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148화 (148/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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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저택(1)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역시 마법사라는 녀석들의 생각을 이해 할 수 없다니까."

장세진은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며 말했다. 하지만 그런 장세진의 위로 말은 서예린에게 닿지 않는다.

흥미 없다는 그 눈동자에는 아무런 감정 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절대 한우울이 가지고 있는 눈동자는 아니였다. 그리고 그는 자신을 아벤트라고 칭했다. 한우울을 먹었다고 분명 그렇게 말했다. 전부터 한우울의 행동에 이상을 느꼈지만 설마 다른 인물이였다고는 생각지 못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약간의 현기증을 느낀다. 그렇다면 한우울의 모습을 한 아벤트라는 마법사는 어떻게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까? 외형적으론 한우울과 별반 다를바 없다.

그에게 이질감을 느꼈던 건, 수술 후 눈을 떴을 때, 그때부터 였다. 한우울이라면 절대 하지 않는 행동을 그 아벤트라는 남자는 태연히 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한우울을 따라할 생각은 없던 것 같다.

그냥 아벤트라는 남자는 그대로 행동했을 지도 모른다. 단지 내가 의심 안한 것 뿐이니까. 사실 그럴 수 밖에 없다 얼굴이 의심할 여지없이 닮아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아연이는..."

분명 옆에 붙어있는 아연이라면 그가 다른 마법사라는 걸 눈치 못챘을 리가 없다. 아마 그사실을 알았다면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건 나 밖에 없을 것이다.

"분명 아벤트라는 남자가 아연이에 대해 물은 적이 있었어."

가출이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아연이는 그 사실을 알고 빠져나갔다는 뜻인가?

아연이의 행방은 아직 알 수 없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지 전혀 모르겠어..."

서예린은 그렇게 혼자 중얼거렸다. 장세진은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어디 다친거 아니지? 아까전부터 정신 나간 사람처럼 혼자말만 하고 있는데... "

"아... 죄송해요. 좀 머리가 복잡해서..."

"뭐... 이해할 수 있어. 도시는 이렇게 파괴되었지.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남자친구의 이별통보라니... 정신 못차릴만도 하지..."

"아...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됐어! 애써 말하지 않아도 돼. 지금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거지. 나도 눈치 없는 건 아니거든."

그렇게 장세진은 혼자 망상에 사로잡혀 손을 절래절래 흔들었다.

조금 이상한 아저씨다.

설명하기 복잡하고 그냥 오해하게 놔둬도 상관없을 듯하다.

"그나저나 여긴 아직 위험해. 구울들이 갑자기 조용해진 것 같지만 언제 추격해올지 모르니까. 일단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자."

장세진은 내팽겨쳐 놓은 짐을 짊어지듯 능숙하게 소녀를 짊어졌다. 그렇게 걸어가는 장세진 하지만 이내 멈춰선다.

"깜박했는데 이 도시에 안전한 곳이 있긴 한 거야.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은..."

장세진은 호텔이 있던 장소를 바라본다. 이 도시에서 가장 높은 고층 건물

아니 고층 건물이었던 건물을 회고한다. 이미 나방들의 공습으로 있던 그자리는 깨끗한 하늘만이 보이고 있었다.

"안전한 곳이라면 제가 알고 있어요."

"어?"

"저만 따라오시면 될 거예요"

서예린은 그렇게 말하고는 앞장서서 걸어간다.

"안전한 장소라니...? 잠깐 같이가!!"

그렇게 장세진은 허둥지둥 서예린을 뒤를 쫓아갔다.

.

.

.

.

