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169화 (169/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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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이 세상 어디에도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2)(完)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끝없는 어둠을 뚫고 도착한 곳

그곳은 답답한 플라스크 안이었다. 마치 인형의 상품 진열대처럼 쭉 나열된 수많은 인형들,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생명유지장치가 그들을 생명체로서 유지시켜 주고 있다는 것 뿐.

알지 못하는 액체가 마치 금붕어가 된 느낌이다.

"잘 왔어. 우리 아가..."

플라스크 밖, 여성은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유리 속 인형들은 내게 미소짓는다.

"잘 왔어. 동생아!"

일제히 나를 향해 응시한 인형들, 명백한 적의 삐뚫어진 사랑이다.

"싫어!"

순간 숨이 막힌다. 자신이 이상한 액체에 가득찬 플라스크에 갖혀있다는 걸 인지 한다.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다.

"살려줘!"

"넌 오직 진실을 위해 존재하기 위해 태어난 대용품."

칼스는 그렇게 말했다. 그 차가운 시선은 숨 막히는 괴로움보다 마음 속에 스며들어온다.

물거품이 일어난다. 검게 물들고 있는 시야 이윽고 검은 어둠속으로 떨어진다.

어둠 속으로 떨어진 난, 혼자였다.

혼자 검은 어둠 속을 방황하고 있다.

방황자

형체 없는 인형이 말을 건다.

그건 나의 미련.

나의 친구

잊혀버리고 싶은 기억이다.

연극회 장막이 열리며 그들은 실에 달린 인형처럼 연극을 계속하고 있다. 나 또한 실에 매달린 채, 자기 자신을 연극한다. 나에 대한 변명, 복수, 존재의의, 모두 거짓, 이세상엔 진정한 진실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을 위한 거짓말을 할 뿐.

가당치도 않은 이 인형극처럼 말이다.

연극이 끝난다. 관중들은 갈채를 하며 앵콜 앵콜 연신 외친다. 그들은 가면 속 가짜들, 가짜들은 가짜들을 비웃으며 자신을 속인다.

그 관중 속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허형의 가면은 이내 깨져버리고 흩어져버린다.

그리고 그곳에는 얼굴 없는 나만이 존재한다. 그녀는 말없이 나의 복부에 칼을 넣었다.

"아아아아악"

고통이 찾아온다.

주르르르

피가 쏟아진다.

결국 어둠 속에 존재하는 건 혼자 뿐이었다.

"구해줘..."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중얼거리며...

.

.

.

.

<거짓 inside>

"하...하...."

눈을 떴을 때, 자신은 자신을 보고 있었다.

"천장 거울..."

존재의의를 알 수 없는 천장 거울 그속에서 비친 창백한 자신의 모습.

서예린은 신체를 이르켜 세운다.

두근 두근

순간 전신으로 전해지는 위압감에 몸을 움크린다. 마치 세상이 휘어지는 듯한 착각을 받는다. 그것도 잠시 위압감은 말끔히 사라졌다.

"...."

이불을 겉어내고 일어섰다.

"여긴..."

익숙지 않은 화려한 방, 붉은 색을 베이스로 한 상당히 화려한 방이다. 24평은 조금 넘는 방은 정면에 큰 벽거리형 TV, DVD가 설치되어있다. 그리고 침대 바로 옆 간이탁자에 위에 놓인 DVD 타이틀이 눈에 들어온다.

[마님과 변강쇠 바람났네]

이상한 제목이다.

'그보다... 어떻게 된거지...'

두근 두근

서예린은 머리를 잡은 채, 침대 위에 앉았다. 두통이 심하다. 기억해낼 수 없다.

"하...하..."

숨을 내쉬며 자신을 진정시킨다.

"밖으로 나가보자..."

서예린은 현관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때 현관 앞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자신 고작 흰색 와이셔츠 한장과 팬티 차림이 전부, 흩어진 머리카락, 얼굴은 더욱 심각했다.

