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137화 (137/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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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부림(2)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신의 잔이라..."

진마한은 룬어가 써진 낡은 지령서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가 있는 곳은 백화점 지하 주차장 3F 그리고 수많은 이형의 잔해들과 아직 마르지 않은 피물, 고기덩어리로 넘치고 있었다.

"크윽... 어떻게 이 많은 언데드를 단 한명의 성기사가 처리하다니, 그 지령서 얌전히 내놓는게 좋을 거다..."

진마한의 바로 옆, 중상을 입은 언데드 메이지(마법사용자) 벽에 몸을 의지한 채 일어서며 말한다.

"아직 살아있었나? 가만히 잠자코 있었다면 살 수 있었을 텐데."

진마한은 피묻은 지령서를 곱게 접으며 주머니에 넣었다.

그의 앞에선 이름 없는 언데드 메이지는 담배를 주머니에 꺼내 불을 붙힌다. 이미 출혈이 심해 손이 떨리는지 단순한 작업조차 불가능해 보인다. 언데드 메이지는 이승에서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담배를 맛있게 들여마셨다. 그리고 내뱉으며 말했다.

"고작 흑마법사의 말단 조무래기라도 말이야. 신념이라는게 있어서 말이지. [신의 잔] 이 불완전한 세계를 완전한 세계로 만드는 궁극의 마법, 드디어 생명체가 신의 영역에 도전한다. 나같은 덧없는 생명이라도 그 변혁을 이끌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다면 분명 의미 있는 일이겠지."

그런 언데드 메이지를 향해 진마한은 검을 빼들며 말했다.

"신에게 도전? 가당치도 않은 이야기를 하는군요. 지령서에 적혀있는 내용으론 아마 아래에 설치되어 있는 건 시험품. 정말 흑마법사 녀석들 자신이 신의 위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 건가? 당신도 그런 허무맹랑한 소리를 믿습니까?"

"흐흐흐 그렇게 믿었었지. 인간이란 미련한 동물이라서 말이지. 단지 아무도 죽지도 아무도 슬프지 않은 그런 완벽한 세계, 지금까지 그런 이상을 쫓아왔다. 그리고 내겐 지금 그 이상만이 남았지."

언데드 메이지는 다 피우지 않은 담배를 땅에 떨어뜨렸다. 그는 지근히 담배를 밟는다. 안타깝게 사그라지는 불빛처럼 마치 그 남자(언데드 메이지)처럼 말이다. 그리고 품 속에서 피를 머금고 있는 사람의 피부로 만든 두꺼운 책을 펼쳤다. 그와 동시에 진마한은 겨누던 검을 검집으로 되돌렸다.

"당신은 만족하는건가요? 결국 남아있던 이상 마저 의심해 더이상, 쫓기를 두렵게 되었다. 당신에게 지금 남아있는 건 공허함 뿐. 싸울 의지 없는 적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건 단순한 살육. 사라지세요."

진마한은 등을 돌렸다.

"지금 네녀석이 날 놔준다면 분명 후회 할텐데? 네 손으로 죽인 인간들의 수만해도 1000단위를 넘는다. 그런 날 놔주는 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죽일지 모르는데."

"아니오. 당신은 죽이지 못합니다. 당신은 이미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저지른 일과 그 죄의 무게를...전 십자가에게서 도망치는 죄인을 구원해줄 만큼 전 성인(聖人)이 아닙니다. 죽음으로 사죄할 생각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짊어진 십자가의 무게를 느끼며 자신의 책임을 다하십시오."

진마한은 엘리베이터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한다. 언데드 메이지는 소리친다.

"거기서라! 기사. 날 죽이란 말이다!!"

남자 소리치며 진마한을 쫓는다. 하지만 남자는 중상으론 진마한의 보폭을 따라갈 수 없다.

그 남자는 초조했다. 그리고 소리쳤다.

"아무리 뛰어난 기사라도 정면으로 가면 늦는다. [신의 잔]이 존재하는 지하 4층은 수 많은 병력들과 트랩이 존재한다. 그리고 [신의 잔]은 정확히 10분 후, 마력 붕괴 현상을 이르키며 소멸한다."

진마한의 걸음이 멈춘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았다. 남자는 흘러내리는 피를 지혈하며 말했다.

"네 말대로 내 이상도 그 마법사도 의심하게 되었다. 더 이상 의미를 찾을 수 없게 되었지. 그렇다면 이왕 살아있는 생명 의미있게 쓰고 싶다."

남자는 로브를 벋으며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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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마한은 지하 2층을 정리한 클라나데의 부대를 통신을 취했다. 그리고 2층에서 내려온 클라나데의 부대가 빠르게 정렬했다. 클라나데는 요한을 바라보았다.

"단장님! 당신의 입장을 생각하셔도 이런 무모한 짓을 하시면 어떡합니까? 혼자서 3층을 정리하시다니!"

"지금 네 잔소리를 들을 시간이 없으니 나중으로 해줘. 빨리 브리핑 하지 몇 분 후, 지하 4층에 설치된 [신의 잔] 폭발한다. 폭발 규모는 반경 100m 이내 우리의 목표는 이 폭발물 해제다."

클라나데의 부대는 굳은 얼굴로 요한을 응시했다.

요한은 제차 말을 이었다.

"현재 4층 비상구엔 언데드군의 부비트랩과 다수의 병력이 배치. 돌파한다면 시간에 맞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우린 우회한다."

