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화
“야 저 돼지 새끼, 다혜 선배한테 완전히 눈이 돌았다.”
은수가 그녀를 데려가는 일진들을 보고 정훈에게 말했다.
‘그래, 미친 박다혜가 우리 고등학교 선배였지.’
여신처럼 예쁜 얼굴에 공부도 탑 클라스.
서울지검 미친년, 검사 박다혜.
조폭 와해가 전문이고 특기는 재벌 감방 보내기.
그리고 취미가 정치인 구속이었던 그녀.
연예인 뺨치는 외모 때문에 팬클럽이 있었던 검사.
정훈과는 다른 길의 정점에 있던 여인이었다.
정훈은 왜 그녀를 기억하고 있는지 의문스러웠다.
‘검사가 된 그녀를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그때 지난시절 순수했던 조용한 소년의 기억이 정훈의 눈앞에 그려졌다.
무기력하고 지루한 청소년기.
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 나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내 첫사랑이었다.
뭐 진지한 것보다는 약간 연예인 같이 좋아했던 게 다였다.
지난 생에는 그저 보고만 있었다.
스스로 다가갈 수 없는 존재라 한정시켰다.
이제 와서 다가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정훈의 머릿속은 할머니에게 다가갈 방법을 생각하기에도 벅찼다.
다른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그녀의 유일한 손자로 인정받는 것이었다.
지금은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박다혜를 데려가는 선배들의 표정이 심상찮았다.
정훈은 왠지 모를 불안감이 들었다.
기억을 곰곰이 떠올렸다.
3학년에 오르기 전에 박다혜 선배는 서울로 전학을 간다.
왠지 오늘은 그냥 지나치면 안될 것 같은 불안함을 느껴졌다.
“은수야, 괜찮을까? 안 도와줘도 돼?”
“괜찮아. 맨날 저래. 고백하고 차이고 고백하고 차이는 거지…….”
은수가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야, 오늘은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아”
“야 가자. 괜히 휘말리면 피곤해져. 2학년이잖아.”
은수는, 다 좋은데 겁이 조금 많다.
연약하게 생겨서 귀신도 무서워하고 겁도 많지만 뚜껑이 열리면…….
은수까지 끌어들이기는 뭐하니 혼자서 해결할 수 있었다.
수가 많아도 어차피 다들 별 볼 일 없는 놈들이었다.
“은수야 나 화장실 좀 갔다 올게.”
정훈의 말을 들은 은수가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약 빨았냐? 왜 안하던 짓을 하려고 해? 하지 마.”
겁이 많아서 그런가 눈치가 귀신이다.
“안 해. 그냥 궁금해서 그래. 먼저 가 있어. 알잖아. 오늘 할 일은 내일로 미루고 다가오는 시련은 피한다. 내 인생 모토잖아”
“뭔 개소리야!”
은수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아, 실수했다. 25살 때 좌우명이다.
“개소리하지 말고 화장실만 갔다 와.”
“알았어.”
정훈의 대답에 안심했지만 여전히 의심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새해 들어 조금은 달라진 듯한 낯선 느낌.
좋게 말하면 한층 성숙한, 나쁘게 말하면 아저씨나 꼰대 같은 느낌.
평소에는 절대 나서지 않고 방관만 했던 정훈이 좀 더 적극적으로 변했다.
심지어는 중학교 1학년 이후 손 놓았던 공부를 다시시작하기도 했다.
정훈의 변화가 매우 신경 쓰였다.
적극적인 삶의 태도가 고아들에게 얼마나 위험한지 은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같은 처지의 윤정훈도 모르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는 변화하고 있다.
그런 변화가 내심 좋으면서도 불안했다.
은수는 낯선 불안함과 함께 교실로 돌아갔다
체육관 창고에서 아이들이 하나둘 바퀴벌레처럼 기어 나왔다.
하지만 박다혜와 김현수는 보이지 않았다.
느릿한 걸음걸이로 본관으로 들어가는 아이들.
윤정훈은 조심스럽게 창고를 향했다.
체육관 뒤편으로 걸어가 창고의 조그마한 창문 아래로 다가갔다.
머리보다 높이 있는 조그마한 문.
다행히 저기 낡은 의자가 있었다.
고등학생이 심각한 범죄 행위를 하진 않을 것이다.
