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수 (5)
자신의 키를 훌쩍 넘는 긴 지팡이를 든 샤먼들이 적 진영을 이리저리 휘젓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지팡이를 거침없이 휘두르며 이민족의 어깨를 때리기도 했고, 어떤 이민족에게는 끌어안고 이마를 맞대며 무언가를 속삭이는 것 같기도 했다.
이민족들이 전투에 들어가기 전, 사기를 올리기 위해 하는 행동이었다.
그것을 본 일야관의 병사들의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각자의 부족에게 축복을 내리는 의식이 모두 끝난 것인지, 샤먼들이 전열의 맨 앞줄로 모여들었다.
그들이 알지 못할 소리를 내지르며 자기들끼리 원을 만들어 지팡이를 교차시키고 떼어 내기를 반복했다.
그러자 그들이 만들었던 원에서 안개가 꿀렁이며 솟아 나왔다.
안개는 우리가 있는 곳까지는 미치지 못하지만 일야관 아래로 자욱하게 밀려들어 오고 있었다.
이미 적들의 모습은 안개에 가려 언뜻언뜻 보이는 것이 전부였다.
어딘지 모르게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에 성 위의 병사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겁먹지 마라. 익숙지 않아 두렵게 느껴지는 것뿐, 우리의 마법보다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간단한 마법이니 마법사들은 안개로 변한 마나를 다시 불이나 번개로 변화시켜 적 마법사들이 모여 있던 곳으로 쏘아 보내라."
내 지시에 따라 마법사들이 마법을 쓰자 불과 번개가 번쩍이며 안개를 가르며 날아갔다.
안개가 조금 걷혀 드는 듯싶었으나 적의 샤먼들도 그것을 알아챘는지 안개를 더욱 자욱하게 뿌리기 시작했다.
어찌나 짙고 강렬한 안개인지 마치 안개가 일야관의 벽을 타고 오른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뇌격(雷擊)을 준비하라."
내 지시에 마법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동시에 마나를 변환하기 시작했다.
마법사 무리 주위로 몇 중의 원으로 만들어진 마법진이 떠오르며 마법이 시전되기 시작했다.
히베아의 대장벽에서 봤던 마법사들의 합동 마법을 베이카 장군에게 알려 주어 휘하의 마법사들에게 적용하도록 한 것인데, 아무래도 히베아보다는 마법사가 많은 편이고 연구를 개발할 시간과 인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때보다 안정성과 파괴력이 더 강해진 상태였다.
쿠르릉!
혹시나 내가 가지고 있는 변환 인자 때문에 마법의 위력이 약해질까 뒤로 물러나 있는 사이, 여러 번의 천둥소리와 함께 전방에 번개가 마구 내리꽂혔다.
안개가 걷히고, 다시 드러난 시야에는 적진 중간 중간이 벼락에 맞아 타 버린 모습이 보였다.
마법을 쓴 마법사들이 회복을 위해 뒤로 물러났다.
꽤나 마력 소모가 큰 마법이기에 초반부터 쓰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격돌을 앞두고 사기 진작 싸움에서 질 수는 없었다.
"인간들도 제법이네유."
"글게나 말여. 굉장헌디?"
작아진 채로 돌아가면 장로 도깨비에게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며 한동안 내 옆에 있기로 한 벼랑구른돌과 이끼위의물이 말했다.
둘은 너무 거하게 마법을 쓴 바람에 지금은 자기 방망이에 불이 붙게 하는 정도의 마법밖에는 사용하지 못했지만, 그 완력 하나만큼은 인간 어른 두셋이 우스울 정도라 내 호위 겸 해서 데리고 있는 중이었다.
"와!"
번개가 뒤집어 놓은 전장을 보고 아군 병사들이 사기가 올라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그 함성은 곧 적진에서 열광적으로 울려 퍼지는 함성에 잡아 먹혀 사라졌다.
안개가 완전히 걷히고,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적진 맨 앞에 있었던 샤먼들의 위치에 정확히 생겨난 검은 그을음이었다.
번개가 그곳에 제대로 적중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모두 타 죽었어야 할 샤먼들은 멀쩡히 무릎을 꿇은 채 열심히 지팡이를 흔들고 있었다.
샤먼들이 만든 원의 한가운데, 한 남자가 두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린 채, 왼손을 하늘로 들고 서 있었다.