"샤워부터 먼저겠어."

서예린은 방을 탐색한다. 무슨 용도로 지어진 집인지 모르겠지만 샤워시설은 완벽했다. 샤품부터 시작해, 이상한 젤, 오일, 수상한 것들로 채워져 있는 샤워실

서예린은 옷을 벋었다.

"?"

자신의 목에 걸려있는 수상한 물체를 발견한다. 단순한 장식 없는 쇠목걸이, 그속에 걸려있는 낡은 반지, 목에서 제외하려고 잡는 순간,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마치 떼어내는 걸 허용할 수 없다는 듯이 위압감을 내뿜고 있다.

"으..."

서예린은 제외할 수 없었다. 샤워하기에 별문제되지 않기에 그냥 들어가기로 했다.

끼익

샤아아아아아

따뜻한 물이 흘러내린다. 긴장이 풀린다. 수증기가 샤워실 안을 가득 메운다. 창백한 살결, 마치 시체를 보는 듯했다.

두근

순간 눈앞을 지나가는 영상

피의 웅덩이 그리고 쓰러진 나, 검게 물들고 있는 사야 속에 한남자가 눈에 들어온다.

끼익

샤워실 거울의 수증기를 닦아낸다. 이상한 영상의 잔향이 아직 남아있다. 만일에 대비해 이곳저곳 확인했지만 자신의 신체에 이상은 발견하지 못했다.

"꿈인가..."

그렇게 이상한 위압감이 들기 전에 회피하듯 의문을 지웠다.

"아... 시원하다..."

샤워 가운을 입은 채 머리를 닦았다. 귀찮은 머리카락 잘라버릴까 생각했지만 어릴때부터 기른 머리카락이라 자르기 뭔가 아까웠다. 대충 머리를 말린 서예린은 옷을 착용했다.

의자 위에 걸려 있는 청바지 Tag도 떼지 않은 새 물건, 와이셔츠도 같다.

"가출이라도 한건가..."

포니테일로 단정하게 묶은 서예린은 거울 앞에 섰다. 와이셔츠, 청바지의 단순한 옷이었지만 상당히 바디라인이 잘빠진 탓인지 옷이 살아난다. 성인모델 느낌이라고 할까. 전엔 자각하지 못했지만 한 외모 하는 것일까.

"자화자찬 그만..."

얼굴을 찰삭 때리며 현관으로 향했다. 가지런히 놓여있는 검은색 신상구두를 신고 방을 빠져나온다. 그리고 자신이 묶은 이곳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모텔인가..."

[모든 시설 완벽 구비]

열린 창문으로 와일드 모텔이라고 버젓이 써있었다. 왜 모텔에서 묵어야 했는가?

"혹시... 남자..."

기억 나지 않지만, 설마 당한 것인가...

"그렇다기에 자취가 없었어."

순간 기억을 훓고 지나가는 영상.

한 남자가 내게 말을 건다.

"정말이지. 너란 녀석은 알다 모르겠어. 결국 이렇게 될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지."

그남자는 나의 가슴에 손을 댔다. 그것이 마지막

지끈되는 두통을 참으며 현실로 돌아온 서예린

"으... 설마... 저 남자인가..."

순간 얼굴이 붉어진다.

누군지 모르는 남자, 모텔까지 끌고와 먹튀한 남자.

"절대 용서할 수 없어!"

'뭘 용서할 수 없단 말인가?'

"따먹고 튄 남자 말이야!"

서예린은 그렇게 흥분한 듯 소리쳤다.

모텔복도에서 울린 분노의 목소리 청소하던 아주머니가 힐끔 자신을 본다. 그러더니, 별일 아니라는 듯 다시 일 하기 시작했다.

'멍청한 년 착각도 정도껏 해라.'

"응?"

무심코 주위를 둘러보았다. 흘러들어오는 목소리, 복도에는 자신밖에 없다.

'뭘 멍청하게 두리번거리고 있는거냐?'

