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151화 (151/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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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불청객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콜록 콜록"

흔들리는 시야. 흐릿한 정신

지금 살아있다는 걸 절실히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있는 고통, 심해의 끝은

바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현실이었다.

"하...하...하..."

지면은 알 수 없는 액체가 흩뿌려져 있다. 손에 달라붙는 불쾌한 감촉, 얼굴의 화끈한 고통, 어지러움, 몸을 일으켜 세워보지만 전신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피... 인가..."

흐릿한 시야로 늘어붙은 갈색 액체가 눈에 들어온다. 그 피는 분명 반쪽 얼굴의 강렬한 고통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 직감한다.

"아...아...."

마치 갓난 아기로 돌아간 듯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살려줘..."

팔을 뻗는다.

본능적으로 무언가 잡으려고 했다. 그리고 바로 앞의 옷감에 손이 닿는다. 흐릿한 형체, 마력간섭반응으로 스파크가 튄다. 그리고 시선이 고정된다. 바로 반대편에 쓰러져 있는 나와 같은 옷을 입은 남자.

'설마... 있을 수 없어.'

아침햇살에 비친 반대편의 남자, 그 반쪽 얼굴의 윤각은 익숙한 나의 얼굴이었다.

그럼 지금 보고 있는 나는 누구란 말인가?

믿기지 않는 현실, 좀 더 가까이 가보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하지만 몸은 마치 돌덩이와 같이 꼼짝도 하지 않는다.

"아...아...아..."

어지럽다. 피가 모자라다.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가. 화끈한 반쪽 얼굴로 부터 오는 통증에 얼굴을 잡아본다.

강렬한 아픔에 손을 땐다. 그리고 비친 부서진 선반에 비춰진 나의 모습

"히....히히히히익"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마치 누군가에게 얼굴을 뺴앗긴 듯 나의 반쪽 얼굴 가죽은 존재하지 않았다. [도살자]가 가죽 째 도려낸 것처럼 말이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상당한 쇼크로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괴성을 질렀다.

흉직하게 변해버린 얼굴

처음 보는 환경

강렬한 정신적 충격과 더욱 심해지는 어지러움  미친 듯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잃었다.

.

.

.

.

거대한 숲을 가로지른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등산로에서 제법 떨어진 곳, 큰 날개를 접고 지면에 착지한 천사, 송민정은 낮선 숲을 두리번거린다. 녹쓴 팬스, 풀 숲의 야생동물의 인기척, 가슴이 뻥뚫리는 깨끗한 공기.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드는 송민정이었다. 홀로 배낭여행을 한다면 분명 이런 느낌이겠지, 조금 즐거워진 송민정이었다. 그리고 조금 걷자 금지 표지판이 나타났다.

'출입통제 야생 곰 출연구역'

이라는 문구가 쓰여져있다.

"죄송합니다. 만나야 되는 이가 있어서..."

송민정은 사뿐이 팬스를 넘어갔다. 그러자 음슴한 어둠이 송민정을 반기고 있었다. 빼곡한 나무들로 빛이 들어오지 않는지,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어두웠다.

'무서워하지마 송민정! 여기까지 와서 돌아갈 수 없는 걸...'

한우울을 만나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 왜 성산 깊은 숲에 그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전화도 받지 않는다. 무슨일이 생긴 건 아닐까. 조금 걱정된다. 선천적으로 마법사는 강하기 때문에 왠만한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하기 힘들지만 말이다. 그보다 달리 걱정해야되는 사항은 따로 있다.

"역시 이건 분명 가출이겠지..."

아버지의 향한 반항의 결과이기도 했다.

예전의 나였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정말 나쁜 아이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죄악감이 마음을 무겁게 하지만 한편으로 한번도 해보지 못한 '탈선'이라는 짜릿한 자극과 스릴감도 있었다.

"아버지 죄송해요."

이미 엎질러진 물

그래도 충격이 덜하시게  폰으로 문자라도 남겨놓기 위해 휴대폰을 꺼냈다.

"친구집에서 있어요. 좀 있다 들어갈게요."

짧막한 문장만을 적었다.

그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송신했다. 하지만 휴대폰은 야속하게도 권외라는 이모티콘이 반짝이고 있었다.

"이런..."

송민정은 한숨을 쉬며 다시 숲 안을 응시한다. 고요한 숲, 아침 햇살을 받았음에도 그 어두운 그늘은 여전히 어둠다. 송민정은 망설임 없이 팬스를 넘는다. 그때 짜릿한 전율이 전신에 흐른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걸렸다는 느낌이었다.

"뭐지?"

