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네크로맨서가 사는 방법-180화 (180/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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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10)

댓글과 선작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됩니다.^^

드르륵 드르륵

쇠사슬 끄는 소리가 들린다.

드르륵 드르륵

그 소리는 오른쪽 코너 넘어 들리고 있다.

드르륵 드르륵

어둠 속에서 누군가를 부르듯, 울려 퍼진다. 벽 넘어 자신을 부르고 있는 존재를 확인하게 위해 다가간다.

두근 두근

심장이 미친듯이 요동친다. 좋지 않다. 정말 그 모통이를 돌면 연쇄살인마가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도망치지마! 확인해야 한다."

왠지 확인해야만 한다. 단지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망설임의 발걸음을 옮긴다.

탁 탁

발걸음이 멈췄을 때, 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량아의 긴장된 표정은 한순간 사라진다.

"뭐야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우량아는 식은 땀을 닦으며 안도한다.

단지 벽 넘어 존재하는 건 가로 막힌 골목,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싸늘한 공간일 뿐이다. 자신이 상상하던 잔혹한 살인현장이라던지, 연쇄살인마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 모두 꿈이었던 거야."

우량아는 허탈하게 웃으며 뒤를 돌았다. 그 순간 검은 그림자는 웃고 있었다. 자신의 코앞에서 단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검은 그림자 인간, 그 괴생명체는 하얀 이를 내보이며 쇠사슬로 목을 졸랐다.

"크아아악 이거 놔...!"

우량아는 있는 힘껏 저항해보지만 괴 생명체의 힘은 압도적이다. 그림자는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한 명의 목격자도 남길 수 없거든...내게 도망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귓가를 속삭이는 그림자

"커억 커억"

시야가 멀어진다. 그 남자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지면을 기어간다. 하지만 쇠사슬은 족쇄와 같이 목을 힘껏 조여온다.

"이게... 무슨..."

흐린 시야에 아무것도 없는 골목엔 여학생이 있었다. 붉은 와인 웅덩이가 선명하게 지면을 타고 흘러온다. 그 미동 없는 시체, 자신이 잘 알던 인물과 눈이 마주쳤다.

"안돼..."

우량아는 손을 뻗었지만 닿지 않는다. 마치 거꾸로 날 쳐다보고 있는 그녀, 사냥감을 도축하기 위해 피 뺴기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인가? 쇠사슬로 단단히 고정되어 거꾸로 매달려있었다.

흐리 멍탕한 눈을 한 하연서가 말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악"

퍽!

쿵!

둔탁한 타격 충격과 우량아는 눈을 떴다. 일단 자신이 살아있다는 걸 알고 있다. 침대 위에서 반쯤 떨어져 바닥에 머리를 쳐박고 있는 우량아. 어제 누운 상태에서 늦게 까지 게임을 하다 그대로 잔 탓인지, 조이스틱 줄이 목에 칭칭 감겨 목을 조르고 있었다.

"으으으윽 젠장!"

우량아는 신경질적으로 목에 감긴 조이스틱을 풀어 침대 위로 던져버렸다.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악몽의 잔상. 식은 땀을 흘린 탓인지 옷이 젖어있었다.

"졸라 불길한 꿈이네..."

우량아는 몸을 바로 잡으며 일어섰다. 꿈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리얼리티가 넘쳤다. 어제 플레이한 공포게임의 탓이겠지. 다시는 공포게임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애초에 구매를 잘못 눌러 이상한 득보잡 공포게임이 온 게 문제지만, 이미 뜯어서 환불도 불가능한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어제밤 플레이 했고 분명 악몽을 꾼 건 그 때문이다. 분명히

"연쇄 살인사건..."

분명 그 때문이라고 치부하고 싶었지만 집 근처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의 충격과 공포가 악몽을 꾸게 한 근본적인 원인이라면 원인인지도 모른다.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

우량아는 핸드폰을 집었고 메세지 작성을 눌렀다. 하지만 손은 그대로 멈춘 상태.

"어제 악몽 꿨는데 무슨 일 있어? 라고 묻기는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애인도 아닌데!"

