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전(5)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이 멍청한 놈아!"
퍽
"카악!"
검은 출석부가 머리를 강타한다.
"손 내려간다. 손 안드나 이자슥아!"
교문 앞 손을 든 채 무릎을 꿇고 있는 우량아. 그건 조금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머니의 목소리와 함께 기상한 우량아. 뻐근한 목, 분명 어제 저녁 무슨 일과 연관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마치 의도적으로 기억하지 않으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
"그렇다면 기억하지 않는 편이 좋은가..."
우량아는 중얼거리며 화장실로 향했다. 거울을 본 우량아, 목에 나있는 선명한 붉은 반점이 조금 눈에 거슬리지만 대충 머리 감고 거실로 나갔다.
"량아. 괜찮냐?"
아빠는 식탁에 앉은 채 신문에서 눈을 때지 않으며 말했다.
"어? 뭐가?"
우량아의 의문의 음성에 아버지는 조금 걱정스러운지 날 바라본다. 그러더니,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 누구야? 이름 뭐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아침부터..."
"빨리 말해봐 이자식아."
"우직한 아버님이시잖아."
"음... 뭐 좋아. 우리 여사님이 괜찮다고 했으니까. 괜찮겠지. 남자새끼가. 그 정도로 기절이나 하고 말이야!"
아버지는 호탕하게 어깨를 툭툭치며 웃으며 말했다.
"기절?"
"그 애도 참. 아무리 그래도 다칠정도로 장난치면 안돼요. 어제 딱끔하게 혼을 냈으니까. 그 애도 알아 들었을 거예요."
어머니는 찌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어제 무슨일 있었어?"
우량아는 의문의 표정을 띄우며 말했다. 그때 식탁으로 걸어오는 우연화, 오늘은 아침 일찍 강의가 있는 지. 외출 준비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는 상태였다. 곧장 나의 맞은 편에 앉았다. 그리고 마치 나의 눈치를 보는지 누나는 힐끔보다. 그러다 나와 눈이 마주친다. 그러자 갑자기 얼굴을 돌려버린다.
"오늘은 김치찌개 인가!"
아버지는 호탕하게 웃으며 찌개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밥공기를 차례로 내려 놓는 어머니, 여전히 피사에 사탑을 쌓고 있는 우리 가족의 밥공기, 도저히 정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오늘 입맛이 없어. 그냥 갈게..."
우연화는 가방을 매며 일어섰다.
"밥맛이 없다니... 어디 아픈거냐! 우리딸!"
아버지는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딸을 응시한다.
"아니... 그냥..."
그렇게 말하며 황급히 주방을 빠져 나오는 우연화.
"어제 일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어 임마! 앞으로 조심하면 되지. 이 녀석 다친 곳도 없고 그렇지!"
아버지는 호탕하게 웃으며 나의 어깨를 툭툭 친다.
"그러니까. 어제 무슨일이 있었냐고요... 기억이 전혀 나지 않습니다만..."
우량아는 눈을 일자로 뜬다. 전혀 이상황을 쫓아 갈 수 없다. 우연아는 멈추더니 자신의 왼팔을 꽉 잡는다. 마치 뭔가를 두려워하는 표정.
"더 이상... 조절할 수 없다고..."
우연화는 그렇게 중얼거린다. 마치 자신을 억제하는 듯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리고 그대로 현관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아~ 이런 이런..."
아버지는 머리를 절래절래 흔든다. 뭔가 평소와는 많이 다른 이상한 아침이 그렇게 지나갔다.
.
.
.
.
보통이라면 상쾌하고도 좋은 아침, 하지만 오늘 조금 달랐다. 교정으로 가는 길, 마치 자신은 연예인이라도 된듯한 착각을 불러 이르켰다. 이곳 저곳에서 학생들이 킥킥 되며 웃는다. 마치 자신이 무슨 광대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심지어 몰카를 찍는 학생들도 있다.
"이거... 뭐냐..."
우량아는 식은 땀을 흘리며 도망치듯 빠르게 교문을 향해 걸어갔다.
"어이 거기 너!"
교문을 지나치려든 찰라, 학주가 날 부른다. 우량아는 자신을 손가락을 가리키며 의문의 표정을 짓는다.
"그래 너 말고 누가 있겠니! 일로 와"
우량아는 자신의 상태를 점검한다. 분명 교복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 자신은 항상 학칙을 중시하고 다니고 있다. 그런데 학주가 날 부른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인가! 우량아는 학주의 앞에 멈췄다.
"이 새끼!"
퍽!
순간 출석부 같은게 머리를 강타했다.
"악!"
"너 인마. 뭐하는 놈이야. 난간 위에서 그렇게 설쳐대면 어떡하겠다는 거냐! 넌 뭔 목숨이 두개라도 되냐! 엉 엉 엉?"
