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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장]진실(5)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검게 물든 시야 그리고 이윽고 회색으로 물든 세계가 펼쳐진다.
정신은 또렷했다.
"역시 그런가...[죽음 이르는 고통의 미학(Death ; Mate)] 생존술식이 발동하고 있는 건가"
일시적으로 죽음을 거부할 수 있는 한우울의 생존술식 하지만 그전과는 양상이 다르다. 이 생존술식은 자체 복원과 가깝다. 복원 중에 시전자가 통제할 수 없고 보통 시전자는 정신을 잃고 깨어나서야 발동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정신이 또렷하게 깨어있다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상황이다. 자신의 생존술식에 모르던 사실이 존재한다는 건 확실하다. 한우울은 일렁이는 회색 화면에서 자신의 손을 발견한다. 손을 움직이자 이상없이 움직인다.
"어떻게 된거야."
한우울은 옆에 있는 한 머리 없는 시체에 눈길이 간다.
"저건..."
분명 '자신'이다.
마치 탈피한 껍질처럼 부서진 육체가 남아있다. 그럼 지금 존재하는 자신은 무엇이란 말인가. 머리가 아프다. 더이상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자신에게 펼쳐진 세계는 이상한 회색 세계였다.
"일단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파악이 먼저다."
먼저 몸상태를 체크한다. 자신의 몸의 마력선을 이용하여 이상유무를 확인한다.
[SET ON]
하지만 몸은 반응하지 않는다. 남아있는 마력은 제로, 지혜의 우물과 마법과 관련된 모든 기관을 일체 쓸 수 없다.
"도대체..."
마치 자신의 몸이 아닌 이질감을 느낀다. 더 이상 정보를 얻을 수 없는 한우울은 감은 눈을 떴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주위를 경계하며 걸어간다.
"운없이 저주인형과 조우하면 얄짤없으니까."
분하게도 그 저주인형은 자신이 상대할 수 있는 범위를 아득히 뛰어넘고 있다. 그렇다면 정면승부가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야한다.
"그리고 가짜 녀석에 관해서도 마찬가지."
난 녀석의 정체를 알고 있고 녀석과의 나의 격차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녀석은 날 상대하지 않았다. 뭔가 녀석에 문제가 있다는 건 확실하다. 하지만 아직 녀석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다. 한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녀석이 완전하다면 정면승부는 절대적으로 내게 불리하다는 것
"일단 연구실로 돌아가 정보를 얻는다."
한우울은 냉정함을 찾았다. 이번 죽음이 자신의 냉정성 결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걸 깨닫고 있다.
한우울은 조심스럽게 연구실 방향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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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어딘거야."
아벤트는 똥씹은 얼굴로 통로를 걷고 있다. 자신이 왔던 길을 거슬러 연구실로 향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 마력만 온전했다면 [암흑화전이] 벽 자체를 투과하여 연구실에 몇초도 되지 않아 도착했을터 하지만 몇분째 기다려도 마력은 생성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잔존 흑마력은 제로 몸에 이상이 있는 건 분명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로 길을 좀 알아두는 건데."
자신의 집에서 미아가 되다니, 참으로 한심함을 감출 수 없는 아벤트였다.
칠흑 같은 어둠의 통로를 지날 쯤, 무언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뭐지 설마..."
아벤트는 옆의 벽면으로 몸을 숨겼다. 도망칠 곳은 없다. 분명 이쪽 모퉁이로 돌것이다.
"정말 운이 안 따라주는군"
아벤트는 식은 땀을 흘린다. 자신은 격투술을 배운적도 해본적도 없다. 하지만 마법을 쓸 수 없는 상황, 자신에게 유리한 건 기습을 걸 수 있는 환경 뿐이다.
"젠장... 이 아벤트가 죽기 살기로 격투를 해야 하다니!"
아벤트는 주변에 있는 큰 돌 하나를 주웠다. 정확히 인형의 머리를 가격하여 부술수 있다면 몇 초 정도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
바로 모퉁이를 도는 순간
아벤트는 망설이지 않고 돌로 가격했다.
퍽
하지만 그 소리는 경쾌하게 깨지는 소리가 아니였다. 역으로 돌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아벤트는 깨달았다. 자신이 돌로 내려친 건 거대한 크기의 갑주의 허리부근이라는 걸.
