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176화 (176/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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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7)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다녀왔습니다."

우량아는 현관문을 열었을 때, 그를 맞이하고 있던 건 불 꺼진 인기척 없는 차가운 집이었다.

"오늘도 다 어디간거야?"

요즘 따라 우리가족이 이상하다. 매일 늦게 들어오는 건 물론이거니와 뭔가 내게 숨기고 있는 느낌이 든다.

특히

"누님 말이지."

생리하는 건 7주일 내내 계속되는 것인가? 요즘 따라 부쩍 날카로워져있다. 오늘 아침만 해도 상당한 생리기였다.

"여자라는 동물은 참 불편한 동물이다."

우량아는 고개를 끄덕인다.

신경써봤자. 나로서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최대한 누님을 피해 방구석에 틀어박히는 수 밖에는...

우량아는 곧장 냉장고로 향한다. 아빠 냉장고를 시작으로 엄마 냉장고까지 뒤적이기 시작한다.

"음... 먹을게 없는데..."

요즘 어머님 장도 안보는 것 같고, 너무 마실에 집중하시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나에게 남은 최후의 수단은..."

누님의 냉장고로 향한다. 냉장고 손잡이에 손을 대려는 순간 데자뷰처럼 무언가 지나간다.

"이건..."

분명 근시일 내가 했던 행동같은 느낌이 든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느낌이라는게 있었다.

우량아는 식은 땀을 흘리며 손잡이를 자세히 노려본다. 그리고 손잡이에 장난질을 발견한다.

"압정!"

우량아는 압정을 떼내며 말했다.

"누님은 이런 호작질 이 우량아가 걸릴 줄 알았습니까? 내게는 멀었어! 흐흐흐흐 하하하하하하!"

우량아는 호탕하게 웃으며 망설임 없이 냉장고 문을 열었다.

"음..."

하지만 그 안에 있던 건, 차가운 한기 뿐. 아무것도 없었다.

"칫... 아무것도 없다니..."

우량아는 냉장고 문을 닫았다. 아무래도 오늘은 중국집이라도 시켜 먹어야겠다. 우량아는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중국집에 전화를 걸었다.

삐 삐 삐 삐

"뭐야 전화를 안받잖아."

몇번이나 전화를 걸어봤지만 받지 않는다. 다른 중국집도 있었지만 이 근방에서 여기만큼 합리적이고 맛있는 집은 없다.

"할 수 없지. 근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먹고 올까."

근방에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게는 얼마든지 있다. 지금까지 정리 해둔 합리적인 식생활 정보리스트는 이때 쓰라고 만들어놓은 것이다.

우량아는 가방에서 노트를 펼쳤다. 그리고 마치 메뉴판처럼 둘러보더니 패밀리 레스토랑 중에서도 가장 괜찮은 맛집을 골랐다.

"오늘은 여기로 가볼까?"

우량아는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

.

.

.

.

"역시 역점 앞 가게는 최고라니까."

고작 먹은 거라고는 돈까스였지만 정말 합리적인 가격에 맛을 자랑한다.

기분이 한층 업된 우량아는 콧노래를 부르며 행단보도를 건넌다. 어둠이 찾아온 8시 좀 넘은 시간. 길거리는 한산했다.

"역시 연쇄살인사건 때문에 그런가..."

오늘 아침 뉴스에서도 또 다른 피해여성의 사체를 발견했다는 뉴스를 봤다. 아버지는 채널을 돌렸지만 분명 그런 내용이었다.

"무섭긴 해도 어차피 그 미친놈이 노리는 건 여자 뿐이고."

한순간 자신이 남자라는 게 안심되는 순간이었다. 항상 다니는 골목길, 오늘 따라 짙은 어둠이 가라앉고 있다. 가로등도 몇개 없어. 으시시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늘 따라 왜이렇게 무섭냐?"

우량아는 몸을 움츠리며 빠르게 발걸음을 옮긴다.

드르르르

순간 안쪽 골목에서 들려오는 쇠끄는 소리. 우량아는 잠시 발거름을 멈췄다.

"뭐야 이소리는..."

드르르르

무언가 질질 끄는 소리다. 하지만 작은 골목 사거리에는 길고양이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거기 누구 있어요?"

우량아는 소리쳤다.

드르르 드르르

주황색 가로등이 깜박인다.

우량아는 천천히 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사거리 중 오른쪽 모퉁이에서 들리는 소리. 진한 어둠이 새어나오고 있다. 그 무퉁이 안쪽에 존재하는 소리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해 한걸음 전진했다.

두근 두근 두근

더 이상 가면 안된다.

순간 발걸음이 멈춘다. 그건 본능적인 경고. 더 이상 내딛으면 도리킬 수 없다. 그 앞에 기다리는 건, 죽음이라는 단어의 선명한 공포.

드르르 드르르

식은 땀이 흐른다. 볼 수 없다. 보면 안된다.

