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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2)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한우울과 헤어지고 좀 더 구석구석 식당을 둘러보며 합리적인 식생활편을 정리했다.
"오늘은 이정도까지인가."
아직 쌀쌀한 봄 날씨. 노을이 지고 있었다. 어느덧 자신의 손목시계는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또다시 내일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그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시간. 사거리에는 이미 많은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행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우량아. 그리고 그 앞 전자상가의 진열된 TV에선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성산시에 여고생을 타겟으로 한 연쇄살인마, 아직 증거를 잡지 못해..."
"우앗... 연쇄살인마라니... 무섭네."
우량아는 중얼되며 말했다.
"정말 무서운 세상이야... 쿠쿠쿠 그거 알아 오빠?"
누군가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분명 아래에서 들려온 소리, 바로 고개를 내리자 자신의 옆에 서있는 조그만 숙녀를 발견했다. 금발의 머리카락, 양갈래로 땋은 포니테일의 귀여운 꼬마 숙녀, 10살정도 되어 보이는 소녀는 푸른 눈동자가 자신을 우러러보고 있었다.
"응?"
"저기 여자들 다 배가 갈렸데 쿠쿠쿠"
"배?"
"여기를"
그 소녀는 자신의 배 아래를 가리켰다. 그러면서 기분나쁜 웃음소리 내며 말했다.
"쿠쿠쿠쿠 자궁을 잘라갔어."
"윽..."
그 아름다운 푸른 눈동자에 숨겨진 진한 광기를 우량아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식은 땀이 흐른다. 우량아는 자신도 모르게 그 소녀에게서 물러섰다. 하지만 그 소녀는 우량아에게게 바짝 접근했다. 그리고 섬뜩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 의미 오빠는 알아?"
"그 의미라니..."
"쿠쿠쿠 세상에 의미 없이 행하는 건 없어. 재미없네 오빠. 상상력이 부족해."
"하...하...하... 그런걸까..."
우량아는 멋적게 웃었다.
"그럼 상상력이 부족한 오빠를 위해 번외편으로 한가지 가르켜줄께?"
"아니...그럴 필요 없는.."
그소녀는 삥그르르 돌기 시작한다.
"암컷의 자궁이라는 건 태고의 시작, 생명을 잉태를 하기 위한 최소여건."
그 소녀는 날카롭게 우량아를 응시한다.
"그말은 즉 무언가를 잉태하기 위한 제물. 흐흐흐 이 도시 점점 재밌어지겠는 걸"
그 소녀는 기쁜 듯 웃었다.
"세미라스. 여기서 뭐하는 거야."
"오빠~~~"
소녀의 섬뜩한 표정이 순간, 그 또래의 아이들의 표정으로 변했다. 그 소녀는 전자상가에서 나온 한 남자에게 달려가 손을 잡았다.
"아 죄송합니다. 저희 세미가 뭔가 이상한 짓이라도 했나요?"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남자는 멋적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조금 순수하게 보이는 청년, 큰 안경을 쓰고 허름한 셔츠, 청바지 차림이다.
"아...니요. 저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저 아이가 갑자기 말을 걸어서...하하하 참 호기심이 많은 아이네요."
우량아는 식은 땀을 손으로 닦으며 말했다.
자신의 또래 같이 보이는 남자는 뭔가 깨달은 듯 입을 뻥긋했다.
"아... 혹시 신라 맨션 집주인 아들 아니세요?"
"네?"
"맞네. 못 알아볼 번했네요. 저 실라맨션 205호에 살고 있는 정연수라고 합니다. 기억 안나시는가 모르겠는데 저번에 누님이라는 분하고 같이..."
