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화 Chapter 16: 쩐의 전쟁 (2)
「적립된 후원금이 일정 금액을 넘어서, [자본주의] 버프 등급이 상승합니다!」
「현재 [자본주의] 버프 등급: [0단계] → [3단계]」
「[자본주의] 버프 등급이 증가하여, 사용할 수 있는 권한 개수와 등급이 증가합니다.」
「현재 적립된 금액 중 일정 금액을 소요하여 다음과 같은 효과를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
[미리보기 결제] [1단계] - 「100G」
[개연성 무시] [5단계] - 「500G」
[행운 매수] [0단계] - 「3000G」
+
[미리보기 결제] [1단계]
미리보기 분량을 결제합니다.
현재 등급에 따라서 결제할 수 있는 편수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개연성 무시] [5단계]
일부 개연성을 무시합니다.
현재 등급에 따라서 무시할 수 있는 개연성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행운 매수] [0단계]
행운을 매수합니다.
현재 등급에 따라서 매수할 수 있는 행운의 효과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
‘성공했다.’
그리고 그 기쁨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단숨에 뛰다 못해 날아오른 [자본주의] 버프의 등급.
하긴, 금액이 금액인 만큼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거기다가 [자본주의] 버프 등급이 상승하면서 생겨난 또 다른 권한.
‘행운 매수라…….’
어째 이름이 조금 저렴한 감이 없잖아 있었으나, 오히려 그렇기에 그 효과는 상당히 직관적으로 보였다.
비록 아직 써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말 그대로 행운을 돈으로 매수하는 권한일 터.
그렇다면 그 쓰임새는 무궁무진했다.
‘뭐, 복권 사는 데 쓰지는 못하겠지만.’
그때였다.
그렇게 실없는 생각에 잠겨 있는 나를 [독자]들의 성화가 깨운 것은.
「대다수의 독자가 또다시 혼자만의 세계에 빠진 당신에게 어서 일어날 것을 요구합니다!」
「정신과 의사를 자처하는 한 독자가 당신에게서 [수면장애]를 의심합니다!」
그 말대로, 이제 슬슬 직접 행동에 나설 때가 된 것도 사실이었다.
‘우선, 발은 묶었다.’
녀석이 가지고 있는 [후원금]이 몽땅 사라졌다면, 더 이상 [개연성 무시]를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해질 터.
그 이야기는 나에게도 이제 어느 정도의 시간이 생겼다는 의미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여유를 부릴 수는 없는 법.
서두를 방법이 있다면 서둘러야 했다.
“아자토스.”
내 부름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아자토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연기가 내 전신을 감쌌다.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아자토스의 형상에 리안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리며 뒷걸음질을 쳤다.
“뭐, 뭐야?”
“괜찮아.”
“그, 그건 대체…….”
“다녀올게.”
아자토스의 능력은 현실 조작.
하지만 그 역시도 한계가 있어서, 객관적으로 보아도 터무니없는 일까지는 아직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자토스 혼자만의 힘을 발휘할 때의 이야기였고, 내가 힘을 보탠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개연성 무시]를 사용하였습니다!」
「[500G]가 소요됩니다!」
이제 [5단계]에 이른 [개연성 무시]의 힘.
그것에 더해진 아자토스의 능력은 더 이상 일개 호문쿨루스의 힘이 아니었다.
[끼이잇!]
아자토스의 울음소리와 함께 눈앞의 시야가 서서히 뒤바뀌기 시작했다.
황궁 내부의 풍경에서부터 광활하게 펼쳐진 초원으로.
「대다수의 독자가 갑작스럽게 바뀐 풍경에 주목합니다!」
「탐정을 자처하는 한 독자가 공간의 제약마저도 넘어선 ‘아자토스’의 힘에 경악합니다!」
이것은 마법과는 명백하게 달랐다.
제아무리 루라고 할지라도,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베른을 찾아서 좌표도 모르는 그 장소로 이동할 재주는 없었으니까.
비록 이곳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한 가지 확실한 것만은 있었다.
바로 이곳에, 내가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는 사실.
그와 함께 어느새 내 눈앞에서 얼이 빠진 표정을 지은 한 시선이 나타났다.