"으응?"
붉은 안광이 둔탁한 충격음에 반응해 아래를 내려다본다.
"뭐지?"
그 거대한 갑주를 입은 언데드와 아벤트는 눈이 맞는다. 그리고 거대한 기사의 안광이 커졌다. 아벤트는 식은 땀을 흘리며 거대한 적에게서 뒷걸음친다.
"아...! 주인님!"
갑자기 그 거대한 기사는 지면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예를 올렸다.
"넌 뭐냐?"
"주인님 기억 못하시는 겁니까. 이 빅스컬 아니... 크란드 슈바르트 드라곤 이 지하 대공동묘지를 지키고 있는 수문장. 인사올립니다."
"아..."
아벤트는 한우울의 기억에서 녀석을 떠올렸다. 분명 쓸데없이 긴 이름의 멍청한 수문장이 있다고 기억해냈다.
"확실히 7개월 전이었던가? 센타티아 한마리 제대로 붙잡아 놓지 못한 네가 그 무능한 놈이냐?"
"아... 그건 죽을 죄를 졌습니다. 변명할 여지가 없습니다. 주인님... 센타티아 녀석 워낙 제빠른 놈이라 이것 보십시오. 제갑주만 해도 100kg가 넘어갑니다. 도저히 잡을 수가 없지요. 멍청한 스켈레온들은 루마티스 관절염이니, 100살 넘은 오래된 뼈로는 절대 못 뛴다더니 무능한 부하놈들 밖에 없고... 새로운 싱싱한 부하놈들을 하사해 주신다면..."
"변명이 여지가 없다는 녀석이 뭐 이렇게 말이 많은 것이냐? 지금 변명하고 있는 거냐?"
"아닙니다. 그 벌 죽음으로...갚겠나이다!"
드라곤은 할복이라도 하듯 촉추검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들었다. 마치 그만하라는 명령을 기다리 듯 하지만 아벤트는 식은 눈으로 그 광경을 관전 하고 있었다. 드라곤은 식은 땀을 흘린다.(실제로 흘리지 않습니다. 언데드임)
칼은 역으로 들었을 때, 드라곤은 아벤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뭐하느냐 죽음으로 갚겠다고 들은 것은 데? 어서 하지 않고"
"주... 주인님! 죽을 죄를 졌습니다. 한번만 용서해주십시오!"
검을 내려놓고 드라곤을 정좌로 무릎을 꿇은 뒤 머리를 숙였다.
"정말 제대로 된 놈들이 없구나!!!"
하지만 아벤트는 애초에 녀석을 소멸시킬 생각이 없었다. 자신의 보호 수단이 없는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바로 아벤트였다.
"일단 날 연구실로 안내해라."
"주인님의 연구실 말입니까?"
드라곤은 고개를 갸웃둥거리며 말했다.
"그래 불만 있냐?"
"아닙니다. 한가지 보고 드릴 사항이 있어서... 주인님을 뵈러가려든 참이었습니다."
"보고?"
"지금 어떤 미친 소환체가 이 미궁에서 날뛰고 있습니다. 저희 수하들은 녀석에게 다 당했습니다. 도저히 저의 힘으로 막을 수 없어. 간신히 퇴각해오던 참이었습니다. 주인님이 녀석에게 본때를 보여주심이!! 아니 저에게 주인님과 함께 싸울 수 있는 영광을 하사해주십시오! "
드라곤 척추검을 치켜들며 그렇게 말했다.
"그건 무시해라. 일단 연구실로 가는게 먼저다."
"하지만!"
"더 이상 이론을 단다면 소멸시켜버리겠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
드라곤은 앞 장서며 발걸음을 옮겼다. 몇 미터 갔을까. 드라곤이 아벤트에게 물었다.
"주인님 그리고 어떤 미친 인간이 왔었습니다."
"미친인간?"
"교회인간인데, 자신이 주인님과 친구라하지 않습니까. 정말 예쁘장하게 생긴 천사였는데, 정말 미쳐도 곱게 미칠 것이지..."
"지금 뭐라고 했어?"
아벤트는 멈춰서며 물었다.
"미쳐도 곱게 미치는 것 말입니까?"
"이돌덩어리가 그전 말이야."
"예쁘장하게 생긴 천사..."
"지금 어디있는 거냐?"
