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장]진실(6)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인간. 우...우리 어떻하면 되는건가?"
무덤지기는 떨리는 목소리로 플로비아에게 묻는다.
"물러설 곳은 없어요. 당연히 싸울 수 밖에 없잖아요!"
플로비아는 성검을 저주인형을 향해 겨눈다. 휘청되는 저주인형은 기괴한 웃음을 지으며 전기톱을 흔들고 있다.
"흐흐흐 저런 괴물녀석 상대로 싸운다는 건. 자살행위라고... 인간 알긴 아는거냣?"
"분명 저 괴 소환체가 전력으로 공격해온다면 몇초 버티는게 고작이겠죠. 하지만"
플로비아의 푸른눈동자가 빛난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잖아요."
"흐흐흐 괜한 소릴 물었다. 그래 이 장의사님의 관짝에 들어간다면 말도 안되는 얘기"
무덤지기는 마음을 다 잡고 삽을 양손으로 굳건히 쥐며 말했다.
"그럼 이 무덤지기의 진정한 실력을 보여줄 차례인가! 나만 믿어라 인간. 나의 최강의 필살기가 남아있다. 합동공격한다면 도망갈 시간을 조금 벌 수는 있을꺼야."
그렇게 각오를 다지는 무덤지기, 그 진지함에 플로비아는 압도된다.
"당신 정말 다시 봤습니다. 용기 있는 사람... 아니 언데드였군요. 좋아요. 당신의 움직임에 멋지게 맞춰보겠습니다."
"하나 둘 셋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상을 공격을 퍼붙는다."
플로비아는 수긍하며 신호를 기다린다. 저주인형은 비웃 듯 전기톱을 높게 치켜들며 웃는다. 광기의 비웃음은 흉기의 소음과 뒤섞여 광기를 더한다.
"하나, 둘, 셋! 지금입니닷"
그 순간 인간과 언데드의 합동공격이 펼쳐진다. 그와 맞춰 저주인형은 돌진한다.
"죽어 죽어 죽어!! 아하하하하하하"
휭!
도저히 생명체의 반응속도로는 반응할 수 없는 참격. 플로비아의 성검이 도착하기 전 그녀의 몸이 두동각난다.
플로비아도 그걸 알고 있다. 고로 그녀는 주창한다.
[성검 에스카로나스의 가호 아래]
그녀의 주창과 함께 빛의 성검은 시공간을 왜곡시킨다. 마치 검이 순간이동이라도 한듯 전기톱의 흉폭한 참격을 막아섰다.
치이이이이잉잉
강렬한 격철음과 불꽃, 흉기는 플로비아의 코 앞에서 날카로운 어금이를 들이밀고 있다.
"엥??"
저주인형의 안광이 흔들린다.
[반격의 성검은 적의 참격을 베어낸다.]
격철음이 순간 사라진다. 그건 마법과 같은 일. 그 섬광과 함께 플로비아와 저주인형이 교차된다. 대각선으로 길고도 아름다운 빛의 잔상이 저주인형에게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플로비아는 흑마력의 잔재를 털어내며 성검을 바로잡았다.
"크아아아악!"
저주인형은 비명을 지른다. 흑마력과 신성력 두 에너지의 폭주, 인형의 사선으로 길게 베인 검상은 이내 십자가 형태의 거대한 폭발을 이르킨다.
"먹혔나?"
플로비아는 뒤를 돌아보며 폭발의 잔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검은 연기 속에 붉은 안광이 뿜여져 나온다.
"역시 이정도로는... 지금이에요! 무덤지기씨!"
플로비아는 소리친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무덤지기씨?"
아이러니하게 반대편으로 전력질주하고 있는 무덤지기, 분명 그의 목적지는 반대편 통로.
"아 정말!!!"
플로비아는 자신이 미끼로 쓰인 걸 깨닫았다. 애초에 무덤지기는 공격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저주인형의 붉은 안광은 분노한듯 불타고 있다. 플로비아는 그 모습에 침을 삼킨다.
"진짜 죽여버릴거야!! 헬레나를 아프게 하는 건 전부 죽어야 해!!"
미친 듯 돌격해오는 검은 잔상, 도저히 반응할 수 없을 정도의 참격이 퍼붓는다.
"꺄앗!"
흑마력을 먹음은 전기톱은 플로비아의 방어구를 베어낸다. 각반, 상반신 갑옷, 팔목보호대, 미친듯이 쏟아지는 공격에 아무리 신성갑옷이라도 내구력이 견딜 수 없다.