"환청인가..."

서예린은 눈을 일자로 뜨며 귀를 후볐다.

'설마 머리가 이상하게 된거냐? 서예린'

"설마 귀신에 홀린거야?"

주위를 휙휙 돌아보며 두려움에 떨고 있는 서예린.

순간 푸른 빛 반지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공중에 떴다.

"꺄앗!!!"

서예린은 놀라서 소리질렀다.

우두두두쾅

순간 누군가에게 팔목을 잡혀 자신의 방으로 이끌려 갔다. 그리고 그대로 현관문이 닫겼다.

"멍청한 놈 거기서 소리를 지르면 어떡하냐?"

"당신... 누구야?"

"미치겠군. 정말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렸다는 얘기냐?"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당신이 날 여기로 데려왔어?"

서예린은 흥분한 채 말했다.

"어."

"날 덮친 변태자식이 너란 말이야! 나쁜 놈아!!"

순간 서예린의 기합과 함께 주먹이 날아왔다.

그 주먹은 아벤트의 얼굴을 그대로 통과했다.

"아..."

서예린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투과한 아벤트의 얼굴을 바라봤다.

"자 알겠지?"

"꺄아아아아앗! 음음음음"

아벤트는 소리지는 서예린의 입을 막았다.

"멍청한 년! 소리질러서 어떡하자고?"

"으으으으으... 귀...귀신이...."

"하는 수 없지."

아벤트는 손을 서예린의 머리에 가져간다.

그 순간 스파크가 튀며 강제적으로 아벤트의 기억이 흘러나온다.

.

.

.

.

<진실 inside>

마지막 아침이 뜨고 있다.

검게 타오르는 지옥의 성흔은 이미 아벤트의 머리까지 점령하기 직전 이제 의식마저 희미해진다. 몽롱한 의식 속에서 뚜렷하게 들리는 소리. 무심결에 의식을 집중한다.

또르르르

그곳에 시선이 닫는다. 자신이 앉아있는 턱에 걸려 흔들리고 있는 반지.

"반지..."

한 때는 노아의 방주였고, 이후엔 불운의 상징이기도 한 반지.

"이게 왜..."

서예린이 마지막 힘을 다해 뻗은 손에서 굴러 떨어진 반지. 여기까지 온 거다. 서예린은 이미 죽었는지 축 늘어져 있다.

아벤트는 무의식 속에 그 반지에 손을 댄다.

지직

스파크가 나며 마력을 방출한다.

"악..."

따금한 감각 그 감각은 전신을 지배하고 자신의 몸 전체를 빨아드린다.

"설마... 이건..."

그제서야 서예린이 자신의 목에 손을 가져간 뜻을 알았다. 자신을 위헙할 목적이 아닌, 단지 악령화 진행을 막을 그릇을 주려 했을 뿐이다.  이 반지는 영체봉쇄영창을 가진 반지. 영체가 머무를 수 있는 그릇이라고 불리는 아티펙트. 즉 영체에게 그릇을 부여해 악령화를 막는 기능이 있다.

그 속으로 아벤트의 영혼은 남김없이 빨려 들어갔다.

반지 안은 포근했다. 무엇보다 가짜의 그릇 안엔 풍부한 마력이 담겨 있다. 자신은 빠르게 아티펙트와 융해되며 반지에 뿌리를 내렸다.

"흐흐흐 그릇을 장악했다."

반지를 장악한 아벤트가 제일 처음 행한 건, 마력을 이용한 마법의 구동, 반지가 허공에 마력을 방출하며 공중에 떴다. 그리고 죽은 남자를 좀비화시켰다. 남자는 주인의 명령에 의해 반신을 이끌며 반지를 향해 다가왔다. 반지를 소중하게 진 좀비는 서예린 쪽으로 향한다. .

"정말이지. 너란 녀석은 알다 모르겠어. 결국 이렇게 될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지.

이미 생기를 잃은 눈동자는 이미 죽은 것인지 미동이 없다.

