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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신세계(완결) (200/200)

미지의 신세계(완결)

센트럴 타워 26층, 진수의 사무실.

“지난 몇 년간의 이카로스그룹의 폭발적인 성장은 가히 놀라울 따름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중동 지역에 태양광 발전소들을 건설하고 전기차 인프라를 건설하며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는가 하면,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신성자동차와 전기차를 공동 생산하며 테슬라를 누르고 전기차 매출 세계 1위를 차지하였다. 한류 드라마는 이카로스 전체 사업에 비하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카로스그룹의 계열사인 드림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들은 아시아 지역에 가장 유명한 한국의 수출품인 것도 사실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약간 낯설지만 이카로스조선은 초호화 요트를 생산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요트 제작업체고 특히, 초대형 요트 분야에서는 수주량 1위를 지키고 있다. 거기에 원자력 발전소의 잇단 폐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전력 공급에 문제가 없는 것은 이카로스그룹이 운영하는 이동식 해양태양광발전소 덕분이다.

그리고 이카로스그룹의 가장 놀라운 분야인 리조트 사업과 메타버스 관광사업은 최근 이카로스그룹이 대중들에게 가장 강렬하게 인식이 되게 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메타버스를 이용한 관광상품은 처음에는 업계의 관계자들에게 비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쇼펜하우어의 격언대로, 처음에는 비웃음을 당했고 두 번째로는 부정적인 견해가 대다수였지만 이제는 마지막의 3단계에 도달했는지 이제는 메타버스를 이용한 관광사업은 모두가 유망한 미래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지에는 이 모든 놀라운 사업을 창조해낸 전도 유망한 사업가인 최진수 회장의...”

“왜 멈추는 거예요? 계속 읽어봐요.”

윤아영은 잠시 나를 쳐다보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못 읽겠어요. 설마, 이 기자에게 뇌물이라도 먹인 거예요. 완전히 회장님을 칭송하는 기사잖아요. 솔직히 내가 아는 아주 가까운 사람에 대해서 이런 기사가 나오면 뭐랄까? 닭살이 돋는다고나 할까? 좀 그렇다고요.”

“하하, 기자들에게 뇌물이라뇨? 그럴 이유도 없고요. 나에 대해서 좋게 봐주는 기자들도 많이 있죠. 저도 나름 인기 스타 아닙니까?”

김현석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이카로스그룹의 전성기가 열린 셈이었다.

물론, 이카로스그룹에서 특혜를 바라고 김현석에게 그런 것을 원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단지 김현석 대통령의 미래 발전 계획과 이카로스그룹의 사업 영역이 공유되는 부분이 많았던 것이다. 또, 막 성장하는 신성장 사업이라는 특성상, 한국 정부의 지원 아래 이카로스그룹도 급성장이 가능했고 이카로스그룹의 성장과 발전이 한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 셈이었다.

물론, 모든 사업이 그렇지만 저절로 되는 것은 없어서, 하나하나, 하루하루, 매번 어려운 난관의 연속이었고, 그렇게 새로운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는 나날이 반복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루하루는 고되었지만, 몇 년이라는 시간은 어느새 훌쩍 지나가며, 마치 마법처럼 이카로스그룹의 각 분야의 사업들이 모두 세계적인 수준으로 급성장을 하게 된 것이다.

마법이 존재한다면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마법은 역시 시간이 아닐까?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은 멈춰버릴 것이다. 그것은 죽음의 세계인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작동하며 세상은 변화하고 발전하고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다.

하루하루의 시간은 그 변화가 느리기 때문에 일상에서 어떤 변화를 감지하기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고, 십 년이 된다면, 지나간 세월의 흔적들과 거대한 변화가 얼마나 놀라운 마법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놀라운 일이군요. 이카로스그룹이 지난 5년 동안 이룬 엄청난 성과들 말입니다.”

