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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7)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크아아아아"
휭
마치 공포영화에 등장할 법한 변종괴물이 긴 손톱을 가차없이 휘둘어된다.
팅
"윽"
송민정은 정면의 공격을 막아낸다. 하지만 힘의 격차는 뚜렷하다. 그 힘에 이기지 못하고 뒤로 밀려나 막다른 벽면에 몸을 기댄다.
"크오오오오"
"여기까진가..."
그녀의 작은 몸 3배나 되는 거대한 변종들 20기 정도가 둘러 쌓고 있다. 공중에 퍼저있는 독은 전신을 둔화시킨다. 그리고 수많은 붉은 눈동자들이 송민정을 노려보고 있다. 그녀 또한 알고 있다. 마치 그모습은 굶주린 야생동물들의 사냥터, 변종들은 먹이감을 맛보기위해 서로 몸싸움까지 하고 있다.
"누가 당신을 그렇게 만들었나요?"
송민정은 성검을 겨누며 말했다.
"쿠오오오오오"
변종은 답을 하지 않는다. 그녀 또한 저들이 이성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슬픈 눈동자엔 분노, 안타까움이 담겨있다.
"죄송합니다. 당신들을 진정으로 구원할 길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지금 당신은 괴로워하고 있고 고통받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단지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안식을 주는 것 뿐. 미안해요."
"크오오오오아아아아아"
이미 변해버린 그들에게 그 목소리는 닿을 수 없다. 그걸 송민정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녀는 제차 마음을 다잡는다. 송민정이 할 수 있는 건 자신의 목숨이 다할 때까지 한명이라도 안식을 얻게 하는 것.
사방에서 일제히 덮쳐오는 변종들, 송민정에게 날카롭고 파공음과 함께 손톱이 날아든다.
[신성주창 제 1절, 심판할지어다. 한줌의 재마저]
송민정의 주창과 함께 성검이 빛을 머금는다. 마치 시간이 멈춘듯 공간이 동결된다. 뒤에서 덮쳐오는 3기의 변종 정면 4기. 순식간에 빛의 쾌적이 훓고 지나간다. 시간은 급속하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파아악
달려든 변종들이 일제히 재와 함께 공중분해된다. 마치 신문지에 불이라도 붙힌듯 타오르며 말이다.
"합"
송민정은 멈추지 않고 날개를 펄럭이며 중심부로 더욱 파고든다.
"크아아아아아!"
변종들은 우왕좌왕하며 전열이 분열된다. 송민정은 그 찬스를 노치지 않는다. 성검을 휘둘러 단번에 틈을 파고든다. 단한번에 일격에 4기의 변종들이 재로 돌아간다. 성검은 더욱 빛을 내며 응축된 빛을 방출한다. 변종이 밀집한 중앙부에 생성된 성스러운 빛은 십자가 형태로 방출되며 변종들을 태워버린다.
"우오오오오오!"
송민정의 적극적인 공세 탓인가. 변종들이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하... 하..."
송민정은 가쁜 숨을 쉬며 검을 지면에 꽂으며 변종들을 바라본다. 시야가 점점 흐려진다. 대기에 뿌린 독들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지 의식이 몽롱하다. 하지만 다시 검을 다잡고 변종에게 겨눈다. 그때 엄청난 진동이 지면에 울리기시작한다.
"지진?"
"크오오오오"
송민정을 둘러쌓고 있던 변종들이 도망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일격이 송민정에게 덮쳐왔다.
쾅!
"앗!"
엄청난 속도로 날아온 금속 물체, 그녀는 인지 할 수 없었다. 다만 지금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날아가고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콰과과광
마치 스트레이트로 야구공을 던진 듯 통로 끝의 벽면에 처박힌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윽..."
송민정은 부서진 자신의 갑옷에 응시한다. 이미 방어능력을 다한 성갑(聖鉀)은 부서져 내렸다.
"단 일격으로 방어주창을 뚫을 줄이야... 하지만"
반사적으로 휘두른 성검, 분명 손에 느낌이 있었다. [성검 에스카로나의 가호] 자신의 직접공격한 적에게 반듯이 반격한다. 그건 강력한 성검에 걸린 주창. 자신이 공격을 맞았다는 뜻은 상대 또한 피해를 감수해야한다. 자신이 있던 자리에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헬멧 쓰고 야구배트를 든 남사. 사선으로 반쯤 잘린 상체는 일반적인 생물이라면 절대 서 있을 수 없다. 기괴한 헬멧 글라스에서 붉은 시선과 눈이 맞는다.
"위험해..."
휭
쾅!
송민정은 순간 옆으로 공격을 피한다. 하지만 엄청난 파괴력으로 인한 파편마저 피하진 못한다.
"윽"
아래층에서 뛰어내려온 또 한명의 헬멧의 남자가 벽면에서 야구 배트를 뽑아내며 이쪽을 바라본다. 그리고 재차 풀 스윙으로 송민정을 향해 공격한다.
쾅!