그의 왼팔에는 거대한 뱀이 하나 감겨 있었다.
파직!
다시 한번 번개가 그곳을 때렸다.
남자의 팔에 감겨 있던 뱀이 입을 쩍 벌리더니 그대로 번개를 먹어 치웠다.
파직거리며 번개가 뱀의 몸 안에서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엄청난 김이 뱀의 몸과 남자의 왼팔에서 피어올랐다.
이를 본 적군의 함성이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남자의 긴 머리와 붉은 이마가 눈에 들어왔다.
-저 뱀이 영수군.
"나라드마……."
투브와 내가 말하는 것과 동시에 남자의 왼팔이 내려와 일야관을 향했다.
아니, 그의 손끝과 시선은 나를 향하고 있었다.
나는 피하지 않고 그의 눈길을 받아 냈다.
"와아아아아!"
거대한 흙먼지를 일으키며 적군이 일야관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화륵.
왼손에 불덩이를 만들어 내며 외쳤다.
"제자리를 사수하라! 놈들은 이곳에서 모두 죽는다!"
***
그렇게 시작된 방어는 일주일이 넘도록 밤낮없이 계속되었다.
손끝이 빨판과 같아서 성벽을 기어오르는 이민족, 엄청난 힘으로 적군을 관문 위까지 던져 올리는 이민족 등 가지각색 구성원들의 공세가 쉬지 않고 이어졌다.
나는 모두 다 겪어 본 일들이었지만 제국 내에서만 있었던 다른 병사들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일이었기에 크게 동요하기 일쑤였고, 그것에 대한 대응법을 알려 주고 안정시키느라 내 신경 줄도 끊어지기 직전이었다.
게다가 내가 발시안을 공격할 때, 야간에도 특임조를 만들어 운영했었던 것과 다르게 이들은 야간에도 전력으로 공격해 왔다.
이미 발이 묶인 지 몇 주가 지났으니, 아마 보급을 받지 않는 이민족 군대의 특성상 식량은 이미 동이 났을 것이었다.
저들은 일야관을 넘고 안쪽에 있는 영지들과 최종적으로는 수도를 점령해야 보급다운 보급이 주어진다고 판단했는지 죽어라 달려들고 있었다.
최대한 버티면서 저들이 머리를 돌리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나라드마가 관문 앞까지 와서 철문을 녹슬게 하려고 시도했지만 아군 마법사와 궁수들의 필사적인 견제로 걸음을 돌리게 하는 데 성공했다.
수도에서 급히 모아 보낸 병사들이 있어 교대하며 전투를 하고는 있지만, 병사들의 피로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었다.
또한 일야관 근처에 있는 샛길을 지키는 초소에도 쉬지 않고 적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어서 하루에도 수십 건의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었고, 각 초소에 나가 있는 마법사와 전령 들에게서 전해지는 정보들을 모아 어디로 병력을 더 보내고, 어디의 병력을 언제 얼마나 교체해야 할지 하나하나 다 직접 지시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나라도 어긋난다면 적들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파고들 것이 분명했다.
그 정도로 적은 잔뜩 독기가 올라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늘 있던 낮의 공세를 제외하면 밤에는 이상하리만큼 적의 움직임이 없었다.
"오늘은 조용허네유."
이끼위의물이 말했다.
그 말에 투브의 털을 빗겨 주고 있던 벼랑구른돌이 고개를 홱 돌려 이끼위의물을 노려봤다.
"조용허고 있어. 저놈이 입방정을 떨면 꼭 무슨 일이 생기구먼유."
말이 끝나기 무섭게 로하나스가 뛰어 들어왔다.
"각하! 데마 경이 보이지 않습니다."
"갈굼을 그렇게 먹었는데 나오고 싶겠어? 가만 둬,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고."
"그가 머물던 막사에도 없고 일야관 밖으로 나간 적도 없다고 합니다."
"어디 처박혀 감상에 젖어 있나 보지. 원래 남자가 나이가 차면 가끔 혼자서 울적해질 때가 있어. 몇 시간 있으면 정신 차리고 돌아오겠지."
조금 알아본 결과 일야관을 책임지고 있던 데마 오리스는 군 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수도방위병단 밖에서 근무한 적이 없었다.
