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155화 (155/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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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장]진실(2)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당신은 카드게임을 해본적이 있는가.

카드엔 앞과 뒤가 존재하며 앞은 상대에게 패를 보이지 않게 만든다. 같은 문양을 한 거짓말쟁이들, 그들의 속내를 알수 있는 건 정해진 룰에 의해 카드의 숫자를 보여줬을 때 비로서 그 사실은 진실이 된다.

진실이란

거짓을 가리기 위한 잣대, 그건 심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더 이상 거짓을 고하지 못하고 한줄기의 진실의 검은 모든 거짓을 양단해버린다.

하지만 아벤트는 생각했다.

과연 카드의 뒷면은 진실인가 하는 것이다. 그건 정해진 룰에 의해 셋트 된 카드가 펼쳐졌을 때 비록 진실이 된다. 그 카드가 펼쳐질 때까지는 그 카드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다. 오직 심증과 물리적 증거 뿐이다. 그 말은 즉 거짓도 진실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아무것도 확정할 수 없는 불안정한 정보의 상태, 오직 한정된 정보만이 진실과 거짓을 추측한다.

자연계, 세계도 같다.

모든 건 불안전한 상자 속의 안

진실 따윈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건 관찰자 입장에서 판단되는 지극히 주관적인 정보가 그들로 하여금 그들의 진실을 구연하고 믿게 만든다.

단 한명 밖에 존재하지 않아야 될 인물이 두명의 존재하게 되었다. 자연계의 중대한 규칙위반, 둘 중 한명은 필히 소멸한다. 근본(타당성)을 추리한다면 증거가 없는 '거짓' 쪽이 소멸될 확율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거짓이 진실을 지운다면, 논리적 증거를 무시한 일방적인 결과, 존재하는 건 뒷면의 문양 뿐, 뒷면의 진실은 존재하지 않고 하얀백지만이 존재한다면 그 사라진 진실은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 아무도 판단할 수 없다. 그건 룰에 존재하지 않은 중대 오류

거기에 갱블러는 올인을 하는 거다.

이미 정해진 패배라면 그걸 받아들이는 건 자신의 몫이 아니다.

비록 모든 것이 거짓으로 이루어졌어도 나의 존재 자체는 거짓이 아니었다. 그것만으로 거짓도 진실로 선택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조작된 기억

만들어낸 심상

오리지널을 위한 레플리카

"웃기지 마라!"

그런 운명 받아들여라고 하는 것인가. 필사적으로 부정한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 이미 한우울, 아벤트가 아니게 되는 것이다.

아벤트는 입술을 곱씹으며 쓰러져가는 껍질을 바라본다. 이미 저주에 의해 세포는 급속도로 괴사하고 있다. 아벤트는 모퉁이에서 모습을 들어냈다.

이미 말라 비틀어져버린 얼굴 없는 [진실]을 바라본다.

진실은 죽었다.

과연 자연계의 판사님은 어떤 판결을 내려줄 것인가?

"이미 판결은 내려진 것 같군. 내가 이 아벤트가 [진실]로 인정받았다."

그는 그렇게 소리쳤다. 한쪽이 면이 없는 카드는 카드가 아니게 된다. 자칫 잘못하다, 진실, 거짓 양쪽 다 소멸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도박 그 자체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멍청한 껍질은 정정당당하게 인형과 싸우다가 쓰러졌다. 뭐 처음에 구해준 건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안타깝게도 녀석은 너무 바보에 얼간이었다.

단지 분노의 감정에 앞뒤 상황 분석도 안하고 날뛰다 결국 자멸한 멍청이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 결과 대략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가까운 모퉁이에서 숨을 돌리며 아벤트는 지켜보고 있었다. 인형과 진짜녀석의 전투능력을 파악한다. 하지만 진짜녀석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약했다. 퇴각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저주인형은 너무 강했다. 자칫 잘못하다 둘다 소멸 당할 수있지만 아벤트 입장에선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마력은 바닥, 일시적인 신체능력 저하까지 겹쳤다. 결국 아벤트는 도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도박에 아벤트는 살아남았다.