서예린은 어딘가에 전화를 하더니, 몇 분 후 검은 세단차량 3대가 인근에 도착했다. 그리고 근육질의 검은 양복을 입은 남성 신속하게 내리더니, 서예린의 주변을 에워쌌다. 그 중 당연 이질적인 푸른 단발머리의 소녀가 차량에서 내렸고 서예린을 걱정하듯 이곳저곳 만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그 학생과 몇마디 대화를 나누더니, 갑자기 날카로운 눈초리로 이쪽을 본다. 그리고 몇번 작은 손짓을 했고 난 마치 연행되듯 정체 모를 남자과 세단에 강제적으로 탑승했다. 물론 엘리스는 한눈에 보기에도 부상자 였기에 그 여학생이 데려갔다. 아마 응급처리를 한다고 했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하지만...

"어이 진짜 믿을 만한 건가... 무섭다고...!"

근육질의 남성은 무표정한 얼굴로 뒷자석 양 옆에 떡하니 앉아있다. 그렇게 마지막 차량에 남자들만 버글버글 같이 타고 있다.

단연 무언으로 딱딱한 공기만이 계속되고 있다.

"저기 죄송한데 형님들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건가요?"

"...."

그 남자들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단지 따가운 시선만을 느낄 뿐이다.

'예 알겠습니다. 닥치고 있겠습니다.'

그렇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도심지를 빠져 나왔다. 그리고 도로에서 비포장도로로산기슭과 같은 가파른 언덕을 올라갈 때, 장세진은 더욱 무서워졌다.

설마 어디 묻어버리려고 하는거 아니지?

"아저씨들 점점 무서워지고 있는데요.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요 하하하"

"...."

장세진의 목소리와 덜컹덜컹되는 비포장도로의 바퀴음만이 유일한 소리,

이내 차량이 멈추고 운전석에 남자가 말했다.

"내려라"

"잠깐 말 좀 합시다. 도대체 여기가 어딘데요?"

양쪽의 남자들은 신속하게 문을 열고 내렸다. 장세진은 영문을 모른체 두리번두리번거리다 밖에 있던 남자에게 강제로 끌려나왔다.

"잠깐만! 뭐야 너희들! 나한테 왜그러는 거야!"

떠밀리듯 밖으로 나온 장세진은 순간 그자리에 멈춰섰다. 아무것도 없던 평범한 산기슭,

갑자기 풍경이 변한다. 그건 공상과학에서 나오는 광학 스텔스기능이 풀리는 듯 한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뻥뚫려 있던 허공에 거대한 저택이 생기고, 잘 가꿔진 포장도로 정원수 등이 정갈하게 정렬되어 있다.

"오는 동안 편안하셨습니까?"

두번째 차 차량에서 내린 단발머리의 소녀가 그렇게 물었다.

"아니...전... 편안하게 왔습니다."

"인사 늦었습니다. 전 로라바리엘 가문의 시종장을 맡고 있는 라르케피스라고 합니다. 무례를 용서하세요. 그 전쟁터에서 누가 염탐하고 있을지 모르기에 불편을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희 아가씨께서 은혜를 입었다고 들었습니다. 부디 편안히 지내시면 됩니다."

라르케피스는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그모습은 흠잡을 때 없는 메이드 그자체였다.

"고개 드세요. 신세라니요. 별 도움 안됐습니다. 그보다 엘리스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어떤 마법에 의한 부분석화 상태 입니다. 저또한 마법에 자세한 편은 아니라, 응급처치는 해두었지만 당주님께 상태를 여쭤보는 것이 빠를 것입니다."

미리 연락받은 메이드들이 엘리스의 작은 몸을 안았다. 그때 엘리스의 눈꺼풀이 조금 떨리며 열렸다.

"아...."

"아가씨! 정신이 좀 드십니까?"

장세진은 단번에 달려갔다. 엘리스는 창백한 얼굴로 뭔가 말하려는 듯 입을 뻐끔거렸다.

"뭐라고요? 잘 안들립니다."

"아..."

"아?"

"아프다고!!!!"

퍽!

엘리스의 주먹이 장세진의 얼굴을 강타했다.

"커억!"

예상치 못한 일격에 장세진은 뒤로 쓰러진다.