드르르르

순간 안쪽에서 무언가 움직였다. 그런 인기척을 느꼈다.

"윽... 으아아악"

탁탁탁

우량아는 소리를 지르며 미친 듯 달리고 있었다. 한계치에 가까운 전력질주. 정신이 들었을 때 이미 우량아는 집에 도착해 있었다.

.

.

.

.

"어제 그건 뭐였을까..."

우량아는 찝찝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선명한 공포가 되살아난다. 그런 위압감 처음이었다. 마치 자신의 목을 움켜지는 선명한 죽음의 공포.

우량아는 고개를 흔든다.

더이상 생각하면 안된다. 정신이 이상해져 버릴 것만 같았다. 그렇게 애써 생각을 떨쳐내며 발걸음을 옮긴다. 이윽코 두 갈래길이 나왔다. 어제밤 수상한 위압감을 받은 지름길 그리고 조금 돌아서 가는 길.

"역시 오늘은 조금 돌아가자."

우량아는 식은 땀을 닦으며 조금 돌아가는 길로 발걸음을 돌렸다.

삐용삐용삐용

그때, 골목길 안쪽이 소란스럽다.

"다들 물러나세요."

"세상에 이런일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골목길 안쪽에 몰려있다. 우량아는 무심결에 골목길 안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관계자 외엔 접근금지라는 노란색 테이프가 둘러쳐진 현장을 목격했다.

"아주머니들 좀 더 떨어지세요."

경찰들은 분주하게 주변상황을 통제한다.

"아주머니 뭔일 났습니까?"

우량아는 그 주변에 있던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정말 세상 참 흉흉하지. 어째서 우리 동네에 이런일이... 그 미친놈이 또 저질러 뿌꾸먼..."

"미친놈??"

"그 연쇄살인마. 말하는 거제 의구 우짜스까이 저 어린것을..."

우량아는 멍하게 사건 현장을 바라봤다. 어제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모퉁이. 그 끝을 중심으로 접근금지 테이프가 둘러져 있다.

"설마... 그럴리가..."

"성산고 학생이라고 하던데...어머 시체 나오는 구먼..."

흰색 천으로 덮은 시체라고 추정되는 물체가 옮겨져 나온다.

"다들 비키세요."

구급대원들이 구급차에 시신을 옮긴다.

"어이... 여기 있던 학생 순간이동이라도 해버렸는가이?"

아주머니는 감쪽 같이 사라져버린 남학생을 찾는 듯 두리번거린다. 우량아는 달리고 있었다. 어제 느꼈던 서늘한 죽음의 감촉에서 멀어지기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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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윽..."

우량아는 식은 땀을 흐리며 뉴스를 검색한다. 그리고 발견할 수 있었다. 성산시 xx동에서 무참하게 살해된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피해자는 안모씨로 성산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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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아는 스크롤을 빠르게 넘긴다. 사건 발생시간 오후 8시 10분 경으로 추정되며 관할지구 경찰청에서는 이 사건을 동백동 연쇄살인사건과 동일범이 벌인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어...

"8시 10분..."

분명 어제 그 골목에 들어섰을 떄가 8시 10분 경. 분명 그 소리는 살인마의...

"우량아씨"

"으아아아악!"

순간 우량아는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반아이들의 시선이 우량아에게 집중됐지만 항상있는 일인 듯 고개를 돌렸다.

"왜 그렇게 놀래십니까? 얼굴이 창백합니다만..."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 여학생.

하연서였다.

"어째서 당신이 여기있는 겁니까?"

"저는 여기 있으면 안되는 겁니까?"

하연서는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뭐... 좋아... 제게 용건이라도 있는건가?"

"잠시 친구에게 물건을 전해주러 가는 길에 들렸습니다. 오늘 어제와 같이 방과 후, 선도실로 오시면 됩니다."

"으응... 오늘도?"

우량아는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

탕!

책상을 두드리며 우량아 쪽으로 하연서는 우량아에게 다가갔다. 좋은 삼푸향기가 난다. 순간 당황한 우량아였지만 그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연서는 마치 설교라도 하는 듯 말했다.

"아직 심각성을 못 느끼고 있다니 유감입니다. 당신이 모태솔로를 탈출 하기 위해서는 수정해야 될 사항이 320개가 넘습니다. 빨리 고치지 않으면 졸업할 때까지 개과천선하지 못하고 모태솔로로 있다가 졸업할 겁니다. 알고 계십니까?"

엄청난 박력으로 우량아를 응시하는 하연서.

"으응 알겠어. 알겠으니까. 좀 떨어져 줄래."

"죄송합니다. 불쾌하셨다면..."

하연서는 거리를 벌린다.

"그말 하려고 온 거야?"

"잠깐 지나가던 찰라 들렸습니다. 용건도 끝났으니, 이만"

하연서는 담담히 그렇게 말하고 교실을 나가버렸다.

"정말 그럴 기분 아닌데 말이지..."

우량아는 그대로 책상에 엎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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