"역시 우리를 한개체였다. 자연계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군."

아벤트는 괴사한 껍질을 발로 밀었다. 껍질은 지면으로 넘어지며 점차 풍화된다. 녀석은 나에 의해 뒤집혀진 카드(존재)의 진실이다. 심해와도 같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진실]을 발견했다.

"내가 껍질이라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너가 진실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명확해졌다. 내가 가진 마법도, 내가 가진 마음도, 모두 만들어진 모조품.

내가 한우울의 껍질 것도

그걸 부정하는 만큼 나의 기억의 의심은 더욱 커졌다. 500년동안 뭘했던 것일까? 500년동안 살았다면 분명 그 기억이 남아있을 것이다.

조그만 무언가라도... 찾기위해 애썼다.

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500년 전 기억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마치 중간 과정을 스킵하고 거짓된 결과만이 존재하는 텅빈 레플리카.

레플리카는 드디어 물을 수 있었다.

나는 누구야?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물음. 그 물음을 던진 순간, 공포는 엄습해왔다.

진실은 내가 누군지 알지도 모른다.

[진실]이 날 덮쳤을 때,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공포감이 엄습했다. 한마디로 무서웠다. 한마디의 진실이 날 베어버릴 것 같았다. 허구의 존재 텅 빈 존재에게 한우울, 진실의 부정은 거짓된 존재의 절대적인 잣대

거짓은 거짓으로 존재해야 하는 것 진실과는 공존할 수 없다.

그걸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그래서 도망쳤다. 더이상 내가 붕괴되지 않게

엄습해오는 죽음의 형상과 심해지는 두통은 진실에 의해 거짓의 레플리카가 점차 붕괴되는 전조현상이라는 걸 그때서야 깨달았다.

"그래 인정하지. 내가 너의 껍질, 복제품이다."

아벤트는 굴러다니는 한우울의 머리통을 밟았다.

"은연듯 알고 있었어. 나의 자존심이 인정할 수 없는지도 모르지. 정말. 인정하는데 너무 오래걸렸어. 하지만 억울해 하지마. 너의 이름도 나의 이름도 한우울. 원래부터 하나였던 존재, 너는 언제나 나와 함께 하고 있으니말이야."

아벤트는 그렇게 속삭이듯 말했다. 그리고 단번에 흰머리의 자신을 밟아 뭉게버렸다. 진실은 흩어진다. 마지막 잔재는 빠르게 날아갔다.

.

.

.

.

"악덕한 인간! 이걸 놓으란 말입니닷!"

무덤지기는 울쌍을 지으며 자신의 옷깃을 잡고 뒤로 끌고 있는 작은 소녀를 바라본다.

"당신은 이 미로의 길을 알고 있잖아요. 당신이 그냥 가버리면 전, 여기서 계속 헤매야 하잖아요,"

송민정은 악을 쓰며 옷깃을 놓을 생각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알겠습니닷 알겠다고요. 일단 놓고 얘기 합시다."

"놓으면 도망갈거잖아요."

송민정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무덤지기를 바라본다.

"당신은 신을 믿는 분이잖아요. 상대에게 먼저 믿음을 보여줘야 저도 신뢰할 수 있죠. 저 그렇게 나쁜 언데드 아니니까. 안심해욧 도망안 감! 찍고"

머리에 손가락까지 찍은 언데드는 눈을 반짝이는 안광을 발사하며 말했다.

"뭔가 속는 것 같지만, 그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전 당신을 믿으니까요."

송민정은 손을 놨다. 그 순간 빛나는 안광

다다다다다다다다다

미친듯이 뛰기 시작하는 무덤지기

"정말!!"

송민정도 전속력으로 무덤지기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헤헤헤 바보 같은 인간. 그걸 믿다니, 언데드가 하는 말의 반은 거짓말이라는 걸 몰랐나 보군. 바보바보 메롱!"

무덤지기는 그렇게 말하고 코너로 휙 들어갔다.

"아!! 정말 이러기에요?"

송민정도 간발의 차이로 코너를 돌았다.

그순간

쾅!