우량아는 그렇게 소리치며 핸드폰을 닫았고... 다시 열었다... 아니 다시 닫았다.

그 동작을 몇 분간 반복하고 드디어 결심했을 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인기척을 느꼈다.

자신의 방에 들어오는 인물은 다름아닌

우연아, 누님이었다.

"뭐야! 기분 나쁘게 우량아 주제에 그것도 주말에 이렇게 일찍 일어났단 말이야?"

우연화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놀란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간단히 조깅이라도 하고 왔는지 체육복 상태. 죽도까지 대동한 상태.

"흐흐흐흐 내가 이 시간에 깨어나 있던 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우량아는 썩소를 지으며 책상 위, 자명종 시계를 확인한다.

6시를 가리키고 있는 마법소녀 디지털 시계.

우량아는 담담한 표정으로 침대로 스멀스멀 기어 올라가더니 그대로 이불을 덮고 눈을 감았다.

"뭐하냐!!"

어처구니 없는 표정을 짓는 우연화.

"시끄럽게 하지 말고 나가 삼!. 6시에 일어나다니... 미친 거 아님..."

"그래 미친 게 맞지. 왠지 내가 해야 할 일을 빼앗아간 느낌이 들었으니까. 그러니까. 다시 누워주면 나야 고맙지!"

우연화는 성큼성큼 걸어와 둘둘 말린 이불 깃을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힘껏 잡아당겼다. 그러자 이불은 미친 속도로 롤을 풀어내며 거대한 우량아 속피를 뱉어냈다.

"우기기기긱!"

퍽!

그대로 벽에 머리를 박은 우량아.

"자 이제 잠깼지. 빨리 씻고 나와라."

"이게... 이게 무슨 행패냐!!"

우량아는 코를 부여잡고 항의한다.

"무슨 행패냐니... 잠을 깨워 줬으면 고마워해야지. 그리고 누나한테 행패라니... 맞고 싶냐!"

우연화는 주먹을 쥐고 위협한다. 우량아는 쫄았는지 움찔 거린다.

"제발 날 건드리지 좀 마소... 할 일이 그렇게 없을까... 나가줘..."

우량아는 다시 이불을 둘둘 말며 번데기화 한다. 우연화는 어이없는 듯 다시 이불로 접근한다.

"너 설마 까먹은 거 아니지?"

"...."

"깨어나 돼지야!!!"

퍽 퍽 퍽 퍽

"우아아아악 그만 그만 그만!! "

죽도로 사정없이 난타하기 시작한 우연화, 그 모습은 조선시대 태형을 당하는 것과 흡사했다. 그렇게 수십 대 맞고 나서야 우량아는 이불 속에서 모습을 들어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우량아는 머리를 헝크리며 우연화를 노려본다.

"아직도 기억 못하는 것 같은데? 좀 더 맞으면 생각 날 거야!"

재차 죽도를 치켜드는 우연화.

"님 정신 나갔음? 기억났으니까. 흉기 내려놓으삼."

"어 그래? 그럼 너가 뭘 기억했는지 들어볼까?"

우연하는 식은 눈으로 날 바라본다. 무슨 기억 뭔가 약속을 했단 말인가? 애인 사이라면 '오빠 나한테 할 말 없어?'라는 유사한 자백형 패턴. 우량아의 이마에 식은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아!"

우량아는 손을 탁 치면서 책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서랍에서 무언가 꺼내, 가져왔다.

"자 이거... 까먹고 있었네. 오해할 것 같아서 말해주는 거지만 내가 가져간 거 아니다. 우연히 주운 것 뿐이니까."

우연화는 꺼림직한 표정으로 죽도로 검은 색 물체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그건 몇 일전 행방이 묘연해진 우연화 자신의 팬티였다는 것을...

"하지만 정말... 이런 걸 입다니... 쑥스러워할 필요 없어, 여자라면 누구나 승부팬티 정도는 가지고 있는 법. 하지만 이런 패턴 보다는 남자들은 끈을 더 좋아하는 데 말이야."