"윽"
그 모습은 전투라고 할 수 없었다. 마치 유린 당하는 작은 새. 짐승처럼 덤벼드는 전기톱은 부서진 방어구 틈 사이를 집요하게 공격해 무너트린다. 플로비아는 백스텝을 밟으며 치명적인 공격을 피해낸다. 하지만 이내 무방비하게 부서진 옆구리를 향해 무자비한 회전톱날이 파고들었다.
파직
선혈이 뿜어져 나온다. 하지만 플로비아는 쓰러지지 않는다. 아니 성검을 지면에 박고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성검의 가호 아래, 부정함을 몰아내는 신성한 영역을 펼쳐라]
그 순간 지면을 박고 있던 성검이 신성력을 뿜어낸다. 그리고 거대한 십자가가 지면 위로 폭사한다. 저주인형은 빠르게 플로비아의 주위를 벗어나 4m 떨어진 지점에 착지했다.
"이히히히히힉"
괴상한 웃음을 내며 공격을 한타임 쉰다. 겨우 숨 돌릴 시간을 번, 플로비아 하지만 그 위기는 아직 계속된다.
"너의 아름다운 얼굴, 내가 가질거야. 헬레나가 이겼으니까. 내가 가질거야."
"무슨 소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왼쪽 옆구리를 지혈하며 회복주창을 거는 플로비아, 하지만 저 괴소환체의 [출혈저주]효과 탓인지 회복이 듯지 않는다.
흰색 갑옷은 어느덧 붉은 피로 물든다. 흘러나오는 피의 양 만큼 플로비아의 의식은 점점 흐려진다.
"아름다움 가질거야..."
뛰어드는 흉직한 인형의 미소, 나이프가 플로비아의 얼굴에 닿는다.
[뼈무덤]
순간 지반을 융기하는 수 많은 뼈들을 무덤, 저주인형은 뒤로 도약하면 공격을 피해낸다.
"짜증나 짜증나... 날 방해하지말라고!!"
분노한 붉은 안광은 자신을 방해한 누군가를 향했다.
"흐흐흐흐 이 드라곤님이 상대해주지 버러지 인형!"
붉은 오로라가 둘러싸고 있는 본 드래곤 나이트, 드라곤. 압도적인 포스로 인형과 대치한다.
"당신... 도망친거 아니였습니까?"
플로비아는 지면에 주저앉으며 드라곤에게 말했다.
"도망이라니... 무식한 인간. 그걸 바로 전략 상 후퇴라고 하는거다."
압도적인 포스를 자랑하며 척추검을 뽑는 드라곤, 그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함이 뿜어져 나온다.
"여기서 보다니, 조금 놀랐어. 송민정"
그리고 그 뒤에 있던 누군가가 앞으로 나왔다.
"우울아...난..."
플로비아는 그를 바로본다. 아벤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우선 저녀석 처리가 우선이야. 이야기는 나중에 해도 될까?"
아벤트는 여유있게 저주인형을 바라본다. 저주인형은 흉직한 미소를 지으며 전기톱을 들었다. 그리고 단번에 아벤트의 앞까지 이동했다.
"짜증나 짜증나!!"
휭
팅!
순간 단단한 뼈가 참격을 막아낸다.
"어이 네녀석의 상대는 나라고!"
드라곤은 전기톱을 튕겨낸다. 저주인형은 뒤로 물러서며 전기톱을 다잡는다.
"왜 좀 당황했나? 너가 상대하던 쫄다구와 비교도 되지 않는 나의 강함에 말이야."
드라곤은 여유있게 검을 회수하며 말한다. 마치 자신의 강함처럼 말하는 드라곤을 바라보며 아벤트는 코웃음을 치며 생각한다. 드라곤이 강해진 이유는 바로 아벤트 자신의 존재 때문이다. 언데드 계열의 고유능력 중 하나인 [사령지휘]효과 때문이다.
[사령지휘]
언데드는 사령지휘관이 존재할 경우, 그 지휘관의 강함에 비례하여 강해진다. 사령지휘관이라 함은 상급 지휘관급 언데드 혹은 네크로맨서를 말한다. 아벤트는 여기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언데드에게 상당한 버프효과를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흑마력은 절대 사용하면 안된다. 녀석은 상대가 사용하는 술식 에너지 만큼 비례해서 강해진다."
아벤트는 담담하게 드라곤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주인님의 분부대로 요리합죠!"
드라곤은 붉은 안광이 빠르게 움직인다. 강력한 관성을 가진 척추검은 한순간 늘어나며 저주인형을 노린다.