윤아영이 읽고 있던 기사는 이카로스그룹에 대한 기사라기보다는 김현석 대통령의 임기를 마무리하는 특집 기사로 그 중에서 경제분야를 다룬 부분이었다. 김현석 대통령의 재임 중에 차세대 모빌리티 사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의 첨단 사업들로 두각을 나타낸 이카로스그룹의 성공을 김현석 대통령의 업적에서 빼놓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게요. 5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저야, 드라마와 영화를 계속 만들고 아이돌 그룹도 키워내고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었다고요.”

“그건 나도 마찬가지예요. 윤아영 씨는 한 분야에만 집중하고 있었지만, 난 여러 가지 사업을 하러 세계를 누비고 다녔으니까요.”

지난 5년이 정말 바쁜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실패도 많았고 시간 낭비가 되었던 일들도 많았고, 대중에게 비난도 받았지만, 원래 기업을 운영하는 일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다.

앞에서 새로운 사업을 창조하고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라는 것은 외롭기도 하고 동시에 즐거운 여행과도 같다.

매번 좋은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것을 경험한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다.

진수도 지난 5년간 도전했던 여러 가지 사업들에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그 중에 가장 성공을 거두며 이카로스그룹에게 가장 큰 수익을 가져다 준 분야는 단연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이카로스이노베이션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이전에도 배터리 사업은 유망하다는 평가였지만, 유럽 연합을 중심으로 탄소저감 정책이 더 강화되고, 실제로 내연기관 자동차들의 판매금지 시기도 다가오면서 전기차로의 대전환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거대한 흐름이 만들어지고, 쇼펜하우어의 말대로, 내연차가 없어지고 전기차가 모든 자동차를 대체하게 될 거라는 것에 대해서 냉소적이었던 사람들도 차츰 전기차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초기의 비웃음과 중기의 부정 단계를 지나 세상은 비로소 새로운 변화, 전기차의 시대, 탄소중립의 시대,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의 시대에 맞게 된 것이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일어난 변화는 엄청난 것이었고, 이카로스그룹의 거의 모든 사업들은 진실의 3단계를 빠르게 스쳐 지나간 셈이었다.

비웃음에서 부정, 그리고 자명한 진실로 믿게 되는 데, 5년이 채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이카로스그룹이 건설한 해양발전 시스템을 더 이상 의심하지 않는다. 메타버스 관광을 즐기는 사람들도 괴짜들이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이 많다.

전기차는 이제 어디서나 충전이 가능한 충전스테이션을 볼 수 있다. 규격에 상관없이 자동으로 충전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충전스테이션에 차를 주차하기만 하면, 로봇들이 자동으로 전기차를 충전시켜 주고 있었다.

급속 충전으로 시간도 크게 단축이 되기도 했고 그럼에도 과거의 가솔린을 채우는 시간보다는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사람들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는 순간이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전기차의 급속충전 시간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그런 식으로 한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더 빨리,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신성자동차를 중심으로 한국 자동차 회사들이 노사협약을 통해 빠르게 기존 생산라인의 인력을 감축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기술의 진보나 배터리 성능을 향상보다 더 놀라웠던 기적은 바로 자동차 회사들의 강성노조들이 전기차로의 전환을 받아들이며 인력 감축에 동의한 것이었다.

물론, 다른 인센티브가 충분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떤 인간이든 무조건적인 양보를 해주는 경우는 없으니까 말이다.

어쨌든, 전기차 산업으로 대전환에서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인력 감축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한국 공장에서도 전기차 대량 생산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이카로스이노베이션과 신성자동차의 연합으로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미국의 테슬라나 전기차 분야의 강자라고 할 수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등과의 경쟁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에 비해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집착하던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유럽연합의 하이브리드 규제로 자동차 산업이 붕괴 직전까지 몰리게 된다.

일본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주장하던, 내연기관 자동차 규제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제외하는 문제가 결국 유럽연합의 거절로 무산이 된 것이다.

뒤이어 미국에서도 완전한 전기차로의 전환을 내세우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시대는 결국 막을 내리게 된다.

그와 함께, 전기차 개발을 등한시하고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수소차에 사활을 걸었던 일본 자동차 산업은 대몰락을 길을 걷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일본 자동차 산업의 몰락을 옆에서 보며 최대의 수혜를 입은 것은 역시 한국의 자동차 산업과 배터리 사업을 이끌어가던 이카로스그룹이라고 할 수 있었다.