아벤트는 서예린의 가슴에 손을 댄다.

이미 생명력은 대부분 소진한 상태다. 영혼의 손실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

"어쩔 수 없지. 용합한다."

지금 서예린은 죽은 상태고 영혼이 분해되며 소멸진행 상황이다. 서예린을 소멸을 막기 위해선 산자의 영혼을 통해 생명력을 공유하여 분해를 막는 것 뿐. 즉 자신의 영혼과 융합하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융합한다면 나의 영혼은 육체의 원 주인 서예린에게 먹혀버리고 만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은 자신의 영혼의 기억을 절취하여 반지에 담는 것,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고 서예린과 융합하는 최상책.

아벤트는 조용히 지혜의 우물에서 마도서를 열었다.

.

.

.

.

성공엔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확실히 자신의 영혼의 반이 서예린에게 융화 되었다. 신체의 맥동이 뛰기 시작하고 혈색이 돌기 시작한다.  자신의 생존술식의 효과로 서예린의 죽은 몸은 점차 회복되고 있다.

"젠장 이럴 작정이 아니었는데..."

아직 서예린은 영혼손실에 의해 코마상태.

아벤트가 서예린의 육신을 지배하고 있다. 누군가 경찰을 불렀는지 싸이렌 소리가 요란하다. 아벤트는 일어서서 어두운 골목길에 몸을 숨겼다.

"우선 이런 꼴로 다니면 말이 아니지."

아벤트는 피범벅이 된 서예린, 자신의 치마를 올렸다.

[미지의 마법사]

순간 공간이 일그러지며 그녀가 등장했다.

"우선 옷부터다."

서예린은 골목길에서 감쪽 같이 사라졌다.

아무도 없는 가게 안을 걸어 다니며 자신의 맡는 옷을 찾았다. 치마 같은 불편한 옷은 아벤트가 선호하는 옷이 아니다. 대충 간편히 입을 수 있는 옷가지와 금품을 절도하며 유유하게 순간 이동해서 나왔다.

"윽..."

순간 의식이 멀어진다.

"너무 오래 썼나?"

원주인의 의식이 깨어날 모양이다. 더 이상 가짜가 육체를 지배할 수 없다. 아벤트의 시선에 바로 앞 모텔이 눈에 들어왔다.

"와일드 모텔"

아벤트는 망설임 없이 걸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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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하... 하..."

서예린은 쓰러지듯 그자리에 주저 앉았다.

"기억이 돌아온거냐 서예린?"

"응... 기억 할 수 있겠어..."

자신에게 벌어진 모든 상황, 영혼 손실로 인한 일시적인 기억 상실.

자신이 해야할 일.

아벤트가 필요한 이유.

속박된 그녀들의 진정한 안식을 위해...

서예린은 비틀되며 일어섰다. 그리고 아벤트를 바라보며 말했다.

"전에 얘기했던 부탁의 연장이지만 들어줄 수 있겠어?"

"무슨 부탁?"

"마법을 가르쳐 달라는 거..."

"흐흐흐... 넌 충분히 쓰고 있지 않은가 마법이라는 걸?"

"아니, 좀 더 거대한 힘이 필요해, 운명의 고리마저도 파괴 시킬 수 있는 마법"

"힘을 원하는가? 그럼 우리 이해관계가 조금  일치하는 것 같군."

아벤트는 조소한다. 그리고 광기 어린 목소리로 말한다.

"이 아벤트 오로지 힘만을 원해! 궁극의 진리에 도전했다. 비참하게 깨졌지만 나는 다시 도전하려한다! 육체가 없는 나로서는 너의 도움이 필수 불가결  고로 네가 제자가 된다면 나의 유일한 [비전의 전수자(제자)]가 되는 거지. 그 은총을 하사하지. 감사하도록. 절대적인 죽음의 파괴마법을 익힐 수 있는 걸 말이야! 만만치 않은 길. 그 길은 죽음과 다름없는 길이다. 다시 한번 묻지. 너의 목숨 마저 버릴 각오가 되어 있는가?"