퍽 퍽 퍽
순간 연속기로 연타당한다.
"너 여기 무릎 꿇고 손들고 있어!"
그렇게 체포 당하듯이 가방을 위로 올린 채 정문의 바로 옆에 무뤂을 꿇었다. 학생들이 킥킥 된다. 마치 동물원의 동물들의 심정을 조금 알 것 같기도 했다. 뭔가 조금 불쾌했다.
"어이 저기봐! 어제 이상한 놈 ㅋㅋㅋ"
"아무리 외롭다고 해도 그건 좀 아니지 않냐?"
"뭐 모솔이라잖아. 우리가 좀 이해해 줘야지 않겠냐. ㅋㅋ"
중얼중얼
이제서야 우량아는 자신의 상태를 조금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분명 어제, 난 조금 이상했다. 그 미친 짓을 맨정신으로 한 것이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악'
되새길수록 충격은 배가 되어, 데미지를 누적시킨다. 우량아는 몸을 밸밸 꼬면서 창피해 미칠 것 같았다.
"손 내려간다. 손 안드나 이자슥아!"
퍽
"아악"
학주의 출석판 타격에 겨우 정신이 들었다.
'생각하지 말자. 생각하면 부끄러워서 살 수 없다...'
머리를 숙이고 죄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런 자책도 잡념도 자신의 귓속을 파고드는 한 목소리에 사라진다.
바로 자신의 옆에 서있는 한 여학생에게 말이다.
'하연서'
"거기 학생. 이쪽으로 오세요."
단정에게 묶은 머리카락과 햐얀 피부, 갸녀린 몸과는 다르게 그녀는 위풍당당했다. 팔에 찬 완장은 선도부가 눈에 띤다.
"제가 하연서야. 우와! 예쁘게 생겼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검도부 부장에 선도위원장까지 겸임하고 있지. 대단하지 않아?"
등교길 학생들의 속삭임에 불과했지만 귀가 좋은 우량아로서는 확실히 들을 수 있었다.등교하는 남학생들이 대부분 한번씩 힐끔거리며 그녀를 본다. 분명히 자신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하연서, 확실히 그녀의 클래스라면 상류층이다. 그말은 즉 천상계에서 노는 남학생들도 상당수 그녀를 노리고 있을 거다. 그에 비해 아웃사이더에 지저층에 있는 우량아로서는 거의 범접할 수 없는 신분차이.
"그보다. 벌써 남자친구가 있을 수도..."
우량아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진다.
그녀와 나의 거리는 한걸음 거리었지만 그보다 더 멀게 느껴지는 듯 했다.
.
.
.
.
교문이 닫히고 학주는 날 이르켜 세우더니, 따라오라고 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바로 학주의 아지트, 선도실이었다. 꿇어 앉은 것도 화가 덜풀렸는 걸까? 조금 두렵기도한 우량아였다.
"거기 앉아봐."
쭈벗쭈벗 우량아는 선도실에 들어왔다. 학주는 조금 진지한 목소리로 의자에 앉으라고 했다. 그러다니 내게 물었다.
"커피 마실레, 녹차 마실레?"
"네?"
"그냥 아무거나 마셔라."
그렇게 말하더니, 종이 컵에 녹차를 태워오더니 반대편에 앉았다. 그러더니, 날 바라보더니 말했다.
"요즘 많이 힘들지?"
"네?"
"세상이라는 게 말이야. 살다보면 한번씩 고비가 오고는 하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걸 표출하는 사람은 잘 없어. 모두 마음한 구석에 삭히거나, 자신만의 스트레스 푸는 방법으로 풀지. 하지만 그것이 쌓여서 자신이 도저히 컨트롤 할 수 없는 지경 이르면 마치 곪마 터지듯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어."
이 선생 대체 무슨말을 하는건가...
"너가 난관 위에서 했던 도와달라는 외침. 확실히 선생님은 들었어."
학주는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넌 혼자가 아니야. 자식아. 이제 1년 남았다. 고교 시절 3년, 우리 인생에 1%도 차지하지 않아. 그런 시간 때문에 너가 목매고 괴로워 할 필요는 없다는 거야."
이 학주 내가 자살희망자라고 완전 착각하고 있다. 하긴 무리없을 것이다. 학주는 내가 창문에 매달려 있는 것만 보고 미친 듯이 위층으로 뛰어 왔으니까. 설명하기 귀찮으니, 그냥 반론하지 않고 대답했다.
"네..."
"선생님도 최대한 도와줄께. 힘들면 언제든지 말하고. 연서야! "
"네 선생님."
반대편 대기실의 문을 열고 나온 하연서. 학주에게로 다가온다.
"그래. 잠깐 앉아 봐라."