순환하며 근무를 하게 되어 있는 제국군의 시스템상 매우 흔치 않은 일이었다.
군인치고 행정 사무를 보는 능력은 좋은 편이라 그 점 때문에 계속 내직에 있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했다.
여하튼 그가 입고 있는 옷은 군인의 옷이지만 속은 문관과 다를 것이 없기에, 전투가 쉴 새 없이 벌어지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여겨 보이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때 장교 하나가 밖에서 내가 안에 있냐고 물었다.
"들어와. 뭔데?"
"휴식 중에 죄송합니다. 카몰군 병사 하나가 장군께 꼭 말씀드릴 것이 있다고 합니다."
그 말에 로하나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일개 병사가 어찌 각하께 직접 온단 말이오! 지휘 체계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닌데!"
틀린 말이 아니었다.
장교도 그것을 분명히 알고 있을 터였다.
"저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만 돌아가라고 해도 중요한 일이라며 장군께 직접 말씀드려야 한답니다."
로하나스가 장교에게 무어라 말을 하려는 찰나에 내가 막았다.
"잠깐만! 카몰군 병사라고? 수도방위병단 소속이 아니라?"
"그렇습니다."
카몰군 병사라면 지금까지 내가 해 왔던 언행을 모두 겪은 자일 것이다.
그런데도 내게 직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라면 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병사를 막은 게 얼마나 되었지?"
"2시간 정도 되었습니다. 우측 8초소에서 오늘 낮까지 근무하다가 교대를 위해 일야관으로 내려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들여보내."
"각하께서 나서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로하나스가 나를 말리려 들었지만 내가 가볍게 답했다.
"나 아니면 말을 안 하겠다잖아. 별거 아니면 내가 직접 족칠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정 불안하면 네가 내 옆에 있던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장교가 병사를 데리러 나간 사이, 이끼위의물을 보고 말했다.
"어째 조용하다고 한 건 제가 아닌데 바빠지는 건 저 같네요?"
투브와 벼랑구른돌이 동시에 이끼위의물을 바라봤다.
그리고 벼랑구른돌이 말했다.
"입이 방정이유, 입이 방정. 나잇살 먹고 기냥 되는 대로 뱉으니께 말이음이 님만 피곤해지는 거 아녀."
이끼위의 물이 벌떡 일어나서 벼랑구른돌에게 소리쳤다.
"그게 나 때문에 그런 거여? 기냥 말이음이 님이 일복이 많은 겨!"
"허이구, 저거 또 되는 대로 악담허네. 너는 그냥 조용히나 있으면 본전 찾는 겨. 알겄어?"
이내 이끼위의물이 벼랑구른돌에게 달려들어 둘은 투닥거리면서 싸우기 시작했다.
-아이고, 이 망할 놈들. 1시간이 머다 하고 지들끼리 치고받네.
투브가 둘을 피해 내 옆으로 오는 사이 장교가 병사를 데리고 들어왔다.
***
병사의 말이 끝났을 때, 로하나스와 내 표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심각해져 있었다.
잠시간의 침묵 후에 내가 병사에게 물었다.
"확실해?"
"그렇습니다. 분명 사힘군과 데마 경이었습니다."
"그걸 본 사람은 자네가 전부고?"
"순찰 중에 잠시 소변을 보러 옆으로 빠져 있는 상황에서 본 것이라 저 말고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게 오늘 낮의 일이라는 말이네."
"예,"
"내게 직접 말하려 했던 이유는 뭐지?"
"만일 데마 경이 정말로 배반할 마음을 먹었다면 자기 측근에게는 귀띔을 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상관에게 보고하더라도 장군께 올라가기까지 많은 사람을 거칠 것이고, 그 과정에서 각하께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데마와 사힘군이 접촉했다는 것을 목격했다는 병사의 말은 쉬이 믿기 힘들었다.
게다가 이 병사는 카몰에서 오긴 했지만 카몰의 영민이 아니라 4군단에 배속되어 있던 병사였기 때문에 왠지 모르게 의심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몇 시간이나 나를 만나겠다고 꿋꿋이 주장했던 용기가 가상해서 일련의 확인 작업을 해 보기로 했다.
"로하나스."
"예."
