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175화 (175/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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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6)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나른한 오후 시간은 흘렀다. 연보라색 하늘은 고요하고 깨끗하게 색을 바라고 있다. 마치 그 색깔을 보고 있자니, 하연서가 생각난다. 뭔가 석연치 않은 고백 그리고 석연치 않은 대답. 그녀의 대답을 곱씹으며 상념에 잠긴다.

띵동 댕동

차임종이 울리고 마지막 오후 수업은 종료했다. 담임이 들어오며 간단한 종례를 하고 학생들이 빠져 나간다.

멍하게 그모습을 보고 있을 때, 익숙치 않는 진동이 느껴진다.

위이잉

"...."

우량아는 진동음을 무시했다. 내게 오는 대부분의 문자메세지는 스팸. 하나뿐인 친구 한우울짱이 메세지를 보낼리 만무하다.

"음 그래도 혹시..."

우량아는 핸드폰을 꺼냈다. 디스플레이에는 모르는 번호가 떠있다. 역시 스팸이다. 휴대폰을 껐다.

위잉

"요즘 스팸 업체가 집요하군."

우량아는 차단을 하기 위해 다시 전원을 넣었다.

"이건...!"

하연서 : <문자라는 걸 처음 사용해봤는데 익숙하지 않군요.>

하연서 : <지금 어디십니까?">

짧은 문자가 두문장이 와있다. 분명 하연서다!

"오오오오오오오!"

순간 놀라서 핸드폰을 떨어뜨릴 뻔 했다.

"빨리 답장을 답장을!!!"

익숙하지 않은 패널을 두들기며 메세지를 보냈다.

우량아 : <아직 학교 입니다.>

하연서 : <그럼 선도실에서 잠시 볼까합니다.>

우량아 : <거긴... 학주선생님하고 선도부원들 있지 않습니까? 쟤가 뭘 잘못했습니까?>

하연서 : <그게 아닙니다. 향후에 관련해서 상담할게 있습니다.>

우량아 : <향후?>

하연서 : <선생님은 회의 때문에, 부원들은 특별한 일 없으면 선도실에 오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냥 마음편히 오시면 됩니다.>

우량아 : <알겠습니다.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우량아는 핸드폰을 집어넣었다.

두근 두근

미친듯이 심장이 뛰고 있다. 아까와는 다른 흥분감. 하연서와 둘이 아무더 없는 선도실에... 뭔가 배덕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아니 상상하게 만든다!

"안돼 그러면 안돼!!"

미친듯이 몸을 밸밸 꼬며 잡념을 날려버린다. 우량아는 빠른 걸음으로 선도실로 향했다.

.

.

.

.

드르르

미닫이 문을 열고 선도실에 들어갔다. 익숙지 않은 공기. 이 공간은 나와 같은 인간에게는 경찰서와 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 곳이다. 마치 죄를 지어야 오는 곳, 물리적인 아픔만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 공간에 잘어울렸다. 그녀의 가녀린 손이 파일철을 들어올렸다. 빼곡하게 정리되어 있는 서류철과 책장. 그공간에서 파일을 열심히 정리하고 있는 여학생이 있었다.

그녀는 인기척을 느끼고 날 응시한다.

"왔습니까?"

하연서 그녀의 얼굴을 보는 순간, 오늘 아침에 있었든 일이 떠오른다.

"제 여자친구가 되어주시겠습니까?"

눈을 질끔 감고 과감하게 던진 한마디.

이미 답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를 상처주지 않기위해 난 희생한다. 그렇게 마음 먹었을 터.

"여자친구말입니까?"

"네. 전... 당신에게 한눈에 반했습니다. 그때 검은 신 세카이가! 아니... 당신의 처음 본순간 말입니다!"

"조금 이해 되지 않습니다. 어제 저흰 알게 된 사이입니다. 당신이 저 때문에 그런 소동을 벌였다는 건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음..."

우량아는 자신에 관한 모든 것을 설명했다. 자신은 모테솔로이며 이 한번 뿐이 고교 시절.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다. 그래서 친구의 조언으로 난관 위에 올라가서 공개 여친모집을 했다는 걸 말이다.

"아...네..."

"그리고 당신을 발견했습니다. 부디 저의 고백을 받아주십시오!"