벽에 부딪혀 그대로 뒤로 엉덩방아 찍는다.

"아~ 아파~"

송민정은 이마를 문지르며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단단한 벽을 바라본다.

"하하하하 멍청한 인간! 날 잡으려면 100만년은 멀었어!"

벽넘어로 들려오는 조롱의 목소리

무덤지기는 갤갤갤거리며 조롱하기 바빴다.

"정말 이럴거예요?"

송민정은 화난 목소리로 항의한다.

"그럼 어쩔 껀데, 당신 같은 악덕한 인간은 평생 미로에 갖혀서 언데드화 되야 돼!"

쾅!

구르르르르르

"객"

순간 벽이 반으로 갈라지더니 엄청난 폭음과 함께 무덤지기는 날아가버렸다.

"크오오오옥"

땅에 얼굴을 박은 체 느릿느릿 일어나는 무덤지기

"아까 한말 철회할 생각은 없어요?"

팔짱을 낀 천사가 언데드를 내려다보고 있다.

"히이이이익 아 몸이 불탄다 불탄다"

천사화한 송민정이 다가오는 것 만으로도 신성력이 무덤지기의 옷자락을 태우고 만다.

"철회 할거죠?"

"당연합니닷 전 천사님의 몸종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충성하겠습니닷 언데드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반은 거짓말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요."

"하하하하하 잘 못들으셨겠지요 냅냅... 제발 신성력을 거둬주십시오!!"

무덤지기는 굽신굽신 거리면서 절을 했다.

"하..."

송민정은 한숨을 쉬며 천사화를 풀었다. 어느덧 신성력은 사라지고 무장했던 갑주는 평상복으로 돌아가 있다.

"자 가요. 언데드씨 또 배신하면"

송민정은 성검을 소환해 한번 휘둘렀다.

"캬아아악 넹--- 물론입니당--- ㅠ.ㅠ"

그렇게 [파티원이 1명 추가되었다.]

.

.

.

.

무덤지기는 옷 안에서 낡은 랜턴을 꺼내들고 앞장서 걷는다. 그 뒤를 따라오는 송민정은 무덤지기에게 말을 건다.

"얼마나 더 가야하죠?"

"이제 곧 도착 할겁니다. 여기가 1F 13구역이니까..."

그리고 송민정 일행이 통로를 빠져나왔을 때, 거대한 공동이 눈앞에 펼쳐졌다.

"우와 여기는 뭘하는 곳이길레 이렇게 크죠?"

송민정이 놀란듯 목소리를 올린다.

"여긴 주인님이 자주 애용하시던 경기장이죠. 일명 포켓몬 경기장이라고 부릅니다."

"포켓몬?"

"구울이나 키메라 같은 실험체들의 싸움을 붙히는 경기장이죠. 한쪽이 죽을 때까지 싸우는 무시무시한 곳이죠."

"그럴리가 한우울이 그런 잔혹한 짓을 할리가 없어요."

"네 우리 주인님은 그래도 양호한 편입니다. 그래도 언데드 대 언데드 실험이 주였으니까요. 다른 흑마법사님들은 보통 인간과 인간의 싸움을 주로 즐긴다고 들은 적이..."

"이건"

송민정의 빛의 구체가 주변을 밝힌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뻐들이 즐비하고 있다.

"전부다 우울이가 한 일이에요?"

송민정은 충격받을 표정으로 무덤지기에게 말했다.

"아니...잘모르겠습니닷 최근에 실험한 적이 없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뼈가 많지는..."

"전군 전투준비!!"

순간 우렁찬 명령에 뼈다귀들이 일어선다. 그리고 수백구의 스켈레온들이 달그닥 소리를 내며 송민정과 무덤지기를 둘러싼다.

쿵 쿵 쿵

그리고 가장 거대한 뼈다귀가 공동으로 떨어졌다.

쾅!!

"캬앗!!"

순간 충격파에 송민정은 뒤로 밀려난다.

"빅스컬 등장!! 쿠아아아아아앙아아앙!"

뼈다귀로된 티라노사우르스가 아가리를 짝 벌리며 그렇게 괴성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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