"꺄아아아아아! 변태새끼야! 역겨운 새끼야!!"

퍽 퍽 퍽 퍽 퍽

순간 우연화는 이성을 잃고 죽도를 내려쳤다.

.

.

.

.

"이렇게 일찍 일어나다. 우리 아들 맞냐!"

거실에서 신문을 읽고 계시는 아버지는 놀란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어... 나도 내가 신기해..."

"근데 얼굴 왜 그 모양이냐..."

"그...그런 일이 있어..."

더 이상 말했다가 변태가 될테니... 억울해도 말을 잘랐다.

"어머 우리 아들... 이렇게 일찍 어디가려고?"

"어... 강제 징용 당했어... 엄마 나 쫌 살려줘..."

"그러고 보니... 그렇구나 오늘이 그날인가... 누나 도와서 확실하게 하고."

어머니는 웃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아마 나의 구조요청 따윈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그때 방문을 열고 나온 우연화, 어느새 체육복에서 외출복으로 갈아입은 상태. 붉은 색 계열 치마, 가벼운 신상 가디건을 입었다. 저래보니까. 조금 여자다워 보인다.

"야! 준비 다 했는 거냐?"

우연하는 팔짱을 끼며 날 내려다본다.

"어..."

우량아는 힘없이 대답했다.

"살 좀 빼라 맨날 추리링이 뭐니?"

"어..."

"그리고 다음에 또 훔치면 진짜 죽일거야!"

"아니! 훔친 게 아니라 화장실에서 주운 거라고."

"그게 그거지! 아직 정신 못 차렸네. 엄마~! 저 변태새끼가 내 움..."

우량아는 전력으로 우연화의 입을 막았다.

"알겠어! 알겠습니다. 깊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고정하시지요. 누님!"

어머니는 그런 우리들을 바라보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남매가 사이가 좋네요. 역시 얘는 둘은 있어야. 화목하고 좋네요~♡"

"좀 더 화목할 수 있도록, 셋째 만들까!"

아버지는 어머니의 어깨를 주무르며 말했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안돼요! 누구보고 키우라고 하는 거죠? 전 더 이상 키울 자신이 없답니다~♡"

손가락을 튕겨 우직한의 이마에 박혔다.

둔탁한 아니 쩍 갈라지는 소리가 순간 났다고 생각한다.

"아아아아악! 이거 진심으로 진심으로 날린 아내의 딱밤!"

이마를 미친 듯이 쓰다듬고 있는 아버지. 상당히 혼돈의 아침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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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밥을 챙겨 먹고 집을 나섰다. 여느 때와는 다른 풍경. 나의 옆에 녀석이 있기 때문이다. 단발머리의 여성. 나보다 몇 살위의 여대생. 외관은 확실히 남자들이 좋아 할만한 요소를 갖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가지 간과해야 할 점은 녀석의 호리호리한 외견에는 남성보다 뛰어난 근육을 숨겨두고 있다. 도저히 일반 여성에게서 나올 수 없는 파괴적인 힘. 요컨데. 사실 누님이 아니라 형님인 건...어린 시절부터 의심해왔지만 증명할 방법이 없다. 가슴이라도 한번 만져본다면 얘기는 달라질 텐데 말이다.

"사실 정체는 실리콘 가슴을 달고 다니는 남자. 일명 보추였다는 사실을!!"

우량아는 큰소리를 외쳤다.

퍽!

"악!"

"너 진짜 미쳤냐? 갑자기 발작이라도 했냐?"

나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누님.

"크음..."

뒤통수를 문지르며 누님의 뒤를 따른다.

"기다려봐 차 가지고 올 테니까."

"차?"

그렇게 말하고 어딘가로 사라지는 우연화. 그리고 우리 집에 나타난 것은 잘 빠진 붉은 색 스포츠 카.

"뭐냐 이건..."

조금 황당한 상황에 잠시 얼빠져 있었다.

운전석 넘어로 누님은 말했다.

"뭐해 타."

"어..."

조심스럽게 조수석의 문을 열고 차에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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