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150화 (150/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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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인형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대공동묘지(공방) - 연구실

소환계 네크로맨서의 습격으로 부터 3일이 지났다. 자지도 먹지도 않은 채 아벤트는 공방 연구실에 틀어박혀 있었다.

"또..."

두통이 엄습한다. 아벤트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지듯 소파를 잡았다.

"크아아악"

몇일전 부터 알지 못하는 두통과 함께 아벤트는 환각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그리고 매번번 이질적인 장소, 교수대에 매달려 있는 영상이 흘러나온다.

그건 나란 말인가? 아니 정확히 알지 못한다.

스파크가 튄다. 그리고 지면이 일렁이고 환각에서 깨어난다. 그 환각증상은 정신과 육체의 결합이 완벽하게 되지 않았다는 증거, 일종에 거부반응과 같다.

"크아아악 도대체 왜이러는 거야..."

진정한 나자신으로 각성하고 알지 못하는 환각과 두통은 점차 심해진다. 추측할 수 있는 건 [묵시록 선서]의 부작용 밖에 생각할 수 없다.

"크윽"

아벤트는 구토감을 참으며 견딘다. 그리고 쓰러질 듯 자신의 책상으로 엎어졌다. 떨리는 손으로 잡다한 책들을 밀쳐내고 작은 약통을 집어들었다.

약통을 연다.

손을 심하게 떨고 있어 열리지 않는다.

"크아악... 젠장!"

그대로 약통이 지면에 떨어지고 알약이 바닥에 산개된다. 아벤트는 고통을 견딜 수 없는지 그대로 지면에 머리를 박고 알약을 삼킨다.

"하...하...하..."

지면에 쓰러져 몇분

일렁이던 정신도 일그러지는 천장도 진정되었다. 하지만 그것 또한 일시적인 것, 부작용을 막을 방법을 찾아야한다.

아벤트는 식은 땀을 닦아내며 일어선다.

"대마법사 아벤트의 꼴이 말이 아니군."

그는 땀 범벅이 된 옷을 벗어던지고 흩어진 책을 정리한다. 책들의 대부분은 낡은 고서 룬어로 '영적거부반응'을 줄이는 방법, 복합적 육체 융화 시료, 등 흑마법의 부작용을 억제하는 물약을 만드는 책들 뿐이다. 그는 대충 책들을 정리하고 지면에 떨어진 약통을 줍는다. 약통에 적혀있는 룬어의 라벨

"헨트로핀 아르고나주(이식 저항 진통 억제제)"

[묵시록 선서]는 자신의 신경계와 융화 되었다. 마력패스는 더욱 강력해졌고 잃어버린 아벤트의 일부 기억까지도 되살렸다. 하지만 오래 떨어져 있던 탓인지 목시록 선서는 나의 육체르 거부하고 있다. 이 현상을 아직 아벤트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헤트로핀을 복용하는 것으로 진통효과를 보고 있는 것 뿐.

"아직 약하다 아벤트"

아벤트는 약병에 힘을 준다. 남은 파츠는 4개, 나의 신체를 다 모으는 순간, 완전히 예전 잃어버린 기억과 완전한 자신으로 되살아난다. 이건 일종의 시련이라고 아벤트는 생각했다. 넘지 않는 한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없다.

다른 파츠를 찾는다 해도 융화 시킬 수 없을 것이다.

"정말 일이 좀 처럼 풀리지 않는 군."

진마한이 나의 정체를 깨달았고 그 말은 즉 교회의 표적이 되었다는 뜻이다. 교회만이라면 어떻게든 되겠지만 그 뒤엔 마법협회까지 연관되어 있다. 더 이상 도망치기는 힘들 것이다.

"전면전 뿐인가..."

시간은 촉박하고 할일은 많다. 현재 아벤트에겐 쉴 시간은 사치일 뿐이다. 아벤트는 책 한권을 가지고 연구실 끝 방을 향한다.

그방은 불길하게 검은 어둠이 드리워져 있다.

쇠사슬을 제외하고 문을 연다.

끼익

불안정한 격철음과 함께 방문이 열린다. 그리고 거무스름한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 크기만한 부서진 인형에게 향했다.

"안녕 헬레나"

아벤트는 인형에게 말을 건다. 하지만 인형은 고개를 축 늘어뜨린 채 대답하지 않는다.

"헬레나 혼자서는 많이 외로웠지. 너희 친구들을 만들자."

"...."

"역시 너무 오래되서 무리인가..."

그가 연구실 한켠에 두고 있는 저주 콜랙션 중 하나, 이 인형을 소장한 수많은 흑마법사가 이 헬레나 인형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전설도 있다. 이 인형의 목줄엔 절대 말을 걸지 말시오 라는 경고 푯말까지 친절하게 걸려 있지만 그런 것 따위 아벤트에게 통용되지 않는 물음이었다.