그러고보니 정연수라는 남자. 본기억이 있다. 우리집은 그리 부자는 아니지만 할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맨션을 임대하고 있다. 그리고 그 관리를 전적으로 누님 담당하고 있다. 며칠전 누님에게 강제로 끌려가 함께 각 세대를 돌며 월세 독촉을 하러 간적이 있다. 누님은 돈에 관련된 일이라면 철저하니까. 조금만 늦어도 방 빼! 며칠이나 밀렸는지 아십니까? 등, 악덕관리인이다. 그날 수금대상에 분명 저 남자도 있었다. 연신 죄송합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라고 빌듯 말했지...
"아... 기억 났습니다. 그때..."
"네."
"그럼 이 아이는 혹시 자녀분입니까?"
우량아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렇다면 정말 능력자다.
"아...하...하... 그런게 아니에요. 저 일반 고등학생인데요! 이녀석은... 뭐라할까?"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서양소녀를 바라보는 정연수는 입을 열었다.
"어... 먼 친척이요. 잠시 맡아주고 있어요."
"아 그렇습니까."
사실 고등학생이 저만한 딸이라는 말이 안되는 얘기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신호가 바뀌었다.
"아... 그럼 저 가볼께요."
"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뵙겠습니다."
그렇게 서로 인사를 하며 거리가 멀어진다.
"잘가 오빠!"
손을 방방 흔드는 꼬마아이, 방금 전 분위기와는 확연히 틀렸다. 그 소녀는 여느때 10살 꼬마아이의 모습이다.
"너무 미연시를 많이 했나..."
우량아는 꺼림직했지만 착각이라고 치부하며 집으로 향했다.
.
.
.
.
"다녀왔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우량아는 들어왔다.
"어... 아들 왔어."
어머니는 미소지으며 날 맞이 해주셨다.
"아빠는?"
"잠깐 나가셨어. 밥은 먹어야 되는거야. 우리 아들~♡"
"응, 당근 배고파."
하루종일 먹고 다녔지만 그 사실은 비밀로 한다. 아빠와 엄마, 누나에 비하면 자신이 먹는 건 그저, 한끼에 식사에 불과하다.
우량아는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때, 반대편 누님방문이 열렸다. 그리고 마주쳤다. 순간 날카로운 눈동자가 나와 마주친다.
찌릿 찌릿
그 눈동자에서 흘러나오는 건 명백한 살기.
한순간이었지만 얼어붙을 정도로 차가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평소의 누나로 돌아와있었다.
"뭐야, 너. 왜 길막하고 있는거야. 저리 꺼져라."
"어..."
태연하게 누님은 그렇게 말했다.
"엄마 밖에 나갔다 올께."
"얘야, 잠깐."
어머니의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누님을 불러세웠다. 천하 태평한 여사님이 저런 음색을 낸다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어디가는데 무슨 일 있는 거야?"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누님에게 다가간다.
"아무일도 아니야."
"등에 맨 건 먼데?"
조금 모습이 이상하다. 청바지에 얇은 자켓을 걸친 누님. 검은 색 캡모자를 꾹 눌러썼다. 그리고 자신의 몸만한 검은 케이스를 짊어지고 있었다. 마치 죽도를 넣는 보관함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꺼라."
현관 앞까지 나온 어머니와 나 그리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 하는 우연화.
"연화야!"
그때 어머니는 누님을 불러세웠다. 그리고 무언가를 건낸다. 뭔가 말하지만 작은 소리여서 들리지 않는다.
"어이 돼지, 어차피 너같은 히키코모리 어디 나갈일 없지만 오늘 밤 나가지마라."
"뭐라고 히키코무리! 내가 얼마나 사회적인 인간인데!!"
"그래 그러면 됐어."
그렇게 웃으며 누님은 나가버렸다. 그모습을 바라보는 어머니, 분명 뭔가 이상하다.
"엄마 진짜 무슨일 있어?"
"아니. 자 밥 먹어야지."
어머니는 황급히 주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뭐야 정말..."
우량아에게 이해할 수 없는 분위기가 흐를 뿐이었다.
.
.
.
.
