도 몇 달이상 걸리는 마법작성을 단 몇초만에 해냈다.

"서예린 이건... 너... 정체가 뭐야?"

정수빈은 주위를 둘러보며 무거운 말투로 서예린에게 말했다. 서예린은 비틀되는 몸을 가누며 침착하게 말했다.

" 답은 나중에 해도 되지 않을까? 우린 함정에 빠졌고 이곳을 빠져 나가는 게 우선이야. 싸우기 전 한가지 알아둬야 할 건 에테르밴을 배제 마법진이 내 주위로 활성화 된 상태야. 이곳에 숨쉬는 건 안전해. 단 내 주변 3m 뿐이니까. 너희들이라면 어느정도 견딜 수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주의해."

송민정과 정수빈은 서예린의 분위기에 압도당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전방의 남자를 응시했다. 남자는 네발로 경계하더니 자신이 불리한지 깨달았는지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퀴아아아아아"

그 괴성이 끝나기 전에 아래층에서 도약해 4층으로 올라온 괴수의 동료들 그 수는 5 명, 우리를 둘러싼다.

"맞는 말이야. 일단 빠져나가는게 우선이야."

송민정은 둘러싼 적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래도! 정체불명의 여자애와 이렇게 등을 지고 싸워야 되는 거냐고!!"

정수빈은 머리를 부여잡고 그렇게 소리를 쳤다.

"여길 빠져나가려면 날 믿어야 할거야. 뒤에 쓰러져있는 너희 친구들도 구하려면"

"젠장..."

정수빈은 서예림이 가리킨 쪽을 보았다. 사람들 틈에 쓰러져있는 성현아와 기여움을 확인하고 할 수 없다는 듯 몸을 다잡았다.

"쿠오오오"

으르렁거리는 맹수들 공격할 틈을 보고 있다.

서예린은 주머니에서 붉은 색 반지를 손가락에 끼웠다. 은은한 마력이 방출되며 마법진이 활성화된다.

"쿠아아아아아"

그 빛에 반응하듯 상반신이 반쯤 잘린 괴수가 괴성을 지른다. 그렇게 전투는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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