“……애송이?”
여전히 꼬장꼬장한 눈매.
어느새 다시금 그의 등 뒤에 질질 끌리듯이 매달려 있는 쟁기.
그게 누구인지는 굳이 확인해 볼 필요도 없었다.
“베른.”
내 부름에 그 야비하기 짝이 없는 눈매가 꿈틀거렸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오랜만에 만난 과거의 동료에 대한 반가움 따위가 아니었다.
“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냐?”
의심이 가득 묻어나는 목소리.
모르긴 몰라도, 나와 헤어져 있는 동안 그 역시도 내적으로 무언가 바뀐 듯 했다.
“진격을 멈추세요. 당신은 아직 서쪽의 마왕과 만나서는 안 됩니다.”
“또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군. 내 성검이 없어진 것도 그것과 관련된 건가?”
……아무튼, 눈치 하나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수준이라니까.
“맞습니다.”
“네 짓인가?”
그 순간, 베른의 전신에서 당장이라도 나를 베어 버릴 것 같은 기세가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용사의 힘.
비로소 본래의 주인에게 되돌아온 그 힘의 위력은 디오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수준이었다.
“그랬다면 좋았겠지만, 아닙니다.”
내가 가볍게 부정하자, 마치 폭풍처럼 몰아치던 그의 기세가 순식간에 사그라졌다.
“그래, 그럴 이유가 없긴 하지. 그렇다면 네가 방금 얘기한 서쪽의 마왕 쪽인가?”
“맞습니다.”
“……도대체가, 믿을 수 없는 일들이지만 이미 일어났으니 도저히 믿지 않을 수가 없군. 다름 아닌 내 손에 잡혀 있던 성검을 대놓고 가져가다니…… 도대체 너희들의 정체가 뭐냐?”
“하이디에게 물어보시죠.”
반은 반이라는 깔끔한 대답이 들려올 테지만 말이다.
가볍게 농담 삼아 건넨 말이었건만, 어째 베른의 표정이 조금 이상했다.
“……하이디? 그래, 맞아. 그런 아이가 있었지. 왜인지 모르게 잠시 동안 잊고 있었던 기분이야.”
“너무한데요. 그래도 한때나마 같이 여행했던 사이인데.”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반의 고향마을에 있던 사람들이 보였던 반응을 생각했을 때 그것은 베른이 하이디에게 일어났던 [설정]의 균열을 조금이나마 눈치채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정말인지, 조금도 방심할 수 없는 상대가 아닐 수 없었다.
“나중에 직접 만나게 되면 사과하지. 그런데 서쪽의 마왕이 내 성검을 가져갔다니? 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라.”
“제가 말했었죠? 용사 디오와 서쪽의 마왕이 손을 잡았다고.”
“그래…… 그랬었지. 하지만 그건 용사 디오를 잡아내기 위한 네 계략에 불과했을 텐데?”
「다수의 독자가 등장인물, ‘전대 용사 베른’의 예리한 발언에 주목합니다!」
「당신의 행보를 지켜봐 온 한 독자가 치밀했던 당신의 계략을 읽어 낸 ‘베른’의 총명함에 감탄합니다!」
……거기까지 읽어 냈다고?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는 굳이 부정할 필요가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랬었죠.”
“그랬었다? 지금은 아니라는 것처럼 들리는군.”
“성검이 다시 디오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그렇겠지. 그걸 쓸 수 있는 인간은 이 세상에 나와 녀석뿐이니까.”
알면서도 떠보셨다 이거군.
아무래도, 조금 안 본 사이에 뱃속에 능구렁이가 몇 마리는 더 불어난 모양이었다.
“네 말은, 서쪽의 마왕과 디오 녀석이 정말로 손을 잡았다는 건가?”
“그런 셈이죠. 제 용건은 간단합니다. 지금 당장 서쪽의 마왕을 향한 진격을 멈추세요.”
“내가 왜?”
“성검이 없는 당신은 그들을 이겨 낼 수 없습니다. 지금 찾아가 보았자 기껏 되찾은 용사의 힘만 잃어버릴 뿐. 결국 모든 것을 잃을 겁니다.”