"아... 끝났다."
졸린 눈을 비비며 책상에서 일어났다.
즐거운 점심시간
수업 내내 숙면을 취한 우량아였지만 여전히 몸은 잠을 원하고 있다.
"피곤하다. 하지만 흐흐흐흐 하하하하하!"
우량아는 그렇게 미친놈 처럼 웃기 시작한다. 반 얘들은 우량아를 쳐다본다. 그리고 쟤또 저런다라는 표정으로 무시한다. 하지만 언제나 받는 시선이다. 그런 시선 내성이 생겨서 이제 아무렇지도 않다.
궁극적으로 점심시간이야 말로 이 우량아님이 학교를 다니게 하는 이유지
"모두 합리적인 식생활을 위해서 말이지! 우하하하하"
그러기 위해선 우선 전화를...
빠른 손놀림으로 아주 익숙한 번호를 눌렀다.
4번 꾹
그러자 핸드폰에서 한우울 부원이뜬다.
또르르르
또르르르
"역시나..."
우량아는 핸드폰을 닫았다. 한우울은 영리한 인간이다. 한번 했던 방법은 걸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직접 찾아가는 수밖에...
우량아는 교실 문을 향하는 것이 아닌 교실 창가로 향했다. 그리고 스캔하기 시작한다.
삐삐삐삐삐삐삐삐삐
삐삐삐삐삐삐삐삐삐
나의 눈동자는 이미 기계센서가 되어있다.
색적목표는 한우울, 한우울 녀석이 이곳에 출연할 확율은 80%
그 근거는? 난 녀석을 관찰했다. 그리고 우린 동류라는 걸 깨달았지.
녀석이 쓰는 라스트 텟미닛이라는 전략도 초기 자신이 쓰던 전략이라는 걸.
그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 느긋하게 어딘가에서 방황하고 있는게 자명하다.
삐삐삐삐삐삐
삐삑 삐삑
"역시 발견!"
구석진 그늘에 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는 한우울을 발견했다. 하지만 한우울은 혼자가 아니었다.
"아니 저분은..."
매의 눈이 확대된다. 그리고 그 분이 여성이라는 걸 파악한다. 저 얼굴 분명 기억하고 있다. 때는 며칠 전, 한우울의 반에 쳐들어가 마법소녀 프리큐라를 흉내냈었다. 그때 말을 건 여학생, 마치 여친처럼 말이다. 그때 분함을 떠올린다. 여친을 만든 한우울, 그에게 나는 선언했지. 나도 여자친구를 만들거라는 것을!
"아... 까먹고 있었네..."
내 하찮은 자존심이지만 한우울한테는 질 수 없다. 한우울이 만든 이상 나도 여자친구만들어야 한다.
"음... 구라 때린 줄 알았는데, 설마 사실인가."
우량아의 매의 눈으로 관찰했을 때,
저 친분은 그냥 친구가 아닐수도... 아니 단정하기 이르다. 원래 여자들이란 요물이라 별로 안 친해도 친한 척 할 수 있는 생물이라고... 아는 여자사람친구일 수도 있잖아.
당황하지마라 우량아!
"그래도 부럽군. 한우울 주제에... 아무리봐도 저 분위기 거의 여자친구 Get 한 상태로 보이는데"
뭔가 즐거운 듯 대화하고 있는 그들을 먼거리에서 바라보는 우량아.
배가 아파온다.
한우울도 여자친구를 사귀는데, 자신은 항상 외토리.
병신짓만 하고 있다.
그렇게 웃고 있는 그들을 보고 있잖아. 뭔가 마음이 아프다.
"젠장! 지지 않겠어. 한우울! 나도 만들고 말거야!"
그렇게 눈물을 훔치며 우량아는 학생식당으로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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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7시, 학교를 등교한 우량아는 가방을 책상에 던져 놓고 결심한대로 작전을 진행한다. 그 작전이라는 건 등교하는 여학생마다, 닥치는데로 작업을 거는 것.