그래도 혹시 모른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 조용히 감시만 하자.’
의자를 밟고 올라섰다.
조심스럽게 머리를 들어 올려 유리창 너머를 확인했다.
바닥에는 정신을 잃은 채 쓰러진 다혜 선배가 있었고 김현수가 그녀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저 미친 새끼가 지금 뭘 하는 거야?’
***
더러운 욕망이 이글거리는 김현수의 눈길이 바닥에 쓰러진 박다혜의 몸을 보았다.
방해꾼은 아무도 없다.
잘만 하면 오늘 다혜를 자신의 여자 친구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1년 동안 구애를 했는데 이제 기회가 왔다.
“흐흐흐…….”
김현수는 더러운 욕망의 웃음을 지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다혜 곁으로 조금씩 다가갔다.
온몸에 통증이 밀려왔다.
‘미친 돼지 새끼, 죽여 버리겠어.’
박다혜는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지만 머리가 너무 아팠다.
눈을 떴을 땐 눈앞에 돼지새끼 김현수가 자신을 보고 웃고 있었다.
점점 다가오는 그를 보자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저, 저리 가…….”
정신을 차린 박다혜가 김현수를 피해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꺅”
“너무 콧대가 높은 거 아니야? 나 정도면 니 옆에 있을 만한데, 크크크”
“꺼, 꺼져 더러운 변태새끼야.”
“뭐? 이게 좋은 말로 하려니까…….”
굳어진 얼굴의 김현수가 커다란 손을 허공으로 치켜 들었다.
창문으로 지켜보고 있던 윤정훈은 재빨리 창고 문 앞으로 갔다.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박다혜를 구해야 한다.
문제가 커질 것 같아 걱정이 되긴 하지만 여기서 뒤로 빠질 수 없다.
그녀는 나중에 검사가 된다.
지금 구해서 마음의 빚을 만들어 놓으면 나중에 도움이 될 것이다.
거기다 저 저팔계도 조만간에 정리할 생각이었다.
저놈의 악행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었다.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도 전쟁 같은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힘든 게 고아다.
그런데 갖은 패드립과 괴롭힘으로 희망을 짓밟고 절망을 심는 놈은 싹을 잘라야 한다.
표현이 고급스럽진 않지만…… 일타쌍피, 일거양득!
“꽝”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기세가 절반 이상인 고등학교 싸움.
저팔계의 기세를 무너뜨려야 한다.
어차피 상대가 안 될 것이지만 고개를 들지 못하게 해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미친 씹 돼지가, 그만하지.”
“뭐? 저게 돌았나? 야 윤정훈 오늘 약 먹었어? 왜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래?”
한 번에 끝내자.
인생은 어차피 한 방이다.
지난 생에 한 번 칼질당했던 불편한 다리가 훨훨 날 듯 가벼웠다.
힘과 파워를 모두 발휘할 수 있는 발차기로 제압해야 한다.
- 퍼억
김현수의 벌려진 다리 사이를 가로지르며 올라가는 다리.
끝에서 있는 알사탕 두 개를 가루로 만들 만큼 빠른 속도였다.
“흐으윽”
짧은 신음과 함께 비계 덩어리 몸이 찌그러지듯 구겨졌다.
꼼짝도 못한 채 온몸을 웅크린 채로 고통스런 신음만 내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만하라고 할 때 그만해야지.”
엎드린 녀석의 머리통을 발로 날렸다.
옆으로 쓰러진다.
발로 더 이상 꿈틀대지 않을 정도로 잔인하게 짓이겼다.
기절하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로 밟았을 때 항복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해, 정훈아 내가 잘못했어.”
축 늘어져 바닥에 쓰러진 녀석.
경험이 없었다면 이대로 끝났겠지.
하지만 내 불편했던 왼발이 준 교훈은 ‘시작을 했으면 완벽하게 굴복시켜야 한다’였다
그때의 우유부단한 타협이 왼발을 못 쓰게 만들었었다.
다시 한 동안 돼지의 머리와 온 몸을 사정없이 짓이겼다.
꿈틀댈 힘도 없던 김현수는 죽을힘을 다해 겨우 입을 열었다.
“사, 살려 줘”
그의 말에 윤정훈이 김현수를 보았다.
돼지의 눈에서 죽음의 공포를 보았다.
그제야 잔인한 구타를 멈추었다.