"우회? 그게 무슨 말입니까?"

클라나데 말했다.

"그건 내가 설명하지."

태연하게 담배를 물고 요한의 옆에 서있던 로브를 쓴 남자가 말했다.

"언데드 메이지!"

클라나데 목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부대 전체가 무기를 빼들며 메이지를 노린다. 그때 진마한이 손을 올리며 제지한다.

"검을 집어넣어라. 안심해라. 그는 협력자다."

"언데드 메이지가 협력자라니! 요한 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클라나데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 설명할 시간이 없다. 질문은 나중에 해라."

요한은 제촉하듯 언데드 메이지를 응시했다.

"역시 교회녀석들은 성격이 급하군. 시간이 없으니까. 빨리 설명하지."

언데드 메이지의 설명은 간단했다.

지하 4층 주차장 중심에 [신의 잔]이 존재하고 신의 잔을 중심으로 다수의 언데드 메이지와 언데드 병력들이 포진되어있다. 4층 전체가 [암흑 증식 세포]로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외부공격은 사실상 의미없다. 그 암세포 덩어리의 증식력과 방어능력을 부수기에는 현장비로 무리. 하지만 정면돌파는 폭발시간에 맞출 수 없다. 그렇다면 우회하는 방법을 사용하자는 뜻이었다.

"언데드 네녀석의 말을 알겠어. 출입구는 비상구 엘리베이터 밖에 없다. 다른 우회 통로가 있다는 말입니까?"

클라나데가 말했다.

"그렇다. 우리가 들어갈 곳은 바로"

언데드 메이지는 손가락을 아래를 가르켰다.

"바로 밑으로 다."

"그게 무슨말인가요? 콘크리트를 뚫어라는 소린가요?"

"뭐 비슷한 소리지만 뚫는 건 우리들이 아니다. 바로 증식세포들이지."

클라나데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오히려 정신이상자 보듯이 언데드 메이지를 바라봤다.

"아... 교회녀석들은 머리는 장식인가? 그러니까? 증식세포를 통해서 갈 수 있다는 말이다."

"더 이상 저희를 모욕하는 말을 한다면 참지 않겠습니다."

클라나데는 부들부들 거리며 칼집에서 손을 꼼지락거렸다. 그와 동시에 부대전체가 전투태세를 잡으며 말했다.

"요한 교회 녀석들은 다 이모양인가? 이래선 우회로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메이지 당신도 무례한 말을 자중해줬으면 하는데. 그리고 클라나데, 지금은 작전 중이다."

"네... 단장님."

클라나데는 전투태세를 풀며 다시 그남자를 응시했다. 언데드 메이지는 다시 설명하기 시작했다.

"증식세포는 자유자제로 변형할 수 있다. 만약 외벽의 형태를 했다면 변형시켜 통과할 수 있지. 실제 흑마법사의 요새 외벽은 대부분 증식세포로 되어 있다. 그래서 수분도 소비하지 않고 외벽을 바로 통과해 부대정렬을 할 수 있지."

"그말은 즉 4층이 증식세포층을 통과해 바로 밑으로 갈 수 있다는 뜻입니까?"

클라나데는 말했다.

"그렇다. 하지만 한가지 문제가있지.증식세포는 신성력을 상당히 싫어한다. 아마 투과할 때 신성력 가진 생명체는 공격당할 것이다. 아니 증식세포에게 흡수당한다는 말이 적당할 것 같군."

"그 말은 사용할 수 없다는 소린가요?"

클라나데는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아니 가능해 단지 몇가지 문제를 해결한다면 말이지."

언데드 메이지는 사악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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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너... 너... 보면 죽여버릴 거야 다들 눈 안돌려!"

클라나데는 소리를 빽빽 지르며 말했다.

3층 중앙 참으로 기묘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전라의 성기사과 프리스트들이 중앙에 모여 손으로 중요부위를 감추고 서 있었다.

요한(진마한)은 당당히 맨몸으로 말했다.

"외벽을 통과하려면 어쩔 수 없다. 가장 신성력을 잘 흡수하는 방어구와 무기를 해제해야만 이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번 작전은 무장해제 상태로 적진에 침투하는 위험한 작전이지만 성산시의 시민들을 지키려면 교회의 기사로서 감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저 언데드 메이지를 믿어도 될까요? 함정일 수 있지 않습니까?"

클라나데는 상당히 부끄러운 듯 맨몸을 감추며 요한에게 말했다.

"리스크는 항상 따른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믿는 수 밖에 없다."

언데드메이지는 그 상황을 지켜보며 히죽되며 말했다.

"너희들이 믿든 안 믿든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미 되돌리기는 늦었어. 신성력을 받아 발동하는 너희들의 방어구, 무기는 외벽통과에 큰 걸림돌. 옆에 벗어놨다가 빨리 입으면 될거야. 그럼 시작할까? 흐흐흐 옹기종기 모여 안그러면 다쳐."

요한과 클라나데의 부대는 언데드 메이지가 그린 흑마법진 안으로 뭉쳤다. 그리고 메이지는 마도서를 펼쳐 스펠을 외웠다.

[이동투과(coranrn;eporw)]

순간 3층 지반을 뚫고 촉수들이 튀어나온다. 기사들은 당황해 움질거린다. 그리고 검은 촉수는 변형되어 하나의 공이 되더니 순간 아래 지면으로 흡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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