"무심결에 열받아서 쳐버렸네. 왜 저 죽일 놈이 왜 내 앞에 있는 거지. 이거 놔"

엘리스는 귀찮은 듯 메이드의 손을 뿌리치며 지면에 착지했다.

"윽!"

불안전한 착지에 엘리스는 인상을 찡그리며 무릅을 꿇고 만다.

"무리하지 마십시오! 죽다 살아난거니까. 상처가 벌어진다고요!"

금세 복부 쪽에서 붉은 피가 의복에 베어나오기 시작한다.

"닥쳐!"

엘리스가 팔을 휘두르자 지면에서 솟아난 창날이 장세진을 구속한다. 장세진의 빠른 반응속도로 관통되는 건 면했지만 빠져나오지는 못한다.

"잠...잠깐!!"

[융기되는 대지의 창날은 적을 꽤뚫...]

순간 마력이 방출되며 거대한 창날이 장세진을 겨눈다.

"아가씨! 잘못했습니다. 엄연히 아가씨를 살린 건 접니다. 그러니 전에 일은 너그럽게 용서를!!"

"내가 누구때문에 이꼴이 됐는데...! 너무 멍청해서 까먹어버렸나? 그럼 죽어서 생각해봐!"

"안돼!"

마법이 캐스팅 완료되는 순간, 서예린이 앨리스를 덮쳤다. 하지만 간발의 차로 마법은 완성된다. 거대한 창은 단숨에 장세진을 향해 돌격한다.

"윽!"

장세진은 눈을 질끔 감는다.

쾅!

하지만 둔탁한 소리와 함께 아픔은 느껴지지 않는다.

"아프지 않아... 설마 즉사했나. 원래 죽으면 이런 건가?"

장세진이 실눈을 떴을 때 거대한 강철의 벽이 그의 앞을 막고 있었다.

"영지 안에서 마법이라니...무슨 소란인가 했더니... 엘리스 너..."

칼스, 서진형은 두통이라도 있는 듯 얼굴을 찡그리며 유유히 허공에서 내려왔다.

"칼스!"

엘리스는 당황한 얼굴로 빤히 서진형을 쳐다봤다. 그러더니 서예린을 재빨리 밀쳐내고 몸을 돌렸다. 그리고 자신의 옷무세를 체크하기 시작한다. 만신창이로 찢겨진 원피스 자신의 피로 붉게 얼룩져 있었다.

"보지마 칼스!"

마치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듯 이곳저곳을 찾다가 빠른 속도로 솟아난 강철 철판 뒤로 숨는다.

"여기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서진형은 난감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흥... 내가 모를 줄아! 제 마법 4대 가문 이 헤르폰트 로드 엘리스의 정보력을 무시하지마! 너가 어딜 도망쳐도 내게 벗어날 수 없으니까!"

서진형은 한숨을 쉬며 빠르게 엘리스 쪽으로 걸어가며 말한다

"로베르트 백작님은 아시는 거야!"

"알고 있으니까! 오지마! 지금 내 모습 보여주고 싶지 않아!"

순간 서진형의 바로 앞에 융기한 거대한 암석 창날이 그를 가로막는다.

"그래 알겠어. 루데아"

그의 뒤쪽에 있던 루데아 고개를 숙이며 엘리스의 곁으로 다가갔다.

"엘리스님 우선 이걸 먼저 걸치십시오."

서진형은 뒤로 돌아섰다. 그때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는 서예린이 눈에 들어왔다.

"너하고도 할 얘기가 많은 것 같은데?"

"난 별로 할 얘기 없는데?"

서예린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 몰골... 쯧...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지."

서진형은 탐탁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유유히 저택 안으로 사라졌다.

"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지만 죽을 뻔하다가 살았네."

분명 저 마법사가 만든 강철 판때기가 아니었다면 지금 쯤 복부가 뻥뚫려 있을 것이다.

장세진은 기진맥진 바닥에 그대로 털썩 주저앉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수상한 저택에서의 만남은 일착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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