“앞으로 원생들 괴롭히면 죽는 거야. 알겠지? 본성이 어떤지 알 수 없지만 최대한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행동해. 안 그러면…….”
김현수는 바닥에 널브러진 채 고개만 끄덕였다.
“알아. 제발 살려 줘.”
“오늘일은 아무도 모르는 게 낫겠지?”
“어, 어…….”
김현수가 두 손을 싹싹 비비면서 살려 달라 애원했다.
그에게 죽음의 공포를 심었다.
앞으로 나에게는 절대 대항하지 못할 것이다.
“그만 가…….”
죽기 직전의 돼지가 느릿느릿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
박다혜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김현수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죽은 듯이 몇 번을 꿈틀대다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진짜 죽은 건 아니겠지, 더러운 새끼…… 죽어 버려.’
고개를 돌려 옆에 선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조명 때문에 음영이 져 잘 보이진 않았다.
한참을 보았을 때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는 정은수의 절친 윤정훈이었다.
‘어떻게? 세상 귀찮은 얼굴로 학교를 다니던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정은수 우리 학교 킹카에 싸움짱. 공부도 뒤에서 1등.
이 세상에 말 타고 환생한 고아.
왕자처럼 부티 나는 얼굴과 가녀린 몸매.
불우한 성장 환경.
얼굴과 어울리지 않는 싸움 실력.
이 도시에서 정은수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우리 동네 아이돌이라 불릴 만큼 인기 있는 존재.
하지만 여자에겐 특별히 관심이 없어서 돌보다 못한 존재로 쳐다본다.
그 옆에 항상 있던 윤정훈이 나를 구한 건가?
은수와는 다른 매력을 가진 얼굴과 큰 키.
우수에 찬 듯한 눈빛 역시 그의 특징이었다.
그를 남몰래 좋아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박다혜는 눈살을 찌푸렸다.
윤정훈의 잔인한 발길질이 이어졌다.
‘저렇게까지?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으로 알고 있었는데.’
하지만 박다혜는 얼마 후에 생각을 고쳐먹었다.
김현수의 눈빛에서는 저항하려는 조그만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살려 달라 애원하는 김현수를 보며 깨달았다.
자신이 이렇게 된 것은 괴롭히던 그들을 제대로 벌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빠가 좌천된 것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처음부터 김현수를 처벌했다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것이다.
“그만 가 봐…….”
“잠시만”
박다혜의 서늘한 목소리가 조그만 창고에 울려 퍼졌다.
어느새 그녀의 손에 쥐어진 나무 빗자루가 허공을 갈랐다.
빗자루는 김현수의 머리통을 그대로 찍어 내렸다.
“악”
머리에서 피가 터졌다.
다시, 또다시 계속해서 김현수를 매질하는 그녀.
“미안해, 살려 줘. 다혜야 미안해. 살려 줘.”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그녀를 멈추게 하지 않았다.
오늘부터 적당히는 더 이상 그녀의 삶에 없다.
지금이 그 시작이었다.
“이러다 죽어요. 다혜 선배.”
“놔, 놓으란 말이야!”
박다혜는 분노 때문에 이성을 상실한 눈빛이다.
“그만요.”
그녀가 두 손으로 잡고 사정없이 휘두른 빗자루를 맨손으로 잡았다.
이를 틈타 김현수는 재빨리 문을 열고 도망갔다.
화끈한 감각과 시린 통증이 윤정훈의 손바닥에 느껴졌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악다구니를 쓰며 힘을 쓰는 그녀.
몇 차례의 매질을 몸으로 막다가 결국 그녀의 몸을 꽉 끌어안을 수밖에 없었다.
공포에 휩싸인 그녀의 광기어린 매질이 멈췄다.
“선배, 괜찮아요, 괜찮아. 그만해. 이제 괜찮아요.”
윤정훈의 따듯한 품 안에서야 비로소 박다혜의 부들부들 떨리는 몸이 진정되었다.
긴장이 풀린 박다혜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정훈이 위로했고 그녀는 침묵했다. 그렇게 시간은 한동안 멈춰 있었다.
***
“야 가자, 뭐 하다가 늦었냐? 옷은 또 왜 이리……참”
“크흠, 누가 보면 니가 내 여친인 줄 알겠다.”
먼지 가득한 창고라서 여기저기에 먼지가 묻었다.