"어이 거기 귀여운 베이비~ 우리 방과 후에 차라도 한잔 콜?"
"당신. 마음에 들었어. 나랑 사귀자."
"저 오래전부터 당신을 봐왔어요. 당신을 좋아합니다. 사귀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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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대사를 준비해왔다. 준비는 완벽하다. 우량아는 자신이 만든 대화집을 펼치며 광기의 웃음을 흘렸다. 다시 한번 숙지하고 여학생에게 접근했다.
"어이 거기 귀여운 베이비~ 우리 방과 후에 차라도 한잔 콜?"
"뭐라는 거야."
마치 벌래 보듯이 자신을 피해가는 여학생.
한번에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애초에 생각지 않았다. 우량아는 다음 타겟을 색적한다.
건물 귀퉁이에서 껌 씹고 있는 조금 날라리처럼 보이는 여학생.
"원래 저란 발랑까진 여자는 함락하기 쉬운 법!"
미연시에선 저런 부류가 공략하기 가장 쉬운부류다. 우량아는 승리를 확신하고 그녀들 중 리더 격인 여학생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 마음에 들었어. 나랑 사귀자."
"엉? 이 미친놈 봐라. 돼지새끼 주제에 나한테 드리밀고 앉았네. 내가 그리 만만해보이냐?"
순간 날아온 손
짝하는 소리와 함께 우량아의 볼을 강타했다.
"아... 그게 아니라 누님들..."
"그게 아니라 뭐? 이 누님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혔으니까. 보상을 해야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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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학생에게 현금 3만원을 빼앗겼습니다.]
"으아아아악... 돈만 털리고... 생각을 잘못했어. 역시 고백은 정석이다. 평범한 여학생이면 돈뜯길 일도 없겠지."
우량아는 포기하지 않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청순하게 생긴 여학생을 발견한다.
"럭키"
우량아는 빠르게 그녀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망설이지 않고 고백했다.
"저 오래전부터 당신을 봐왔어요. 당신을 좋아합니다. 사귀어주세요!"
"꺄앗 너... 너가... 그 스토커! 오빠 저녀석이야?"
여학생의 뒤에서 나타난 유도부형님
"앙 저녀석이 우리 애기를 따라다니는 놈이야!"
"히이이이이익 아니에요 형님. 저 아닙니다."
"잠시 일로 와라."
우량아는 구석진 모퉁이로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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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로 얼굴을 매만지는 우량아 이제 학생들이 등교하는 7시 40분. 하지만 우량아는 용기를 잃었다. 얼굴은 만신창이에 빈털털이다. 점심 사먹을 돈도 없다.
"뭐가 문제란 말인가!!"
달걀로 얼굴을 매만지며 복도를 걷고 있는 우량아는 한숨을 쉰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일단 애인보다는 친구부터다."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닥치는대로 여학생에게 치근덕거리기 시작했다.
"저랑 친구하지 안을래영~"
짝 짝
"꺄앗 변태"
"이새끼 너 뭐야"
퍽
뺨 25번, 남친 어택 25, 도합 50번의 도전이었지만 실패로 끝났다. 우량아는 자포자기 상태에서 그저 미쳐 날뛰고 있을 뿐.
"젠장!!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이 몸이 한우울보다 뭐가 떨어진다는 말인가!"
우량아에 남은 건 자신에 대한 상처와 절망감 뿐. 자신은 한우울보다 뒤떨어진다. 그렇게 인정할 수 밖에는 현실에 절망한다.
"어..."
사람의 틈 사이에서 마치 나 지나가는 엑스트라 A임 하고 지나쳐가는 인물이 있었다.
"한우울"
자존심이 상하지만 녀석한테 여친 사귀는 법을 전수받는다면 나도 모태솔로 탈출이다. 우량아는 망설임 없이 한우울을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