"원한도 세월 앞에서 장사 없는가?"

이 인형의 알고리즘을 분석해, 소환계 네크로맨서에 대적할 뛰어난 저주 인형을 만들 계획이었다. 소환계 네크로맨서도 나의 영적 공격에 상당히 경계하고 있을테고 다음 전투에선 진짜 멍청한 놈이 아닌 이상 [영적저항]에 대한 대비가 충분히 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다는 얘기는 다른 와일드 카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 와일드 카드로 선택한 것이 바로 [저주인형]이다.

질 좋은 저주인형을 양산에만 성공만 한다면 구울보다 2배 이상 고효율의 전투인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연구재료는 충분하다. 현존하는 최강의 저주인형 헬레나를 소장하고 있으니까. 이 저주인형의 알고리즘과 구동원리를 규명해 만든다면 다음전투에선 소환계 녀석을 확실히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히 가지는 않는 모양이다.

문제는 저주 인형이 전혀 움직여주지 않는데 있다. 역시 세월 앞에선 장사 없는지,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그렇게 무의미하게 말을 건지 3일째 되던 날, 아벤트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했다. 아벤트는 더 이상 이 연구에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아벤트, 그렇게 흥미를 잃고 몸을 돌렸다.

그러자 끼기긱 하는 기분나쁜 소리가 아벤트에게 들려온다.

"?"

아벤트는 기뻐하며 인형을 바라본다.

인형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

"뭐지?"

아벤트가 다시 걸어가려는 순간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 놀자..."

"뭐야 작동하잖아?"

아벤트는 신이 난 얼굴로 인형 앞에 섰다. 여전히 인형은 미동하지 않는다. 아벤트는 이리저리 움직여보지만 전혀 동작하는 기색을 찾을 수 없다.

"망할 놈의 인형. 날 갖고 노는 거야?"

아벤트는 인형을 지면에 세게 던져버렸다.

"고작 몇마디 말만하는 걸 저주인형이라고 보관하고 있다니, 스켈레온에게 치워라고 해야겠다."

아벤트는 한차례 실망하고 문앞에 걸음을 옮겼다.

"우..리... 숨바꼭질 하자..."

"응?"

방안의 불빛이 점등한다. 그리고 불이 밝혀 졌을 때, 인형은 어디에도 없었다.

"흐흐흐 재밌군."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녀의 목소리.

"Come out ,Come out where ever you are(꼭 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멋대로 술래를 정하지 말아 건방진 인형, 난 원래 술래 취향이라고? 도망치는 아기사슴보다  사냥하는 사냥꾼 쪽이거든."

아벤트는 당당하게 문을 향해 걸어갔다. 마치 나 여기 있다는 듯이 말이다.

"find you (찾았다.)"

그리고 섬뜩하게 들려오는 목소리 바로 아벤트의 고개를 돌렸을 때 바로 옆에 그 인형이 서 있었다.

"뭐 어쩌라고?"

인형의 입이 비정상적이게 올라갔다. 마치 악마와 같이 그 인형은 미소짓고 있었다.

"이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힉!"

그리고 마치 미친듯이 웃고 있었다.

"듣기 거북하군."

아벤트는 손을 가르켰다. 그리고 허공에서 나타난 악령이 인형을 구속한다.

"어떻게 마력없이 동작하는지 정말 궁금했는데, 얌전히 있어. 그 비밀 곧 밝혀줄게"

"이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헬레나가... 이겼으니까. 가져갈게 "

인형은 얼굴을 들었다. 그리고 얼기설기 이어진 얼굴가죽이 흉직하게 들어난다.

"너의 얼굴을 말이야!!!"

그 인형의 치마에서 나온 건 흉직한 톱, 그 인형은 미친 듯 웃으며 아벤트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

"소용없다."

수많은 악령의 쇠사슬이 인형을 묶는다.

"이히히히히힉"

순간 인형의 치마 속에서 나온 수 많은 흉기들이 지면에 널부러진다.

저주인형의 붉은 눈동자가 그 흉기를 바라보자, 흉기는 지면을 튀어오르며 악령에게 꽂혔다.

"영체에게 물리적인 공격은 통하지..."

지직

"쿠아아앙악"

순간 5기의 악령이 비명을 지르며 일제히 소멸한다.

"설마 [즉사효과]를 가지고 있단 말인가!"