우량아는 90도로 머리를 숙이며 손을 뻗었다. 하연서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갑자기 그렇게 말해도 곤란합니다. 전 당신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없습니다. 그리고 전 당신을 순수하게 돕고 싶을 뿐, 그 이상의 감정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역시나 아싸리 차여버렸다. 우량아는 머리를 숙인채 그대로 몸을 회전했다. 부끄러우서 얼굴을 들 수 없다. 그 모습은 마치 개그 프로그램에 나오는 인사하는 석상과도 같은 모습. 그대로 굳어버린 체 발끝으로 빠르게 움직이며 이 자리를 빠져나온다.

"하지만 전 당신을 도울 수 있는 듯 합니다."

"네?"

"여자친구 만드는 걸 도와주겠다는 얘기입니다."

".... 뭐라고요?"

우량아는 뭔가 잘못들었다고 생각했다.

"여자친구 만드는 걸 도와주는 대신 다시는 그런 위험한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조건으로 말입니다. "

확실히 좋은 조건이다. 비록 하연서에게는 차였지만 이 학교엔 수많은 여자들이 있다. 더군다가 그녀는 친구들이 많을 터, 그녀가 쌰바쌰바 좋은 말로 꼬드겨주기만 해도 도와주기만 해도 나의 여친만들기 프로젝트의 성공확율은 비약적으로 오른다.

이미 하연서에게 차였다. 더 이상 그녀와 관계발전은 없을터, 우량아의 사전에는 못오를 나무는 쳐다도보지 말하는 모토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유능한 우량아님이라면 차선책을 생각할 때다.

"확실히 좋은 조건입니다. 음...! 하하하 그 제안 받아드리죠."

우량아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당신... 여자라면 아무도라도 좋은 거 아닙니까?"

하연서는 조금 실망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차피 가지지 못할 카드는 과감하게 버리는 것도 전략에 하나. 확실히 그 제안 좋습니다. 당신이 여자친구 만드는 걸 도와준다면 앞으로 계획되어 있던, 2차 여친모집 연설을 과감히 포기하겠습니다. 이걸로 좋습니까?"

띵동댕동

1교시 차임이 울린다.

"향후 계획은 나중에 상의하도록 하죠."

그렇게 하연서는 떠나버렸다. 나의 첫사랑이여 안녕...

우량아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 슬픈 결말이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

"이것만 하면 끝납니다. 조금 기다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현실로 돌아온 우량아. 그녀를 바라본다. 전과 마찬가지로 담담하다. 열심히 서류철을 정렬하고 있다.

"음... 저도 도와드릴까요."

"괜찮습니다. 거의 다 끝났습니다."

하연서는 까치발을 들면서 마지막 서류를 맨위 쪽에 꽂으려고 한다.

"아..."

우량아는 그 서류를 잡고 위에 꽂았다.

"이거면 되겠습니까?"

"감사합니다."

뭔가 민망하게 가까운 거리. 아무렇지 않게 행동한 거였지만 그 후폭풍은 상당했다. 몇 센치도 안되는 공간을 그녀와 공유하고 있다. 그 생각만으로 우량아는 폭발할 듯 얼굴이 빨게 졌다.

"갸갸갸갸갸갸갸"

미친 듯 백스텝을 하면서 우량아는 후진했다.

"괜찮으신겁니까?"

조금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둥하는 하연서.

"네...네 물론 괜찮습니다. 네... 물론 몰론입니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우량아씨 앉으세요."

하연서는 그렇게 말하며 담담하게 소파에 앉았다.

"그런데 우리 동급생 아님. 말 놔도 될 듯 한데요."

우량아는 은근슬쩍 간을 본다.

"저와 우량아씨는 동급생이었죠. 편하신대로 하시면 될 듯합니다."

"그...그럼 말놓는다. 하연아...아..."

순간 말해버렸다. 여자 이름을... 불러버렸다. 뭔가 묘한 흥분감이 든다.

"네 그럼 시작할까요?"

"잠깐! 넌 왜 말 안놓는 겁니까!"

"전 존대말이 편합니다."

"그렇게 되면 전 뭐가 되는 겁니까? 할려면 같이 하는게 좋지 않겠는가!"

"전 이게 편합니다. 그러니 신경쓰지 마시길..."

"음... 그럼 알겠다."

우량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연서는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화이트보드판을 끌고 왔다. 그리고 가져온 안경을 꼈다.