"아... 그게..."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드라곤은 말을 흘린다.
"뜸드리지 말고 말해 대갈통 깨버리기 전에..."
"죄송합니다. 주인님. 대공동에 있습니다. 하지만 살아있을지... 그 미친 인형과 만나버렸거든요."
"젠장 얼마나 됐어!"
"얼마나라니요?"
"됐고 거기로 안내해!"
"그럼 싸울 마음이 드신겁니까? 오오오 투지가!!"
"닥치고 빨리 앞 장서라!"
죽일듯이 오려보는 아벤트에 등쌀에 떠밀려 드라곤은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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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울은 무사히 연구실에 도착했다. 그가 제일 먼저 찾은 건 오래된 보물상자와 같이 생긴 나무 상자를 통채로 굴러 쏟아냈다. 수많은 너덜너덜한 책들이 지면에 난잡하게 흩어진다. 책을 던지며 무언가를 찾는데 열중하는 한우울 그리고 발견한 두꺼운 책을 책상위에 올려 놓았다.
"지혜의 우물을 사용할 수 없으니, 이런 생고생을 하는 군..."
한우울은 먼지 쌓인 백과사전 크기의 책을 털어낸다. 바로 앞 표지의 먼지가 사라지자, 룬어로 적힌 '환상종 대백과'라는 룬어로 쓰인 타이틀이 보인다. 한우울은 망설임 없이 목차 부근을 빠르게 읽어간다.
랜트라니우스
랜카니아스
랜니타니우스
"찾았다."
[랜아티우니스]
랜아티우니스의 페이지를 빠르게 찾아 넘긴다. 랜아티우니스의 페이지에 상단 좌측에 그림이 맨 처음 눈에 들어온다. 마치 기생충 같이 생긴 벌래 그 아래에 설명을 빠르게 읽어간다.
랜아티우니스[기생형 환상종] 일반적 설명
숙주의 능력, 영혼을 흡수하며 기생하는 환상종이다. 이 환상종은 숙주의 몸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숙주의 존재자체를 복제한다. 즉 레플리카를 구연한다. 레플리카란 숙주의 명령으로 움직이는 복제 존재를 말하는데, 이 복제 존재은 숙주의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와 자신의 이상적인 존재, 미래에 완성될 확율이 큰 숙주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복제된 생명체를 [도플링거]라고 부른다.
도플링거는 미래기원과 이어져있다. 그건 곧 자연계의 시스템 자체에 저촉되는 영역 확율적 미래에 의해 만들어져 있다. 숙주가 현재 과정이라면 그들은 끝, 한 생명의 정점에 서 있는 미래의 자신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고로 숙주와 도플링거는 서로 이어진 존재, 모든 능력, 영적, 생명력까지 모두 공유되고 있다.
즉 마치 쌍둥이처럼 그들은 서로를 의식적으로 느낄 수 있고 서로를 답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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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링거의 형태]
도플링거는 영체이며 고 에너지 덩어리다 기본적으로 숙주에서 생명력, 마력을 끌어다 쓰고 있는 구조다. 이 도플링거의 목적은 알맞는 타이밍에 숙주를 살해에 의의를 둔다. 이는 랜아티우니스가 숙주의 능력을 먹고 성장을 끝냈을 경우, 다른 숙주로 이동하기 위해 만든 하나의 이동수단이자 랜아티우니스 먹고 남긴 껍질이다. 숙주를 소멸과 함께 도플링거 또한 몇 칠후 생명이 다해 소멸된다. 그 이유는 일반적 설명을 참조 바람.
전문용어로 랜아티우니스 그보다 도플갱어로 더 잘 알려졌을 것이다. 한우울은 자신에 몸에 침투한 [묵시록 선서]를 가장한 기생충에게 감염되어 있었다. 그리고 랜아티우니스의 포식사이클의 끝 지점에 한우울은 서 있다.
"지금 난 암 말기란 말인가..."
이미 육체는 소멸됐다. 랜아티우니스는 아벤트라는 레플리카를 통해 다른 숙주를 찾기위해 이동하고 중인 상태을 것이다.
한우울은 책을 덮는다. 그리고 자신에게 일어난 현상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거울 앞에 섰다.
"역시 내 상태는..."
투명하고 창백한 얼굴을 한 소년이 전신 거울 앞에 서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유령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