아벤트는 주저앉은 서예린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 목숨 마음대로 해."

서예린은 아벤트의 손을 강하게 잡고 일어섰다.

그녀는 미래의 한우울, 유일한 아벤트의 제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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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아가 사는 방법(외전)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무질서(카오스)

광대한 우주의 무한한 태고의 고리에서 태어나, 무질서 속 질서에 의해 태어난 가이아(지구). 광범위한 우주의 고리 속에 작은 질서를 만들었다.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가이아의 몸은 혼돈에 가득차 있었다. 스스로를 파괴하고 재생하고 수복한다. 그러한 무질서는 가이아의 생명력을 빠르게 소진시킨다. 가이아는 무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힘의 질서가 필요했다.

그래서 가이아는 자신의 신경계를 만들었다.

그건 태고의 신의 잉태.

절대적인 힘의 질서, 무질서(카오스)를 질서를 바꾼다. 가이아는 그들을 통해 격정적인 자신을 통솔했다. 신은 대지를 풍요롭게, 생명을 뿌리내렸다. 그 생명체는 가이아의 혈액이자 혈관이 되어, 이곳저곳 갈라진 대지에 생명력을 운반했다. 가이아(지구)는 성장한다. 많은 개체의 생명체는 아기 가이아를 성장하게 만들었다. 진화하게 만들었다.

황금의 시대의 도래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고 급격하게 변혁한다.

하루에도 수십번 일어나던 날카로운 바람도

대지의 떨림도, 화산의 격정도, 모두 진정 되어갔다.

하지만 그 황금의 시대는 얼마가지 않았다. 신에게 양도된 힘은 거대했고 위협적이었다.

가이이와 더불어 그들도 진화했고 그들(신)의 마치 자신의 힘이라도 되는 듯 남용했다. 그 거대한 힘은 대지를 갈랐고, 지반을 움직였으며 생명을 앗아갔다.

가이아의 의도와는 다르게 태초의 무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힘의 의미를 잃게 되었다. 오히려 자신의 양도한 권능이, 하나의 시스템이 어느새 자신을 위협하고 있었다. 또 다른 변혁이 필요했다. 이런 위협을 제거하기위해 힘을 균등하게 분배하는 새로운 시스탬이 필요했다.

그리고 자연계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창조했다.

가이아에게 걸림돌이 되어버린 아이들...

쓸모없어진 구 시스템은 빠르게 도태시켰다.

그들은 신 시스템과 양립할 수 없는 대칭적 시스템.

신의 거대한 힘, 힘의 분배라는 개념의 자연계

특수 개체가 모든 힘을 부여하는 중앙집적형 시스템

그렇게 그들의 황금시대는 허무하게 끝을 고했다.

궁극의 개체는 생식능력과 힘을 잃었다. 무한할 것만 같은 생명력도 서서히 병으로 죽어갔다.

"어떻게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통곡의 절벽 끝, 마지막 황금의 시대를 얘기하는 최후의 신은 무릎을 꿇은 채 비통하게 하늘을 우러러보며 말했다.

"진정 가이아께선 우리를 버렸다는 건가!"

답 없는 외침.

그들의 절대적 힘은 사라졌다.

무한할 것 같은 생명력은 자신의 갈라진 피부가 말하고 있다. 자신의 최후 또한 얼마남지 않았음을 그는 직감한다.

"가이아여! 분명 이걸로 넌 끝났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비록 우린 사라지지만..."

신은 베일에 싸인 한아이를 하늘 위로 높이 치켜들었다.

"이 아이가 다시 잃어버린 황금의 시대의 영광을 되찾을 것이니까!"

그는 넓은 수평선 넘어, 풍부하고 윤탁한 바다를 바라본다.

"신들의 시대를 말이야!"