하지만 그 전율은 빠르게 사라졌다. 송민정은 갸웃둥 고개를 흔들었지만 기분탓이라 생각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과직

부서진 나무가지를 밟으며 당당히 걸어간다. 한우울이 있는 위치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그의 강렬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한우울과 연관되면서 본래의 모습으로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진정한 나의 모습

성녀의 형태(천사)

언제부터 그 말씀을 들었는지 기억나진 않는다. 아버지는 항상 나의 손을 잡으며 나와 키높이를 맞추셨다. 그리고 올곧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인간과 같이 생활하기 위해선 본래의 자신을 숨겨야한다. 천사의 힘을 억제하는 방법은 그것 밖에 없다."

어린시절부터 못이 박히게 듣던 말, 그 의미를 이제야 알게 됐다.

'힘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인간과는 멀어진다."

인간 세계와 멀어진다. 그리고 그 힘은 싸움을 부르고 또 다른 어둠을 부른다.

송민정은 알고 있다. 한우울을 만나면서 점차 인간세계와는 멀어졌다.

더이상 인간으로 돌아갈 순 없다.

더이상 거짓된 미소로 거짓된 말로 그들을 속이고 싶지 않다. 나는 나라는 걸, 한우울은 가르쳐주었다. 거짓된 세상에서의 유일한 구원. 그와 함께 있으면 거짓된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 안도감과 편안함이 그를 더 좋아하게 만든지도 모른다.

"어디있는 거야...우울아"

그렇게 검은 숲을 송민정은 방황했다. 얼마나 걸었을 까. 강렬한 죽음의 기운이 가득한 공동묘지를 발견했다.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듯, 주위엔 무성한 잡초와 갈라진 크랙과 수많은 묘지 눈에 들어온다. 송민정은 비석에 손을 된다. 정성스럽게 룬어로 쓰여진 알아볼 수 없는 글자들의 세월의 흔적을 쓰다듬는다.

"아르...보나?"

아인종 명이라고 룬어로 적힌 비석을 바라보는 송민정. 이곳은 아인종들의 공동묘지이다. 본래 인간과 신체구조가 다른 아인종, 화장을 하지 않는 한 그들의 고유의 골격, 뼈가 남게된다. 인간들이 본다면 분명 상당한 화제가 될 것이고 뒷세계에서는 암묵적으로 아인종들의 시신을 화장시키거나 이렇게 깊은 산속 어딘가에 그들만의 무덤을 만들고 한다고 책에서 읽었다.

"참 쓸쓸해 보이네..."

홀로 남겨진 무덤의 비석들을 쓰다듬으며 송민정은 중심을 향한다. 아직도 까먹지 않고 룬어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 놀란 송민정이다. 교회에선 대 마법전에 대비한 전투교습 시간이 있다. 10살 때 배 룬어 과목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미카엘 보육원 때였나."

아버지에게 입양되기 전, 잠시 있었던 보육원 생각났다. 그땐 모든게 궁금했고 참 순수했는데, 그시절의 추억에 잠긴다.

뚜각 뚜각

그것도 잠시 인기척에 송민정은 고개를 돌렸다. 외각지 창고 같은 허름한 건물에서 한 로브를 입은 물체가 모습을 들어냈다. 검은 어둠으로 가득차 그 허름한 로브 안은 볼 수없다. 그는 삽을 짊어지고 이쪽을 향했다. 그리고 그런 이형의 물체? 송민정은 눈이 맞았다.

"?"

산자의 눈빛이 아닌 붉은 안광이 이쪽을 보더니, 시간이라도 정지된 것처럼 가만히 이쪽을 바라본다. 송민정도 그런 그를 빤히 바라봤다.

"비비비비..."

"비비비비?"

"비비비빕 비상!!!"

그 이상한 물체는 갑자기 소리를 뺵 지르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마치 칠판을 긁는 소리와 같아서 주변의 있는 새나 동물들이 놀라 파다닥 도망친다.

"그만해! 너무 시끄러워!"

"비상 비상 비상 이곳에 교회의 인간이 나타났다. 비상!!"

그의 말과 동시에 지면에서 튀어 오르는 수 많은 이형의 존재들.

"뭐라고!! 교회가 습격을 해!!"

무덤을 파헤치고 일어난 스케레온은 놀란 목소리를 내며 모습을 들어냈다. 그 모습은 각양각색이었다. 큰 아인종 스켈레온부터, 작은 동물형 스켈레온까지 그수는 100을 훌쩍 넘고 있었다.

"뭐야 무덤지기! 또 헛소리하는 거 아니지?"

그들은 웅성되며 무덤지기라고 부르는 이형의 존재를 바라본다.

"이번엔 진짜라니까. 강력한 신성력이 감지된다고!"

무덤지기는 삽을 높게 치켜들고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지진이라도 난 듯 지면이 심하게 흔들리며 지면이 융기된다.

"꺄앗"

주변에 서있는 스켈레온이 흙에 파묻히고 거대한 아가리를 힘차게 휘저으며 등장한 괴수

"뭐라고 교회가 쳐들어와!"