'안경낀 하연서도 이쁘구만...'

"그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하연서는 보드마커로 우량아의 이름을 썼다.

"그 이전에 우량아라는 사람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뭐가 장점이며 뭐가 단점인지. 그 문제를 명확히 한다면 당신에게 맞는 여자친구를 소개받는 것이 가능할 겁니다."

하연서는 브레인 스토밍을 하듯 성격, 장점과 단점이라는 큰 카테고리를 썼다.

"그럼 먼저 당신의 성격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외향적입니까 내향적입니까?"

"갑자기 그렇게 말해도 대답하기 곤란하군."

"그럼..."

하연서는 멋대로 쓰기시작했다.

"잠깐! 어째서 내가 내향적인 인간인가! 엄청 활동적이라구!"

"제가 보기에는 당신은 혼자만에 세계에 빠져 있는 경향이 큰걸로 생각합니다. 혼자말을 할때가 많은 편이지 않습니까?"

"음... 그런가? 근데 혼자가 아니라고? 마쿠짱이나 2D 캐릭터지만 분명 상대는 있다고"

"그게 혼자말입니다..."

하연서는 그대로 내향적에서 선이어 나갔다.

"다음 질문은 당신은 오타쿠 입니까?"

"음... 그건 조금 질문이 미묘하구만...오타쿠라는 말은 소위 한가지에 광적으로 몰두하는 사람을 뜻하는 거지? 그렇다면 나는 아니야. 난 다양한 분야를...조금씩 조금씩 "

하연서는 화이트 보드에 오타쿠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윽... 어째서 내 의견은 하나도 반영이 안된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

"기분 탓 아닙니까?"

그렇게 쭉 써가더니, 어느정도 화이트보드의 3분의 2정도가 찾을 때였다. 하연서는 자신의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더니, 내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금 뭐하고 있는 겁니까."

컴퓨터 안에는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의 수많은 단어들이 나열되어있다.

"이건. 빅데이터를 이용한 우량아 여자친구 적합성향 1.02 버젼입니다. 쉬는 시간 짬짬히 만들어봤습니다."

"당신... 프로그래밍도 할 줄 아는거냐..."

"컴퓨터 시간에 게임하지 않고 수업만 잘들으면 누구나 짤수있는 단순한 구조입니다."

하연서는 담담히 말하며 노트북을 두드린다.

"그건 아니라고 보는데..."

"이건..."

순간 하연서는 놀란 표정을 짓는다.

"뭐야 뭔일 있는 거야?"

"죄송합니다. 결과 값이 너무 참담합니다. 이건 그냥 데이터일 뿐. 너무 충격받지 마시길..."

결과창에 뜬 건

1. 우량아 당신의 여자친구 사귈 확율 : 0.001%

2. 평가 :그냥 자살하고 멀쩡한 인간으로 윤회하시길

3. 세부분석평

당신은 여자들이 싫어하는 외모, 성격, 취미생활, 수백까지를 갖추웠습니다. 이런 인간 지구상에 존재하기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여자들은 당신의 존재 극도로 혐오합니다.

"이건 거짓말이야!"

우량아는 손을 위로 뻗으며 그대로 소파로 쓰러졌다.

"단순한 데이터 일 뿐입니다. 앞으로 320가지만 사항만 고친다면 당신도 여자친구를 사길 수 있다고 합니다."

"그걸 고치는 순간, 난 내가 아니게 되는 거라고!"

"우량아 당신은 당신이 아닐 필요가...말이 헛나왔군요."

하연서 입을 막으며 고개를 돌렸다.

"너! 디스했어! 나 분명히 들었다! 말해봐. 내가 그렇게 역겨워! 역겹냐고!!"

우량아는 난동을 피우기를 시전했다. 그 모습을 빤히 보고 있는 하연서, 그녀는 대답했다.

"아닙니다. 처음엔 그냥 조금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당신에 대해 알면 알수록 조금 꺼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토할 정도로 역겨운 건 아닙니다."

"으아아아아아아! 이젠 대놓고 디스를 나의 심장이! 나의 심장이!"

"그래도 전 당신을 버리지 않을 겁니다. 하나씩 고쳐 가보도록 하죠."

그녀는 노트북을 덮으며 말했다. 그것이 우량아와 친구지킴이 상담사와의 첫 상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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