마지막 남은 신은 자신의 마지막 혼신의 힘을 실어, 가이아를 향해 소리쳤다.

전능한 주조자에게 버림 받은 신의 의지를...

.

.

.

.

"지금 몇시야 일어나! 돼지새끼야!!!""

퍽!

"아갸갸갸갸갸!"

순간 복부에 전해져오는 둔탁한 통증과 함께 우량아는 비명을 지르며 침대에서 굴러떨어졌다. 하지만 그 뚱보의 움직임은 민첩했다. 발딱 일어나더니 주위를 경계하며 소리쳤다.

"누구야! 우리 마쿠짱의 적 키리리릭 대마왕이냐!"

살찐 손을 주먹을 말아쥐며 자신을 습격한 악당을 응시한다.

"역겨운 놈... 또 그소리냐? 너 오타쿠 짓 좀 그만할 없냐? 응?"

한심한 듯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대마왕

아침 훈련이라도 하고 온 모양인지 몸에 딱 달라붙는 운동복 차림, 위협적인 죽도를 어깨에 짊어지고 날카로운 눈매로 역겨운 듯 날 쳐다보고 있다. 늘신한 170 이상의 신장 완벽한 모델 같은 키, 전체적으로 건강미 넘치는 잔근육, 짧은 쇼컷 여대생.

[우연화] 우리 누님 되시겠다.

"커억 대마왕, 아니 누님 내 방엔 웬일로..."

"유유자적 거대한 돼지시끼 운동시킬려고 찾아왔지"

누님은 사악한 미소를 띠며 죽도를 휘둘렀다.

휭!

파공음을 내지르며 급소를 향내 날아오는 죽도

"오옷!"

민첩하게 죽도를 피하는 우량아, 침대 앞 피규어 진열장의 피규어들에게 직격한다.

과직

몸통 허리가 한순간에 분리되며 분쇄 되었다.

"안돼!!"

우량아는 당장이라도 울것 같은 표정으로 침대 위를 기어서, 하반신과 분리된 애인들의 잔해를 떨리는 손으로 집어들었다.

"오호... 아무리 돼지라도 위기본능을 느끼면 꽤나 빨라지는구나?"

"당신... 무슨 짓을 한거야... 이건 살인이라고!!"

우량아는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소리쳤다.

"살인? 정말 작작 좀 해라. 맨날 이상한 애니메이션이나 보더니 정말 정신나간거 아니야?"

그모습에 조금 당황한 우연화는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내가 얼마나 아끼는 아이들이... 당신이 죽였어!!"

우량아는 손가락을 치켜들며 씩씩되며 소리쳤다. 우량아의 분노에 조금 뜨끔했는지 우연화는 작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애...애초에 너가 피하지 않으면 문제 없잖아?"

"그걸 말이라고 하십니까!! 그럼 애초에 더럽다며 접근조차 안하던 내방에 들어와서 이런 행패를 부리는 건 무슨 의미입니까!!"

우량아는 피규어를 꼭 쥔 상태에서 일어서 우연화를 노려본다. 그러자 돌연히 우연화는 화를 내며 말했다.

"그건... 당연히! 너가 같이 나태하게 집구석에 쳐박혀서 돼지처럼 지내는 가여운 남동생의 생활태도를 개선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행동이었어! 조금 자극이 됐냐? 동생아"

마치 판사와도 같이 우연화는 당당하게 죽도를 지면을 내리치며 자신의 정의를 주장한다.

"으아아아아! 더 이상은 못 참아! 왜 자꾸 남의 사생활에 관여하는 거냐고!"

우량아는 머리를 부여잡고 절규했다. 그모습을 본 우연화는 아니꼬운지 집요하게 물어뜯는다.

"지금 나보고 하는 소리야? 어디서 누나에게 싸가지 없이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고 있어! 그래 하는 김에 너의 생활태도 확실히 개선시켜주지!"

우연화는 벽에 붙혀져 있는 마법소녀 마쿠(애니메이션 캐릭터) 포스트를 단번에 때버렸다.