폭발과 함께 천사는 튕겨 옆에 있던 휴게실 벽으로 박혔다. 직격은 면했지만 이미 몸은 만신창이다. 송민정은 간신히 일어산다. 전신은 붉게 물드리고 성갑은 박살나 의복마저 찢어져 너덜너덜하다. 하지만 그녀는 검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두명의 헬멧의 남자가 천천히 그녀를 향해 다가온다. 마지막 마무리를 짓기 위해.
하지만 송민정은 포기하지 않는다.
분명 이전이었다면 포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우울이 일깨워 한발 내딛는 것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되든 말이다.
"이야앗!"
송민정은 적을 향해 돌격한다. 이미 제대로 된 공격이라고 볼 순 없다. 그녀가 하고 있는 행동은 무모한 행동이며 무의미한 행동이다. 하지만 그녀의 의지만 결코 그렇지만은 않았다.
"성녀 플로비아(송민정) 잘 버텨줬다."
한줌의 섬광에 일격이 헬멧의 남자를 지나간다. 그리고 어느새 나타난 진마한은 검집에 검을 넣고 태연하게 송민정을 향해 걸어온다.
파악
적은 한순간 분진이 되어 사라진다. 그만큼 깔끔하고도 아름다운 검술, 세레명 : 섬멸의 섬광 요한 카르테(진마한) 이름에 걸맞다고 송민정은 생각했다.
"진마한...."
요한은 쓰러지려는 플로비아를 잡았다.
"꼴이 말이 아니네. 치료할게."
"나는 괜찮아. 그보다 얘들이... 지금 비상구 쪽으로"
"이미 교회 병력들이 주위를 포위하고 있어. 비상구를 포함해 1층 쪽에 병력들이 올라오고 있으니까. 아마 만났겠지. 보호하고 있을거야."
요한은 플로비아를 벽에 기대듯 앉혀 놓았다. 그리고 허공에 손을 올렸다. 황금빛 섬광과 함께 진마한의 손에 나타난 건 황금색 작은 종.
딸랑
[기적을 알리는 종, 그대에게 축복을]
순간 빛들이 스며 들며 플로비아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된다. 아니 회복이라기 보단 복원에 가까운 정도의 기적의 힘. 부서진 갑주, 전투의 마저 복구해버렸다.
"역시 아무리 봐도 대단해. 성유물을 소환할 수 있다니..."
"뭐 간편하긴 하지만 쓰기 나름이라고 생각하는데."
요한의 내민 손을 잡고 일어나는 플로비아
"도대체 누가 이런짓을... 네크로맨서의 소행인거야."
플로비아는 요한에게 말했다. 요한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래. 이만한 학살을 자행한 건, 네크로맨서, 흑마법사다."
진마한은 부서진 난간으로 천천히 다가간다. 그리고 식은 눈으로 아래층 홀을 바라본다. 파괴의 흔적, 전투의 상흔으로 가득하다. 알지 못하는 고기 덩어리와 알지 못하는 불에 타 뒤엉킨 시체들. 조그만한 아이들의 시체까지.
진마한은 그 광경에서 눈을 돌려 플로비아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 이 학살을 자행한 장본인이 한우울이라 관련되어 있는 걸, 넌 알고 있어?"
"그걸 어떻게... 한우울이 관련되어 있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진마한은 검집에서 검을 뺏다 그리고 플로비아를 향해 겨눴다.
"말 그대로다. 한우울이란 흑마법사. 성산시에 존재하는 두명의 흑마법사 중 한명이지. 성녀 플로비아 하느님의 이름 아래 넌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그는 어느덧 거룩한 심판자가 되어 있었다. 양날의 검은 한줌의 치우침도 없이 날카롭게 플로비아를 겨누고 있다. 마치 죄를 심판하듯이 말이다.
"아니야. 뭔가 잘못 알고 있는거야! 한우울은 인간이 아니긴 하지만 평범한 마법사인 걸. 흑마법사가 아니야!"
플로비아는 부정하듯 목소리를 높인다. 그녀의 눈동자를 본 요한은 겨누웠던 검을 거두었다.
"그 말투를 보니 역시 만나고 있던 건가."
"미안 마한아..."
"한우울이 흑마법사인 건 확실하다. 그건 마법협회 감사관이 보증한 사실. 전의 문화센터에서도 이번 학살에서도 분명 한우울과 여 흑마법사가 관여하고 있다."
"거짓말..."
플로비아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다. 진마한은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넌 한우울에게 속고 있었던 거야. 악의 무리의 연극 속에 꼭두각시 인형처럼 말이다."
"거짓말... 그럴리가 없어."
플로비아는 요한을 뿌리친다. 그런 플로비아에게 요한은 천천히 그녀의 옆으로 지나가며 말했다.
"더 이상 실망시키지마. 플로비아. 너의 명령 무시와 행동은 중죄에 해당한다. 본래라면 난 넌 처리하지 않으면 안돼. 그렇게 되면 죄없는 네 아버지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 제발 힘들게 하지 말아줘. 성녀 플로비아. 성스러운 책무를 다해라."
플로비아는 다리에 힘이 풀려버린 듯 주저 앉는다. 하지만 요한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이윽고 현 플로어를 점령한 교회병력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진마한은 그들 중 한명에게 말한다.
"성녀를 부탁한다."
"예"
그리고 요한은 순간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