아니 엄현히 틀리다. 즉사효과란 살아있는 생명체를 대상으로 발동된다. 하지만 영체는 모양을 바꾼 채 그대로 정지 되어있다. 즉사보다 상위 효과, 일종의 활동 정지 영역에 가깝다. 모든 물질은 항상 유동적으로 움직인다. 그것이 영체라도 예외 일 수 없다. 하지만 녀석의 공격을 맞는 순간, 모든 유동적 물질은 동결된다. 그건 육체적 죽음이 아닌 영적 죽음, 보통 다른 에너지로 분해된다. 하지만 이 경우 완전히 다르다. 저 저주에 걸리는 순간 영원히 분해되지 않고 동결 되는 것이다.

즉 포름알데이드 용액에 담긴 박제

"헬레나가 이겼어... 헬레나는 가질거야!"

그 미친 인형은 흉직하게 미소지었다. 그리고 아벤트를 향해 톱을 그었다.

"사형수!"

순간 덮쳐오는 강력한 저주, 사형수를 사용했지만 간단히 저주는 관통된다.

그리고 헬레나는 흉직한 얼굴을 드리밀며 아벤트의 코 앞에서 속삭였다.

"얼굴 반쪽은 내꺼야! 히히히히히히히히히아아아아악"

파직!

순간 지면에 선혈이 지면에 흩뿌리며 아벤트는 쓰러졌다. 헬레나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아벤트의 반쪽 얼굴가죽을 들고 만족스러운 듯 미소지었다. 그리고 가지런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검은색 실로 자신의 얼굴을 꿰메기 시작한다.

"흐흐흐 헬레나는 더욱 이뻐질거야..."

전등이 깜박이자 그 인형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렇게 축 늘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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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몸은 거대한 어둠 속에 가라앉고 있었다.

이곳은 수면 아니 깊은 심해와도 같다. 거대한 어둠으로 가득찬 공간

"여긴 [흑의 근원] 안인가..."

난 몇일 째 이곳에 가라앉고 있었는가?

알 수 없다.

단지 흐릿한 기억만이 존재할 뿐

그렇게 심해 속으로 계속 가라앉고 있었다. 누구도 그 끝은 알 수 없다. 얼마나 가라앉아야 지면에 도착할까. 진정 그 끝은 존재하며 도착했을 때 기다리고 있는 건

'죽음인가.'

'새로운 시작인가.'

알 수 없다.

생각할 수 없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가라앉고 있다. 위로 보이는 건 빛, 그곳에 있는 건 무엇인가?

파문이 일렁인다.

빛무리가 검은 어둠을 뚫고 나를 비춘다. 그리고 어둠 속으로 떨어진 또한 누군가와 마주한다. 정신을 잃은 듯 그는 서서히 떨어지고 있었다.

흐릿한 빛무리가 그를 비춘다. 서서히 보이는 얼굴은

내가 아주 잘아는 얼굴

익숙한 얼굴이었다.

"나인가..."

빛무리와 함께 던져진 또 한명의 나, 왠지 위압감이든다.

머리가 아프다.

무언가가 떠오른다.

두통이 느껴진다. 진정한 나 자신을 일깨워주는 자극, 잃어버린 것을 찾기위한 시작

"그래. 난 한우울... 문화센터, 또 한명의 네크로맨서, 잃어버린 신체"

그리고 빠르게 가라앉은 나 자신과 마주한다.

그는 서서히 눈꺼풀을 떴다.

"여긴..."

또 다른 나는 중얼거린다. 그러다 나와 눈이 맞는다. 그 순간 그는 강렬한 두통을 느꼈는지 눈을 찡그렸다.

"윽... 아아악"

명백한 비명소리, 그는 중얼되기 시작했다.

"기억이...돌아온다..."

검은 어둠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또 다른 나가 느끼는 통증과 반응하듯 강렬하게 검은 어둠이 휘몰아친다.

"크아아아아아악 이럴 수가... 내가 이 아벤트가!!!"

그는 나를 본다.

강렬하게 시선

그건 분노인가. 배신감인가. 절망인가.

그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느낄 수 없다.

한가지 확실한 건 그의 눈동자에 비쳐진 나의 모습은 나의 모습이 아니었다.

"인정할 수 없다. 한우울 너의 존재 자체를 말이다! 내가 한우울이자 대마도사 아벤트! 너는 껍질에 불과하다 그만 사라져라!!"

아벤트 광인처럼 소리쳤다. 그리고 나를 향해 팔을 뻗었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명백한 살기, 그의 손을 피한다.

"껍질 얌전히 사라져!"

그는 어둠을 휘져으며 바둥거렸다.

"살의에 반응하는 건 동물의 본능이라고!!"

그렇게 말하며 그의 팔을 피한다. 그때 검은 어둠이 요란하게 소용도리친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젠장 이거 놔라! 어둠. 껍질을 없애지 않으면!!"

"크아아아악"

회오리 치는 검은 어둠, 그 어둠은 우리 둘을 갈라놓았다. 그렇게 끝도 없는 어둠의 심해로 우린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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