“그렇다면 성검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더욱 가야겠군.”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
어찌 되었건, 지금 내 입장에서는 용사의 힘을 되찾은 디오가 마왕을 죽이는 거나 성검을 되찾은 베른이 마왕을 죽이는 거나 둘 다 아웃이었다.
그 말은 즉,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말이었다.
“지금 약속한다면, 제가 대신해서 책임지고 당신의 성검을 되찾아드리죠.”
“나한테는 위험하다더니?”
“그들의 목적은 제가 아니니까요.”
“글쎄? 서쪽의 마왕이라면 몰라도, 디오 녀석이라면 지금쯤 너에게 이를 갈고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내 반응을 살피듯이 흘기는 눈.
명백하게 나를 떠보는 수작이었다.
“떠보기는 그만하시죠.”
“그럴까? 그런데 이렇게 마냥 네가 주는 먹이를 넙죽 받아먹기에는 탐탁지 않은 게 너무 많아서 말이야.”
베른이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네가 오해하는 게 있는데, 내가 서쪽의 마왕을 찾는 이유는 그를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야.”
“그렇다면 왜죠?”
“내가 말해야 하는 건가?”
그 꼬장꼬장한 성격이 어딜 갔나 했다.
“싫으면 말던가요.”
“확인해 보고 싶은 것이 있어.”
「불효자를 자처하는 한 독자가 등장인물, ‘전대 용사 베른’의 청개구리 같은 면모에 몸을 움찔합니다!」
아무튼…… 성격하고는.
“어쨌든, 그게 무엇이든 간에 다음으로 미뤄야 할 겁니다. 지금은 시기가 좋지 않아요. 제가 성검을 되찾아오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보시죠.”
“네가 허튼소리 할 놈도 아니고. 그러지 뭐.”
지금까지의 끈질긴 대화가 허무할 정도의 깔끔한 승낙.
베른의 성격이 얼마나 꼬장꼬장한지에 대해서 보여 주는 대목이 아닐 수가 없었다.
「다수의 독자가 결국 승낙할 거면서 끈질긴 밀당으로 모두의 진을 빼놓은 ‘전대 용사 베른’의 성격에 불호를 표합니다!」
「중견기업 사원을 자처하는 한 독자가 ‘전대 용사 베른’의 모습에서 꼬장꼬장한 과장님의 모습을 겹쳐 보며 몸서리를 칩니다!」
「등장인물, ‘전대 용사 베른’의 [꼰대] 성향이 증가합니다!」
“먼저 황궁으로 돌아가 있으세요. 성검을 되찾으면 제가 직접 갈 테니.”
“그러지.”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뒤돌아선 베른의 모습.
그 미련 없는 모습에 어째 손해를 본 기분까지 드는 것 같았지만, 어차피 내가 얻어내야 할 것은 이쪽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상관없었다.
마침내 베른의 모습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진 후.
그제야 내가 가볍게 몸을 풀었다.
「[개연성 무시]를 사용하였습니다!」
「[500G]가 소요됩니다!」
그와 함께, 내 손에서 그 찬란함을 드러내기 시작한 성검 다이베른의 모습.
비록 내가 그것을 직접 뽑아서 휘두를 수는 없었지만, 검집에 연결된 끈 끄트머리를 잡고서 드는 것 정도는 가능했다.
내가 여전히 성검에 묶인 끈 끄트머리를 잡고서는 마치 누군가를 조롱하듯이 그것을 흔들었다.
‘자, 이제 어쩔 거냐.’
이것은 연출이었다.
오래간만에 나타난 호구에게 잔뜩 빨아먹기 위한, 그런 연출.
그리고 예상대로 호구가 그 미끼를 덥석 무는 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장물을 자랑하듯이 흔드는 당신의 악덕함에 분노한 회장님이 ‘서쪽의 마왕’에게 다시 한 번 막대한 후원금을 전달합니다!」
거봐라.
내가 살며시 미소 지었다.
“또 왔네?”
내가 리안에게 해 주었던 옛날이야기에는 슬픈 후일담이 있다.
그게 뭐냐고?
그야, 뻔하지 않겠는가.
「[개연성 무시]를 사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