교실로 들어가기 전 혹시라도 모를 흔적을 깨끗이 털어 냈다.
하지만 향기는 털어 낼 수 없었다.
정훈은 자리에 앉아 수학책을 폈다. 다른 과목은 전부 수업을 따라가면 된다.
지난 삶에 우연히 경제 신문을 읽는 데 재미를 붙여서 독해력과 상식은 뛰어난 편이다.
거기다 비상한 기억력까지 있으니 암기 과목은 쉬웠다.
그러나 수학만큼은 쉽지 않았다.
내 곁에서 킁킁대는 은수가 나를 본다.
“웬 향수냐? 처녀 귀신이라도 우리 옆에 있는 건가?”
“실없는 소리는, 나 공부하니까 말 걸지 말고.”
“정훈아?”
은수가 걱정스런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왜?”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시한부냐? 왜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래? 그러다 내일 뒤진다.”
이미 한 번 뒤졌다 말하고 싶지만 말하는 시간도 아깝다.
늦게 시작해서 따라잡으려면 노오력을 졸라 해야 한다.
“너나 그 어울리지 않는 시집 집어 넣어, 은수야. 진지하게 말하는데 남고생이 시집을 보는 건 범죄야 이 새끼야.”
내 말을 가볍고 무시하고 시집으로 눈을 옮긴 은수, 몇 줄 읽지도 않았지만 눈가에 눈물이 글썽인다.
‘미친놈’
은수는 눈물이 떨어질까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았다.
미친 게 틀림없다.
“후우, 나 화장실 좀……”
후우 보는 내가 미치겠다.
갱년기도 아닌 것이 왜 저 지랄인지?
저러다 여자 된다고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싸움 잘하는 여자가 되겠지.
아무래도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
정신교육을 확실히 시켜야지.
다시 수학책에 집중했다. 하지만…….
수학은 깨달음의 학문인 걸까?
풀리는 문제는 읽자마자 푸는 법이 머리에 그려지는데 아닌 건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다.
아직 기초가 부족해서 그런가?
저녁 야간 자율 학습 시간이 끝났다. 내 옆에서 퍼질러 자는 은수를 깨웠다.
“야, 가자.”
비몽사몽 하던 은수가 얼마 후 정신을 차리고 학교 밖으로 나섰다.
운동장의 절반을 지나 교문을 지날 때 거친 목소리가 나를 불렀다.
“야, 거기. 너가 윤정훈이냐? 이리 와 봐!”
고개를 돌려 보니 나를 보고 있는 날선 눈빛.
우리보다 조금 더 큰 키에 떡 벌어진 어깨와 각진 얼굴, 단단해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김현수가 부른 친구인가? 아까 더 밟았어야 했나?’
“너 찾는 사람 있으니 따라와”
기분 같아선 ‘니가 와라’ 하며 기세 좋게 말하고 싶었지만 명찰을 보니 2학년이다.
교문 앞에서 1학년이 2학년에게 반말을 하는 건 미친 짓.
뒷감당을 생각해 침묵하기로 했다.
앞장선 남자를 따라가며 귀에 맴도는 그의 목소리를 생각했다.
‘누굴까? 분명 한번 본 적이 있는데……’
낯이 익은 목소리, 기억할 수밖에 없는 목소리였다.
순간 떠오른 얼굴.
생김새는 얼추 비슷해 보였다.
하지만 15년 후의 얼굴밖에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 얼굴과 조금 전의 얼굴을 비교해도 매치가 잘 안 된다.
거기다 어두워서 자세히 보지도 못했다.
정말 그때 그 재수 없는 새끼.
다시는 마주치지 말라던 놈이었는데,
그래도 선처를 해 줘서 감사해야 하나.
그렇게 선배를 따라 어둠속으로 따라 들어갔다.
“야, 철중아”
저 목소리는, 아니 그보다 철중이라는 이름이 거슬렸다.
내 귀에 들려온 이름.
젠장, 빌어먹을 그 자식이었다.
무식하리만치 저돌적이고, 말의 절반 이상이 욕이던…….
강철중이 비아냥거리며 지껄인 마지막 말이 그제야 정확하게 떠올랐다.
“여어, 후배님. 이제 이런 데서는 그만 보자고.”
‘젠장, 내가 진짜 후배일 줄이야.’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