"크아아아 당신 무슨 짓을...! 당장 내려놔!"

우연화는 그상황을 즐기는 듯 미소를 띤다.

"흐흐흐 자! 봐라. 너의 나태한 생활 태도가 부른 참사를 말이야!"

그리고 포스터의 중앙을 찢었다.

"크악...그만... 그건 내가 가장 사랑하는 포스터야... 그만해... 숨을...숨을 쉴 수 없어"

우량아는 가슴을 부여잡은 채 무릅을 꿇으며 사정했다.

"으~응? 이게 가장 좋아하는 포스터야~?"

우연화는 입고리가 올라간다. 포스터의 균열은 조금씩 벌어지고 있다. 이윽고 캐릭터 머리부분까지 도달한다.

"이 악마!!"

우량아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우연화에게 달려든다.

"옷!"

우연화는 간단하게 피해버렸다.

"우긱!!"

그대로 앞에 있던 책장에 머리를 박은 우량아 책이 우르르 쏟아지며 2타를 남긴다. 그대로 책 더미에 얼굴을 파묻힌 우량아.

"억울하냐? 억울하면 살을 빼 임마!"

우연화는 즐거운 듯 엉덩이를 죽도로 찌른다.

"용서 못해!!"

우량아가 육중한 몸을 이르켜 재차 덤벼들려고 할 때, 문을 여는 누군가에 의해 일시정지 된다.

"아침부터 소란스럽니"

긴머리를 단정하게 묶고 에이프런을 맨 여성. 자상하게 미소지으며 흐뭇하게 아이들을 바라본다. 이혜정 여사 우리 어머님 되시겠다.

"엄마...!"

"으윽..."

우량아는 당장이라도 울 듯 엄마에게 달려갔다. 우연화 언잖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인다.

"엄마... 누나가  나 때렸어!! 그리고 내꺼 이렇게 만들었어!"

우량아는 하소연하듯 파괴의 잔재를 보였다. 그리고 승리의 미소를 띠며 재판의 판결을 기다린다. 마치 이기는 싸움이라는 듯 말이다. 완벽히 엄마 뒤에 숨은 우량아는 메롱하며 우연화를 약올린다.

"어머. 어머. 정말이니 연화야."

"그래 때렸다! 아... 정말... 엄마가 오냐 오냐 하니까. 재가 저 모양이잖아?"

"저 모양이라니... 난 내가 좋거든!!"

우량아는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며 야유한다.

"아무리 동생이 저 모양이라도 함부로 때리면 안되잖니. 어서 사과해."

"어머니... 방금 조금 비하발언 같은 게 들어간 느낌이 드는데요."

우연화는 더욱 화를 내며 반박했다.

"뭐? 사과? 내가 왜? 저런 돼지에게 사과를 해? 저 녀석이 사과해야 된다고! 오타쿠 짓 얼마나 역겨운데, 존재자체가 불쾌하단 말이야!"

"이런. 이런. 그럼 자! 둘 사과하면 되겠네."

"앵?"

그렇게 천사의 미소지으면서 말하는 우리여사님. 잠시 우량아는 착각했는지 어머니의 얼굴을 바라봤다.

"어서 둘다 사과하세요. 참고로 사과 안하면 아침밥 없답니다~"

"말도 안돼!"

"그건 아니잖아!"

우량아와 우연화는 동시에 소리쳤다.

"그럼 둘다 어서!"

울며겨자 먹기로 둘은 서로 마주했다.

"때린 거, 부순거 미안해. 사과할께...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손을 내미는 우연화

"살인...아니, 나도 미안. 내 존재가 많이 엮겨웠지? 앞으로 눈에 안 띠도록 노력할께."

그렇게 가식적으로 서로 악수를 하며 화해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진짜 내가 역겨운 놈이라고 인정하는 꼴 아닌가? 난 떳떳하다고! 꺼림직한 기분을 느낀 우량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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