윤아영이 뉴스 기사를 읽어주고 다시 나가자, 진수는 텅 빈 사무실에서 천천히 눈 아래로 펼쳐지는 도심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이제, 배터리를 중심으로 전기차를 비롯한 모빌리티 사업에서는 큰 성과를 만들어 낸 셈이었다. 전기차 배터리가 지금으로서는 주력이지만, 태양광이나 드론형자동차들도 점점 성과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로는 뭔가 부족한 것 같았다. 진수는 고개를 들고 멀리 하늘을 바라보았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를 몰아내고 새로운 주류가 된 것에는 지구의 환경문제가 큰 역할을 한 셈이었다.

진수는 이제 세계적인 대기업을 움직이는 글로벌 기업의 수장이 되었지만, 그런 개인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미래라는 것을 생각하면 불안함을 감출 수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기술의 발전과 경제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온난화 같은 기후변화는 지구에 큰 영향을 주고 있었다.

유럽연합이 내연기관차를 규제하고 탄소중립을 전세계에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 그리고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탄소 저감을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었지만,

진수의 생각에는 이미 모든 것이 늦어버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어쩌면 세상은 조만간 감당하지 못할 대재앙의 길목에 들어서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리고 이제 지구의 환경을 위해 뒤늦게 탄소를 줄이는 일 정도로는 문제를 해결을 할 수 없다는 느낌적인 느낌도 들고 있었다.

그리고 진수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새로운 아이디어는 지구 외에 다른 행성으로의 이주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광대한 우주를 탐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설사, 화성 같은 새로운 행성에 우주선을 보낸다고 해도 그걸로 화성에 인간이 당장 들어가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서, 과거에 스티브 잡스도 화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과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테라포밍을 통해 화성을 지구와 같은 행성으로 만드는 것은 100년 안팎을 사는 인간에게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인류는 이제는 멸망을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해마다 올라가는 기온은 지구의 환경을 전에 경험하지 못한 위험한 상태로 몰아가고 있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지구의 온난화가 지구에 치명적인 결말을 가져올 것은 확실해 보이고 있었다.

그렇다고 화성으로의 이주는 뭔가 비현실적이다. 한 두 명도 아니고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을 화성이나 아니면 다른 더 먼 행성으로 이주시킬 방법은 물리학적으로 찾기 어려운 것이다.

결국, 진수의 새로운 해결책은 메타버스였다. 가상의 세계 메타버스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것이다.

가상의 세계 메타버스에서 무엇이 가능할까? 단지 게임 같은 것은 아닐까? 하지만 메타버스가 한 가지 주는 가능성은 좀 더 적은 자원을 가지고도 인간들이 만족스러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인간들은 부족한 자원의 해결을 위해서 스스로 육체의 활동을 포기하고 메트릭스 같은 메타버스의 세계로 이주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영화에서와는 달리, 기계에게 강제로 포로가 되어서가 아니라, 인간 스스로의 선택으로 거대한 매트릭스, 메타버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물론,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은 없었다. 어쩌면 메타버스보다는 진짜 화성을 개발하는 쪽이 더 좋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난 5년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미래에는 여전히 미지의 신세계라고 할 수 있었다.

진수는 가보지 않은 미래를 위해 다시 선택을 해야 했다.

오랜만에 진수는 행운의 과자병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과자를 하나 집어들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열어본 행운의 과자에서는 뭔가 희망적인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미래의 행운을 위해 진수는 천천히 과자를 씹어보았다. 그렇게 어딘지 미래의 희망과 불안이 뒤섞인 미묘한 고소함이 사라진 뒤에 입안에 이물감이 느껴졌다.

“이건 뭘까?”

전화번호였다. 누구의 번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은 진수의 미래, 아니 세상의 미래를 바꿀 새로운 모험의 시작인지도 몰랐다.

진수는 종이에 적힌 번호를 눌러보았다.

-감사합니다-

@k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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