마치 티라노 사우르스와 비슷한 공룡 형태의 스켈레온이었다.

"빅 스컬!"

무덤지기는 그 공룡을 향해 그렇게 말했다. 송민정은 순식간에 뼈다귀들에게 둘러싸였다. 한눈에 봐도 상당한 적의를 가지고 있는지, 스켈레온들은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저런 조그만 소녀 혼자서 여길 쳐들어왔단 말인가?"

빅스컬은 김빠지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방심하지마 빅스컬 주위에 매복하고 있을지도 몰라!"

무덤지기는 삽을 치켜올리며 그렇게 말했다.

"저기 뭔가 오해들 하고 있으신 것 같은데요..."

송민정은 껄끄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 인간이 말했어!"

"정말..."

주위를 둘러싼 스켈레온들이 웅성인다.

"오해라니! 난 분명 느꼈다고 저 인간 신성력을 가지고 있어!"

무덤지기는 거짓말하지 마라는 듯 이쪽을 노려보며 말한다. 그러자 빅스컬은 송민정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넌 교회의 인간이 아니란 말이냐!"

"교회의 인간 맞긴 한데요...."

"진짜 정말이었어!"

"우리들을 없앨려고!"

스켈레온들의 적의는 점점 강해진다. 스켈레온는 곧 덮칠 기세로 그들은 무기를 꺼내놓았다. 자신의 뼈를 집어든 스컬레온, 땅속에 숨겨둔 날카로운 틀리를 끼운 스컬레온도 있었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움직임도 잠시 빅스컬이 소리쳤다.

"조용! 뼈다귀 새끼들아!"

빅스컬은 큰발을 지면을 구르자 지진이라도 난듯 지면이 심하게 흔들린다. 스켈레온은쓰러지며 서로의 뼈다귀가 섞여버리는 대참사가 일어난다.

"내 팔 어디갔어!"

"이건 내다리잖아 썩을 놈아!!"

뼈다귀들이 뒤섞이며 서로의 뼈를 찾기위해 안간힘을 쓰는 스켈레온들

그모습에 배를 잡고 웃었다.

"이런 멍청한 것들!! 다들 똑바로 안 서!"

빅스컬이 고함을 치자, 스켈레온들의 움직임이 멈췄다.빅스컬은 안광을 내뿜으며 소녀를 내려다본다.

"그래! 교회의 인간이 여긴 뭐 때문에 왔지? 홀로 싸우러 왔단 말인가?"

"아니요. 단지 저는 누구를 찾고 있습니다."

"누구?"

"이름은 한우울이고 저하고 비슷한 또래 입니다."

"한우울?"

빅스컬은 조금 생각하듯 안광이 흔들린다.

"우리 무덤에 그런 이름을 한 뼈다귀 있었나?"

스켈레온들은 웅성인다.

그러다 무덤지기가 기억난듯 손을 딱치며 말했다.

"지하에 사는 마법사의 이름이 한우울 아니였나?"

"아... 그랬던 것 같은데..."

스켈리온들은 아무도 누구인지 모르는 것 같다. 그러던 중 빅스컬은 생각난 듯 아가리를 딱 쳤다.

"이 바보들아! 우리 주인 이름이 한우울 이었잖아!"

"아 맞다."

"너무 자고 있어서 까먹고 있었다."

그제서야 맞장구를 치며 스컬레온들은 소리쳤다.

"어디로 가면 만날 수 있어요?"

송민정은 빅스컬에게 물었다.

"아마 지하실에 있을 거다."

"어제였나? 지하 실험실에 있는 걸 내가 봤다."

무덤지기가 말했다.

"어제 봤으면서 주인 이름도 모르는 거야?"

"주인 이름을 말할 일이 있어야 말이지."

"멍청한 녀석."

빅스컬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지하로 갈려면 어디로 가면 돼?"

"저쪽 큰 건물 보이지 아래로 가는 길이 있다."

무덤지기는 친절하게 말해줬다.

"고마워요. 아저씨들."

송민정은 그렇게 인사하며 뛰어갔다.

"뭔가 좋은 일 한 것 같네..."

그렇게 스컬레온들과 무덤지기가 흐뭇해 하는 것도 잠시...

"멍청한 무덤지기! 교회의 침입자에게 친절하게 주인의 위치를 가르쳐주면 어떡하냐!!"

그제서야 깨달은 빅스컬은 소리치며 광분했다.

"아... 너무 순수하게 생겨서 그만 침입자인 것도 까먹고 있었네..."

그렇게 밝게 웃고 있는 무덤지기를 빅스컬은 밟아버렸다.

"크악"

"멍청한 새끼들 뭐하는 거야! 당장 쫓아가 잡아와 어서!"

빅스컬의 명령에 이미 사라진 침입자를 쫓아 스켈레온은 허둥지둥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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