"데마의 숙소에 가서 그가 있는지 확인하고, 우측 8초소에 교대하러 올라간 병사들 명부 가지고 와. 그리고 검은늑대 기사단 준비시켜. 누구에게도 티 내지 말고."
잠시 시간이 흐른 뒤, 로하나스가 명부를 하나 들고 들어왔다.
내가 그 명부를 확인하는 동안, 로하나스가 말했다.
"데마 경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수도 쪽 검문소에도 통신해 봤는데, 데마 경을 목격한 자가 없다고 합니다."
"오늘 초소에 올라간 인원들은 하나같이 기존에 일야관에서 오래 근무한 병사들과 장교들이네. 너무 아귀가 딱딱 맞아 들어가. 확인할 필요가 있겠어."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일어서며 말했다.
"아니, 직접 간다. 나와 기사단이 먼저 가서 확인한 뒤 사람을 보내도 늦지 않아. 통신 마법사 하나만 기사단에 붙여 놔."
"우측 8초소는 거리가 멀어 중개해 주는 마법사 없이는 통신 마법이 통하지 않습니다."
"중개소에 마법사 없어?"
"며칠간 마법사들이 전투에 동원된지라 최소한의 인원만 통신 중이고 대개는 전령이 오가고 있습니다."
정말 데마가 적과 내통하고 있다면 이 모든 정보가 넘어갔을 수도 있었다.
"어이! 이름이 뭐라고?"
"필리페, 필리페 예거입니다."
"좋아 필리페, 너도 간다."
"예?"
당황하는 필리페를 잡고 밖으로 나왔다.
이미 투브가 커진 채로 대기하고 있었다.
"아유! 눈치가 빨라서 이뻐 죽겠어."
-타는 건 너 혼자만이야.
깐깐하기는.
한 손에 필리페를 들고 로하나스에게 말했다.
"먼저 가 있을 테니까, 기사단 데리고 따라와. 혹시 모르니까 30분 안에 안 돌아오면 지원 병력 보내라고 전해 놓고."
"알겠습니다."
"가자."
투브가 땅을 박차고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필리페가 말했던 초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놓아주자마자 필리페는 허리를 숙이고 격하게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온 것을 확인한 초소에서 병사 몇이 나왔다.
"장군께서 무슨 일이십니까?"
"데마 경이 안 보이는데 혹시나 이곳까지 마실 나온 게 아닌가 싶어서."
"글쎄요, 저희는 보지 못했습니다. 설령 그랬더라도 사람을 보내시면 될 것을……."
"이곳에서 목격되었다는 보고가 있어서 말이야."
"저희는 모르는 일입니다."
"그런가? 보고가 잘못되었나 보군."
나는 초소의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여기까지 온 김에 방비가 잘되어 있나 한번 보고 가야겠어."
내 뒤에 남아 있던 병사들이 부스럭대는 소리가 났다.
"죽어!"
그들이 검을 꺼내 들고 나를 향해 찌르려는 것이 느껴졌다.
간단하게 몸을 돌려 놈들의 얼굴에 불덩이를 한 방씩 먹여 주었다.
초소 안쪽에서 데마가 몸을 후다닥 피하는 모습이 보였다.
목책들로 막혀 있어야 할 외부로 통하는 길이 어떤 장애물과 벽 없이 개방되어 있었다.
그리로 제국군 군복을 입은 집단이 올라오고 있었다.
현재 밖에 나가 있는 아군은 없으니 저것은 사힘군일 것이었다.
"이 쥐새끼 같은 놈! 아군을 배신해!"
검을 뽑아 들고 몸을 날려 데마의 목과 몸을 분리해 버렸다.
그에게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는 궁금하지 않았다.
지금 내 눈앞에서 배신하려 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초소에 있던 병사들이 나를 향해 무기를 꺼내 들고 달려들기 시작했다.
아래에서는 사힘군이 속도를 더해서 이곳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일야관 쪽에서도 큰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다시 적의 공세가 시작된 모양이었다.
'젠장, 로하나스 말처럼 기사단만 이쪽으로 보낼걸!'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이곳이 아니라 일야관 위였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당장 이곳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다른 이들을 믿는 수밖에는 없었다.
오른손에 들고 있는 검에 오러를 밀어 넣고 왼손에 마나를 모았다.
"다 죽여 주마. 배신자 새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