"네."
하연서는 나의 반대편에 차분히 앉았다.
"선생님처럼 케케묵은 나이든 사람에게 말하기 힘든 경우도 있지. 물론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수 있어. 그렇기에 너하고 같은 또래인 하연서 학생에게 힘든 일 있으면 상담했으면 좋겠어."
"네?"
우량아는 조금 당황했다. 하연서는 눈을 반짝이며 날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먹이감을 발견한 독수리같은 표정이었다. 학주는 담담히 말을 잇었다.
"연서 학생이 우리학교 [친구지킴이 상담원]을 겸임 하고 있거든."
"네 그렇습니다."
하연서는 담담하게 말했다.
도대체 이 여자 겸임을 얼마나 하고 있는 거냐!!
"아...하하하하...네..."
우량아는 멋적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자 그럼 해결됐지 둘 다 1교시 시작하기 전에 올라가보렴."
그렇게 둘은 선도실을 나갔다.
두근 두근
그때부터 미친듯이 격동하기 시작하는 심장. 그떨림은 멈추지 않는다. 어떡하지. 그냥 모른척하고 갈까! 우량아는 딱딱하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속도를 태연히 나와 맞춰 걷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젠장'
두근 두근
미친듯이 뛰는 심음, 그녀에게 들리고 만다! 우량아의 다리는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연서는 생각 외 그 이상이었다.
"나닛!"
그녀도 나와 보폭을 맞추며 나란히 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치 그녀의 움직임은 닌자와 같이 민첩했다.
"혹시 어제 쓰러진 것 때문에 부작용이... 몸이 안좋으신겁니까!"
"헉...헉...헉 그런 거 아닙니다!!"
우량아는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한다. 하지만 하연서는 한치도 간격이 벌어지지 않는다.
"절 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만... 무슨 이유라도..."
"그런 거 없습니다!"
우량아는 우회전을 해서 계단을 몇칸 식 뛰어오른다. 그 순간, 잔상과 함께 자신의 앞을 막아선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먼저 계단의 끝에 서 있는 그녀.
하연서는 날 내려다보며 재차 질문했다.
"저는 당신의 도울 의무가 있습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저에게 상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헉...헉...헉... 그런거 없습니다! 이익"
우량아는 남은 힘을 짜내며 하연서를 가로지른다.
그때 그녀의 손이 나의 왼팔을 붙잡았다.
"전 진심으로 우량아 당신을 돕고 싶습니다. 제 진심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녀를 향해 돌아봤을 때, 그녀의 투명한 눈이 나와 마주쳤다. 청렴한 우물과도 같이 빛나고 있는 눈동자, 그 안에 있던 건 한줌의 망설임, 연민의 감정도 아니었다.
돕고 싶다. 그건 누군가를 걱정하는 마음.
깨끗하고도 올 곧은 순수한 마음이었다.
"네...하지만..."
하연서는 뭔가 깨달았는지 조금 표정이 흐려졌다.
"설마...죄송합니다. 제가 둔해서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혹시 제가 상담역으로서 마음에 안드시는 거였다면... 죄송합니다."
하연서의 손이 쓸쓸하게 떨어져 나간다.
"그게... 아니라..."
"괜찮습니다. 저도 제자신이 많이 부족한 걸 알고 있습니다. 저 같이 딱딱한 여자가 누군가를 이해하고 같이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역시 그 얘기는 없던 걸로.. "
위풍당당했던 하연서의 목소리가 작아진다. 우량아는 알 수 있었다. 그녀에게도 나의 상담자 역활을 자청했던 건 그 만큼 큰 도전이었다. '누군가를 구원하고 싶다.'라는 순수한 진심에 상처을 입히고 싶지 않다. 고작 나라는 하찮은 인간에게 위풍당당한 그녀가 상처를 입는다는 건,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그렇다. 자신은 더 이상 도망칠 곳은 없었다. 설령 그곳이 벼랑 끝이라면 어차피 떨어질 거라면 나라는 두려움과 힘껏 맞서 싸우고 한줌에 후회도 남기지 않고 떨어지는 편이 낫다. 우량아는 그렇게 결심했다. 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하연서와 정면으로 마주한다
"당신만이 제 고민을 들어줄 수 있어요. 제가 부탁드립니다. 제 고민을... 들어주실 수 있습니까?"
"부족한 저라도, 괜찮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두려움이 나의 목을 조른다. 말하는 순간, 낭떨어지에서 떨어지게 된다. 그녀도 날 밀어버린 수많은 여자 중에 한명이 되어버린다. 설령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그 순수한 진심을 잃지 않았으면 했다. 그녀가 가진 보석을 말이다.
우량아는 망설이지 않고 절벽의 아래로 뛰어내렸다.
"제 여자친구가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