쾅!
"이히힉!"
지면에 흙을 뿌리며 분진을 이르킨다. 저주인형은 빠르게 뒤로 도약하며 공격을 피했다. 그때 뒤에서 생성되는 뼈로 이루어진 벽. 그 벽의 뼈다귀 손들이 저주인형을 붙잡는다.
"재미없어 재미없어!!"
순간 저주인형의 몸에서 폭발한 흑마력이 구속하고 있던 뼈의 벽을 단숨에 붕괴시켰다. 하지만 그 공격에는 큰 빈틈이 존재한다. 척추검은 그 빈틈을 노리고 단번에 인형의 몸통을 관통했다.
"이거 놔!!"
순간 전기톱으로 척추검을 절단시킨다. 하지만 척추검에서 파생된 또 다른 뼈검이 인형의 어깨, 다리를 관통한다. 인형은 필사적을 저항하지만 위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역시 주인님이십니다."
드라곤은 감탄을 하듯 말했다. 아벤트가 알려준 인형을 상대법이 없었다면 고전을 면치 못했을 거다.
상대법은 간단했다.
녀석의 특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녀석은 저주덩어리, 즉 저주 대상을 에너지로 사용해서 행동에너지를 얻는다. 그 말은 그 에너지 공급을 끊을 수 있다면 건전지 다 된 인형으로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헬레나라는 저주인형은 대상의 주술에너지을 양식으로 삼는다. 그말은 녀석에게 주술(주창, 마법)의 규모가 클수록 녀석의 공격력은 강력해진다.
그 증거로 처음 나이프로 녀석을 부술수 있었던 것도 한우울이 부서진 철골 따위로 인형을 반파시켰던 것도 설명된다. 대상이 술식을 사용하지 않으면 압도적으로 강해질 수 없다. 일반적인 물리공격으로도 쉽게 부술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녀석을 완전히 소멸시킬 수 없다. 뭔가 잊고 있는게 분명하다. 이 저주의 탈출할 수 있는 열쇠는 이곳 안에 존재한다. 아벤트는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 때 저주인형에게 이변이 일어났다. 순간 축 늘어진 인형이 희미해지며 순간 사라졌다.
"설마 패턴 2 인가..."
인형이 소멸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아벤트는 믿지 않는다. 이 숨바꼭질을 끊낼 열쇠를 제시하지 않는 한, 절대 저 인형은 소멸할리 없다. 또한 인형을 만든 제작자가 이런 치명적인 약점을 대놓고 방치할리가 없다는 사실을 어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젠장... 좋지 않군."
아벤트는 사방을 둘러본다. 어두운 지하 공동은 여전히 검은 어둠이 깔려있다. 그 순간
휭!
아벤트를 향해 날아오는 파공음, 아벤트는 순간적으로 몸을 비틀어 공격을 피했다.
"드라곤!"
아벤트의 부름에 반응해 척추검으로 뒤에 나타난 대상을 요격한다. 하지만 인형은 공격을 무시했다. 척추검은 허무하게 인형의 투과하고 투명한 저주인형의 형체는 사라졌다.
"뭐냐 저 공격은..."
투명한 영체, 마치 귀신이라도 된 듯 저주인형은 공격하고 사라졌다.
"젠장!"
아벤트는 아차하는 생각이 머리를 지나간다. 오로지 물리공격만 취약점이라면 이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제작자는 어떻게 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저주인형을 [영체화]시키면 되는 것이다. 영체화를 요격하기 위해선 술식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그 술식을 먹고 저주인형은 또 다시 압도적인 공격을 해올 것이다. 불멸의 인형은 상대가 죽을 때까지 그 끝도 없는 메비우스의 띠를 돌것이다.
휭
아벤트는 두번째 공격을 피해내고 생각했다. 전보다 위력과 속도가 감소했다. 집중만 잘 하면 피하는데 문제 없다. 영체화 저주인형의 공격은 5초에 한번 꼴.
"연구실로 향한다."
아벤트는 플로비아에게 시선이 향한다. 다소곳이 검을 잡은 채 미동이 없다. 분명 출혈로 인한 일시적 쇼크 저대로 두면 위험하다. 아벤트는 드라곤에게 그녀를 짊어지게 했다. 그리고 몇 초후 닥칠 공격에 유념하며 통로를 향해 뛰어간다. 그 뒤를 따르는 흐릿한 형체의 저주인형.
마치 영원히 이길 수 없는 숨바꼭질을 계속하자고...
인형은 미소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